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국제대회 ‘참사’에도...프로야구 흥행은 걱정없다?
2017 WBC 1라운드 탈락에도 8백만 관중 모여
참가국ㆍ관심 저조로 국제대회 영향 축
연이은 국제대회 참사로 관중수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국내 프로야구 흥행을 기대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달 13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1라운드 탈락했다. 국제대회에서 부진한 성적이 계속되자 한국야구 수준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 나아가 국내 프로야구리그 관중수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한다.
많은 걱정 속에 지난 1일 프로야구리그가 개막했다. 잠실ㆍ고척ㆍ문학ㆍ수원ㆍ대구 등 5개 구장에 10만5천450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역대 개막전 관중수 2위로, 5개 구장이 모두 매진된 것은 12년 만이라고 한다. 국제대회 성적이 부진하니 관중이 오지 않으리라는 예상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국제대회 호성적에 흥행이 따른다는 명제가 자리 잡은 것은 2008 베이징 하계 올림픽 이후다. 21세기 초 프로야구는 2002년 한ㆍ일 월드컵의 열기와 2004년 프로야구 병역비리 등의 악재로 90년대만도 못한 관중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다 2008년에 열린 올림픽에서 극적인 명승부를 써내며 금메달을 획득하자 자연스럽게 시선이 국내 리그로 쏠렸다. 실제로 2007년 4백1십만4천429명에서 2008년 5백2십5만6천332명으로 1백1십5만1천903명(28.06%)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이후 2009년 WBC 준우승,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 금메달까지 겹경사가 이어지며 2012년 최초로 7백만 관중을 돌파했다.
2013년과 2015년의 경우도 흥행에 대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2013년 WBC는 1라운드 탈락으로 ‘참사’라는 평가를 받은 대회다. 당해 관중수도 7백1십5만6천157명에서 6백4십4만1천945명으로 7십1만4천212명(9.98%) 감소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 금메달과 2015년 WBSC 프리미어12 우승이라는 성과가 겹친 2015년은 7백3십6만530명으로 전년 대비 8십5만615명(13.07%) 증가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국내 프로야구리그 흥행은 국제대회 성적에 좌지우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2017년 이후 계속된 국제대회 ‘참사’는 흥행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2017 WBC에서는 2013년처럼 1라운드에서 탈락했지만 관중수는 8백4십만688명으로 2016년의 8백3십3만9천577명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다음 해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획득했으나, 선수 발탁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한국야구협회 총재와 사무총장, 국가대표 감독이 사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8백7만3천742명으로 3년 연속 8백만 관중을 넘어서는 흥행가도를 달렸다.
이렇듯 국제대회가 프로야구 흥행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진 이유는 관심도가 갈수록 떨어지기 때문이다. 올림픽 야구 종목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국가가 대한민국ㆍ일본ㆍ대만 정도밖에 안 된다는 이유로 2008년 퇴출됐다. 아시안 게임은 일본ㆍ대만조차 프로 선수들을 출전시키지 않는다. ‘야구 월드컵’을 표방하며 출발한 WBC는 유명 메이저리거들이 참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위상에서 차이가 있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WBC 경기 최고 시청률은 11.7%(공중파 3사 합계)로, 월드컵 최고 시청률이었던 39.1%에 미치지 못했다.
개막 후 야구장에 가득 들어찬 관중수를 보면 최근 이어진 국제대회 성적이 흥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은 듯 보인다. 과연 이 흥행이 시즌 끝까지 이어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