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책따세가 권하는 과학책

[토끼]

과학책 어렵기만 하다구요?
- 책/따/세가 권해주는, 청소년이 읽을 만한 과학책(2004. 6. 28)
-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www.readread.or.kr
(기획 : 전선미 선생님, 충남 연무고 생물과, 책/따/세 운영진)



1. 과학 목록을 만든 까닭과 기본 관점

아이들이 요즘 읽고 있는 과학책이 궁금해서 "2004년에 읽은 과학책은?"하고 물어 보았습니다. 학급마다 한두 명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한 권의 책도 읽지 않았더군요. 과학책을 읽지 않는 이유를 물었더니, "내용이 이해가 안 되고 어려워요." "재미도 없고 지루하고 딱딱해요" "쉽게 접할 수가 없고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어요."였습니다.
초등학생에게는 과학책을 읽을 기회가 많다고 봅니다. 과학기술인에 의한 '과학책 읽기(Science Book Start)'운동이 펼쳐지고, 과학출판이 활발하여 읽을 만한 책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교육제도와 사회 환경 등 외적 요인으로 인해 학년이 올라갈수록, 어려서 형성된 '책을 읽는 좋은 습관'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어느새 과학은 두려움과 지루함의 대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공계 진학조차 기피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이번 저희 책/따/세(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도서목록의 주제는 '과학책'입니다. 우리는 먼저 '과학책을 어떻게 하면 읽게 할까?'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서가에 꽂혀 자리만 차지하는 책이 아닌 우리 아이들 손에서 펼쳐질 책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것입니다.
과학책을 읽지 않는 대부분의 학생들을 위한 선정기준과 과학고 진학 등 또렷한 과학적 재능과 적성의 학생들을 위한 선정은 달라야 합니다. 그래서 과학책을 읽지 않는 대다수의 청소년을 위한 목록을 만들고자 과학책 읽기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책을 무엇보다도 우선 골랐습니다.
사진 및 그림 등의 참신한 편집과 독특한 구성 등 다양한 방식을 동원하여 학생들이 읽고 싶은 책으로 만들었는가도 중시하였습니다. 대부분 아이들은 두께가 얇고 글자는 큰 책을 원합니다. 또한 너무 방대한 지식의 백과사전식 나열은 지루하게 여기고, 전문성이 강하면 읽다가 포기하지요. 그래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과학책을 찾았습니다. 혹시 '너무 쉬운 책을 선정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실지 모릅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실제적이고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과학책 목록이 우리에게 절실하다는 점을 중시했습니다.
곁들여 과학이 영화, 문학, 신화, 여행, 만화 등과 접목된 책을 눈여겨 보았습니다. 다양한 정보를 얻고 창의적인 발상과 상상력을 키우는 데 아주 요긴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과학만화는 이해하기 쉽고 재미가 있어서 학생들이 좋아합니다만, 논의 과정에서 상반된 두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많은 논란을 벌여왔습니다.
즉, 만화라는 친근한 매체를 이용하여 과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기에 꼭 추천해주자는 의견(만화 활용의 이점)과 단순한 컷 안에 정확한 내용과 전문적인 과학지식을 다 담아내기에 어렵다는 의견(만화 매체의 한계)의 한계가 있으니 추천하기에 부적합하다는 의견. 이 두 의견을 좀더 발전적으로 깊이 있게 논의하려 합니다.
과학분야를 전공하려는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진로를 정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알려 주고, 각 분야의 특성을 깊이 있게 다룬 전문성이 있는 책을 골랐습니다. 하지만 이는 전체 목록에서 비율을 그렇게 높이지 않았습니다. 지금 형편으로는 더 많은 청소년들이 과학 분야로 진학하지 않더라도 과학에 대한 관심과 능력을 키울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입니다.


2. 과학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목록 작업의 구체적 기준과 특징

실험실에서 현미경을 들여다보는 아이들이 무엇인가를 처음 발견하고 "와!"하고 소리칠 때가 있습니다. 그 순간 모든 과학교사는 보람과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생동감과 열의를 보이는 학생들을 바라보는 것은 즐거움입니다. 과학은 의문을 가지고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검증하는 실험을 하여 의문점을 해결합니다. 과학의 탐구는 실험과정뿐만 아니라 창의력, 상상력, 독특한 발상이 필요한 과정입니다. 이는 책읽기로 가능한 일이지요.
이번 과학목록은 자연과학분야만을 다루었습니다. 과학 분야가 너무 방대하여 수학과 환경 분야를 제외한 과학자/과학사, 과학소설, 과학일반, 물리, 생물, 지구과학, 화학, 참고자료 등 8개 분야로 나누어 목록을 만들었습니다.
목록의 구체적인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첫째, 생명과 자연 그리고 우주의 아름다움, 신비로움,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책. ▶ 둘째, 호기심과 열정이 가득한 과학자들의 삶을 통해 과학 하는 방법을 배워서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도록 도와주는 책. ▶ 셋째, 평소에 깨닫지 못한 새로운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거나, 생명, 물질, 우주에 대한 폭 넓은 시야를 얻을 수 있는 책. ▶ 넷째, 과학자들이 자연에서 오랜 세월을 열정과 신념으로 얻은 귀중한 자료를 참고도서로 두루 활용할 수 있는 책. ▶ 다섯째, 생명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깨닫게 하는 책. ▶ 여섯째, 과학적 호기심을 생활 속에서 얻을 수 있고,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자신도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책.

이번 선정 작업에서는 되도록 국내 과학저술가의 책을 찾으려고 애썼습니다. 그리고 번역서를 선정할 때도 과학 전공자가 번역한 책을 더 높이 평가했습니다. 번역자가 과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닌 경우에는 아무래도 번역과정에서 과학적 사실을 잘못 기술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또한, '책따세'의 이번 목록 특징은 학생들이 서평을 직접 쓴 것을 교사의 서평과 함께 목록에 올린 것입니다. 어렵게만 느끼는 과학책을 또래 친구들이 읽고 소개를 하면, 나도 그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겠지요. 이번 목록을 만들면서 책을 고르는 안목을 키우려고 과학 분야의 책을 읽는 일은 교사들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학생들이 과학책을 싫어하고 읽기를 어려워하는 심정을 알 수 있었답니다. 그래서 '어떤 방법으로 과학책을 읽으면 좋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혼자서 읽는 것보다는 친구랑 함께 읽는 방법은 어떨까요? 친구들과 책읽기 모임을 만들어 함께 읽으면서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은 서로에게 설명을 하는 것이지요. 설명을 하다보면 스스로 원리를 깨우칠 수도 있고 모르던 부분을 서로 보충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관점으로 의견을 나눌 수가 있어서 폭 넓은 사고를 키우게 되고, 서로가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모여 의욕적으로 토론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스스로 보게 될 것입니다.
과학 분야는 지금까지보다 더욱 적극적인 독서지도를 해야 합니다. 일선 교육현장에서 독서지도는 주로 국어교사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과학교사와 체계적으로 연계하는 활동도 필요합니다. 이번 목록이 학교 안팎의 독서 현장에서 과학책 읽기의 의미와 흥미를 북돋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실,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운영진 대부분이 과학 분야와 거리가 멀어 처음부터 많이 망설였고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목록을 준비하면서 젊은 과학자이자 과학교양서 저술가인 정재승 교수와 오래 전부터 과학책 펴내는 데 앞장 서온 과학세대 대표 김동광 선생 등에게 강의도 듣는 등 '청소년이 읽을만한 과학책'에 관해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이 모자랍니다. 이번 목록은 시작의 의미로 여기고 부족한 부분을 함께 채워가겠습니다. 정교하고 체계적인 과학책 추천도서목록을 만드는 일이야말로 청소년에게 과학을 가깝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이제 함께 보완해 나갔으면 합니다.


과학자/과학사

『멋지다 다나카』, 구로다 다쓰히코 지음, 김향 옮김, 디자인하우스 (중2부터)
2002년도 노벨상 화학 부문 수상자의 삶을 간결하면서도 흥미 있게 짚어 본 전기. 평범한 샐러리맨인 다나카 고이치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자신의 삶을 연구에 바쳤는지, 또한 얼마나 소탈하게 삶의 진실에 충실했는지 잘 드러난다. 화려한 학벌도 근사한 자리도 명석한 두뇌도 없이 그저 한 우물을 파며 끈질기게 연구를 거듭한 다나카의 삶은 그야말로 멋지다!
특히 자신의 삶이 어떠해야 할지 종잡을 수 없다면 다나카 고이치의 삶을 본받으라고 권하고 싶다. 책 뒤편에는 노벨상을 수상한 뒤의 다나카의 삶 그리고 환호와 열광을 보내는 일본의 반응을 덧붙였다. 사람이 멋지려면 자신의 열정을 아낌없이 불태우는 데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다.
- 허병두(서울 숭문고 국어교사 wisefree@dreamwiz.com)


『제인 구달-침팬지와 함께 한 나의 인생』, 제인 구달 지음, 박순영 옮김, 사이언스북스 (중2부터)
제인 구달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과 생명 존중에 대한 메시지를 열정적으로 전달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탄자니아 곰비 국립공원의 숲 속에 앉아서 야생 침팬지를 연구한 결과, 인간만이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기쁨과 슬픔의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즉 침팬지도 도구를 사용하는 고등 정신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와 비슷하게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침팬지 연구를 통해 그녀는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존중하고 더 나아가 인간 이외의 동물들과 공존해야만 하는 이유를 말하고 있다.
제인 구달의 저서는 60여권 정도인데,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내가 사랑한 침팬지』, 『희망의 이유』, 『인간의 그늘에서』, 『제인 구달의 생명 사랑 십계명』, 『제인 구달-침팬지와 함께 한 나의 인생』을 읽어본 후, 청소년이 읽으면 좋은 책으로 이 책을 골랐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세 가지이다.
첫째, 제인 구달이 '꿈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네가 진실로 그것을 간절히 원하고, 열심히 노력하며 기회를 붙잡는다면, 그리고 무엇보다도 절대로 네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네게 길이 있을 거야."라는 어머니의 말씀 그대로 그녀는 실천을 했다. 그리고 제인 구달 자신도 "꼭 좋은 기회가 올 거야."를 믿었고 결국 그녀의 꿈은 이루어졌다.
둘째, 이 책은 청소년에게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셋째, 이 책은 어린이와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제인 구달은 어린이와 환경이야말로 우리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중심으로 1991년부터 환경보호운동인 '루츠 앤드 슈츠(Roots & Shoot)'운동을 하고 있다. '뿌리'는 튼튼한 기초이고 '새싹'은 약해도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어서 '뿌리와 새싹'은 작지만 힘을 모으면 바위도 뚫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체험과 봉사활동을 통해 환경, 동물, 지역사회에 사랑과 관심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운동이다.
꿈, 미래, 희망이 필요한 모든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기 원한다. 생각만이 아니라 직접 체험하고 경험하여 스스로 자신을 만들어 나가고 싶은 학생들에게 이 책은 좋은 안내자가 될 것이다.
- 전선미(충남 연무고 생물교사 smjwits@dreamwiz.com)


『지구의 딸 지구 시인 레이첼 카슨』, 김재희 지음, 이유책 (중2부터)
레이첼 카슨은 과학저술가이다. 이러면 조금 딱딱하고 건조한 글이 떠오르지만 이는 착각. 그녀는 바다 생물의 아름다움을 낭만적인 문체로, 그러면서도 정확한 과학적 지식을 충분히 전달해 이 분야의 글쓰기에 새로운 장을 연 사람이다. (우리나라에도『우리를 둘러싼 바다』와『침묵의 봄』이 번역되어 나와 있다.)
레이첼은 대학에서 문학인의 꿈을 키우며 영문학을 전공하다 2학년 때 우연히 교양과목으로 들은 생물학에 매료되어 뒤늦게 과학으로 전공을 바꾸었다. 대학을 상류층 여성의 결혼을 위한 일종의 장신구 정도로 여기던 사회 분위기 속에서 그녀는 오로지 앎에 대한 열정 하나로 가난한 가정에서 공부를 마쳤다. 그 후, 수산자원국 공무원으로,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 잡지에 기고하던 것이 인연이 되어 유능한 과학저술가로, 아이들 머리 위에 비행기로 살충제를 뿌릴 만큼 환경에 대해 무지했던 미국에 경종을 울린 책 『침묵의 봄』을 펴내면서 생태주의 운동가로 살았다.
재밌는 것은 그런 그녀의 삶을 뒷바라지해 준 사람들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 가난한 살림살이에도 자연에 대한 사랑과 앎에 대한 열정을 전해주고 꿋꿋이 뒷바라지해 준 어머니, 글쓰기와 과학 분야에서의 그녀의 재능을 알아보고 진로를 열어준 은사 스킹커, 영혼의 안식처였던 도로시 여사, 출판인 마리...
이렇게 『지구의 딸 지구 시인 레이첼 카슨』은 여성주의와 생태주의를 중요한 축으로 하는 책.
아이들이 이 책에서 이런 의미를 다 찾아내거나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꿋꿋하게 자기 꿈을 실현해 가는 여성의 삶, 생물 세계의 신비를 꼼꼼하게 파고드는 열정적인 과학자의 시선에 탄복하며 자기 꿈을 되새겨본다. 특히 여학생들이 재미있게 읽는다. 훗날 인생의 선택의 순간에 레이첼 카슨의 성실하고 열정적인 삶의 자세가 이들에게 어떤 암시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 김미경(경기 의정부공업고 국어교사 mi10@orgio.net)


