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부드럽게 숙성한 중형 SUV, 더 뉴 QM6
입력 2023. 3. 15. 16:40
르노코리아자동차 더 뉴 QM6를 시승했다. 새로운 외장 디자인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친환경 소재, 그리고 기존보다 좀 더 부드럽게 변한 승차감이 눈에 띄었다.
글 강준기 기자(joonkik89@gmail.com)
사진 르노코리아자동차, 강준기
‘27,440대’. 지난해 QM6의 판매량이다. 2016년 등장해 어느덧 데뷔 7년차에 접어들었다. 꾸준한 사양 보강과 국내 SUV 최초의 LPG 모델 투입 등 ‘틈새전략’에 힘입어, 누적판매 20만 대를 돌파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QM6의 핵심은 ‘가성비’. 가격 대비 넓은 실내 공간, 담백한 안팎 디자인, 괜찮은 주행 기본기를 갖춰 소비자로부터 꾸준한 선택을 받았다.
이번에 등장한 더 뉴 QM6는 부분변경 모델로, 변화의 핵심은 크게 ①외장 디자인 개선 ②인포테인먼트 개선 ③실내 소재 업그레이드 등 세 가지로 나눈다. 이외에, 실제 시승하면서 느낀 변화는 승차감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①익스테리어
먼저 외모 소개부터. 더 뉴 QM6의 얼굴을 이전 모델과 비교하면 넓고 중후하다. 그릴의 면적을 키우고 안쪽 패턴을 새틴 그레이 컬러로 마감했다. 덕분에 차폭은 같지만 더 와이드한 이미지로 거듭났다. 헤드램프 속엔 버티컬 타입의 LED 바를 심었고, 범퍼의 굴곡도 입체적으로 다듬었다. 그릴 아래 자리한 은색 스키드 플레이트도 포인트.
옆모습은 큰 변화 없다. 최상위 프리미에르 트림은 1열 도어 측면에 ‘프리미에르’ 로고를 더했다. 새로운 디자인의 19인치 휠도 눈에 띈다. 뒷모습 역시 큰 차이 없는 가운데, 새로운 범퍼 디자인과 테일램프의 LED 배열이 돋보인다. 전반적으로 기존 QM6의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적절히 수정해 최신 트렌드를 좇았다.
더 뉴 QM6의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4,675×1,845×1,700㎜. 휠베이스는 2,705㎜이다. ‘중형 SUV’라고 커뮤니케이션 하지만, 7년 사이 ‘동생’들의 체격이 훌쩍 커졌다. 현대 투싼은 각각 4,630×1,865×1,665㎜, 기아 스포티지는 4,660×1,865×1,660㎜다. 휠베이스는 모두 2,755㎜. 대신 트렁크 용량 추월은 허락하지 않았다. 기본 용량은 투싼이 622L, 스포티지가 637L, QM6가 676L다(모두 VDA 기준).
②인테리어
실내 디자인은 기존과 같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이지 라이프’라고 부르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실시간 길안내가 가능한 티맵 내비게이션과 AI기반 음성인식 누구(NUGU), 음악 스트리밍(멜론‧지니뮤직), 유튜브, 팟빵, 뉴스리더 등 다양한 앱을 심었다. 특히 기존과 비교해 터치 반응속도가 빠르고 주차할 때 요긴한 스마트 스카이 뷰도 담았다.
편의장비 보강도 눈에 띈다. 기어레버 앞쪽엔 LED 살균 모듈을 더했다. 마스크나 스마트폰, 자동차 키 등을 주행하는 동안 살균할 수 있다. 이외에, 65W 초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뒷좌석 USB-C포트(2개), 새로운 공기청정 시스템을 넣었다. 여름철 주행에 필요한 앞좌석 통풍 기능과 시원한 개방감을 갖춘 파노라마 선루프도 있다. 다만, 2열 열선 시트의 조작 스위치는 여전히 암레스트 속에 숨었다. 개선하는 김에 스위치 위치도 바꾸면 어땠을까.
새로운 인테리어 트림도 더했다. 친환경 올리브 그린 나파 가죽시트로, 아마씨유와 옥수수 등을 통해 친환경 공정으로 가공한 가족을 사용했다. 또한, 시승차의 블랙 인테리어 트림은 한층 스포티한 분위기를 담았다. 시트 등받이 상단과 좌우 사이드 볼스터에 스웨이드를 씌우고, 1열 헤드레스트 뒤쪽엔 ‘프리미에르’ 로고를 심어 고급감을 높였다.
