1. 트레이드 배경
최근 LG쪽에서 트레이드에 대한 열망이 컸다고 봅니다. 일종의 루머성 기사였지만 나승현-정의윤의 기사나 실제로 논의가 되었을 경현호-박준수의 기사를 보면 현재 LG는 우완 옆구리 불펜의 갈증이 심한 상태입니다. 옆구리 투수로 우규민이 있다고는 하지만 마무리 투수인 관계로 경기가 박빙으로 흐르는 8회이전에는 투입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김민기의 활용이 많아졌고 선발형 투수인 정재복까지 불펜에 동원되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나마 작년에 10승을 해주던 심수창의 부진으로 인하여 우완 불펜의 과부하는 김재박 감독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롯데 역시도 최근 타자들의 타격감이 올라가면서 연승을 이어가고 있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한방을 쳐줄 선수나 경기흐름이 나쁠 때 분위기를 반전해줄 수 있는 장거리타자가 없다는 고민을 해왔습니다. 게다가 2군에 있는 타자 유망주들 역시 대형타자보다는 호타준족 스타일의 타자가 많다는 것도 강병철 감독으로 하여금 용병술의 폭을 좁힐 수밖에 없었고, 손용석이라는 좋은 대타후보를 발굴했지만 그 역시도 장거리 타자와는 거리가 있는 상태라서 항상 장거리 타자에 대한 갈증은 존재했을 것입니다.
그 결과 이번 트레이드가 성사된게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핵심선수는 박석진-최길성이라는 생각이 들고 카드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손인호-최만호 카드가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양팀의 최만호, 손인호의 경우도 둘다 외야수로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현재 소속팀의 젊은 외야수들에게 밀려서 2군에 머물러있는 기간이 더 긴 선수들입니다. 하지만 롯데와 LG의 외야수 그리고 대타요원의 성향을 따져보면 두선수에게 새로운 기회가 부여될 확률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두선수에게 더 좋은 일이 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2. 각 선수들의 활용방안
① 최길성
최길성이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LG에서 한자리는 차지할 정도의 능력과 잠재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시즌이 접어들면서 작년까지 최길성이 들어갈 만한 자리에 경쟁자들이 급성장을 하면서 최길성의 자리는 생기지 않았습니다. 3루쪽에는 김상현이 부족한 수비력을 보강하면서 주전자리를 차지해 버렸고 1루쪽에는 최동수가 최길성을 압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외야쪽에는 이미 외국인 발데스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최길성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롯데는 최길성의 포지션을 놓고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LG에서 최길성은 외야수, 3루수, 1루수를 거치면서 포지션 적응에 실패를 했지만 최소한 롯데에서는 그러한 방황은 필요없을 것입니다. 이미 외야쪽에는 발빠른 유망주들과 기존 외야수들이 있고 3루쪽에는 정보명, 이원석이 충분히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결국 최길성이 롯데에서 활용되는 포지션은 1루수와 지명타자의 자리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대호라는 리그 최고의 타자가 1루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주전으로 기용은 힘들겠지만 대체 외국인선수 페레즈가 우익수로 출장하는 상황이라 지명타자 자리에는 확실한 강점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대호와 교대로 1루수와 지명타자 자리를 분담한다면 이대호의 체력안배를 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하게 됩니다. 이대호가 올시즌 어깨부상의 후유증으로 인하여 수비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이대호를 대신해서 박현승, 김주찬이 들어간 라인업에 최길성이 들어간다면 선수 활용면에서 훨씬 효율적으로 보여집니다.
그리고 그동안 최길성이 좌투수 상대전적이 좋았기 때문에 상대선발이 좌완일 경우 선발출장을 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좌타자의 비중이 높아져서 우타자에 대한 정체감이 있었는데 최길성이 그러한 팀의 요구를 충족해줬으면 합니다. 그리고 대타출장의 경우에도 많은 활용이 예상됩니다. 롯데는 그래도 올시즌 손용석이라는 신인을 대타로 활용해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단타형의 타자이다보니 장거리포에 대한 열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최길성의 영입이 팀의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경기의 흐름을 한순간에 바꿀 수 있은 유일한 방법은 홈런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최길성의 트레이드는 경기가 뒤진 상황에서 대타활용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보입니다.