『파브르 평전』, 마르틴 아우어 지음, 인성기 옮김, 김승태 감수, 청년사 (고1부터)
과학의 달에 쓸 독후감을 위해서 도서관을 찾은 학생이 시튼의 전기도 되냐고 물었다. 내게도 왔던 시튼과 파브르가 그들에게도 찾아왔다. 나는 과학을 어렵게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쥘 베른의『해저 이만 리』나, 다윈의 일생을 다룬 전기도 충분히 과학책이 될 수 있다고 얘기하며 책을 골라줬다.
이 책은 파브르의 만년의 친구였던 르그로와 들랑주의 전기, 그리고 '파브르 곤충기'로 알려진 그의 저술을 바탕으로 쓴 평전이다. 한낮의 태양을 받으며 관찰에 몰두하고 있는 장면에서 시작해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곤충들이 살고 있는 지구, 그리고 그곳에서 파브르가 살았던 역사적 시간을 좌표를 언급하며 시작한 글은 감동적인 인간 파브르를 우리 곁에 되살려 놓았다. 어린 시절 파브르 곤충기를 읽고는 쇠똥구리나 나나니벌의 솜씨가 그저 놀라웠는데 다시 읽어보니 거기 사물의 비밀을 순진한 눈으로 탐구했던 인간 파브르가 있었다.
그러나 학문적인 성과를 앞세우기 전에, 파브르는 일용할 양식을 얻기 위해 배움의 기쁨이나 세계를 해명하는 일을 멀리해야 했던 당시에 정신적 삶의 소중함을 몸소 실천한 교사였다. 배우는 기쁨을 전하기 위해 그가 참여했던 시민 강좌, 교과서 집필 작업에서 그가 되뇌었다던 '이해하지 못하는 가르침은 사람을 퉁겨 나가게 만듭니다'는 문장, 그리고 충분히 엄숙하지 못해서 비난을 받았다는 그의 관찰 기록은 지금 우리의 공부와 글쓰기, 삶의 태도에 대해서도 가르침을 준다.
이 책을 초등 시절 과학 동화로 파브르와 시튼을 만났던 아이들에게 권한다. 저자가 달아놓은 소제목들의 의미를 상상하며 책을 읽다가, 파브르의 식을 줄 모르는 열정과 끈기를 배워도 좋고, 이 책을 징검다리로 삼아서 곤충의 세상과 만나도 좋겠다. 스스로 찾아 읽는 책은 아니지만, 과학자의 삶을 깊이 있게 안내하고 있어서 고등학생 이상에게 권할만한 책이다.
- 서미선(서울 구룡중 국어교사 lechat84@hanmail.net)


『돌도끼에서 우리별 3호까지』, 전상운 지음, 이상규 그림, 아이세움 (중1부터)
이 책에는 '우리 과학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우리나라 과학의 역사를 다룬 과학사 서적임을 표방하고 있는 책인 것이다. 솔직히 제목을 보고 먼저 든 생각은 '우리나라에 진정한 과학사가 있는가?'였다. 단순히 시대마다의 우수한 기술을 모아 정리해 놓은 것이 과학사가 될 수는 없지 않을까…. (책과 비슷한 제목의 서양 과학사책이 있다.『돌도끼에서 비디오 고양이까지』(존 파먼 지음, 사계절)인데, 최근에『놀랄 만큼 간단한 과학의 역사』라는 이름으로 개정 증보판이 나왔다. 제목뿐만 아니라 어렵고 따분한 과학사를 쉽고 재미있게 접하게 하고 풍부한 과학 상식을 얻을 수 있게 한 접근 방식도 동일한 것 같다.) 그러니까 '과학'에 대한 개념부터 제대로 정립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구석기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우리 과학의 역사를 소개한 책이다. (과학의 역사라기보다는 과학 기술의 변천사에 더 가깝다.) 각 장 앞에서 간략하게 시대적 변화와 그 시대의 대표적 과학 기술을 소개한 후, 본문에서 세분한 소주제별로 과학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상세한 그림과 사진을 곁들여 이해를 도왔고, 좀더 자세한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부분들은 별면 페이지를 달아 본문과 차별화를 두어 설명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어린이 독자를 겨냥해서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재미있게 이야기해주는 어투를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담겨있는 과학 정보의 수준이 그리 낮은 것은 아니고,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 그리고 나처럼 과학에 문외한인 어른에게도 적당한 책이다.
통사적인 구조를 갖추었다는 점에서 과학사라 할 만하지만, 처음에 밝힌 대로 진정한 의미의 과학사가 우리에게 있는가에 대한 답변을 주기에는 좀 부족한 책 같다. 과학적 원리나 과학 사상적인 면에서 고민한 과학사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우리 민족의 뛰어난 기술력에 대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는 것과 과학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는 점이 장점인 책이다.
- 이소연(서울 서울고 국어교사 2priti@hanmail.net)


『쉽고 재미있는 과학의 역사1, 2』, 에릭 뉴트 지음, 이민용 옮김, 이끌리오 (중3부터)
과학이 지루하다고 생각되거나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끝을 읽기 전까지 나는 과학이 현실이라고 생각했다. 현실은 눈앞에 실재하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 책의 책장을 덮으면서 과학에 대한 생각을 수정해야만 했다. 과학이란 세상을 읽어내는 힘이다. 삶 속에서 진실을 찾아나가는 과학자들의 과정이 이 책에는 지루하지 않게 하나의 이야기처럼 풀어져 있다. 엉킨 실타래를 풀어내듯 자세히 들여다보고 집중하면, (이 책의 내용에는 탐구로 나와 있다.)실타래의 엉킴이 드러나고 풀어지는 것처럼, 세상의 실타래를 푸는 과정이 이 책 속에 있다. 이 책은 제목처럼 쉽다. 어려운 이론 서적이 아니라 과학의 역사를 통해 과학자들이 그들의 삶을 어떻게 이해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과학은 이제 현실이 아니라 '꿈'이다. 더 이상 아무것도 추구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 오지 않을 것이기에 과학은 꿈으로서 여전히 우리 옆에 있다.
학생들의 반응은, 이야기처럼 다룬 과학사라 깊이는 없지만 과학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평이다. 과학에 흥미가 없거나 과학이 딱딱하다고 느끼는 학생들에게 권하기에 적절한 책이다. 하지만 좀 더 깊이 있게 과학사를 공부하고 싶거나 이론적인 내용을 원하는 학생들에게는 부족한 감이 있다.
- 오복섭(경기 낙생고 국어교사 maru1042@hanmail.net)


과학 소설

『블루프린트』, 샤를로테 케르너 지음, 이수영 옮김, 다른우리 (중2부터)
복제인간이라는 화두를 놓고 섬세하게 주변 풍경을 짚은 소설이다. 중3 국어교과서에 실린 '현대 사회와 과학'을 가르치면서 학생들이 인간 복제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이 단편적이라고 느꼈다. SF 소설에 나오는 소재가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바꿔놓을 당대의 문제라는 것을 현실감 있게 보여주고 싶은데, 복제를 다룬 과학책에서는 기술적 측면을 중심으로 다뤄서 아쉬웠다. 이 소설은 복제로 태어난 인물을 화자로 설정, 엄마와의 애증과 정체성의 혼란에 따른 고통을 서술과 독백의 어조로 맞물려 속도감 있게 전개하고 있어서 단숨에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과학을 소설로 잘 풀어낸 책으로 중학생들에게 권하기에 알맞다. 인간의 이기심과 성장, 과학기술과 윤리에 관해서 깊이 있는 생각을 전해줄 수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청소년층에 호소력이 높을 책이다.
- 서미선(서울 구룡중 국어교사 lechat84@hanmail.net)


『회색곰 왑의 삶』, 어니스트 시튼 지음, 장석봉 옮김, 지호 (중1부터)
책을 덮은 지금도 인간의 왕관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크고 아름다운 뿔을 지닌 수사슴이 눈앞에서 펄쩍펄쩍 뛰어다닌다. 물론 그 곁에는 생명을 걸고 수사슴을 사시사철 찾아 헤매지만 결국 야생의 신비와 생명의 외경에 무릎을 꿇는 아름다운 청년 얀의 모습도 함께 보인다.
시튼(1860 1946)은『시튼 동물기』를 펴낸 분으로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고 있는데 보이스카웃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시튼은 토끼, 늑대, 여우, 고양이, 사슴, 까마귀 등 여러 동물을 애정을 가지고 관찰한 것을 바탕으로 재미난 이야기들을 기록으로 남겨 놓았다.
이 책에서는 사슴, 곰, 여우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어쩌면 인간의 마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동물의 마을에서도 그대로 일어나고 있는지,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동물만도 못한 '이라는 말이 와 닿는다. 첫 번째가 수사슴 이야기이고 두 번째 이야기는 『회색곰 왑의 삶』인데, 일찍이 어미를 잃고 거칠고 외롭게 자라 곰들의 왕이 된 왑은 사랑의 감정을 지니지 못하고 고독하게 늙어간다. 왑은 여름이면 사냥을 하지 않고 야생동물 보호구역에 세워진 호텔 근처에 머물면서 온순하게 먹이를 얻어먹으며 인간에게 길들여지는 모습도 보여 준다. 그러나 교활하고 뻔뻔스러운 작은 회색곰에게 속아서 도망치는 신세가 되어 스스로 죽음의 골짜기로 들어가 조용히 죽음을 기다린다. 세 번째 이야기는 은여우 도미노에 관한 것인데 그의 짝인 암 여우 스노위러프, 새끼 여우. 여우에 대해 친밀감을 지니고 있는 '소녀'까지 그려내고 있다. 또 끝내는 은여우 도미노의 승리로 끝난 사냥개 헤클러와의 대결이 박진감 있게 그려져 있다.
읽다보니 나무가 울창한 숲, 콸콸 소리내어 흐르는 강, 눈보라 치는 산 속을 헤매고 다니는 듯하여 가슴이 시원하게 탁 트인다. 쉬운 말로 옮겨 놓았을 뿐 아니라 군데군데 들어 있는 그림이 친근감 있어서, 동물 이야기라면 입부터 벌어지는 중학생들부터 읽을 수 있겠다.
- 서경은(서울 중앙여고 사서교사 snose@hitel.net)


과학 일반

『과학 우리시대의 교양』,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기획, 이필렬 외 지음, 세종서적 (고2부터)
이 책은 편협한 과학 지식이 아닌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 현실과 직결되는 과학의 맥을 시원스레 짚어준다.
겉표지의 파스텔 톤의 오색 무지개는 다섯 갈래로 나뉜 책 내용을 암시한다. 이 다섯 갈래는 이해하기 쉽게 과거, 현재, 미래의 큰 시간 순서로 되어 있다. 먼저 1부에서는 우리 사회와 밀접한 과학의 발전을 간략히 아우르면서 글의 방향을 잡는다. 그리고 2부에서 과학자의 삶과 업적을 살펴보며 과학의 과거를 돌아본다. 이어서 3부와 4부에서는 현대 과학의 화두인 생명공학과 정보기술에 대해 살펴보고, 끝으로 5부에서는 에너지와 환경에 관련하여 미래의 대안까지 깔끔하게 정리한다.
이렇게 5부에 걸쳐 과학 전체를 큼지막하게 다루기 때문에 내용의 깊이는 분야별 전문서적에 비해 아무래도 떨어지는 면이 있다. 그러나 핵심을 찌르면서도 흥미로운 내용으로써 독자를 과학의 세계로 유혹하는 데는 탁월하다. '여자라는 이유로 업적을 도둑맞다, 로잘린 프랭클린' , '나일론에 바친 짧은 인생, 윌리스 캐러더스' 등의 제목(2부)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 인간으로서의 과학자를 짧은 전기문을 통해 만나 보는 듯 실감난다. 또 '배아를 인간생명으로 볼 수 있는가', ' 안락사, 허용해야 하는가', '유전자 조작, 이대로 안전한가' (3부)등에 대한 팽팽한 찬반 입장을 중립적인 시각에서 긴장감 있게 서술하여, 과학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독자라도 신중히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단, 내용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으므로 얼마간의 배경 지식이 없다면 책을 읽는 데 고초를 겪을 수 있다.
- 신동우(서울 숭문고 3학년 학생)


『과학자를 꿈꾸는 젊은이에게』, 라몬 이 카할 지음, 김성준 옮김, 지식의풍경 (고2부터)
과학자를 꿈꾸고 있는가? 과학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즉 방법을 알아야 한다. 이 책은 과학자가 되고 싶은 학생에게 실제적이고 친절한 길잡이다. 특히 과학고와 자연계의 학생들은 '어떻게 과학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충고와 조언을 듣고 싶다면, 이 책을 보면 된다. 이 책이 세심하고 정확하게 답을 알려 줄 것이다.
실험연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바탕으로 과학연구의 단계인 관찰, 가설설정, 실험, 증명을 할 때의 구체적인 지침을 비롯하여 과학논문을 쓸 때의 규칙과 문체에 이르기까지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라몬 이 카할은 진정한 과학자란 "매우 인간적이며 인류를 사랑하는데 최선을 다한다. 이런 감정은 시간과 공간으로 확장되어 친구, 낯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고 현재와 미래의 인류에게 향한다."라고 말한다. 과학자가 되는 방법만이 아닌 어떤 과학자가 되어야 하는 것까지를 알게 한다.
시간이 흘러도 보편타당한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1896년에 쓰여져 100년이 지난 이 책이 과학자를 꿈꾸는 여러분과 만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 전선미(충남 연무고 생물교사 smjwits@dreamwiz.com)


『과학 콘서트』, 정재승 지음, 동아시아 (고1부터)
보통 인문·사회 과정을 선택한 학생들에게 '과학'이란 말은 그리 달갑지 않는 말이다. 과학책은 으레 재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독서에서도 편식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늘 이야기해보지만 아이들은 곧잘 소설만 찾는다. 쉽고 재미있게 과학을 접할 수 있는 책,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과학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책이 늘 아쉬웠다.
『과학 콘서트』는 이런 갈증을 해소시켜준 책이다. 과학과 콘서트,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만난 책명부터 무척 흥미롭다. 물리학을 전공한 저자는 이 책에서 독자에게 재미있는 질문들을 던진다. 복잡한 도로에서는 왜 차선을 바꾸지 말아야 할까? 방청객의 대부분은 왜 여자일까? 심장 박동이 규칙적이어야 건강한 사람일까? 산타크로스가 세계의 모든 어린이에게 선물을 주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까? 등등. 일상생활에서 한번쯤 떠올릴 법한 이런 질문들에 대해 저자는 명쾌하게 답한다. 이를테면 과학이란 열쇠로 세상이란 자물쇠를 여는 것이라 하겠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소개하면서 '좋은 과학책'이란 말을 굳이 붙이지 않는다. 그저 읽으면 상식과 교양이 풍부해지는 책이라 학생들에게 권한다.
- 조영수(서울 창문여고 국어교사 youngsoo94@hanmail.net)


