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 정마담의 하루 7 / 이기와
-해가 뜨지 않는 변두리에서의 한때
연탄불이 꺼질 것 같아 아궁이 밑구멍을 활짝 열어두고
아랫동네 질퍽한 시장바닥을 휘젓다 와보니
이게 웬 걸,
그새 다 타버리고 흰 잿덩이로 앉아 있는 해골 두 장
왜 그리 어리석었을까?
내 영혼이 홀딱 타버리고 쓸모 없는 구공탄 잿덩이가 된 것
한동안 분별 없이 화력 좋은 몸의 밑구멍을 활짝 열어 둔 탓
이기와 시인
1968년, 서대문 판자촌에서 해녀의 막내딸로 태어났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부터 가족의 유랑으로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다가 28살의 늦은 나이에 검정고시를 치러 한양여대 문예창작학과에 입학, 본격적인 문학공부를 시작했다.
어려운 학업 중에도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방송통신대와 중앙대 예술대학원을 졸업했다.
199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시 ‘지하역’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2001년 첫 시집 <바람난 세상과의 블루스>를 출간, 자신의 파란만장했던 삶을
직설적이고도 도발적인 언어로 표현함으로써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또 2005년 많은 시인들의 내면을 감각적이고 개성적인 문체로 묘사한 여행산문집 <시가 있는 풍경>을 출간했다.
이외 KBS TV <이것이 인생이다> ‘화곡동 황진이’ 편에 출연, 질곡과 고통의 세월을 딛고 자신의 꿈을 이룬
인생역정을 진솔하게 보여주면서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바 있다.
현재 그는 김포의 한적한 시골로 들어가 텃밭을 가꾸며 더 나은 삶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출처] '유토피아' 정마담의 하루 7 / 이기와|작성자 마경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