② 최만호
최만호는 LG시절 호타준족의 선수로 알려져있고 아마시절의 명성은 어느누구보다 뛰어난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LG의 외야수들의 면면을 보면 최만호의 자리가 쉽게 생기지 못한 상황이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올해 이병규가 주니치로 떠나면서 최만호에게 기회가 올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이대형의 성장과 외국인선수 발데스의 영입으로 외야수 자리가 없었던게 현실이었습니다. 그리고 대주자, 대수비로 출장할 기회가 있었겠지만 최만호보다 젊고 빠른 유망주들에게 그 기회가 돌아가는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반면에 롯데의 외야라인은 LG에 비해 한층 주전경쟁을 하기 수월할 전망입니다. 현재 주전 외야수가 정수근, 이인구, 페레즈, 김주찬 정도였고 황성용, 김문호가 백업외야수로 출전을 했습니다. 최만호의 수비력과 작전수행능력이라면 최소한 황성용의 자리는 차지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롯데 강병철 감독은 철저하게 정수근을 좌투수 등판시 대타로 교체를 했었고 그때마다 대수비로 황성용이나 김문호가 기용되었습니다. 하지만 황성용이나 김문호의 수비력이 생각만큼 뛰어나지 못했고 실제로 경기에서도 타구처리에 미숙함을 드러냈습니다. 이러한 경기후반 수비강화의 목적으로 최만호의 활용은 충분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롯데가 경기 후반에 대주자로 활용할 자원이 없어 고민을 많이 했는데 최만호의 가세로 대주자쪽에도 한층 짜임새가 있어질 전망입니다. 기존의 황성용, 홍유택, 박남섭보다는 경험이 풍부한 대주자 최만호의 활약도 기대됩니다.
그나저나 최만호는 현대시절 김재박 감독이 LG로 트레이드 시켰는데 김재박 감독이 LG로 오면서 다시 트레이드되는 기구한 운명이네요...
③ 박석진
박석진은 사실 롯데로 올해 영입될 때만해도 큰 기대는 아니지만 조금의 기대를 가진 선수였습니다. 아무래도 상대팀에 비해 옆구리 자원이 풍부한 상황에서 자신의 노하우를 어린 옆구리 투수들인 이왕기, 나승현, 배장호에게 충분히 전수할수 있다고 생각했고, 군복무를 마치고 합류한 임경완의 구위를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시즌이 접어들면서 박석진의 구위가 예전만 못했고 임경완의 구위가 전성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으며 나승현, 이왕기의 부진이 있었지만 배장호의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에 시즌 초중반 이후는 2군에서 있던 시간이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박석진이 LG로 간다면 일단 승리조 편성이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김재박 감독 특유의 상황별 원포인트 불펜투수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LG의 불펜사정이 열악하고 그나마 몇안되는 옆구리 투수가운데 가장 기대를 모았던 김기표가 부진한 상황이라 우완 옆구리에 대한 요구가 컸을 것입니다. 게다가 작년 LG의 유일한 10승투수인 심수창이 불펜에서 제 역할을 못해주는 것도 이번 트레이드를 이루게한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따라서 현재 김민기에게 집중되었던 불펜의 부하를 크지 않지만 박석진에게 나누어 준다면 현재 김민기, 정재복과 더불어 좋은 우완 불펜진을 가동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④ 손인호
롯데팬에게 손인호는 그야말로 애증의 대상이었습니다. 언제나 유망주라는 껍질을 깨지 못하는 어깨만 좋은 1사만루나 무사만루상황에 손인호가 타석에 들어서면 그냥 삼진을 당해달라는 그런 말을 들었던 선수였습니다. 과거 양상문 감독 시절에는 나름대로 신임을 받아 한때 그 느린 발로 중견수를 보기도 했지만 현재 롯데의 팀컬러나 선수구성을 본다면 롯데에서 자리가 없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롯데시절에 연봉조정신청까지 갔던 상황이라 구단 프런트에도 나쁜 모습을 보였을 수도 있구요.