『노빈손 아이스케키 공화국을 구하라 1· 2』, 강용범 · 선희영 지음, 뜨인돌 (중1부터)
요즘 대형 서점 특히 아동코너에 가본 일이 있는지 모르겠다. 때마침 불어닥친 캐릭터바람에 의해 아이들은 캐릭터가 그려진 만화책이라 부르기도 뭐하고 그냥 책이라고 하기도 뭐한 그런 만화류의 책부터 집는다. 글씨가 더 많은 동화책을 읽는 아이는 고학년이거나 안타깝게도 벌써부터 베스트셀러바람에 휩쓸린 아이들이다. 그러나 동화책의 경우에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과학도서의 경우에는 그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물론 나도 맨 처음 과학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TV에서 방영해주는 만화와 과학만화였지만 요즘 아이들은 만화 선에서 끝을 내버린다. 어려운 책이나 글씨가 많은 책을 상대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감히 그림보다 글씨가 많은 책을 읽으라고 권해준다. 물론 쉬운 것부터 추천해준다. 그래도 권해주는 수준이 지나쳐서 강요처럼 보일 때도 있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방법으로 학생들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되기도 한다.
아이스케키 공화국을 구하라는 역시 노빈손의 기발한 상상력과 재치가 돋보이는 책이다. 노빈손은 비행기만 탔다하면 사고가 나서 혼자 살아남는 정말 운 좋은 대한민국 대학생이다. 이번엔 프랑스행 비행기를 탔다가 사고가 났지만 1만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1만 2003년으로 갔다. 그곳은 인류최후의 공화국이었지만 곧 엄청난 재앙이 다가올 곳이기도 했다. 우리의 노빈손은 현재와 미래, 허준 할아버지가 살았던 조선시대까지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예언을 풀어내고 위기에 빠진 아이스케키 공화국을 구해낸다. 이번 이야기에서도 노빈손은 멋있게 사건을 해결하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지만 안타깝게도 아리따운 아가씨와는 헤어져야했고 고맙게도 여자친구 말숙이를 닮은 무서운 아가씨와도 헤어져야했다.
책의 옆 부분에 평소에 궁금해하는 것에 대해서 설명이 잘 나와 있다. 가끔 쉬어 가는 페이지에는 알아두면 좋은 과학상식들이 자세하게 나와 있어 과학적 지식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살펴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 중에 하나다. 이우일의 일러스트도 책의 내용과 잘 어우러져 중학생정도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노빈손이 사건을 풀어 가는 과정을 같이 고민하며 읽다보면 과학을 싫어하는 학생이라도 어느 순간 시간은 훌쩍 가고 책장의 끝을 잡고 있을 것이다.
- 송진영(서울 창문여고 3학년 학생)


『만약에 말이야』, 로버트 에클리히 지음, 박정숙 옮김, 에코리브르 (중1부터)
이 책의 부제는 '아이들이 던지는 기발한 질문'이다. 교과서적으로 과학적 지식을 정리하는 형식이 아니라, '만약에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 수 있다면 어떨까?'와 같은 식으로 상상력의 힘을 빌어서 과학적 지식을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지구를 설명하는 장에서는 '지구의 한가운데를 꿰뚫는 구멍 속으로 돌을 던지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런 질문을 받고 독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과학적 지식을 가동시켜야 한다. 인터넷 검색창에 '지구' 혹은 '날씨'를 쳐서 복사하기와 붙여넣기로는 해결하지 못할 질문 앞에서 비로소 과학적 상상력을 가동시키는 멋진 경험을 하게 된다. 읽다가 생각해보니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아주 어린 아이였을 때 세상에 대해 품었을 질문이기도 하다. 세상을 아는 즐거움에 과학적인 사고가 기틀이 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책이다.
표지가 다소 아동과학서처럼 비치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과 '더 알아보기'는 중등의 눈높이를 제대로 아는 이가 쓴 책이라 하겠다.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깊이 있는 책으로 건너갈 징검다리 삼아서 읽으라 권하고 싶고, 과학을 못한다고 하는 아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흥미를 갖길 바라는 마음이다. 아이들은 공부의 맛을 보기도 전에 고작 영어나 수학 점수에 의거하여 문과와 이과로 자신의 한계를 그어버린다. 안타깝다. 진심으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과학도가 나오길, 또는 인문학도일수록 과학적 사고의 바탕 위에서 자신의 체계를 갖추길 바란다. 이 책은 우리 중학교 도서관에서 잘 나가는 몇 안 되는 책이다.
- 서미선(서울 구룡중 국어교사 lechat84@hanmail.net)


『발견하는 즐거움』, 리처드 파인만 지음, 승영조·김희봉 옮김, 승산 (고1부터)
도서관에서 책 분류를 하기 위해서 내용 파악은 필수이다. 여러 해 전『파인만씨 농담도 정말 잘 하시네요!』라는 책을 정리하기 위해 책장을 넘기면서 내내 깔깔대고 웃었다. 그리고 리처드 파인만 씨(氏)의 '팬'이 되었다.
파인만 교수(1918 1988)는 현대 이론물리학에서 중요한 업적을 많이 남겼으며 로스앨러모스의 오펜하이머 팀에 합류하여 원자폭탄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이다. 그러나 이러한 약력만으로 그를 설명하기는 부족해도 한참 부족하다. 호기심 많은 어린아이와 같다고나 할까?
로스앨러모스에 있을 때는 '금고 털이'로 명성을 날렸는데 다른 방 친구와 이야기하면서 그의 서류함에 기대어, 심심해서 손장난한다는 듯이 다이얼을 만지작거려 세 번호 중 마지막 두 번호를 알아내 자신의 사무실에 적어 놓고는 긴급한 상황이면 서류함을 열어 주곤 한 일이 다반사였다고 한다.
또 노벨상 수상 소식을 전하러 새벽에 전화한 기자에게 "아침에 전화해도 되잖소."라고 쏘아 붙였다는 파인만은, 노벨상을 받게 한 연구를 2분 안에 설명해 달라는 사람들에게 "이봐요, 그걸 그렇게 쉽게 설명할 수 있다면 그게 노벨상 감이 되겠소?'라고 대답하곤 했다는데 사실 그 답은 택시 운전기사의 충고를 따른 것이라고 한다.
동료들과 제자들은 이런 그를 "반은 천재 반은 광대"라고 했는데, 원자폭탄 개발에 참여한 일을 만년(1981)의 인터뷰에서 "아마 나는 성취감에 눈이 멀었나 봅니다"라면서 '비도덕적인 일'이었다고 고백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니고 있었다. 과학자들이 밤새워 연구하는 진짜 이유는 "짜릿한 발견의 순간, 발견하는 즐거움에 이르기 위해서이다."'라고 이야기했던 그에게서 자신의 처지를 진리의 바닷가에 서 있는 조개 껍데기를 줍는 어린아이와 같다고 말한 뉴턴의 겸손을 떠올린다면 지나친 과대광고(?)가 될까?
이 책은 단순히 파인만의 일화만을 모아 놓은 것이 아니고 과학관련 강연, 인터뷰, 통찰이 담긴 글들을 모아 놓은 것이라 고등학교 1학년 정도의 학생들부터 읽는 것이 좋겠다.
- 서경은(서울 중앙여고 사서교사 snose@hitel.net)


『투바 - 리처드 파인만의 마지막 여행』, 랄프 레이튼 지음, 안동완 옮김, 해나무 (고1부터)
투바라는 책은 재밌는 훌륭한 여행 소설(?)이었다. 투바라는 외몽골근처의 미지의 작은 아시아 국가를 여행하기 위한 리처드 파인만과 랄프 레이튼의 열정과 끈질긴 노력은 일반인인 우리에게 과학자의 다른 면모를 보게 하는 것 같아 흥미로웠다. 대학 도서관을 뒤져 투바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투바어를 익혀 투바인들에게 편지를 보내며 차의 번호판에 '투바(TUVA)'라는 이름을 새기고, '투사모(Friends of Tuva)'를 결성하는 등 이들의 노력은 모두가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감동을 준다.
그런데 이 책은 어디에도 과학과 연관된 부분은 없다. 차라리 언어학이나 문화인류학과 관련해서 살펴본다면 더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굳이 과학과 연계해서 살펴 볼 만한 점은 노벨상을 여러 번 수상하고 우주 왕복선 챌린저의 폭파 원인을 밝혀낸 리처드 파인만이라는 위대한 과학자의 열린 사고와 한 가지를 일을 파고드는 열정(파인만은 어린 시절 우표와 키질이라는 특이한 수도의 이름만으로 투바를 가겠다고 결심하고 실천에 옮긴다)이다. 이런 태도를 통해 파인만의 과학에 대한 그 원형적 태도를 어렴풋하게나마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과학에 대한 연관성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과학자의 꿈을 꾸거나 리처드 파인만에 대해 알고 싶은 학생에게 추천할만한 책이다.
- 임영환(서울 우신고 국어교사 choyain@hanmail.net)


물리

『물리가 물렁물렁』, 닉 아놀드 지음, 토니 드 솔스 그림, 주니어김영사 (중1부터)
솔직히 나는 물리를 싫어한다. 왜냐하면 내용이 딱딱하고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실험을 하는 것조차 굉장히 어렵게 생각한다.
그런데 이 책은 물리에 대한 나의 생각을 바꿔놓았다. 물리가 그렇게 어려운 과목이 아니며, 이런 책이 교과서라면 재미있고 쉽게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들게 해 주었다. 『물리가 물렁물렁』은 설명문처럼 과학적 지식을 쭉 나열해 놓은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을 유머를 섞어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만든 책이다. 예를 들어, 이 책에는 "선생님이 차를 저을 때, 왜 찻잎이 바닥 가운데로 가라앉는 거죠? 원심력이 그 찻잎들을 가장자리로 밀어내야 이치에 맞을 것 같은데요?"처럼 선생님을 곯려주는 질문이 나온다. 이것을 읽다보면 나도 과학 선생님께 이런 질문을 해볼까 생각이 든다.
보통 교과서에는 여러 과학자들이 나오지만 한결 같이 과학자의 사진과 함께 간단한 설명뿐이다. 이 책에서는 한 명의 과학자에 대해 재미있고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어서 굉장히 색다른 느낌을 준다. 또 과거에 있었던 신기한 사건들을 많이 이야기해주고 있어서 굉장히 흥미로웠다. 또한 책의 중간 중간 퀴즈가 나오기도 하는데 그것을 맞추는 것도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이 책은 물리를 어렵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나 나처럼 글씨만 있는 지루한 책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권해 주고 싶다.
- 이하나(서울 창문여고 2학년 학생)


『사고(思考) 뭉치 아인슈타인 엘리베이터를 타다』, 송은영 지음, 에피소드 (고2부터)
이 책에서 아인슈타인은 재미있는 사고실험을 한다. 그는 우주 공간을 자유롭게 나는 엘리베이터(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우주선이 없었다)를 타고 여러 가지 조건 하에서 다양한 실험을 한다. 얼핏 보면 우습게 보이는 이 실험은 철저하게 과학적 이론과 지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를 통해 아인슈타인은 일반 상대성 이론을 발견한다. 머릿속 상상만으로 과학사에 한 획을 그은 큰 업적을 이루어낸 셈이다.
학생들은 상대성 이론에 대한 지식이 없더라도 아인슈타인의 사고 실험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많은 지식을 얻게 된다. 뿐만 아니라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사고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깨달을 수 있다. 결론을 미리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론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므로 차분하게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또한 책 중간 중간마다 실험에 얽힌 일화들이 소개되어 있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 조영수(서울 창문여고 국어교사 youngsoo94@hanmail.net)


『E=mc2』,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민희 옮김, 생각의나무 (고2부터)
20세기 최대의 물리학 공식을 전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낸 책. 언뜻 딱딱한 공식이 제목이라 읽기 어려울 것 같은 선입관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책이다. 복잡한 수식을 거의 쓰지 않으면서 현대 물리학을 낳게 한 300년 서양 근대과학사를 풀어내는 솜씨가 대단하다. 400여 쪽 되는 내용에 수많은 정보들이 간결하고도 흥미롭게 압축, 제시되고 있다.
아주 어려운 내용을 아주 쉽게 쓰는 방식을 공부하고 싶으면 꼭 참고해야 하는 책이기도 하다. 저자인 데이비드 보더니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과학저술인이다. 그가 왜 높이 평가 받는지는 흥미와 의미를 교묘하게 엮어가는 모습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 허병두(서울 숭문고 국어교사 wisefree@dreamwiz.com)


생물

『개구리에게 최면걸기』, 에드워드 두엔싱 지음, 이한음 옮김, 지호 (중1부터)
제목부터가 참 재미있는 책이다. 내가 한 번도 알지 못한 숲속이야기와 재미있는 자연 속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번은 해 봤던 놀이에서 처음 보는 신기한 일들이 더 흥미를 만들어 준다. 여기서 처음 박쥐와 나방의 전투를 알게 되었다. 새들이 둥지를 틀 때 재료를 놓아주는 건 정말 재미있는 일일 것 같다. 숲에 갈 때 조용히 하는 일들을 벗어나 야단법석을 떠는 건 어떨까?
재미있는 그림들이 있어서 덜 지루하지만 그래도 벌레 부분은 지루했다. 그래도 작은 곤충들의 세계를 만날 수 있어 좋았다. 개미들이 먹이를 찾아가지 않고 페로몬을 따라간다는 건 정말 신기한 일인 것 같다.
이 책은 자연에 관한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책인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책을 어려워하는 아이들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장난기 많은 아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간단하지만 재미있는 장난들이 많으니까. 덤으로 자연에 대한 지식도 얻고. 우리 주변을 다시 한 번 둘러보고 싶게 하는 책이다.
- 정찬송(경기 성안중 1학년 학생)


