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늦가을 윤원형과 정난정의 무덤이 있는 파주 교하의 파평윤씨 묘역을 갔다.
처음에는 산국을 따러 가는 김에 이왕이면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다는 파평윤씨 묘역으로 가자고 해서 간 곳이다.
이곳은 아시다시피 파평윤씨 가문의 중요 인물이 상당수 묻혀 있으며,
얼마 전에는 아이를 낳다가 죽은 이의 미이라가 나와 매스컴을 탄 곳이기도 하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jinbo.net%2Ffiles1%2F35%2Fjium%2Fimages%2F200710%2F280927145.JPG)
정난정의 무덤/ 첩의 몸으로 정경부인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남편 윤원형 무덤 바로 옆에 있다.
파주시청 홈페이지 안내는 참으로 불친절했다.
윤원형네 집안 무덤은 문화재로 지정되었고, 넓이만도 22만평에 이른다고 하는데,
홈페이지가 알려주는대로 따르다가 목적지를 가운데 두고 크게 한바퀴 돌았다.
윤원형과 정난정, 그리고 문정왕후.
그들의 극적인 삶만큼이나 TV 사극에 여러 번 등장했던 인물들이다.
일명 파평윤씨 정정공파 묘역은 파주시에서 문화재로 지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안내도조차 없다.
파평윤씨는 조선의 대표적인 왕비족이다.
특히 이곳에 있는 윤번(정정공)의 후손 중에 3명의 왕비가 나온다.
그러니 그 위세가 짐작하고 남음이 있겠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60336194B05D4A23F)
조선 전기의 왕실혼인도/ 세조비 정희왕후 윤씨가 윤번의 따님이다.
그리고 중종의 비인 대윤의 장경왕후와 소윤의 문정왕후가 모두 윤번의 후손이다.
윤번을 중심으로 가계도를 그리면,
윤번 --- 사윤(士昀, 2번째 아들) - 보(甫) --- 장경왕후(보의 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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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임(장경왕후의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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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흔(士盺, 3번째 아들) - (계겸, 사흔의 둘째아들) --- 문정왕후(계겸의 증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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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원형(문정왕후의 4째 동생)
- 정희왕후 윤씨
이와 같다. 즉 윤임과 윤원형은 9촌 관계이고, 윤임이 아저씨다.
그러나 윤원형 세력에 의해 윤임과 그의 세 아들이 사형을 당했다.
자신의 조카가 왕위(명종)에 오르면서 윤원형은 승승장구하여 벼슬이 영의정에 이른다.
정난정은 첩에서 정경부인으로 신분상승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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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원형의 무덤/ 비석 뒤로 숨어 있는 무덤이 정난정의 무덤이다.
윤원형과 정난정은 스스로 자살하였기 때문에 삭탈관직만 되고 후손들이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문정왕후의 9년간에 걸친 섭정이 있었고,
유림의 반대를 무릅쓰고 승과를 부활하였고,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이끈 서산대사나 사명대사는 이때 승과 부활로 승과에 급제한 승려들이다.)
윤원형은 권력을 한손에 잡았고,
정난정은 첩에서 정경부인이 되었으니
그 과정에서 무리가 없을 수 없었을 것이다.
시기와 원한 또한 막대하였을 것이다.
물론 동정 따위를 하자는 게 아니다.
윤원형이 권력을 장악한 동안 축재하여 서울에 16채의 저택이 있었다고 하는데 동정할 이유가 뭐가 있으랴.
다만 권력을 장악한 자들에 대하여 믿음이 가지 않기 때문에 그들을 폄하하였던 권력자들 잘못 또한
곧이 곧대로 믿지 않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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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jinbo.net%2Ffiles1%2F35%2Fjium%2Fimages%2F200710%2F281001229.JPG)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jinbo.net%2Ffiles1%2F35%2Fjium%2Fimages%2F200710%2F281001303.JPG)
이곳 묘역에 있는 무인석
이곳 정정공파 묘역을 들러보니 의외로 무인석이 많다.
무덤 앞에 세우는 인물상은 왕실이 아니면 무인석을 세울 수 없었다고 하는데
이들은 문인석 대신에 무인석을 많이 세웠다.
권력의 중심이면서도 그 권력의 질서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를 하는 것은
그때에도 종종 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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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임의 무덤/ 문정왕후와 윤원형의 아버지 무덤이다. 남의 처첩을 가로채는 등 전횡을 많이 했지만,
아들과 달리 외척은 정치와 멀어야 된다는 신조로 살았다고 한다. 덕분에 후손들이 무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영의정을 지낸 이 치고는 초라한 윤원형의 무덤과 달리 그의 아버지 윤지임과 그의 큰형 윤원필의 무덤은 아주 당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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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공 윤번의 묘(뒷편)와 그의 부인 인천이씨의 무덤/ 인천이씨는 따님(정희왕후)이 왕후가 된 후 죽었기 때문에
남편보다 장명등이 더 장대(민간 무덤에서 가장 크다고 함)하다고 한다.
이곳은 높지도 않은 산들이 22만평에 걸쳐 넓게 퍼져 있고, 포장되지 않은 길들이 능선에서 능선으로 이어져 있어
산책이나 자전거 타기 참 좋을 것 같다.
우리 카페에서도 봄나들이 겸 한 번 갔다고 올만한 곳이다.
가장 찾기 쉬운 방법은 교하 이마트 안쪽 마을에서 산으로 넘어가는 길(막힌 것 같지만 있음)이 있는데,
그리로 넘어가면 된다. 워낙 넓으니 혹시 가게되면 먹을 것 싸가지고 가시길...
첫댓글 잘 읽고 갑니다.
다녀온적 있어요 학원에서 풍수 배울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