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쓰기 수업] 85호 - 무모하지만 의미 있는 첫 도전(김행점)

[이준식]

나의 시 쓰기 수업

- 무모하지만 의미 있는 첫 도전

평거초등학교 교사 김행점

나의 첫 시 쓰기 수업

올해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여름방학 독서교실을 시를 테마로 진행하기로 계획하면서 초등학교 교사이면서 시인인 작가의 강연을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어서 그런 프로필을 가진 강사를 수소문하였다. 우연히 최종득 선생님의 연락처를 얻게 되어서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선생님의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아이들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평소에 학급에서의 쓰기 수업은 아이들도 힘들어하지만 교사에게도 꽤 힘든 수업이었는데, 선생님과 함께 한 수업은 즐거웠고, 2시간의 강의를 듣고 10분이 채 안 되는 시간에 아이들은 시를 한 편씩 뚝딱 썼으며, 심지어 시를 쓰니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했다. 시 쓰기 수업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배움이 아이들과 나에게 모두 일어난 순간이었다.

나도 저런 수업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마구 샘솟아서 개학을 하면서 우리 반의 시 쓰기 수업을 준비했다. 최종득 선생님 덕분에 시 쓰기가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알아버린 우리 반 아이들이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여 교사의 오기에 의미를 부여해 주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2학년 교생선생님들에게 보여주는 대표수업을 시 쓰기로 계획하게 되었다. 미래의 초등교사들이 시 쓰기 수업이 어떠해야 하는지 나보다 일찍 깨달았으면 하는 바램과 내가 최종득 선생님의 수업을 보면서 느낀 감동을 다른 선생님에게도 전해 주고 싶은 충동이 뒤엉킨 결과였다.

2. 수업 준비하기

평소 수업이라면 예상과 다른 변수가 등장하더라도 천천히 가거나 수정해서 가면 되지만, 대표수업이라는 것이 정형화된 완벽한 수업을 요구하기에 수업 지도안을 짜는 과정이 순조롭지 않았다. 아이들 내면에서 일어나는 배움의 과정이 외부에서 관찰할 수 있는 정도로 보여 져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고심 끝에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본보기시를 김개미의 “이상한 엄마”로 정하고 시집에 나오는 삽화를 스캔하여 수업 시작 단계에서 동기유발 자료로 사용하였다. 모두 함께 읽기, 짝과 번갈아 가며 읽기, 한 행씩 점층적으로 읽기를 하면서 시를 소리 내어 읽어보고 별별 질문(특별하거나 별것 아닌 사소한 질문) 만들기를 통해 시에서 궁금한 점들을 질문으로 만들었다. 질문지는 2명의 지원자가 나와서 친구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핫시팅으로 진행하며 시의 내용을 파악하였다. 이상한 엄마를 공부하면서 각자 생각한 주제를 칠판나누기로 정리하고, 칠판에 있는 주제 중의 한 가지를 선택하여 시를 쓰고 발표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것으로 계획하였다.

3. 실제 수업

100여개의 눈동자가 각자의 생각을 담아 나를 지켜보고 있으니 긴장을 떨쳐내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삽화의 내용을 상상하는 단계에서부터 파안대소하게 하는 아이들의 대답 덕분에 준비한 시나리오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생겨도 당황하지 않고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고, 아이들은 각자 자신의 시를 썼다.

어른들

(조경운)

여자 어른들은 저녁마다 화를 낸다

숙제해라고 썽을 내고

씻고 방에 들어가라고 화를 낸다

밤에 뛰어다닌다고 화를 낸다.

그래도 남자 어른들이 있어서 좋다

숙제 안 해도 썽을 안 내고

씻지 않고 내내 TV만 봐도 화를 안 낸다

하지만 남자 어른들도 여자 어른들에게

꼼짝 못한다.

이상한 아빠

(하태윤)

우리 아빠는 자기가 아플때는 집에 들어가고

엄마가 아플때는 집에 들어가서 쉬어라는 말을 안 한다.

아빠는 먹으면 안 된다고 하면서 자기는 먹는다.

우리 아빠는 참 이상한 아빠다

우리 엄마 (최정빈)

우리 엄마는 착하다

동생 몰래 용돈도 더 주시고

게임도 하게 해 주신다.

우리 엄마는 무섭다.

화가 나면 아주 무섭다.

지옥에 있는 악마처럼 무섭다.

이때 나는 엄마가 싫다.

나이

(이수지)

여자 어른들이 물어 볼때 가장 고민하고

말해야만 하는 질문

대답하고 싶지 않지만 꼭

대답을 해야만 하는 질문

엄마가 물어보면 가출까지

시도하고 싶은 질문

몇 살로 보여?

이상한 선생님

(최세훈)

우리반 선생님은

참 이상하다

화내다가 웃고

웃다가 화낸다

그럴때는 선생님 눈코입이

다 이상하다.

숙제

(성시현)

학원 끝나고

엄마가 학원에서 픽업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숙제 있니? 묻는다

숙제 없는 날에는 더 짜증난다

왜냐하면 알림장 가져오라고 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거짓말을 했다면

난 엄마에게 뒤지는 목숨이다.