『딱정벌레 왕국의 여행자』, 한영식 지음, 이승일 사진, 사이언스북스 (중2부터)
도서관의 400번대 서가에서 사는 학생이 있다. 『개미제국의 발견』에서부터 『애완동물도감』까지 그 학생의 손길이 가지 않는 책이 없다. 이 책은 그 친구가 반납하면서 재미있어서 늦게까지 다 읽고 잤다고 입이 침에 마르게 칭찬을 한 책이다. 같은 곤충매니아라 지나치게 높게 평가한 것은 아닌가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은 곤충맹(盲)인 내게도 잘 읽혔다.
이 책의 저자는 곤충학자가 아닌 딱정벌레 동호회를 운영하는 애호가 입장에서 출발하여 지금은 딱정벌레 왕국을 소개하기 위한 꿈을 꾸고 있다고 한다. 학자가 쓴 글은 아니지만 10여 년 동안의 채집과 연구 활동을 통해 전문 연구가 못지않은 안내 자료와 함께 자연을 꼼꼼하게 살펴본 과정을 함께 실었다. 딱정벌레의 세계를 들여다보며 경험한 것을 경이롭게 설명하는 글이 공들여 찍은 사진과 함께 잘 어울린 책이다.
관심을 가지고 보니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것들이 다 보인다는 말을 한다. 문화유산이 그렇고 제각각 다른 나무의 세계가 그렇고, 이젠 딱정벌레의 왕국이 그렇다. 그러나 이것은 인간의 관점일 뿐, 우리가 생기기도 이전에 이미 딱정벌레는 지구 구석구석에 자리를 잡고 번성했다. 이 책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딱정벌레를 통해서 가슴으로 느끼게 한다. 어릴 때부터 뭇것들을 키웠던 경험이 있는 아이들, 자연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아이들에게 이 책은 열정과 지식과 감동을 준다. 이 책을 읽고 꼬마 파브르들이 좀 더 많아지길 바란다.
- 서미선(서울 구룡중 국어교사 lechat84@hanmail.net)


『마이크로하우스』, 데이비드 보다니스 지음, 윤규상 옮김, 도솔 (고1부터)
이 책을 읽은 학생들의 반응은 '놀랍고 신기하다'와 '징그럽고 약간의 거부감이 있다'였다. '놀랍고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인 학생들은 알지 못했던 마이크로의 세계를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어서였다. '징그럽다'는 반응을 보인 학생들은 평상시에 모르고 살던 미생물이 더러운 환경을 만든다는 것과 병원체로서 작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었다.
이 책의 원제목은 Secret House로 우리 집의 침실, 욕실, 주방, 현관에 숨어있는 보이지 않는 세상의 비밀스러움을 알려준다. '보이지 않는 세계'란 존재하고 있지만,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각에는 한계가 있어서 알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들기까지 하루 동안의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생활용품 자명종, 치약, 삼푸, 헤어 스프레이, 면도기를 소재로 하여 어렵거나 딱딱하지 않고 흥미롭다. 또한 우리가 먹는 감자 칩, 우유, 커피 속에서도 과학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비 한 방울 속에 들어 있는 우주'라니! 책을 읽으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사물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 보고 싶거나, 마이크로(극미)의 세계에서 극대의 세계인 우주까지 폭 넓은 시야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을 바라는 학생들에게 권한다.
- 전선미(충남 연무고 생물교사 smjwits@dreamwiz.com)


『살아 있는 것들의 아름다움』, 나탈리 앤지어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해나무 (고2부터)
현미경으로 송화 가루를 보고 있으면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난다. 이 책은 생명의 아름다움을 추상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저자는 생명의 아름다움을 바퀴벌레와 같은 사소한 것들 속에서도 찾아낸다. 심지어 아무리 사악한 것이라도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음을 밝혀낸다. 또한 그녀는 모범적이지 않는 행동 속의 세밀한 부분을 들여다보고, 찾아낸 생명 그 자체를 볼 수 있는 폭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다.
새로운 사실을 발견함으로써 우리가 알고 있었던 지식에 문제 제기를 하는 발상이 신선하고 독특하다. 생명체가 자연의 변화에 대한 끊임없는 적응력과 생명을 유지하려는 열망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배움 그 자체이다.
생태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피해야 할 일은 동물을 의인화하는 것으로, 동물이 인간처럼 감정, 목적, 의식, 지적 능력,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단백질, 핵산 등의 분자까지도 의인화하는 탁월한 이야기꾼인 그녀가 첨단의 어려운 전문지식을 유쾌하게 전해 준다. 깊이가 있는 생물책이 이렇게 흥미로울 수가!
과학을 공부하는 법을 알고 싶거나, 생물학자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는 귀한 안내자로 생물학의 여러 분야를 즐겁게 많이 배울 수가 있을 것이다. 읽는 도중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나오면 건너뛰어도 된다. 만약에 책을 덮어버린다면 많은 것을 잃을 것이다.
- 전선미(충남 연무고 생물교사 smjwits@dreamwiz.com)


『생명의 파노라마』, 말론 호아글랜드 지음, 버트 도드슨 그림, 황현숙 옮김, 사이언스북스 (중3부터)
『생명의 파노라마』는 과학을 사랑하는 생물학자와 화가의 공동 작품이다. 생물의 통일성에 매료된 두 사람은 서로 선생과 학생이 되어 설명하고, 질문하고, 연구하고, 논쟁을 거쳐 생명체가 어떻게 생겨나서 자라고 번식하며 더불어 살아가는지를 한 권의 책에서 보여주었다. 우리는 놀랍도록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하여, 에너지와 유전자, 생명장치와 피드백 그리고 발생과 진화로 이어지는 각 장은 분자생물학과 세포생물학의 기본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방대한 생물학을 이처럼 쉽고도 명쾌하게 안내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일러스트의 덕이다. 글과 그림이 행복하게 만나고, 때로는 그림의 보조수단으로 글이 기능하면서 까다로운 내용은 친숙하게 전달된다. 에너지 흐름과 평형을 커피에 프림이 섞였다가 퍼지는 것으로, 세포의 조절을 비행기의 조립 공장에 빗대어 표현하는 비유는 그림과 만나서 독자를 재미있고 알기 쉽게 안내한다.
그러나 소설적 읽기에 익숙한 중학생들에게 이 책은 복잡하고 깊이 있게 파고드는 대목에서 기가 질리기도 한다. 배경지식이 부족한 학생들은 이 책을 평하면서 그림책 같은데 모르는 게 더 많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생명의 파노라마』와 같이 비싸고 두꺼우며 전문적인 책이라면 학교도서관에는 꼭 갖춰 놓아야할 책이다.
- 서미선(서울 구룡중 국어교사 lechat84@hanmail.net)


『솟아라 나무야』, 임경빈 지음, 다른세상 (중3부터)
'나무와 풀의 차이점'까지도 꼼꼼히 설명해 주시는 노학자의 열정이 몹시도 고마운 책이다. 천연기념물 일람표(식물편)와 색인(Index)까지 있어서 나무백과사전으로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식물도감처럼 나무를 어려운 용어로 나누지 않고 기후에 따라 나누어 설명해 주고 있어 그 내용이 마음에 와 닿는다. 또 '아름다운 가로수', '단풍이 아름다운 나무', '꽃이 아름다운 나무', '열매를 이용하는 나무' 등으로 묶어서 사진과 함께 군더더기 없이 나무의 특징, 전해오는 이야기까지 덧붙여 놓았다. 그래서 찬찬히 처음부터 읽다보니 어느덧 국내의 나무란 나무는 모두 "내 손안에 있소이다."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 서경은(서울 중앙여고 사서교사 snose@hitel.net)


『숲 보기, 읽기, 담기』, 전영우 글 · 사진, 현암사 (중1부터)
자, 따라서 읽어보자. 숲! '숲'이라고 읽는 순간에 맑은 공기가 깊게 들어오며,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다. 그럼 이제 숲 속으로 들어가 볼까! 일상의 지친 몸과 마음에게 "이젠 좀 쉬어!"라고 말해 주자. 밝은 빛깔의 옷을 골라서 입고 가장 편안한 신발을 찾아서 신는다. 조그마한 배낭에 물통과 컵, 간단한 먹을거리를 챙겨서 넣은 후, 문 밖을 나서면 준비 끝! 만약 숲을 탐방하려고 한다면 도감, 기록을 위한 노트, 사진기 등등 준비해야 할 것이 많지만 우리는 쉬러 가는 것이므로 가벼울수록 좋으리라.
지금 숲은 어떨까? 저자는 여름 숲에서 가장 쉽게 만나는 것은 안개라고 했는데, 자욱한 안개와 풀섶에 맺힌 이슬이 떨어지고 있을까? 숲에 들어서면 우리의 오감을 모두 열어 놓고 자연을 느낀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면 이 책은 좋은 안내자이다. 또한 책을 읽기만 해도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여름이 가기 전에 맨발로 숲 바닥을 걷는 즐거움을 누려야겠다.
전영우가 권하는 숲 오감 체험 중에 '나무줄기에 귀를 대고 나무 몸통 속을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 싶다.' '나무에게, 숲에게, 자연에게 고맙다고 말을 걸고 싶다.' 등등.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 나서 자유로움과 편안함을 느끼기를 바란다. 포근한 숲 속에 어려운 일, 힘든 기억들을 버리고 나면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직접 '숲 보기, 읽기, 담기'를 체험하기 어려우면 이 책의 숲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고른 후, 계속 바라보면서 상상 속의 '책 속의 숲'을 걸어 다녀도 정신적 여유를 얻게 된다.
- 전선미(충남 연무고 생물교사 smjwits@dreamwiz.com)


『열려라! 꽃나라』, 차윤정 지음, 지성사 (중1부터)
대학교 신입생 3월, 교양 국어 시간에 선생님께서 '미친 개나리'를 읽어오라는 과제를 내주셨다. 도서관에 가서 아무리 '미친 개나리'를 찾아도 나오지 않아서 잡지에 실린 작품까지 뒤져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다음 시간에 그 선생님께서는 교정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개나리를 보고 오라는 뜻이었다고 말씀 해 주셨다.
이제 이 책을 보고 나니 왜 그렇게 식물이 미친 듯이 꽃을 피우는지 이해가 간다.
'꽃 나라 비밀 캐기'라는 표지의 글처럼 단순히 꽃 이름만을 알려 주는 책은 아니다. 식물의 씨앗을 만드는 중요한 기관으로서의 꽃을 설명하고 있다.
지은이가 자신의 아들과 딸을 생각하며 꾸몄다고 머리말에서 밝혔듯이 재미있는 그림과 자상한 설명 때문에 쉽게 읽을 수 있다.
- 서경은(서울 중앙여고 사서교사 snose@hitel.net)


『종의 기원, 자연선택의 신비를 밝히다』, 윤소영 풀어씀, 사계절 (고1부터)
오래 전 권장도서목록을 살피다가 '서울대 선정 고전 목록'을 보고 기가 막혔던 적이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거의 테러 수준의 목록이었는데, 교수들도 다 읽지 않은 책들, 그저 이름만으로 알려진 책들, 훌륭한 책이긴 하나 독자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책들로 이어진 목록이었다. 고전이란 수식어를 단 책들을 우리는 그렇게 이름만 알고 읽지 않는 책으로 제쳐놓았다. 부담감과 거리감과 난독성으로 다가온 고전이기에 이름만 거명하고 읽지 않았던 책, 그 목록 중에 다윈의『종의 기원』이 있었다.
이제 다시 고전이라 불리는『종의 기원』을 읽었다. 고전『종의 기원』을 풀어쓴『종의 기원 - 자연선택의 신비를 밝히다』를 읽으면서 나는 어린 시절 탐독했던 '비글호 항해기'가 생각났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실하게 탐구하고, 관찰하고 사색했던 사람, 세상에 열려 있었던 인간 찰스 다윈을 만났다. 다윈의 성실함과 깊은 안목을 풀어서 알기 쉽게 설명해준 저자에 힘입어 위엄 있는 이론인 종의 기원을 새롭게 읽었다. 저자가 다윈과 종의 기원에 대한 오해를 풀고 이해를 키우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진심이 내게 전해진 셈이다.
이 책이 빛나는 지점은 전문가가 친절하게『종의 기원』을 부분 부분 함께 읽어가며 설명하는 방식으로 '풀어쓴' 책이란 점에 있다. 다윈의 전기나 번역서와는 차원이 다르게 접근한 교사의 목소리는 종의 기원을 발표하기 전, 자연선택설을 꽃피울 수 있는 땅을 다지는 일에서부터 시작하여 자연선택설을 쉽게 설명해주고 있어 이론을 둘러싼 오해의 여지를 해명하고, 다윈의 면모를 새롭게 드러내고 있다. '고미숙'을 통해서 연암을 다시 만난 것처럼, 리라이팅된 종의 기원 읽기는 한 편으로는 놀라움이었고 또 한 편으로는 즐거움이었다. 그리고 시리즈 제목이 주니어 클래식이라고는 하나 결국 일반인으로까지 넓히는 고전 읽기 시리즈라 생각한다.
나로서는 현재진행형으로 논쟁 중인 다윈의 이론을 접하며 고전 읽기가 온고지신임을 다시 깨닫는 책읽기였다. 주니어로 묶기에는 조금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선생님과 같이 고전을 읽자는 데야 무조건 어렵다고 버틸 수는 없는 법, 다윈과 진화에 대한 인식을 일깨우는 책『종의 기원 - 자연선택의 신비를 밝히다』를 권한다.
- 서미선(서울 구룡중 국어교사 lechat84@hanmail.net)


'주니어 클래식'이라서 그런가, 확실히 과학도서 치고는 어려운 단어도 별로 없고, 읽기에도 편하다. 특히 중간중간 삽입한 사진들은 흥미롭고 이해를 돕기에 적절하고, 유머러스한 부분은 재미를 준다. 특히 각주가 단순한 용어 설명 외에 문장이나 문단에 대한 덧붙인 설명이 있어서 좋았다. 다윈의 '종의 기원'이란 책을 지금의 관점에서 풀어써 다윈에 대해 약간의 비판적인 시각도 볼 수 있고, 내용이 정확한 것 같다. 그리고, 딱히 이야기 투는 아니었는데도 윤소영이라는 사람이 직접 나한테 '종의 기원'을 소개하면서 천천히 설명해 주는 듯한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그러나 읽다보면 이 이야기를 하다가 다른 이야기를 하는 듯하여, 내용을 좀 연관되게 체계적으로 이어나갔으면 집중이 잘 될 것 같다.
『종의 기원』은 고전으로 전문가들만 읽을 수 있을 것 같고 내가 읽기에 버거운 책이다. 그래서 『종의 기원』을 읽기 전이나, 『종의 기원』을 읽지 않을 거라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게 진화론에 대한 막연한 생각이 구체적인 '자연선택설'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 김미림(충남 연무고 2학년 학생)


