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바다 그리고 바람>>
DAY1
작년부터 시작해 다닌 국토종주길이 이제 금강, 동해안, 낙동강(달성보~하구둑)만 남았다.
제주도는 여유롭게 돌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길게 탈 마음도 없었다. 딱 2박3일이 적당.
필립이 휴가가능한 날짜를 잡고 디오님 호영님 웅짱님 토요일 저녁에 성산에서 합류 일요일 함께 라이딩 하기로 하고
금요일 첫 비행기에 자전거도 화물로 보내는 경험도 하고 출세했다며 안전 라이딩 기원 주모경을 바쳐본다.
용두암은 마지막에 찍기로 하고 공항에서 바로
다락쉼터로 출발~
점심 먹을 때까진 순풍 도움받아 살살 몸을 풀어보는데
라이더 배려없는 차량들에 제주시내 공도 라이딩이 시작부터 아찔했다.
그래도 다 용서가 되는건
푸른 바다~ 바다 내음~ 높은 하늘~
여기... 제주 잖아~
YR, Windy, Accu weather 일기예보보며
금요일 오후부터 토요일 오전까지 비예보에 잔뜩 긴장했지만 어디 이게 비 올 하늘인가??
괜히 짐만 잔뜩 들고와 좀 억울했지만 그러는 사이
다락쉼터인증센터 (19km지점) 도착.
차량이 많아지면서 서행. 아... 협재해수욕장 다 왔구나.
그리고 그 옆 훨씬 한가한 금능해수욕장...
예정대로 금능해변에 와서 샌드위치로 점심.
점심도 먹었겠다 힘을 내보지만 그 때부터 제대로 역풍!
으악~소리가 날만큼 바람이 밀어
케이던스 80-90으로 계속 타는데도 속도가 제자리...
사진찍자고 할 때마다 어찌나 좋던지...
나는 인생샷 계속 건지는데 노안 빨리온 마누라 이해해주라...구도나 각도가 영~~
신창 풍차 해변이 보이는 해거름마을인증센터(39km 지점).
멀리 제주까지 온 복동이도 독사진 하나 찍어준다.
멀리 차귀도가 보이는곳.
차로 한 번도 안 온 구간을 내 자전거로 달리고 있다는 게 타면서도 꿈같아 힘든 바람에 대한 기억보다는 눈 앞에 펼쳐졌던 풍경들이 계속 그려진다.
가장 기억에 남는 차귀도 구간
그리고 송악산인증센터 (70km지점)도착.
라이더들이 꽤 많다.
간단하게 간식먹고 중문에 숙소를 잡길 잘했다며 마지막까지 집중!
1132 도로 타기 시작하면서 더 힘들어진건
도로 옆 자전거도로가 분리되어있지만
구간구간 차도 주차되어있고 신호가 많아
가다서다 반복. 평속20 유지가 안되었다.
그래도 꾸역꾸역 타다보니 아는 길. 아는 동네. 중문.
드디어 왔구나!
중문 호텔 숙소 도착 (91km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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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2
아침공기가 벌써 심상치 않다.
오늘도 무지 덥겠다!
가볍게 입고 출발~
출발부터 또 역풍이지만 아침공기 상쾌해서 기분이 어찌나 좋던지 금새 법환바당인증센터 (12km지점/ 누적 103km)도착
쇠소깍인증센터(26km지점 /누적 117.5km) 까진 차도와 올레길이 겹쳐 사람도 많고 차도 많아 까불지 않고 핸들 꼭 붙잡고 집중.
표선해변인증센터 도착 (52km 지점/ 누적 143.5km)
공도를 벗어나 신산리 해변.
높은 파도 와 여전히 센 측풍이 또 내 다리를 잠그고...
그래도 배운대로 기어는 가볍게 케이던스 높게! 굴리는 페달링! 연습구간.
바람이 너무 세서 사진찍기 힘들어 필립 세우고 한 장 찍어줬다..
후기를 쓰다보니 다 내 사진 뿐인데...
어쩌겠어. 잘 타는 사람이 찍어줘야징~~🤣🤣🙄😬
멀리 성산일출봉이 보이고
성산일출봉인증센터 도착 (73km 지점/ 164.5km)
후발팀 도착시간과 제주지인 퇴근시간 맞추려 오조리 까페 들렀다가
성산 숙소도착 (79km/ 누적 170.8km)
토요일 첫 비행기로 오시는 디오님 웅짱님 호영님은 지금 어디쯤 오셨으려나...
점심식사는 하고 타고 계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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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3
원래 계획대로라면 해안도로 다 잘라먹고
3일차에 1100고지 까지 다녀오는 게 목표였으나
시간상 여유가 없을 것 같아 제일 저질체력인 나는 마음이 무거웠다.
다른 멤버들에게 민폐 라이더가 되지 않기 위해 오조해녀의 집에서 전복죽 먹고
필립 캐런 웅짱 디오 전호영 순으로 팩을 이뤄 열심히 따라가는 데에만 집중.