특히 이번 모델부턴 ‘퀘스트’라고 부르는 새로운 2인승 밴 모델이 등장했다. 1열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을 널찍한 트렁크로 바꿨다. 적재용량은 총 1,413L, 적재중량은 300㎏이다. 완벽한 ‘평탄화’를 통해 레저활동 수요를 겨냥했다. 또한, QM6 퀘스트 모델엔 전용 디지털 룸미러를 넣었다. 부피가 큰 짐을 실어도 원활한 후방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③파워트레인
성공적인 성형수술을 치렀지만, 파워트레인 변화는 없다.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을 갖춘 2.0 GDe, 2.0L LPG 엔진의 2.0 LPe 등 두 가지 구성으로 나눈다. 최고출력은 가솔린이 144마력, LPG가 140마력. 모두 CVT 무단 변속기를 사용하며, 멀티링크 방식의 후륜 서스펜션을 갖췄다. 또한, 앞뒤 바퀴 모두 벤틸레이티드 디스크 브레이크를 심었다.
④주행성능
우리 팀이 받은 시승차는 2.0 GDe 프리미에르 모델. 그 동안 다양한 QM6를 타봤지만, 새로운 마스크 덕분에 신선한 느낌이 든다. 다소 차분했던 기존 모델과 비교하면 존재감이 뚜렷하다.
주행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승차감이다. 과거부터 QM6는 모나지 않은 무난한 주행 감성을 갖췄다. 바꿔 말하면, 경쟁 제품과 비교해 뚜렷하게 앞서는 부분은 없었다. 반면, 신형은 좀 더 부드러운 승차감이 돋보인다. SM6가 부분변경 거치며 부드럽게 변했듯이, QM6 역시 전보다 포근한 승차감을 앞세운다. 2열에서도 1열 못지않게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노면의 요철을 부드럽게 삼키는 모습이 전보다 좋다. 즉, 140마력 대 출력을 갖춘 엔진 성능을 감안했을 때, 안락한 감각에 집중한 지금 모델의 세팅은 적절하다.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을 포용하고자 하는 전략을 알 수 있다.
두 번째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그 동안 르노코리아 제품의 소프트웨어는 경쟁 모델과 비교해 빈약했다. 부족한 기능뿐 아니라 반응속도도 느렸다. 반면, 이번 모델은 경쟁 모델 수준으로 대폭 개선했다. 터치 반응속도가 빠르고 태블릿 PC처럼 자주 사용하는 메뉴를 화면에 배치할 수도 있다. 음성인식 누구(NUGU)를 통해 운전하면서 원하는 기능을 간단한 음성명령으로 조작할 수 있는 점도 마음에 든다. 또한, 새로운 공기청정 시스템과 LED 살균 모듈 등 요즘 시대에 걸맞은 장비의 탑재 역시 좋은 선택이다.
여러 부문에서 완성도 높은 모습을 갖췄지만, 답답한 엔진 출력은 타협해야 한다. 교통흐름에 맞춰 달리기엔 부족함 없지만, 속도 욕심을 조금 부리면 ‘카랑카랑한’ 엔진의 거친 회전질감과 금세 맞닥뜨린다. 배기량은 낮지만 저회전 토크가 풍성한 SM6 TCe 300의 1.8 터보 엔진을 메뉴판에 추가하면 어땠을까. 다만, 운행의 주 용도가 막히는 출퇴근길이면서, 아이들 때문에 느긋하게 달릴 수밖에 없는 운전자라면, QM6의 엔진 출력은 타협할 수 있다.
총평
새롭게 거듭난 더 뉴 QM6. 기존 모델의 약점이었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선하고, 요즘 트렌드에 걸맞은 웅장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친환경 실내 소재를 담아 다시 한 번 승부수를 던졌다. 무엇보다 경쟁사 소형 SUV와 비슷한 가격으로 넓은 실내를 갖춘 SUV를 살 수 있다는 점은 이 차의 가장 큰 매력이다. 여기에, 장비 보강을 통해 기능적으로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구매 포인트다.
더 뉴 QM6의 가격은 2.0 GDe LE가 2,860만 원, RE 3,290만 원, 프리미에르 3,715만 원이다. 2.0 LPe는 LE 2,910만 원, RE 3,340만 원, 프리미에르 3,765만 원이다(개소세 3.5% 기준). 2인승 밴 모델은 QM6 퀘스트는 SE가 2,680만 원, LE 2,810만 원, RE 3,220만 원이다.
<제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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