4. 마치며

아이들에게도 나에게도 낯선 시 쓰기 수업을 여러 사람에게 보여주는 시범 수업으로, 그것도 평가에 가장 인색한 교대 2학년생들에게 대표수업으로 보여주기로 한 나의 아주 무모한 도전의 결과 며칠간의 잠과 몇 백 그램의 지방을 잃었다. 하지만 수업이 끝나고 난 후에 “ 시 쓰기 수업을 이렇게 할 수 있구나.”, “저도 이렇게 수업을 해 봐야겠어요.”, “오늘 수업 한 지도안과 자료 줄 수 있나요?” 라는 요청에 위안을 얻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우리 반 아이들의 일기장에서 시를 자주 보게 되었다. 하기 싫은 일은 핑계를 찾고 하고 싶은 일은 방법을 찾는다는 말처럼 내가 꼭 해보고 싶은 수업이었기에 어떻게든 방법을 찾으려 했고, 수업의 완성도는 잠시 접어두고 내가 뭔가를 시작했다는 것에서 의미를 찾고 싶은 나의 시 쓰기 수업이었다.

국어과 교수·학습 과정안

일 시		2017.11.23.(목) 1교시	대 상	4학년 1반 22명		지도교사		김행점 (인)
			장 소	수업나눔실
단 원		9. 시와 이야기에 담긴 세상	차 시	4/11	교과서	국어 262~265
성취 기준		1426-2.글을 읽고 다른 사람과 생각이나 느낌을 적극적으로 주고받는다.			수업모형	반응중심
배움 목표		시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나누고, 경험한 일을 시로 쓸 수 있다.
수업 의도	무엇을 배울 것인가?	시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나누면서 작품 속에 표현된 현실의 모습을 찾아보고, 경험한 일을 떠올려 시로 써 본다.
	왜 배울 것인가?	아이들은 문학을 통해 남을 배려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에 공감할 줄 아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으므로 시를 읽고 생각이나 느낌을 나누면서 세상을 새롭고 바르게 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을 기를 수 있다. 더불어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솔직하게 시로 표현하는 활동을 통하여 고민이나 걱정 등의 좋지 않은 감정을 표현하며 감정을 정화할 수 있다.
	배움이 어떻게 일어나는가?	아이들의 경험을 솔직하게 표현한 어린이시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나누면서 작품 속에 표현된 현실의 모습을 찾아낼 수 있다. 경험을 시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솔직한 느낌에 직면할 수 있고, 교과서의 작품이 아니라 친구들의 시를 감상하면서 생각과 느낌을 공유할 수 있다.
단계	배움 과정	교수·학습 활동					! 배움전략/ ♤자료/ ☆유의점
배움열기	문제 제시 문제 확인 활동 안내	◉ 동기유발하기 ○ 동영상을 보고 노래를 불러본다. • 동영상을 보면서 같이 노래를 불러 봅시다. ◉ 배움 문제 확인하기 ◉ 배움 활동 확인하기					♤딱지 따 먹기 노래 PPT
배움활동	반응 형성하기 반응 명료화 하기 <수행>	◉ 네 마음 알아보기 ○ 그림을 관찰한다. • 그림에서 관찰한 것을 이야기해 봅시다. • 그림과 관련하여 어떤 내용의 시일지 상상해 봅시다. ○ 시를 읽어 본다. • 모두 함께 읽어 봅시다. • 짝과 번갈아 가면 읽어 봅시다. • 한 행씩 점층적으로 읽어 봅시다. ○ 시의 내용을 알아본다. • 별별질문을 만들어 봅시다. • 시인이 되어 질문에 대답해 봅시다. ○ 황금단어를 찾아본다. • 가장 기억에 남는 황금 단어를 찾아서 단어카드에 써 봅시다. • 모둠장은 단어 카드를 모아서 칠판에 붙여 봅시다. • 황금단어를 선정한 이유를 알아봅시다. ◉ 내 마음 표현하기 ○ 황금 단어를 이용하여 시를 쓴다. • 황금단어를 최근에 경험한 일과 연결하여 시를 써 봅시다. • 시를 쓸 때 주의해야 할 점을 알아봅시다. - 자신의 이야기나 생활을 정직하고 진실 되게 씁니다. - 경험의 한 순간을 붙잡아서 자기 말로 자세하게 씁니다. ○ 완성한 시를 발표한다. • 시의 분위기를 살려 낭송해 봅시다.					☆생각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도록 허용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학습지 !질문만들기 ! 핫시팅 ♤단어카드, 모둠판 !칠판 나누기 ☆시의 운율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되 짜임이 느슨하지 않게 쓸 수 있도록 한다.
배움정리	반응심화 하기	◉ 평가 및 정리 ○ 시를 읽고 쓰면서 느낀 점을 알아본다. • 시를 쓰면서 느낀 점을 이야기 해 봅시다. • 친구의 시를 읽으면서 느낀 점을 이야기 해 봅시다. ◉ 차시예고 • 다음 시간에는 만년 샤쓰를 읽고 이야기의 세계와 현실 세계의 비슷한 점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수업 성찰
1. 교과서에 제시된 시는 우리 반 아이들이 겪는 현실과 밀접하게 관련이 없어서 공감을 얻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아이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모습이 담긴 어린이 시로 재구성하였다. 2. 시인 초대석(hot sitting)을 통해 초대석에 앉은 시인을 비롯한 시 속의 인물이 되어 기분이나 마음을 묻는 질문으로 서로 느낌을 나누고 비교하는 활동을 통하여 시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나누게 한다. 3. 황금단어를 정하고 자신의 경험과 관련지어 시를 쓰는 활동을 통하여 지나치게 꾸면 쓴 시보다 자신이 경험한 것을 꾸미지 않고 진솔하게 쓰는 시가 좋은 시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한다.