다행히 바람이 세지 않다. 오르막도 많지 않았다.
그리고 바다는.. 바다는 눈물나게 아름다웠다...
😍😍😍
지나쳐야해서 더 눈물나게 아름답게 기억된다...
😁😁😁
한 분이(you know who) 화장실 간 사이 휴~
한 숨 돌릴 수 있었다.
세화해변에서 사진도 찍고
우도땅콩엿 하나 입에 물고 또 출발~
김녕까지 가는 동안 자전거도로에 함초인지 톳인지 말려놓아 차도로 나갔다 들어왔다 무한반복.
그래도 오늘 만난 라이더들은 인사도 하고 화이팅도 하고...
(지난 이틀 간 인사도 아무도 안받아주고 힝~다들 지쳐서 그런건지...쌩~)
김녕성세기해변 인증센터 도착(31km지점 / 누적 202km)
죽을 먹고 계속 타는 건 무리. 흑돼지 흑돼지 노래부르시는 분 덕에 커피에 빵이 아닌
제대로 고기 식사!!
김녕 지나 함덕 찍고 용두암까지 계속 공도타기.
공사구간이 어찌나 많은지 불안했지만 잘 쫓아갔다.
잘 쫓아갔나???
함덕서우봉인증센터 (40km지점/ 누적 211km)
그리고 이제 하나 남은 용두암...
제주시에 들어서면서부터 서행...
버스와 차들이 모두 다급해질 시간이라 불안불안.
그러다 자전거도로에서 오르막이 하나 나오더니
잘못들어선 사라봉 공원길.
나무가 우거지고 하늘이 열리더니 언덕 아래로 보이는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
공원에서 내려와 지도를 보는데 계속 알바 하다 올레길 산책로 끼고 돌아 겨우 찾은
용두암인증센터 (60km/ 누적 231km)
도장을 다 찍으니 급 피로가 몰려오고 전혀 1100고지를 가고 싶지 않아진다.
게다가 3일 내내 안장 위에 있다보니 끌바를 하고 싶을 만큼 궁디 피부가 아파왔다...
운동이 안 되어 더 타셔야했던 디오님 호영님을 보내고
사우나 찾아 들어갔지만 제주도민만 받는대서
다시 다른 사우나 찾아 씻고 나오니
디오님 호영님 벌써 업힐맛보기 라이딩 후 도착.
7시반 비행기에 딱 맞춰 공항가서 자전거 포장하고 시간맞춰 보딩 완료. 3일의 제주 여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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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차를 끌고 배를 타고 한 번 가볼까?
구간구간 오시은양도 잘 탈 것 같고?
1100은 짐을 가볍게 제주시에서 새벽에 왕복하고 놀고
다음날 중산간 한번 돌고 오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고민해본다...
남은 국토종주는 빨리 헤치우기보다 아껴서 하기로...
지하철, 버스, 기차에 이제 비행기도 경험했으니
코로나야 썩 물러가거라!
복동이 데리고 더 멀리 가볼란다!
진짜. 끝.
영상쵤영 사진촬영 선두 길안내 바람막이 등등 1인 7역이상 소화해내느라 수고한 필립에게 특별히 감사.
멀리 제주에서 만난 디오님 웅짱님 호영님도 함께 라이딩해 주셔서 즐거웠습니다~~
첫댓글 사진이 다 예술의 경지. 고생하셨습니다.
사진상으론 제가 힘들어보이지 않네요...무지 힘들었습니다...ㅎㅎㅎ
필립님 사진찍기 기술이 진짜 예술의 경지까지 이르신듯 합니다~~
저희 자린이 부부는 아직도... 드롭바에서 손을 떼는것도 힘든^^;; 서로 달리는 사진을 찍어본 경험이 없다는요 ㅋㅋ
지금은 짧고 임팩트있게 타야하니 속도 즐기시는 라이딩이고..
여유 생기시면 투어도 다니고 느긋하게..
다니면서 찍으시면 되죠.
(전 사실 사진찍을 때 쉬어가는 타이밍이라 좋아요... 사진 사이사이는 쫓아가기 바쁩니당~)
알바 덕분에 제주 경관 볼 수 있는 사라봉도 오르시고 좋군요.
길이 조금은 흐트러져야 재미가 있어요.
분명 다음 제주자전거여행은 더 흐트러져서 다니실 것이고 제주의 깊이에 더 빠지실 것임.
일단 메인을 돌았으니 이제 곁가지로 길을 넓혀가야죠. 갈곳이 너무 많은데 다음엔 어딜가나 고민 중입니다~
날씨도 아주 좋았네요
사진이 그림같으요~~
모두 멋지고 참말 좋았겠슴다~~
또 가고싶다~~ ㅎ
다음엔 정말 구석구석 깊숙이 다녀보고 싶어요. 1100이나 중산간도로도 살짝 댕겨오면 좋을 것 같고요...또 가고 싶은 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