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에 남편이랑 운동 갔다가 열 받었다.
허구헌날 게임에서 진다구 나보다 막 화를 내는 남편!
그런 내 마음은 뭐 좋단 말인가?
운동 끝나구 보니 아침 7시.
차 타고 가라는 남편 목소리를 뒤로 한 체 열 받은 김에
혼자서 걸어 왔다. 흐미! 내 이 성질 땜에 오래 못 살껴!
차 타면 5분 거리인데 걷자니 까마득하다.
허긴 처음 10분 정도는 씩씩거리느라 힘든 줄도 모르다가
좀 지나니 걷기가 싫다.
그래도 내가 어디 갈 때가 있나?
집에 도착하니 7시 40분.
남편은 혼자서 샤워하고 밥 먹고 나갈 준비한다.
나는 내 방에 들어가 출근하는 남편 안 봤다.
연락도 없이 늦는다.
아이들 재우느라 잠깐 잠이 들었는데 12시 쯤 남편이 잔뜩
취해 들어 오더니 비실비실 웃는다.
"너 화 나면 혼자 걸어 가는 버릇 아직도 못 버렸냐?
우리 마누라 기운도 좋아!"
웃음이 나오겠다. 나는 하루 종일 기분이 바닥이었는데!
덕분에 잠에서 깨니 습관처럼 컴 앞에 앉는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요리방'에 '돼지 등뼈랑 시레기랑'을 적고 나니 새벽 3시다.
사실 아직도 화가 안 풀렸지만 가정의 평안을 위해
아침에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할까요? 아님 이 저기압
상태를 유지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