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벽루
함-함초롬히 이슬 머금은 꽃 같은 황진이와
벽-벽 하나를 사이 두고 하룻밤을 자려하니
루-누어도 서는 게 있어 잠 못 들어 하노라.
합천호
합-陜川陜川 하더니만 골짝은 골짝일세.
천-千萬에 又千萬에 인물 난 고을일세.
호-호호호! 인물 났다면 그 골짜기 아니우?
서화담(쫀호)과 황진이(쫀호의 파랑새)
선생님! 어젯밤은 편안한 밤 되셨어요?
편안하면 뭐합니까? 꿈도 꾸지 못했는데.
오늘은 旱魃에 단비 안고 거룩한 밤 되세요.
自重
모모 씨를 황진이라 착각하면 뭐합니까?
연모하다 정분나면 스캔들이 되는 것을
옥인들 티인 양하고 본체만체 하리라.
쫀호가 시인이 되어서 좋은 점
1. 산 좋고, 물 좋고, 인물까지 출중한 금당(박달수 회장의 호)의 고향 합천에 올 수 있다는 점---회장님의 노고에 감사하는 인사말의 우회적인 표현
2. 황진이를 가슴에 품고 살 수 있다는 점---시조는 불과 6편을 남겼으나 “갓 건져 올린 생선처럼 지금도 피둥피둥 살아있는 시”라고 칭송을 받고 있고, 아직도 그를 능가한 여류가 나오지 않았다고 할 만큼 여류시조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시인이므로 시인이면 누구나 흠모할 만하고, 자칭 서화담으로 소개한 쫀호가 은연중에 품고 있는 여성을 나타내기도 함.
3. 다음과 같은 망령에 사로잡혀서 살아갈 수 있다는 점.
1) ‘가슴 속의 황진이가 실재할지도 모른다’는 망령.
2) ‘살다보면 나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단 한 수의 좋은 시를 쓸 수 있을 것’이라는 망령.
3) 고탑 위에 끼인 이끼를 보면서 ‘나도 늙어갈수록 푸르러질 수 있을 것’이라는 망령.
쫀호가 시인이 되어서 나쁜 점
1. 더 멋진 시로서 등단하지 못한 후회가 남는 것.---지금까지 있었으면 이번 당선자들처럼 좋은 시를 썼을는지도 모른다는 뜻, 당선자들의 시 수준을 우회적으로 칭찬함
2. 한 냥짜리 금메달을 수여받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것.---신인상 당선자에 대한 부러움으로 축하의 뜻을 우회적으로 나타냄.
3. ‘세속의 쓰잘데없는 욕심을 진작 버렸으면 좋았을 걸’하는 후회가 있는 것---시인이 더 일찍 되었어야 자신이 더 오염되지 않고 신인들처럼 좋은 글을 썼을지도 모른다는 뜻.
*이것들은 모두 세 신인의 시를 높이 평가한 쫀호의 감상문 겸 격려의 말씀(자유 게시판 참조)을 읽기 위한 앞가림이었음
이렇게 여러 시들은 순식간에 써서 읊조릴 수 있는 선생님은 가히 김삿갓을 떠올리게 합니다. 옛날 라디오 프로에 김삿갓북한방랑기 라는 프로가 한낮에 있었죠. 그게 생각납니다. 선생님의 모든 시 즐겁게 감상했구요. 등단이력과는 상관없이 선생님은 태어나면서부터 시인이셨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왠 아부?)
쫀호선생님! 여러모로 감사하구요. 선생님의 망상 중에 단 한 수의 좋은 시를 쓸 수 있을 것 하고, 이끼처럼 늙어갈수록 푸르러질 것이라는 것 저도 함께 하고 싶습니다. 망상이 아니라 선생님은 아마 능히 그 꿈들을 이루어 가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건강하시고 건필 하소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비틀거리는 차 안에서 마이크의 웅~웅대는 잡음때문에 제대로 선생님의 삼행시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글로 올려 주시니 그때의 감흥이 살아나는 듯 전해집니다. 다시 읽으니 글마다 뜻이 아주 심~~~~~~오 하네요.
이렇게 여러 시들은 순식간에 써서 읊조릴 수 있는 선생님은 가히 김삿갓을 떠올리게 합니다. 옛날 라디오 프로에 김삿갓북한방랑기 라는 프로가 한낮에 있었죠. 그게 생각납니다. 선생님의 모든 시 즐겁게 감상했구요. 등단이력과는 상관없이 선생님은 태어나면서부터 시인이셨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왠 아부?)
쫀호선생님! 여러모로 감사하구요. 선생님의 망상 중에 단 한 수의 좋은 시를 쓸 수 있을 것 하고, 이끼처럼 늙어갈수록 푸르러질 것이라는 것 저도 함께 하고 싶습니다. 망상이 아니라 선생님은 아마 능히 그 꿈들을 이루어 가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건강하시고 건필 하소서. 감사합니다.
차 함께 타고 오지 못한 것이 이렇게 후회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