『춤추는 물고기』, 김익수 지음, 다른세상 (중1부터)
이 책은 우리 나라 강에서 살고 있는 120여종의 물고기를 소개한 책이다. 사는 곳에 따라 물고기를 나누어 놓았고 고유종과 외래종을 따로 구별해 놓기도 했다. 사진과 함께 생김새나 습성에 대한 짤막한 설명을 덧붙여 놓아 도감과 비슷한데, 그보다는 쉽고 덜 딱딱하게 되어 있어서 부담스럽지 않게 볼 수 있다.
책 표지에 나오는 '쉬리'는 이름이 특이해서 한 번 들으면 잊어버리지 않을 것 같은데 막상 사진으로 확인하니 무척이나 평범해 보였다. 아름다운 물고기로 예로부터 사랑 받아왔다는데, 글쎄 고개를 갸우뚱. 우리나라 고유 물고기들은 외국의 관상용 물고기처럼 그다지 화려하지는 않다. 그런데 한글이름이라 그런지 이름을 불러보면 하나하나 예쁘고 다정한 느낌이 든다. 버들개, 버들치, 퉁가리, 어름치, 쉬리, 모래무지 등. 생김새만큼 살아가는 모습들도 소박하다. 외래종처럼 으스대면서 마구 휘젓고 다니는 게 아니라 아무리 좁은 여울에서도 각자 먹이와 활동 시간대를 달리해 부딪히지 않고 서로 잘 어울려 산다.
이 책을 읽은 아이가, 이렇게 물고기들이 다양한지 처음 알았다고 한다. 그리고 좀더 내용이 깊고 자세했으면 하는 아쉬움을 이야기했다. 더 알고 싶은 마음, 관심, 아쉬움이 들게 하는 책이라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은가. 그 아이와 서로 기억에 남는 물고기 이름 대기를 하는데, 어? 나와 다 달라서 재밌었던 일도 있었다.
이 책의 속 내용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것에 비해 책 제목이 '춤추는 물고기'라 책을 다시 가져온 아이에게 '무슨 뜻일까?' 했더니 그냥 수줍게 웃고 말았다. 글쓴이가 쓴 다른 글에서 물고기들이 먹이와 짝을 찾아 움직이며 살아가는 모습이 춤추는 모습 같아 보였다고 한 것을 보았다. 나는 문득 얼굴이 검은 그 남학생이 강에서 물고기들과 함께 '춤추듯' 즐겁게 자맥질 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강에 나갈 때 가볍게 들고 가기 좋은 책이다.
- 장은미(경기 성안중 국어교사 o-jangmee@hanmail.net)


『판스워스 교수의 생물학 강의』, 데이비드 보다니스 지음, 윤소영 옮김, 도솔 (고2부터)
과학책 읽기가 어렵고 딱딱하다는 것은 생각이 아니라 사실이다. 그래서 혼자 읽기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선생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우리는 연무고의 책읽기 모임인 Dreams 학생들이다. 특히 이 책은 자연과정의 심화과정인 생물Ⅱ 내용이라서 더욱 더 함께 읽기가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스터디그룹을 만든 기분이었고, 단기간에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라 두고두고 읽을 책이다. 우리 동아리는 이 책을 추천하고자 한다.

민영: 우선 이 책은 생물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면서도 심화과정이 주를 이루고 있으므로 생물을 못 하는 친구들보다 생물에 관심이 있고 어느 정도 생물에 기본 지식이 있는 친구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정아: 대화구조로 되어있어 쉽게 읽을 수 있고, 교수의 재치로 따분함 없이 읽어나갈 수 있다. 또한 생물 용어가 좀 어렵기도 하지만 설명이 쉽게 되어 있어 이해가 잘 된다.
선민: 생물 공부에 흥미를 잃었거나 생물공부가 잘 되지 않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추천할 수 있다.
성은: 대화형식으로 되어있어서 좀더 쉽게 읽을 수 있었고, 교과서에는 내용이 많이 요약되어 있어서 혼자 공부하긴 힘든데, 이 책은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어서 공부하기도 더 쉽고 이해가 잘 된다.
규선: 생물Ⅱ를 배우는 자연과정의 고등학생에게 권한다. 이유는 고등학교 생물교과 과정과 같기 때문이다.
천운: 생물에 관심은 있지만, 공부할 자료가 부족한 학생이나 암기력이 약한 학생에게 전해주고 싶다.
- Dreams(충남 연무고 2학년으로 구성된 책읽기 모임)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 이은희 지음, 궁리 (중3부터)
생물을 좋아하는 내게 이 책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화학기호나 공식들만을 간단히 설명한 책들과는 달리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은 친근감도 느껴진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응용해서 쓴 글이며, 어려운 단어들도 세세하게 설명해 놓고 더 알아보고 싶다면 추천 사이트까지 찾아볼 수 있으니 다방면으로 좋다. 각 이야기마다 관련된 그리스로마 신화도 실려 있어 내용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읽는 재미도 있다. 중학생용 생물책으로 적당하며 주변에 과학에 흥미 있는 친구들에게 권해준다면, 이 책의 여러 장점들을 잘 활용해서 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 김진영(경기 성안중 3학년 학생)


『현산어보를 찾아서 1~5』, 이태원 지음, 청어람미디어 (고1부터)
조선의 실학자 정약전이 유배 생활을 하면서 흑산도 인근의 해양 생물에 관해 자료를 모으고 연구하여 펴낸 책이 바로『현산어보』. 이 책은 우리나라 최초의 해양생물학서적인『현산어보』를 저자인 현직 생물교사 이태원 선생님이 직접 되살리고자 곱씹고 되물어 풀어놓은 책이다. 해양 문화 유산답사기, 쉽게 생활에 녹여 쓴 과학교양서, 보고서 형식의 다큐멘터리 등 다양하게 읽을 만한 여지가 풍부하다.
물론 모두 5권으로 출간된 이 책의 분량에 질려 즐겁게 모두 읽기란 그리 쉽지 않다. 하지만 꼼꼼하게 읽어가면 당대 제일의 실사구시 지식인 정약전 선생의 시선이 다시 200년 뒤 저자인 이태원 선생의 시각과 겹쳐지면서 한층 풍요롭고 예리하게 질문을 던져 오는 책이다. 과학자의 시선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탐구해 가는지, 그 과정의 즐거움과 보람은 무엇인지 만끽하려면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 바로『현산어보를 찾아서』이다.
저자는 흔히『자산어보』로 알려져 있는 책을『현산어보』로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현산'이란 물론 흑산도. 책 전체에 풍부한 세밀화와 자료 등이 충분히 담겨 있어 도감 형태라 할 정도다.
- 허병두(서울 숭문고 국어교사 wisefree@dreamwiz.com)


지구과학

『동굴의 비밀』, 석동일 지음, 예림당 (중1부터)
『동굴의 비밀』은 동굴전문 사진작가가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동굴의 참모습을 소개한 책이다. 26년 전 충북 단양에 있는 노동굴을 탐사한 뒤로 동굴의 매력에 빠져버린 작가는 동굴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나아가 동굴의 신비를 자연 그대로 지키고자하는 바람이 있는 듯하다. 땅위에 있는 것이 아닌 땅 속에 있는 폭포와 살아있는 돌들의 아름다운 모습은 태초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를 신비스런 세계로 안내한다. 지하수의 힘만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땅 속 세계와 지구가 생성되면서 오랜 세월 동안 묵묵히 생성물들을 키워온 동굴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경외감과 함께 그들이 보내주는 생명의 메시지를 받은 느낌이 든다. 작가는 동굴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동굴을 꾸미는 2차 생성물들(종유관, 종유석…)은 어떠한 과정을 겪어 생겨났으며 우리나라 동굴의 특징은 어떠한지를 귀한 사진과 함께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더불어 동굴탐험의 자세와 함께 공개된 동굴이 얼마나 아파하고 있는지를 안타까움을 담아 전하고 있다. 쉬운 문체로 되어 있어 중1부터 읽으면 좋을 듯 하다.
- 이미숙(책따세 학부모 운영진 loveljy@kornet.net)


'동굴'이라고 하면 우리는 그냥 뻥 뚫린 '집'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그런 멋없는 동굴을 떠올린다. 혹은 드라큘라를 연상시키는 박쥐들이 그득한 냄새나는 축축한 동굴을 상상한다. 그렇지만 동굴은 그렇게 어둡고 축축하기 만한 곳은 아니다. 이 책은 동굴에 대한 일종의 편견을 자연스럽게 호기심과 관심으로 돌리고 있다. 중학교 1학년 과학시간에 석회동굴에 대해서 배운다. 지하수에 의한 작용으로 석회암이 녹아서 생긴다고, 카르스트 지형에 잘 발달해있으며 카르스트 지형은 강원도 임계지방에 있다고 배운다. 그렇지만 우리는 종유석과 석순, 석주의 아름다운 모습이나 그것들이 사람들 때문에 어떻게 고통 받고 있는지는 배우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유익하다. 그리고 또한 지루하지 않다. 문체 자체가 딱딱하고 읽는 아이들을 지루하게 만드는 그런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에도 과학책이나 철학책 같은 책들을 마주하면 잠이 쏟아지곤 한다. 그렇지만 이 책은 입을 다물 수 없게 만드는 너무 아름다운 기형 종유석, 종유관, 석순, 석주, 곡석, 티얼, 석화, 풍선석, 프라이드에그, 동굴포도, 견치석, 동굴버섯 등등 알지도 못했던 여러 석회동굴의 보석(지은이의 말을 빌리자면)들의 사진이 가득하다. 상아색으로 빛나는 맨들맨들해 보이는 그 사진들 때문에 자려고 해도 잠이 오지 않는다. 이 책은 우리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를테면 상상할 수 있는 기회, 동굴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지는 기회, 동굴을 보호하겠다는 생각이 들 기회, 그리고 동굴 탐험가가 되겠다는 꿈의 기회를 말이다.
- 임지연(경기 명인중학교 1학년 학생)


『바다는 왜?』, 장순근 · 김웅서 지음, 지성사 (중2부터)
이 책은 제목에서도 그렇듯이, 바다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바닷물은 왜 짤까? 바닷물도 흐를까? 바다 속에서 지진이 일어난다면? 이런 질문들을 쫓아가면서 하나씩 바다에 대해 알아가다 보면 신비롭고 때론 무섭기도 한 바다와 만나게 된다. 아직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버뮤다 삼각지대 이야기나 깊은 바다 속 이야기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 있는 부분은 바다 속 보물선과 핵 잠수함에 관한 부분이다.
책의 앞부분에서 아이들이 어려운 용어나 설명에 약간 버거워한다. 그래도 사진이 풍부하게 실려 있고, 작은 꼭지 이야기들이 재미가 있어서 학생들은 제법 잘 읽는다. 바다에 관한 아주 잘 짜여진 책이라기보다는, 쉽고 편하게 바다에 대한 상식을 넓힐 수 있는 책이다.
- 장은미(경기 성안중 국어교사 o-jangmee@hanmail.net)


『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화산 이야기』, 이지유 지음, 미래M&B (중1부터)
'지식을 위한 지식'전달에만 급급한 많은 과학서적에 비해서 이 책은 쉬우면서도 즐겁게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우리에게 화산이라는 소재는 그리 친밀한 것이 아니다. 그런 친밀하지도 않은 소재를 지은이의 화산체험(지은이는 1년 동안 하와이에 살면서 화산구경을 다녔다고 한다)을 바탕으로 화산의 특징들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함께 곁들여진 별똥별 아줌마가 직접 그린 그림과 가족들의 사진들이 훨씬 내용을 친근감 있게 전달하도록 돕는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며 화산이라는 것은 단지 무서운 자연의 재앙이라기보다는 자연의 변화과정이며 지구의 비밀을 알아낼 수 있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려운 지구과학적 이론들을 쉽게 정리할 수 있었다고 흡족해들 한다.
그러나 나는 그보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자연 현상들이 인간 중심으로 해석되고 있는 것을 깨닫고 자연현상 그 자체에 담긴 의미를 깨달아 가는 공부를 했으면 한다. 우리는 자연의 일부로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하는 것임을 깨달았으면 한다.
- 이수정(경기 양일종고 국어교사 jina-mam@hanmail.net)


『빅 뱅-우주의 탄생과 죽음, BBC 사이언스 어드벤처 2 』, 폴 파슨즈 지음, 이충호 옮김, 다림 (중2부터)
밤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들을 보면서 '도대체 저 많은 별은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서 만들어진 걸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이 지구라는 별에 존재하는 나는 누구인가?'하는 질문을 한번쯤 던져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특히 자신의 존재 가치와 주변 세계에 대해 새롭게 눈을 떠가는 청소년기에 이 문제는 '나'와 '우주'에 대한 인식의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 방향은 대체로 두 가지 정도로 정리된다. 하나는 철학적 종교적 관점에서 해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과학적 관점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빅 뱅 - 우주의 탄생과 죽음』은 '나의 존재와 우주의 탄생'이라는 문제를 과학적 관점에서 탐구해 가는데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영국 BBC 방송에서『별』,『혜성·유성·소행성』과 함께 출간한 3부작 BBC사이언스 어드벤처 시리즈 중 하나로, 우주의 탄생과 오늘날의 우주 그리고 앞으로 우주의 운명에 대해 현대 천체물리학의 대표적 이론인 빅뱅이론을 비롯하여 다양한 이론과 가설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우주나 천문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이 책을 찾아 읽고 싶어도 우주천문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나 그 개념이 생소하고 어려워 쉽게 다가가지 못하곤 한다. 그런데 이 책은 설명하는 내용이 그리 어렵지 않고 무엇보다도 한 페이지를 남김없이 가득 채운 올 칼라의 사진과 화보가 우주 천문에 대한 우리 학생들의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시리즈 중『별』은 중학교 2학년 과학 교과 내용과 관련이 있어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고 쉽게 이해하기도 한다.
- 김효석(서울 숭문중 국어교사 chekttas@hanmail.net)


