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화 2020 11. 문화로 여는 글>
후당厚堂 김인호 건축가와 대구문화예술회관
최상대 (대구문화재단이사, 전 대구경북건축가회 회장)
올해는 우리도시 문화예술의 품격을 나타내는 대구문화예술회관이 건립 3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시민들 곁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건축과 함께 설계자 후당 김인호 선생님을 기억하고 현창顯彰하는 전시회(11월5일~20일 예정)를 갖는다.
후당厚堂 김인호 건축가
후당 선생님은 우리 도시를 상징하는 대표적 건축가이자 문화예술인으로 제2대 대구예총회장, 제5대 제9대 대구경북건축가협회장을 역임하였다.
1956년 젊은 나이인 24세에 설계사무소를 개설, 1988년 56세로 돌아가실 때까지 33년 동안 대구지역 뿐 아니라 전국을 무대로 광범위한 건축 활동을 하셨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을 비롯하여 대구시민회관(현, 대구콘서트홀), 경북실내체육관, 경북대강당, 두류실내수영장, 약사회관, 대전충무체육관, 춘천리오호텔 등 수많은 작품을 남겼으며, 특히 서울잠실야구장은 지명현상설계 당선작으로 지역에서 중앙에 진출한 자랑스러운 성과였다.
현대건축 작품과 아울러 불국사조영계획, 동화사일주문, 경주화랑연수원, 단양구인사, 부산삼광사 등 전국적으로 수많은 전통건축을 함께 설계하셨다. 대학교수(구, 청구대학)경력과 함께 일찍이 한국 전통건축 고찰에 대한 논문을 여러 편 남기셨다. 따라서 건축 작품에는 한국 전통적 요소와 지역성의 표현과 실험정신이 내재하고 있다. 세련을 다루거나 아름다움을 전제로 정형화된 디자인을 하지 않는다. 대구시민회관 건축에서는 한국 전통건축의 주두柱頭의 표현, 굵은 지붕곡선을 이미지화 하고 있다. 지금의 대구콘서트하우스로 리노베이션(2011~2013) 하면서 초기 설계의 문화적 가치를 존중, 그 외형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과거를 유추해보면 ‘한강 이남에서는 대구의 건축수준이 가장 높다’라는 말이 전국에서 회자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후당 선생님과 대아건축이 건재했던 바로 그 시기였다고 생각된다. 대아사단大亞師團이라 일컫는 후당선생님 설계사무소를 거쳐 간 후학들이 작금昨今의 지역 건축계 밑바탕을 이루어왔다고 하겠다.
대구문화예술회관 공사가 채 완성도 되기 전, 56세 나이로 1988년 7월 작고하셨다. 후당선생님의 뜻을 이어서 창의적 건축 활동을 하는 젊은 건축가를 매년 선정하는 ‘후당 건축상’이 운영되고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
성당 못을 돌아서 진입마당에 들어서면 하얀 화강석 건물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좌측 공연장동, 정면 전시장동은 크기와 높낮이를 달리하는 MASS의 중첩이다. 건물배치 외부공간 마당조경은 기하학 패턴을 바탕으로 지형 높낮이에 순응하면서 편안함 제공하고 있다. 설계에서는 한국전통적 요소를 바탕하고 있다. 공연장동 사선지붕에는 승무 박사薄紗 고깔형상을, 전시관동 평면은 농악의 상모 소용돌이를 이미지화하고 있다.
건축과 공간을 품고 있는 금봉산 두류산은 도심에 자리하는 산지형 자연공원이다. 주변의 두류공원, 성당 못, 야외음악당, 도서관, 운동시설이 있어 넉넉한 시민휴식공간과 안식처 역할을 하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두류실내수영장’ ‘안병근 올림픽기념유도관’도 후당선생님의 작품이다.
성당 못 건너 산책길에서 바라보는 밤의 정경이 더욱 아름답다. 문화예술회관의 경관조명과 물결그림자는 대구의 랜드마크 83타워를 배경으로 낭만의 밤을 이루고 있다.
첫댓글 대구문화예술회관 30주년이 되었군요. 스케치보며 아이들과 함께 가보던 그시절을 떠올립니다.
대구시민들의 문화예술 오아시스이지요
김인호 건축가님께 절하고 싶은 사람이 저랍니다.
누구보다 활용을 제대로 하고 사니 얼마나 행복하고
고마운지 모른답니다.
매일 두류산에서 살다시피하는 지킴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