▪ 수행평가 계획

학습단계	평가자	평가방법	평 가 내 용
배움 활동	교사	관찰평가	시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나누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를 쓸 수 있는가?

수업 시나리오

인사

모두 함께 딱지 따 먹기 노래를 불러봅시다.

이번 시간에는 딱지 따 먹기처럼 우리들의 생활모습이 잘 나타나 있는 시에 대해 공부해보겠습니다.

배움문제는 시를 읽고 생각이나 느낌을 나누고, 경험한 일을 시로 써 보자 입니다.

배움1 너의 마음 알아보기 에서는 시를 읽고 생각과 느낌을 나누어 보고

배움2 내 마음 표현하기 에서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를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림 관찰하기

PPT 짠~

그림을 잘 살펴봅시다.(5초 여유 후에)

그림에서 관찰한 것들을 이야기 해 봅시다.

이 사람은 누구일까요?

이 그림은 선생님이 시집에서 찾은 그림입니다.

그렇다면 이 그림과 관련된 시는 어떤 내용일까요?

시 읽기 9:15

친구들이 말한 내용이 맞는지 알아봅시다.

PPT 짜르르~~~

엄마에 관한 시인데 왜 이상한 엄마라고 했는지 시의 내용을 알아봅시다.

클릭!!!

(교사가 읽기)

시의 내용을 생각하며 모두 함께 읽어봅시다.

글쓴이의 마음을 생각하며 짝과 한 행씩 번갈아 가며 읽어 봅시다.

(모둠번호가 홀수인 친구들이 먼저 읽고, 짝수가 읽는 순으로 반복합시다.)

나라면 어떻게 행동할까를 생각하며 1번이 1행, 1,2번이 같이 2행, 123번이 같이 3행, 1234번이 같이 4행씩 반복해서 읽어봅시다.

시 내용 파악하기 9:20---3분

이 시를 쓴 사람은 누구일까요?

글쓴이는 이 시를 통해 표현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요?

글쓴이처럼 엄마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인 있나요?

9:23

이 글을 쓴 친구에게 궁금한 점을 별별질문으로 만들어 봅시다.

특별한 질문, 별거 아닌 시시콜콜한 질문 모두 별별질문으로 만들 수 있는데,

시의 내용과 관련이 있는 질문으로 만들어 주세요.

질문을 만들 때는 내가 시를 쓴 아이라면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떤 대답을 할지도 생각해 보세요.

(의자, 머리띠, 마이크 준비)

9:26

글쓴이가 되어서 친구들의 질문에 대답해 볼 사람?

글쓴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한 ○○이와 별별질문을 꼼꼼하게 만든 ○○이가 나와서 글쓴이의 입장이 되어서 친구들의 질문에 대답해 봅시다.

(머리띠, 마이크 챙겨주기)

두 친구 대답을 아주 잘 했어요.

두 친구에게 칭찬의 박수를 보냅시다.

(들어가는 동안 의자 치우기)

시 소재 정하기 9:31

이상한 엄마 라는 시를 공부하면서 내 마음속에 떠오르는 황금단어 하나를 찾아봅시다.

내가 찾은 황금단어를 단어카드에 써 봅시다.

(모둠 명찰 붙이고 화면 검은Ppt로, 지시봉 찾기)

모둠장은 황금단어를 모아서 칠판에 붙여 봅시다.

(각 모둠의 3번은 모둠바구니를 정리하기)

왜 이 단어를 황금단어로 선정했는지 궁금한 단어가 있나요?

시 쓰기 9:38

자기가 정한 황금단어를 이용하여 자신의 경험과 관련지어 시를 써 봅시다.

시를 쓸 때 유의할 점을 알아봅시다.

(PPT 검은 화면)

시 발표하기 9:45

완성한 시를 발표해 봅시다.

(발표한 학생에게) 이 시를 쓰면서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들었나요?

여러분들은 시를 쓸 때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들었나요?

오늘 선생님이 지켜보니 우리 반 친구들이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시로 잘 표현했어요.

앞으로 일기장에서 여러분이 쓴 시를 자주 봤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만년 샤쓰를 통해서 이야기의 세계와 현실 세계의 비슷한 점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