사람들은 커가면서 여러 가지 지식을 습득한다. 이렇게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여러 가지 호기심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호기심은 다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계기가 되고 이 지식은 또 다른 호기심을 가지게 한다. 그러한 호기심 중 사람들은 문득 '우리의 조상은 어떠했을까? 그 위의 조상은? 또 그 위의, 위의 조상은?' 이런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이렇게 시작한 궁금증은 '우리들을 창조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이 세상, 이 우주는 어떠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을까?'하는 물음으로 발전한다. 이 문제들은 정말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물음들이다. 우리는 무엇으로부터 시작되었을까? 이 우주는 무엇으로부터 시작되었을까? 또 우주의 종말은 과연 올 것인가?
사람들은 우주에 탄생에 대해 또 우주의 죽음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 이 책에서는 우주의 탄생은 '빅 뱅'으로, 우주의 종말은 '빅 크런치'로 설명한다. '빅 뱅'이란 우주는 거대한 폭발에서 창조되었다고 하는 것이고, '빅 크런치'는 우주가 탄생하는 과정을 거꾸로 올라가 점점 축소되어 결국엔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우주의 탄생과 종말에 대한 궁금증을 이런 이론들과 여러 명의 과학자들의 견해와 의견 그리고 그들의 실험을 예로 들면서 설명하고 있다.
빅 뱅이나 빅 크런치가 확실히 우주에 대한 탄생과 종말의 호기심을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람들이 우주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서 여러 가지 사실들을 얻을 수 있었지만 그것들은 우주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이 우주에 대한 새로운 견해와 여러 가지 사실들을 알 수 있기에 우주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목마른 우리들의 목을 적셔주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 김병로(서울 숭문중 3학년 학생)


『신선한 대기를 느끼다』, 조명아 엮음, 성우 (중2부터)
'좋은 과학책'이란 말만 들어도 왠지 모르게 거리감이 느껴지는 친구들이 있다. 왜 그럴까?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숨겨진 과학의 신비는 교과서에 딱딱한 문장으로 쓰여 있다. 이러한 교과서를 통하여 과학을 이해하고 공부하는 전형적인 수업이 흥미로운 과학을 따분하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좀 더 독자가 과학을 가까운 친구처럼 친근하게 다가가도록 많은 작가들은 '과학책'이라는 말 앞을 어떻게 꾸밀지 고민한다. 그렇게 고민한 끝에 '과학책'이라는 말 앞에는 '한 눈으로 보는 과학', '읽기 쉬운 과학책', '재미있는 과학책' 등 그럴 듯한 말로 꾸며보지만 '책'이라는 한 단어 때문에 뒷걸음질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책'이란 단어를 붙이지 않을 수도 없는 것이다. 어떻게 말하던 책은 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학책'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기 위하여 먼저 독자가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 우선 과학에 대하여 어렵게 다루어진 책보다는 읽기 쉬운 책을 선택해야 한다. 이런 선택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다. 바로 『신선한 대기를 느끼다』라는 책이다.
이 책은 교과서 속의 대기를 구체적이면서도 흥미롭게 엮은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림과 함께 이해하기 때문에 읽기도 쉽고 재미가 있다. 이 책을 통하여 교과서의 내용을 연관시켜 나름대로 머리 속에 정리할 수 있어 과학 공부에도 큰 도움을 준다. 개념을 쉽고 빠르게 정리하고 싶은 고등학생에게, 과학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조금 더 깊이 알고 싶어 하는 중학생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이 있다. 사회가 급속히 변해감에 따라 인간의 편리를 위하여 과학을 발전시킴으로써 좀 더 편한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인간이 이룩한 과학의 발전이 자연을 파괴하여 생태계까지 위협을 주는 부작용으로 변모하였다. 그래서 이러한 부작용이 더 큰 재앙으로 다가오기 전에 시급히 대책을 세워가야 하는 데 이는 어렵지 않다. 나 하나가 아닌 모든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하나뿐인 지구를 맑고 깨끗하게 보존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지금 눈앞에 보이는 어두운 그림자가 보다 나은 밝은 미래로 우리들 앞에 펼쳐질 것이다.
- 조아라(서울 창문여고 2학년 학생)


『우주의 발견』, 케네스 C. 데이비스 지음, 이충호 옮김, 푸른숲 (중3부터)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강렬한 빛과 열기로 우리가 사는 지구를 어루만지며 생명을 키우는 태양, 어두운 밤 대지를 은근한 빛으로 비추는 달과 검은 천 위에 금가루를 뿌린 듯 떠 있는 이름 모를 수많은 별들은 우리 인류에게 영원한 궁금증과 호기심의 대상이다.
케네스 C. 데이비스의『우주의 발견』은 인류가 가지고 있는 태양과 달과 별에 대한 의문과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누가 어떤 노력을 했으며 그로 인해 거둔 업적과 그 배후의 이야기, 그리고 우주의 운명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천문학 잡학 사전이다. 보통 우주 천문에 대해 다룬 책들이 낯선 용어와 개념 때문에 이해하는데 다소 힘이 들곤 한다. 그러나 이 책은 비록 요즘 우리 학생들이 싫어하기 충분한 두께와 작고 많은 글씨, 적은 그림으로 되어 있지만, 우주 천문에 대한 총97개의 관심 있는 주제(질문)에 대해서 비교적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어서 읽고 이해하는데 그리 부담이 크지 않다. 그래서 이제 천문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아이들에게는 적절한 길라잡이 역할을 해 줄 수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다만 게재된 사진이나 그림이 칼라판으로 실렸다면 읽는 재미를 더 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기는 한다.
더운 날씨 때문에 낮보다는 밤에 활동하기 쉬운 여름 방학. 우리 아이들이 밤하늘에 떠 있는 별도 관측해 보고 우주의 질서에 대한 경이로움과 그것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인류의 힘겨운 노력과 빛나는 업적을 이 책을 통해서 음미하면서 21세기 우주로 향하는 꿈을 키웠으면 한다.
- 김효석(서울 숭문중 국어교사 chekttas@hanmail.net)


『풀코스 별자리 여행 - OZ 풀코스』, 김동훈 · 김지현 지음, 강선욱 그림, 현암사 (중1부터)
초등학교 때 여름 방학이 되면 늘 시골 할머니댁에 내려가 지내곤 했다. 한낮엔 개울에 가서 멱 감고 물고기를 잡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고 얼굴은 발갛게 익어갔다. 저녁을 먹고 난 후 모깃불 연기가 피어나는 마당에 멍석을 깔고 앉아 사촌누이와 형들의 얘기를 듣다보면 하늘에선 별이 한 가득 쏟아졌고, 고등학교 다니는 누이는 북두칠성과 북극성, 카시오페이아, 전갈자리 등 별자리를 알려주며 당시 유행하던 라나에 로스포의 '작은별'이란 노래를 가르쳐 주었다. 특히 북두칠성의 국자 바로 위에 별을 찾으면 시력이 1.5이상이라고 해서 눈을 씻으며 그 별을 찾느라 안간힘을 썼던 기억이 눈에 선하다.
요즘 우리 아이들 중 밤하늘의 별자리에 관심을 갖거나 별을 찾는 아이들이 참 드물다. 공해가 심한 도시에서 쉽사리 밤하늘의 별을 볼 일이 없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아이들이 별자리나 우주에 대한 관심이 덜하기 때문일 것이다. 심지어 오랜만에 도시를 벗어나 선명하게 별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학생 수련회에 가서도 밤하늘의 별을 보러 나가자고 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심드렁해 할 정도니 말이다.
이런 아이들에게『풀코스 별자리여행』은 별자리와 우주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할 만한 길잡이가 될 책이다. 이 책은 별자리의 탄생에 관한 역사적 배경과 별자리 찾는 방법, 황도 12궁, 별지도 익히기, 그리고 봄 여름 가을 겨울 각 계절별 별자리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또한 북쪽하늘의 별자리와 관련이 있는 신화도 소개하고 있어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다. 특히 별자리에 대한 칼라 사진과 관계되는 신화의 그림은 볼거리로 충분하다. 시간과 날짜를 맞추면 하늘에 어떤 별자리가 어느 곳에 떠 있는지를 쉽게 알려주는 별자리판은 실용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부록으로 소개되는 생일로 알아보는 별점과 신들의 계보도 등은 읽는 재미를 더한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어본 아이들은 내용이 쉽고 재미있다고 하면서 이번 여름 방학 때 이 책을 가지고 캠핑을 가거나 친척이 사는 시골에 가서 여름철 별자리를 확인해 보겠다고 한다. 참 잘된 일이다.
- 김효석(서울 숭문중 국어교사 chekttas@hanmail.net)


화학

『아톰으로 이루어진 세상』, 라이너 그리스하머 지음, 송병찬 옮김, 생각의나무 (고1부터)
아톰, 즉 원자로 이루어진 세상에는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날까? 궁금증을 풀어주는 데 적합한 과학교양서가 바로 『아톰으로 이루어진 세상』이다. 저자는 원자를 의인화하여 화학의 세계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준다.
이때 원자들의 교실에 등장하는 과학자 2명이 바로 원소주기율표를 창안한 천재 화학자 드미트리 멘델레예프(1907년 작고)와 세계적 생물학자이자 작가인 레이철 카슨(1907년 출생). 이들은 교사로서 원자들에게 원자의 세계에 대해 가르치게 하지만 이내 원자 스스로가 자신이 설정한 주제에 따라 발표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서로 특성이 다른 원자들을 교실의 학생들로 비유하고 다시 이들을 가르치는 교실로서 책을 구성한 것이 재미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화학 개념이 소개된다. 화학이라면 그저 외우는 과목, 온갖 분자식과 원소주기율표로 딱딱하게만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재미있고 유쾌한 화학책이다.
- 허병두(서울 숭문고 국어교사 wisefree@dreamwiz.com)


『엉클 텅스텐』, 올리브 색스 지음, 이은선 옮김, 바다출판사 (고2부터)
밀도가 높고 열에 강하며 화학적으로 대단히 안정된 금속인 텅스텐! 불확실한 세계에 변함이 없는 완벽한 금속인 텅스텐은 '삼촌'의 금속이었다. 자연과학에 대한 애정과 사물의 본질을 파헤쳐 규명하고 설명하려는 열정으로 가득 찬 집안 분위기에서 꼬마 올리버는 성장한다. 화학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펑'하는 소리와 코를 찌르는 냄새가 떠오르는 화학실험실이다. 꼬마 올리버는 '화학놀이'를 통해 알고 있는 지식을 실험을 하면서 화학이라는 마법의 세계에서 재미있고 신나는 나날을 보낸다.
화학은 물질의 성분 즉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꼬마 올리버가 화학을 사랑한 이유 중 하나는 화학이 '전환의 과학'이기 때문이다. 즉 성질은 고정되어 변환이 없는 몇 십 개의 원소가 그 숫자보다 훨씬 많은 화합물을 탄생시킨다는 것이다. 이렇듯 올리버의 생각과 성장과정을 통해 화학이라는 학문이 무엇을 연구하고, 어떤 실험을 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어 자신의 진로를 정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또한 칸니차로의 "새로운 과학을 배우는 사람은 과학이 겪는 발전과정을 한 단계 한 단계 거쳐야 한다."는 말처럼 과학 하는 태도를 배운다.
화학공부를 시작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이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이유는 화학교과서에 나오는 학습내용을 지식이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화학자들의 활동을 중심으로 설명하여 이해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화학이 과학으로 자리 잡게 한 열린 과학의 대변인 로버트 보일, 촉매의 원리를 발견한 어린아이 같은 활기와 열정, 엄청난 모험심,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충동의 험프리 데이비, 모든 원소를 하나로 아우르는 원리를 발견하여 원소주기율표를 만든 멘델레예프 등 살아있는 화학을 여러분은 만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화학을 좋아하는 학생은 더욱 좋아하게 할 것이고, 화학을 사랑하는 학생은 행복하게 할 것이다.
- 전선미(충남 연무고 생물교사 smjwits@dreamwiz.com)


과학과 관련된 책이라서 딱딱하고 재미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른 과학책과 달리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그 이유는 올리버가 어렸을 때부터 성장하는 동안에 의문을 가지고 실험을 하는 과정이 소설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투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려운 말이 나오거나 내용을 모르는 것이 나오면 다시 천천히 읽으면서 앞, 뒤의 문맥을 파악하면서 읽으면 이해가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어렸을 때부터 보통 사람들보다 궁금증, 호기심이 많아서 질문도 많고 질문에 대한 지식도 많은 똑똑한 아이이다. 특히 외가 친척들과 의사인 부모님의 영향으로 과학, 수학에 관심도가 높았다. 이렇게 높은 관심으로 주인공 올리버는 어머니에게 수많은 질문을 했고, 그의 어머니는 그의 질문에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금속에 대해 깊은 지식과 흥미를 가진 텅스텐 삼촌을 좋아하고 따르며, 금속에 대해 말해주는 것을 참 좋아했다. 어려서 이해를 하지 못해도 하나하나 알아 가는 것에 기쁨을 느끼고 새로 알게 된 것에 대한 질문을 수 없이 만들었다. 올리버가 하는 행동이 바로 과학을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올리버의 놀라운 능력은 작은 질문에서 많은 것을 알아내는 능력이다.
이 책은 과학에 대해 잘 알고 싶고, 잘 하고 싶은 학생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읽는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르겠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질문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왜 이럴까?, 이게 뭐지?' 어린 아이가 하듯이 질문을 많이 하고, 답을 먼저 생각해보고, 선생님의 설명이나 책을 통해 내가 몰랐던 부분을 이해하여 나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나는 질문을 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나만 모르는 것은 아닌지… 하면서 불안해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질문하는 것에 대해 의욕을 가질 수 있었다.
- 이소현(충남 연무고 2학년 학생)