그래도 롯데 보다는 LG에 더 활용도가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실제로 외야구성을 보면 LG의 외야라인이 더 탄탄해 보이고 화려해 보이기도 하지만 좌타자 대타요원을 보면 LG쪽의 상황이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닙니다. 황선일, 김용우, 오태근, 이성열등의 좌타자들이 있지만 경험부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고 가장 기대를 모았던 이성열의 부진으로 좌타자 대타요원이 부족해 보였던게 사실입니다.
그런 이유로 손인호의 가세는 LG입장에선 반가울 수 있고, 특히 타자 개조에 일가견이 있는 김용달 코치라면 손인호의 재능을 충분히 살려줄 수 있는 코치로 최적임자가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손인호가 아무리 롯데에서 욕을 먹어도 그의 컨택능력은 그래도 인정하는 부분이고 상대투수의 공을 너무 기다려서 그렇지 타석에서 인내심은 조금 있는 편이라 오히려 손인호의 변신이 어떻게 될지가 가장 걱정되고 두렵기까지 합니다.
다만 손인호의 수비력은 어쩔 수 없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수비로 활용이 제한적일 수도 있지만 최소한 발데스의 수비력만큼은 되는 선수이기 때문에 대수비로 활용도 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래도 어깨 하나는 투수출신이라 강하고 송구의 정확도 자체도 다른 전문 외야수들에 비해 탁월합니다.
3. 이번 트레이드를 보면서...
사실 이번 트레이드 자체가 과거 롯데와 삼성이 펼쳤던 노장진+김승관 / 박석진+김대익 트레이드에 비하면 비중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만큼 이번 트레이드 대상이 된 4명의 선수들이 크게 소속팀에서 활약을 한 선수들이 아니고 자리가 없거나 부진해서 2군에 머무른 선수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작은 규모의 트레이드이지만 해당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금 야구를 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은 분명히 긍정적입니다.
매년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트레이드 시장을 보면서 너무나도 편협한 시각과 부메랑 효과를 두려워한 나머지 현재 팀의 부족함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트레이드가 다른팀들에게도 큰 전환점을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각팀별로 조금씩은 전력이 과잉된 부분이 있고 부족한 부분이 있는데 그런 양자간의 요구를 트레이드를 통해 열어갔으면 하는 바램이 듭니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일정수준 이상의 기회보장이 되지 않으면 도태되기 마련이고 그러한 선수를 잘 구별해서 팀 전력에 도움을 준다면 그것이 진정으로 팀을 살리는 길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서 박석진과 손인호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준 롯데 구단에는 감사를 하지만 그놈의 상조회장 트레이드 신드롬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지켜볼 대목입니다. 과연 올해 상조회장 손민한도 트레이드가 될지 지켜봐야겠군요...
4. 강병철 감독의 의중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서 강병철 감독의 의중을 파악해 본다면 어짜피 투수진의 보강은 시즌중에 어렵다고 판단을 하고 타력의 향상에 집중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롯데의 상황은 투타에서 모두 구멍이 많이 발생해서 자칫하면 붕괴까지 이를 수 있는 상황이고, 타력의 약점은 투수진에 비해 더 큰 상황입니다. 그리고 투수진의 약점은 롯데뿐 아니라 다른 팀에서도 나타나는 상황이며 그런 상황에서 상대팀의 투수를 트레이드 해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향후 순위경쟁에 있어서 주안점을 타력보강을 통해서 많은 득점으로 승수를 챙겨가는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트레이드로 롯데로 영입된 최길성, 최만호의 수준이라면 현재 롯데의 야수들과 좋은 경쟁을 할 수 있는 선수들입니다. 이러한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기존 선수들에게 자극을 주고 성장을 기대하는 강병철 감독의 뜻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현재 롯데의 타선구성을 본다면 선구안이나 단타생산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큰 타구를 날려줄 선수가 필요했는데 그런 의도를 최길성, 최만호를 통해 어느정도 충족했다고 보여집니다.