『화학이 화끈화끈』, 닉 아놀드 지음, 토니 드 솔스 그림, 주니어김영사 (중1부터)
재미가 있으면서 깊이도 있다. 화학의 여러 중요한 맥락들을 잘 짚으면서도 재밌고 흥미를 끌만한 일화나 소재, 익살스런 그림 등을 잘 활용하고 있다. 1800년대의 과학자 리비히가 학창시절에, 커서 화학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가 교실이 웃음바다로 변하게 했던 일화라던지, 근대 화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라부아지에가 프랑스 혁명 때 궁지에 몰렸던 일화, 옛날 사람들이 금을 만들려 했던 수많은 시도 같은 다양한 일화와 나일론, 탄산음료 등 우연히 일어났던 발견들을 이야기식으로 재밌게 풀어 간다. 당연히 학생들은 화학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가질 만하다.
또한 우리가 직접 일상에서 해 볼 수 있는 실험들-예를 들어 비누나 아이스크림 등을 이용하여 할 수 있는 간단한 실험-을 제시함으로써 더욱 화학이 친근해 질 수 있도록 배려를 하고 있다.
- 임영환(서울 우신고 국어교사 choyain@hanmail.net)


참고자료

『아름다운 바다』, 앤드루 바이어트 외 지음, 김웅서 외 옮김, 사이언스북스 (중1부터)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훌륭한 사진들이 매 쪽마다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경탄을 감추지 못하게 하는 이 책은 지구가 땅이 아니라 물의 행성임을 강조하면서 바닷가 생물을 살피고 갖가지 바다의 진면목을 보여 준다. 특히, 열대 바다와 온대 바다, 얼어붙은 바다 등 지구를 덮고 있는 다양한 바다의 모습에서 육지 중심으로 사고하는 기존의 발상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금세 깨닫게 해준다. 그런가 하면 깊은 바다를 보여주는 대목에서는 어쩌면 머리 위 우주보다 더 엄청난 세계가 저 깊은 곳, 바다 속 깊숙한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품게 한다.
생명의 원천인 물, 다시 그 물의 원천인 바다를 섬세하면서도 깔끔하게 보여주면서 바다와 지구, 뭇 생명과 인간의 삶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해 보게 한다. 희귀한 바다 풍경이 펼쳐지는 사진들만이라도 관련 설명을 챙겨가며 읽어도 좋을 정도.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다. 영국 국영 방송(BBC)이 제작한 자연다큐멘터리가 바탕이 된 과학 교양서로서, 참고 설명과 해설 도표 등 관련 자료들이 곳곳에 박혀 있는 이 책은 학교도서관에 꼭 구비해 놓아야 할 1순위 도서.
- 허병두(서울 숭문고 국어교사 wisefree@dreamwiz.com)


『나무도감』, 도토리 기획, 이제호 외 그림, 보리 (중1부터)
도감이란 동류(同類)의 차이를 한 눈으로 식별할 수 있도록 사진, 그림을 모아서 설명한 책이다.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의 열정과 노력의 결과물인 다양한 종류의 도감이 있는데, 한자와 전문용어로 쓰여 무슨 뜻인지 그 내용을 모르는 학술용부터 대상별, 주제별, 계절별로 세분화한 도감까지 여러 종류가 있다.
'세밀화로 그린 어린이 도감'의 '세밀화'란 용어는 미술용어이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 의미는 머리카락 같은 세필을 사용하여 손으로 직접 그린 수채화를 의미한다. 요즘 시장에 가면 볼 수 있는 '보리똥'은 보리수나무의 열매인데, 그 보리수나무를 사진으로 찍은 도감과 세밀화로 그린 도감 두 권을 준비하여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비교해 보았다.
첫째, 사진은 한 곳에 초점을 맞춘 후에 찍기 때문에 나머지 부분은 흐릿할 수밖에 없고 둘째, 생명체는 입체적인데 사진은 우리가 보는 한쪽 면만을 나타내기에 보이지 않는 뒷쪽 부분을 동시에 표현할 수가 없다. 그러나 사람이 세밀화로 직접 그리면 둘 다 표현할 수가 있고 전체뿐만 아니라 개별화한 줄기의 털, 가지에 있는 가시, 잎의 잎맥, 꽃의 색깔, 열매모양을 그릴 수가 있어 그 특징을 정확하게 나타낸다. 이 책을 본 시골에서 자란 조 선생님은 "어릴 때 내가 본 것과 진짜, 진짜 똑같네요"라고 감탄을 연발하신다. 또한 시간의 흐름에 따른 나무의 생명활동과정을 나타내는 잎, 꽃, 열매를 전부 표현한 것도 장점이다.
생물실험 중에는 생물을 보고 관찰하는 실험을 할 때, 학생들에게 관찰한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방법-이것을 보통 '스케치'라고 부른다-이 있는데, 이 방법은 학생들이 세밀화를 그려보는 경험이 된다고 하겠다.
일상에서 말하는 듯한 입 말투는 편안하고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이해가 잘 된다. 나무에 대한 설명이 친절하고 사실적이어서 실질적으로 쓰임이 많겠다. 수채화로 그린 자연스런 색감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따뜻하고 부드럽게 느껴지고 미적 감각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자연과 점점 멀어지는 생활을 하고 있는 학생들이 자연 속에 있는 듯,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 그리고 자연의 경이로움과 살아있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기를 바란다.
- 전선미(충남 연무고 생물교사 smjwits@dreamwiz.com)


그밖에 짧게 소개하는 책들

『과학 읽어 주는 여자』, 이은희 지음, 명진출판 (고1부터)
'사람들 귀에 달착지근하게 달라붙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는 지은이의 말대로 부드러운 책이다. 다양한 과학의 분야를 딱 맞는 비유로 풀어 주니 읽지 않고는 배겨낼 도리가 없다. 신화, 소설, 전래동화, 영화, 역사적 사실 등을 들어 설명해 주는 그녀의 놀라운 재능을 확인해보시라! 그런데 사회 현상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이해가 쉬울 듯하여 중학생보다는 고등학교 1학년부터 읽었으면 한다.
- 서경은(서울 중앙여고 사서교사 snose@hitel.net)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정재승 지음, 동아시아 (중2부터)
과학이 단지 과학자들 사이의 밀담이 되어서는 곤란하다고 믿는 젊은 과학자가 쓴 과학 교양서. 친숙한 영화를 활용하여 어렵게만 느껴지는 과학을 재미있게 풀어 준다. 영화를 말하는 듯 하면서 과학을 더듬고, 과학을 논하는 듯 하면서 영화를 읽어간다. 책갈피를 넘겨갈수록 물리학자와 함께 영화를 보면 더 재미있다는 저자의 말에 자연스럽게 수긍하게 된다. 과학 전반에 대한 저자의 지식과 안목은 물론 세상을 보는 세계관까지 함께 읽을 수 있다. 조금 어려운 대목들도 있지만 중1부터 나름대로 읽어간다.
- 허병두(서울 숭문고 국어교사 wisefree@dreamwiz.com)


『이승모 할아버지의 남녘북녘 나비 이야기』, 이상권 지음, 청년사 (중1부터)
곤충을 좋아해서, 집안의 반대나 사람들의 무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곤충을 연구해 온 이승모 할아버지의 삶을 담은 책이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이야기 들려주듯 되어 있어 쉽게 읽을 수 있고 이야기 사이마다 세밀화로 그린 나비들도 만날 수 있다. 아직도 나비나 곤충을 연구한다면 잘 알아주지는 않지만, 작은 것을 더 소중히 지켜온 사람의 삶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 장은미(경기 성안중 국어교사 o-jangmee@hanmail.net)


『슈퍼마켓 물리학』, 렌 피셔 지음, 강윤재 옮김, 시공사 (고2부터)
비스킷 적셔먹기의 기술과 과학, 과학자가 달걀 삶는 법, 부메랑 잘 던지는 법, 야구 선수가 날아오는 공을 잡는 법 등등. 이 책의 소단원 제목들이다. 제목만 봐도 이 책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은 일상생활 속의 숨어 있는 과학적 원리를 밝혀내는 책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소재로 과학적 원리를 밝혀낸다는 발상은 참신하다. 하지만 다소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 물리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 읽기에 적합하다.
- 조영수(서울 창문여고 국어교사 youngsoo94@hanmail.net)


『조지 가모브 물리 열차를 타다』, 조지 가모브 지음, 승영조 옮김, 승산 (고2부터)
작품의 주인공 '탐킨스'는 꿈속에서 신비한 세계를 여행한다. 그 세계는 우리가 평소에는 감지할 수 없는 곳이다. 물리학 이론을 과장해서 현실에 적용한 세계이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그 세계에서는 이동하는 속도에 따라 시간이 느리게도, 빠르게도 가게 된다. 이런 이야기를 통해 여러 물리학 이론을 쉽게 풀어쓴 책이다. 스티븐 호킹과 로저 펜로즈에게 물리학자의 꿈을 심어준 책으로 유명하며, 물리학의 고전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물리학 이론을 근거로 꾸며낸 이야기가 우리 정서에 잘 맞는 않아 대부분의 학생들이 잘 소화하지 못한다. 물리학을 전공하고자 학생들이 읽었으면 한다.
- 조영수(서울 창문여고 국어교사 youngsoo94@hanmail.net)


『곤충의 사생활 엿보기』, 김정환 글 사진 , 당대 (중2부터)
지구상에서 생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곤충에 대해 실제로 아는 것이 별로 없다. 이 책을 읽으며 하나씩 알게 되는 기쁨과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곤충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저자의 따뜻한 감성과 유려한 문체 때문에 마치 자연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곤충을 만난 것 같다. 또한 글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사진을 통해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곤충의 세계를 인간의 시각으로 보는 것에 익숙한 학생이 읽으면 좋겠다.
- 전선미(충남 연무고 생물교사 smjwits@dreamwiz.com)


『꿈꾸는 푸른 생명 거북과 뱀』, 심재한 지음, 다른세상 (중2부터)
거북, 자라, 남생이의 차이는? 도마뱀과 뱀, 도롱뇽은 어떻게 다를까? 살모사는 알로 태어날까, 아니면 새끼로 태어날까? 산에서 뱀에게 물렸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백사는 정말 특효가 있을까? 파충류에 대해 궁금할 때 이 책을 읽기 바란다. 징그럽다는 이유로 멀리하거나 개인의 욕심 때문에 무분별하게 잡아들이는 것, 둘 다 동물과 인간이 지구상에서 공존해야만 하는 이유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하는 행동들이다.
- 전선미(충남 연무고 생물교사 smjwits@dreamwiz.com)


『달팽이』, 권오길 이준상 지음, 지성사 (중3부터)
육산 달팽이를 전공한 저자가 일반인들을 위해 만든 책이다. 느릿느릿 기어가는 달팽이에 대한 도감은 아니나, 약간의 전문적인 느낌을 준다. 기초과학의 토대가 부족한 우리나라의 저변 확대를 위하여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지성자연사박물관' 시리즈 중 하나이다. 배추 속에서 달팽이를 만났을 때, 달팽이가 이빨이 있을까? 궁금할 때, 달팽이를 기르고 싶은 데 정보가 필요할 때 읽으면 좋을 것이다.
- 전선미(충남 연무고 생물교사 smjwits@dreamwiz.com)


『우리 땅에서 사라져가는 생명들』, 햇살과나뭇꾼 지음, 정태련 그림, 소년한길 (중1부터)
우리나라에서 분포하고 있는 생물들 가운데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43종의 생물들을 묶은 책이다. 포유류, 조류, 양서 파충류, 곤충류, 무척추동물류, 식물류로 나누어 세밀화 그림이 그려져 있다. 더불어 각 생물들의 특징, 그 생물들이 어떻게 위기에 처하고 있는지, 그 피해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의 이야기들이 설명되어 있다.
- 이미숙(책따세 학부모 운영진 loveljy@kornet.net)


『자연의 빈자리』, 팀 플래너리 · 피터 샤우텐 지음, 이한음 옮김, 지호 (중1부터)
지난 5백 년간 지구에서 사라진 동물들을 글과 그림으로 복원한 책이다. 두 작가는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풍요로운 세계를 발견하는 마음으로 '도도'와 '카라카라'를 살려내고 있다. 동물들의 아름다운 모습은 신기함을 넘어 슬픔과 쓸쓸함과 분노를 느끼게 한다. 그리고 결국은 그들을 사랑하게 된다. 빈약한 시대에, 멸종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작가의 관점이 의미심장하다.
- 이미숙(책따세 학부모 운영진 loveljy@kornet.net)


『핀치의 부리』, 조너던 와이너 지음, 이한음 옮김, 이끌리오 (고3부터)
다윈에 따르면 진화란 오랜 세월에 걸쳐 일어나는 현상이다. 당연히 우리 눈으로 확인하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이 책은 다윈이 자신의 진화론을 잉태해가던 갈라파고스 섬에서 수십 년째 과학 연구를 하는 전문가들의 노력과 열정을 담고 있다. 이들 전문가들이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펼쳐지는 이 책은 예상보다는 쉽게 읽힌다.
갈라파고스 군도의 다양한 섬 환경에서 여러 종류의 핀치(새)들이 적응해 가는 풍경을 치밀하고 구체적으로 접근하며 진화의 과정과 증거를 직접 보여주는 책이다. 진화론 역시 관념적 과학론에 불과하다고 믿는 태도가 불합리다고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 허병두(서울 숭문고 국어교사 wisefree@dreamwiz.com)


『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 이지유 지음, 미래M&B (중1부터)
보통 아이들은 우주에 별 관심이 없다. 우리는 '우주' 안에 살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느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런 우리들에게 별똥별 아줌마는 "우리는 우주의 일부요, 우주는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며 우주를 친숙하게 안내해 가깝게 끌어당겨 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주에 대한 지식을 딱딱하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관련지어가며 그 신비함과 정겨움을 부드럽게 전달하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다. 우주적 이론들을 거시적인 안목으로 꾸민 동화책 같은 과학책.
- 이수정(경기 양일종고 국어교사 jina-mam@hanmail.net)


『풀코스 우주여행』, 김동훈 · 김지현 지음, 현암사 (중1부터)
별과 친해지기 위해 준비할 것부터 시작해서 천문대 정보, 태양을 비롯한 태양계의 아홉 행성에 대한 설명, 게다가 인터넷에서 천문학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이트 소개까지 실로 재미있고 알찬 정보가 올 칼라의 화려한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밤하늘에 펼쳐진 수많은 별들과 친해지고 싶은 학생에게 권할 만한 천문학 입문서로는 그야말로 '딱'인 책이다.
- 김효석(서울 숭문중 국어교사 chekttas@hanmail.net)






"책 읽어라", 목소리는 높지만 실제 현장에서 책읽기 교육은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책읽기 교육에 관심 있는 현장 선생님들이 뭉쳐서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여럿이 모이면 힘이 세지거든요. 이름하여,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지난 98년부터 한 주에 한 번씩 모여서 꾸준히 책읽기 교육에 대해 이야기한답니다.

현재 서른 명 좀 넘는 선생님들이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꼭 교사만이 아니라 회사원과 도서평론가, 군인, 학부모 등 일반인들도 함께 하고 있지요.
2004년 11월 현재 2만 2천여 명이 넘는 교육자, 학부모, 학생, 일반인들이 회원으로 가입하였구요.


2010년쯤에는 청소년 도서관을 아담하게 꾸며볼 계획입니다.
홈페이지는 http://www.readread.co.kr에 있어요.



운영진 소개

허병두 (대표) 서울 숭문고 국어교사 018-233-9199 / 02-716-2980 / wisefree@dreamwiz.com
고인옥 (도서검토) 경기 부천여월중 국어교사 02-693-7737 / 018-227-0907 / potato-girl@hanmail.net
권효진 (독서수업) 경기 부명고 국어교사 032-326-3271 / 018-215-1694 / yinhye@hanmail.net
김동연 (도서검토) 서울 서라벌중 국어교사 02-900-7960 / 011-9739-7960 / kdy9999@hitel.net
김미경 (도서검토) 경기 의정부공고 국어교사 / mi10@orgio.net / 016-709-8608
김효석 (독서수업 연구) 서울 숭문중 국어교사 02-3273-9731 / chekttas@dreamwiz.com
노훈금 (도서관 운영) 책따세 운영진 사서교사 031-592-7008 / 018-316-0924 / hungum@hanmail.net
박연식 (도서관 건립) 도서평론가 / 011-9762-3652 / nicebook@nicebook.co.kr
박윤주 (도서검토) 서울 중평중 국어교사 / byj16203@dreamwiz.com
서경은 (도서관 운영 담당) 서울 중앙여고 사서교사 02-362-3061-4(교환136) / snose@hitel.net
서미선 (홈페이지 담당) 서울 구룡중 국어교사 011-9727-1979 / 02-763-8488 / lechat84@hanmail.net
서은석 (홈페이지 관리) LG CNS(www.lgcns.com) 응용1팀차장 / 02-3480-1407,019-307-9642 esseo@lgcns.com
손규상 (도서검토) 공군기술고등학교 교관 052-245-4841 / 011-9080-4844 / eduson77@hanmail.net
송승훈 (권장도서 담당) 경기 광동고 국어교사 016-610-8806 / 031-572-3045 / gurumbae@nownuri.net
오복섭 (도서검토) 경기 낙생고 국어교사 / maru1042@hanmail.net / 011-9048-1042
오진주 서울 동구여상 사서교사 019-293-2106 / 02-762-1301 / opearl@hitel.net
윤창순 (도서검토) 서울 서라벌중 도덕교사 02-355-3815 / 016-720-7382 / sam89sam@freechal.com
이권우 도서평론가 016-771-8752 / lkw1015@hanmail.net
이미숙 책따세 운영진 학부모 016 - 315- 2812 / loveljy@kornet.net
이성희 (도서반 동아리 담당) 인천 효성고 018-283-6280 fool70@hanmail.net
이수정 (도서검토) 경기 양일종고 국어교사 016-751-2881 / 031-772-2805 / sjjina@yahoo.co.kr
장성렬 인천 문일여고 국어교사 019-278-5594 / begin92@dreamwiz.com
장은미 (편집 실무) 경기 성안중 국어교사 016-204-2755 / o-jangmee@hanmail.net
전선미 (도서검토) 충남 논산 연무고 생물교사 / 016-404-6893 / ssmjeon@hitel.net
정윤혜 (총무) 서울 백운중 국어교사, 휴직 중 011-9040-4245 / 02-998-2276 / mingima@dreamwiz.com
조영수 (편집 실무) 서울 창문여고 국어교사 02-2293-9912 / 019-307-9912 / notshy0120@hanmir.com
최기옥 (도서관 운영) 서울 진명여고 사서교사 016-332-9584 / 02-2643-1714 / ctngel@hanmail.net
최명옥 (도서관 건립) 서울 성신여고 국어교사 019-9151-6006 / mj5615@hanmail.net
홍진숙 (도서검토) 서울 석관중 국어교사, 휴직 중 02-962-2276 / 018-238-4716 / keunfam@hanmail.net
모임 결성 및 그동안 해왔던 활동들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약칭, 책따세)'은 독서교육을 올곧고 즐겁게 실천하고자 오랫동안 현장에서 고민해 온 교사들의 모임입니다. 책따세는 교실은 물론 가정과 사회에 바람직한 독서 문화를 정착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임 결성의 경위
주로 중·고등학교 국어교사와 사서교사들로 이루어진 우리 모임은, 각자 학교 현장에서 학교도서관과 독서교육 활성화에 심혈을 쏟다가 98년 처음 시행된 교육부 연구 과제 공모전에 함께 참여하게 된 것을 계기로 결성이 되었습니다. 98년 9월 14일에 정식으로 모임을 갖고 지금까지 매주 1회 이상(주로 금요일 저녁) 모여 활동해왔으며, 99년 1월 11일 교육부에 연구 보고서 (「독서동기 유발 방안의 개발과 실천 자료 제작」)를 제출한 이후, 마침내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이라는 이름으로 모임을 확대·결성한 것입니다.


그간의 활동 소개
①
98년 10월 교육부 연구과제 공모전에 '독서 동기 유발 방안의 개발과 실천 자료 제작'이라는 주제로 선정되어 보고서를 작성, 우수상을 받은 바 있습니다. 연구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장에서 즉각 활용할 수 있는 독서 동기 유발 방안들을 개발하여 자료집을 만들고, 책따세 독서 전용 홈페이지인 '꿈으로 영그는 나무'를 직접 제작, 운영했으며, 수업에 즉각 활용할 수 있도록 교과서에 나오는 필자들의 육성을 녹음/녹취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99년도 교육부 연구 과제 공모전에서도 연구팀으로 선정되어 <바람직한 독서교육을 위한 다양한 수행평가 방안>을 연구하여 우수상을 연거푸 받았습니다.

②
또한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을 연결하는 취지에서 교육방송과 협력하여 새로운 시도를 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즉, 99년 8월 5일에서 7일까지 유네스코 청년원에서 진행되었던 교육방송 <제1회 신세대 글쓰기 축제>에서 글쓰기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하였습니다. 교육과 방송을 연결하는 현장 체험 형식의 글쓰기 지도를 시도하겠다는 취지로 소설 주제가 만들기, 책광고 만들기, 인터뷰 글쓰기, 독서프로그램 구성안 쓰기 등으로 나뉘어 시도된 책따세의 교육 프로그램은 많은 호응을 받았습니다.

③
2000년 여름방학부터는 방학 때 읽으면 좋을 책들 목록을 계속 선정, 발표하는 등, 청소년들에게 적절한 권장도서 목록 개발과 보급에 많은 힘을 쏟고 있습니다. 매번 저희가 작성한 "방학중 읽을 만한 중고등학생용 권장도서 목록"은 여러 매체에서 활발히 게재하고 있습니다. 전국국어교사모임이 펴내는 국어교육 학술지인 <함께여는 국어교육>(계간지)에 매호 권장도서 목록과 독서지도 방법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2000년 가을부터 현재까지 20여 회에 조금 못미쳐 특정한 주제와 상황을 정해 관련 글과 자료를 발표하였습니다.

"책을 읽기 싫어하는 학생들에게 권하면 좋을 책" <함께여는 국어교육> 2000년 가을호
"겨울방학, 좋은 책을 어떻게 읽히고 지도할까" <함께여는 국어교육> 2000년 겨울호
"우리 아이들이 읽으면 좋은 '성장소설'들" <함께여는 국어교육> 2001년 봄호
"우리 학생들이 읽으면 좋은 '여행 책'들" <함께여는 국어교육> 2001년 여름호
"우리 아이들에게 권하는 인물 이야기 책 목록" <함께여는 국어교육> 2001년 가을호
"청소년에게 권하는 동화책들" <함께여는 국어교육> 2001년 겨울호
"학교와 아이들, 우리들의 이야기" <함께여는 국어교육> 2002년 봄호
"청소년이 읽으면 좋은 책 목록 50권", 북메세 '책열차' 청소년칸 전시목록
"평화를 위한 삶, 우리들의 희망만들기" <함께여는 국어교육> 2002년 여름호
"우리 아이들이 읽을 만한 성 관련 책들" <함께여는 국어교육> 2002년 가을호
"우리 아이들에게 권하는 좋은 만화책들" <함께여는 국어교육> 2002년 겨울호
"우리 아이들에게 권하는 좋은 예술 책들" <함께여는 국어교육> 2003년 봄호
"가정의 달 5월에 권하는 책들", 2003년 5월
"청소년에게 권하는 경제적 빈곤에 대한 책" <함께여는 국어교육> 2003년 가을호
"중고등학교 졸업생에게 권하는 책" <함께여는 국어교육> 2003년 겨울호
"책따세 권장도서 중에 논란이 있었던 책 목록" <함께여는 국어교육> 2004년 봄호
"인간과 과학, 그 아름다운 만남을 위하여", 과학의 달 기념 과학도서목록, 교보문고 공동기획, 2004년 5월
"학생들에게 권하는 좋은 과학 책들" <함께여는 국어교육> 2004년 여름호

④
또한 2001년 1월 9,10,11(3일간) 경기도 이천 유네스코 청년원에서 독서교육전문강좌(<우리교육> 주관)를 열었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독서지도에 관심 있는 선생님들과 함께한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비록 저희가 발표하고 경험을 드리는 시간이었지만 앞으로 함께할 선생님들이기에 더욱 기뻤습니다.

⑤
2001년 10월 1일 책따세는 첫번째 책을 펴냈습니다. <(선생님들이 직접 겪고 쓴) 독서교육 길라잡이>(푸른숲, 2001)입니다. 이 책은 저희들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독서교육의 모형을 정립하고 실천하고자 노력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아이디어를 단순하게 늘어놓지 않고, 현장에서 직접 실천한 내용을 실패담까지 곁들여 소개한 점이 특징입니다.

⑥
2002년 3월 유네스코가 제정한 '세계 책의 날' 행사에 대해 교육계와 출판계, 문화계가 함께 참여하는 행사들을 고민하여 이에 관한 내용을 제안서로 만들어 발표하였습니다. 이어서 '세계 책의 날' 행사 추진위원회에 참여하였습니다. 2003년 3월, '세계 책의 날 행사'에도 참여하였습니다.

⑦
2002년 4월 지하철 4호선에 설치되는 북메세 '책열차'에 청소년 전용칸 꾸미기에 참여했습니다. 5개 분야로 청소년이 읽으면 좋은 책 50권을 선정, 해제를 덧붙여 소개하였습니다.

⑧
2002년 4월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모두 5개 분야에 걸쳐 청소년을 위한 도서 1백 60여 종을 엄선하여 책선물 도서목록으로 발표하였습니다. (서울과 지방의 중고교 8개교에서 설문조사하여 진행)

⑨
2002년 4월 23일 공식 홈페이지를 독립적으로 구축하였습니다. http://www.readread.co.kr
2004년 7월 5일 현재 18,209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⑩
전국국어교사모임의 의뢰를 받아서 '책/따/세 독서교육 연수'를 2002년 6-7월에 진행했습니다. 서울경기 지역 국어선생님 쉰 분이 연수에 참여하였습니다. 2003년 7월에는 강원국어교사모임 여름방학 연수에 강사진으로 참여하였습니다.

⑪
2004년 7월 3일 '바람직한 독서문화를 위한 시민 연대'에서 주최한 심포지엄에 참여했습니다. 심포지엄의 주제는 '독서교육의 발전 방향'이었습니다. 올해 초 문제가 되었던 '독서인증제'를 비판하고 독서교육·독서문화의 대안을 찾는 첫 번째 행사였습니다.



저자 초청 강연
1) 유임하님 『분단 현실과 서사적 상상력』, 태학사 - 2000
"분단 문학의 올바른 이해를 위하여"
2) 양한재님 『빵 굽는 선생님』, 우리교육 - 2002
"교사가 즐거워야 학생이 즐겁다, 학생들과 함께 하는 즐거운 활동"
3) 고병헌님 『평화교육의 이론과 실천(번역서)』, 서원 - 2002. 4. 17.
"반전과 평화의 정확한 이해를 위하여"
4) 김성애님 『우리가 성에 관해 알고 싶은 것』, 또하나의문화 - 2002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성교육을 위하여"
5) 표정훈님 도서평론가 - 2003
"권장도서목록 작성을 위한 도서정보확보법"
6) 정재승님 카이스트 교수 - 2003
"과학 도서의 올바른 선택을 위하여"
7) 박연식님 도서평론가 - 2003. 5.
"청소년 독서지도의 방향"
8) 김동광님 과학세대 대표 - 2004. 5.
"과학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을 위하여"

저희의 궁극적인 목적은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행복해하고 자신의 삶에 유익한 지식과 정보를 얻고 남을 위한 삶, 더불어 사는 삶이라는 공동체적인 가치관을 자연스럽게 익혀나가는 데 있습니다.


지난 활동
저희 모임의 지난 활동은 다음의 홈페이지를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의 옛 홈페이지: http://club.dreamwiz.com/elibrary
(주의: 드림위즈 www.dreamwiz.com 서버를 활용하므로 드림위즈에 먼저 가입해야 들리실 수 있습니다. 최근 활동은 http://www.readread.or.kr을 보시기 바랍니다.)

[ㅎㅎㅎㅎㅋㅎㅎㅎ]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Charming]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