필자도 강병철 감독의 죽도록 번트작전이나 상대감독에게 뻔하게 들통나는 작전이나 용병술을 보면서 항상 비난을 했던 사람이지만, 강병철 감독의 팀 체질 개선에 대한 능력은 인정해야할 부분입니다. 감독으로써 작전구사와 세밀한 야구에 있어서는 한계가 있는 감독이지만, 큰 틀을 바로잡고 멀리 내다보는 능력은 확실히 만만디 감독이라는 별명답게 서서히 그리고 전체적인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 LG트윈스 홈페이지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 www.osen.co.kr
개인블로그 : http://bonds.tistory.com/
첫댓글 타팀의 팬으로서 보기에도 롯데 쪽이 불리하지 않은 트레이드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두 선수의 역량이 최대한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또 한가지 최만호 선수도 생각보다 활용 가치가 높은게 사실입니다. 우익수 수비가 매우 좋기 때문에 경기 후반 한 점차 승부에서 페레즈 대신 대수비 요원이 가능하고, 대주자로도 기용될 수 있죠. 그리고 또 한가지 중요한 건 현대 시절 2번의 우승 경험 등등 큰 경기 경험이 많기 때문에 만약 롯데가 4강에 진출할 경우에는 현재의 큰 경기 경험이 전무한 젊은 야수들을 이끌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잘읽었습니다. ㅋ 최길성선수하면 떠오르는게 힘 밖에 없군요 ㅋㅋ
개인적으로 만족하는 트레이드입니다. 안치용과 함께 2군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안타까웠던 선수가 최길성이라 생각합니다.
고향에서 은퇴하려고 했던 박석진... 대구-부산-대구-부산을 거쳐 결국 서울로 가네요...
전주에서 먼저 시작을 했습니다. 지금은 SK로 이름이 바뀐 쌍방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을 했죠.
삼성에서 데뷔한거 아닌가요?전 그렇게 알고있었는데...
삼성에서 시작한 걸로 아는데요...
간만에 보는 강감독님의 살인미소^^글 잘읽었습니다.^^
박석진이 쌍방울??? 95년도 삼성에서 데뷔했죠 첫해 성적은 4슬6패 방어율 4.71. 롯데로 온건 97년이 처음이고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최길성 선수의 영입으로 김승관 선수는 시즌 후 방출수순을 밟겠군요. 황성용 선수는 군입대 할 것 같은데 대안으로 최만호 선수는 아주 괜찮죠. 작은 체격에 비해 가지고 있는 능력은 대단한 선수인데..롯데에서 아직 터뜨리지 못한 잠재력으로 선수생활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랍니다. 최길성 선수는 멀리봐서는 이대호 선수의 군입대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고..,서정호 선수의 군제대 소식이 너무 반갑군요. 박용택 이상의 활약을 감히?기대합니다. 충분히 할 수 있는 선수라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개념글....잘읽었습니다
롯데가 이익입니다..간만에 괜찮은 트레이드라 생각되네요
아...이대호 군입대 정말 생각도 하기 싫네요
강감독님 웃음이 왜 심형래를 닮아보일깡??
아..좋은글잘읽었습니다 .. 두 선수 모두 잘해줬으면 하는.. 4강 가는데 큰 보탬이 되길^^
마지막 강감독은 빼주시지..잘읽었습니다.
글잘읽었습니다
강감독을 트레이드 했어야 했는데 켜켜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