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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여 찬란한 삶을 향한 찬사
완벽하지 않아 완전한 삶에 대하여
마리나 반 주일렌 지음/ 박효은 옮김/ 피카(FIKA)
“너무 높게도, 너무 낮게도 날지 말라!” 넘치거나 부족함이 없는 중용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prologue
- 제아무리 훌륭한 삶이라도 나름의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는 현실을 직시하고, 완벽주의는 불협화음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데 방해가 될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삶은 돌연한 사건과 우연한 만남의 연속으로, 우리는 훗날 돌아볼 때에야 비로소 그 모든 일들이 특별했음을 깨닫는다
- 평범하여 찬란한 것, 작고 사소한 것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해주는 그 첫걸음은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일 것이다
1장. ‘그만하면 괜찮다’는 마음을 꺼리고 있진 않은가?
평범하고 그만하면 괜찮은 삶이란
평범하고 그만하면 괜찮은 삶이란, 헛된 야망의 실현이나 비겁한 타협이 아니라 타인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다. 떠들썩한 성공 뒤에 숨어 있는 것들에 관심을 가지려는 의지다
결코 만만치 않은 ‘평범함’에 관한 글쓰기
특별히 선택된 자들만이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성찰하고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판단을 유보하고 삶이 흘러가는 것을 관찰하며 결과보다는 과정에 관심을 둔 귀한 자질을 지닌 사람들이었다
평범함은 미덕인가, 악덕인가
황금의 중용은 무척 신중한 자들이 성공과 자기애로 인해 삶의 균형이 깨지려 할 때 극단을 멀리하기 위해 선택한 미덕이었다
우리는 왜 중용을 기피하게 됐을까?
아리스토텔레스가 지나치게 성급한 판단을 막아주는 신중한 거리두기로 여겼던 중용을 우리는 과단성의 결여나 비겁한 무관심으로 바라보는 듯하다
2장. 쇼펜하우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지라도
젊을 때 끌리는 이야기
‘그만하면 괜찮다’는 그것이 나약함과 용기 부족의 동의어처럼 보였다
‘그만하면 괜찮다’는 마음과 권태의 차이
(쇼펜하우어) 삶이란 욕망과 권태를 오가는 시계추일 뿐이다. 만족감이란 지속되지 않으며, 충분히 행복하고 안온한 삶 역시 오래 유지되지 못한다. 황금의 중용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환상일 뿐이다. 모든 만족은 순간에 불과하다. 결국 삶이란 필연적으로 실망할 수밖에 없는 욕망을 좇는 것이다
만족 또는 흔히 행복이라고 부르는 것은 본질적으로 언제나 소극적인 것에 불과하며 결코 적극적인 것이 아니다. (중략) 만족은 소망을 사라지게 하고, 그리하여 기쁨을 사라지게 한다. 그렇기에 만족이나 행복의 실현은 고통의 완화, 욕구 충족 이상의 무언가가 될 수 없다
삶은 권태롭고 만족감은 지나치게 높이 평가되고 있다. 우리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무언가를 추구하는 그 자체에 있다
만족감이란 이제는 충족되어 사라져버린 과거의 고통과 결핍을 떠올릴 때 간접적으로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만족이 사라진 후에야 비로소 그 가치를 깨닫게 된다
3장.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면 생기는 일들
우리가 자기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
우리 대부분이 타인의 인정을 갈망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주변 사람들의 성취(또는 실패)에 큰 영향을 받는다
내가 불만족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보편적인 성공의 개념이 나의 능력, 나의 한계와 대립되는 데서 기인한다
우리가 열망하는 진리와 성공은 대개 타인의 성공에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삶에 결코 만족하지 못한다
경쟁과 시기는 모든 즐거움을 앗아가고 우리를 고통 속으로 밀어 넣는다. 그리고 그것들은 결국 재능과 아름다움에 대한 감수성을 억누르고 무뎌지게 한다
결코 대중의 변덕에 휘둘리지 않는 그의 탁월함은 평범하고 그만하면 괜찮다는 마음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선명하게 보여준다
* 아레테(arete. 탁월함 혹은 도덕적 미덕)_ 타인의 반응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대신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탁월함에 도달하는 것이다
우리는 인간 내면의 가장 어두운 한 단면만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보다 깊숙한 곳에 있지만, 더 환히 빛나고 있을 또 다른 면면들은 누군가에게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소위 평범하거나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인물에 관심을 가지다 보면, 우리가 얼마나 쉽게 틀에 박힌 생각으로 섣부른 판단을 하는지 깨닫게 된다
드러나지 않는 삶을 조병하는 것이 문학의 본령이다. 픽션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것들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 우리가 평범함을 예사롭게 지나치지 않을 때, 평범한 삶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_ 파울 플레밍
성공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그들은 그저 그만하면 괜찮다는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할 뿐이다
라이벌의 실패를 바란다면
졸렬하게 라이벌의 실패를 바라거나 그의 성공을 식할 때, 그것으로 충분치 않다는 마음은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힌다
타인의 인정에 집착할 때
평범하게 사는 것도 쉬운 건 아니지만, 성공 후에 겪어야 하는 고통에 비하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성공과 명성은 불안과 함께 온다
우리는 언제나 성공과 명예를 좇지만, 막상 그것을 얻고 나면 괴로움에 빠진다
4장. ‘그만하면 괜찮다’는 마음에 관한 탐구
비범한 평범함을 이야기하다
다름을 드러내기를 두려워하지 않기
불투명성을 인정할 때 우리는 우리가 예상한 범주 바깥에 있는 타인과 교류할 수 있다. 타인을 구분하고 범주화하는 행위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가 타인의 행동이나 세계관을 다르다고 판단할 수 있듯이, 우리가 인간적이라고 분류하는 것 역시 또 다른 기준에서 볼 때는 언제나 예외이고 편향일 수 있다
그의 전 생애를 들여다보지 않고 누군가를 이해할 수는 없다
타인에게는 낯선 세계가 있다
우리는 같은 사람이자 다른 사람일 수 있고, 한 사람이자 여러 사람일 수 있다. 또 타인의 인식에 다가가면서 그에게 공감할 수 있고 완전히 다른 삶을 경험해볼 수 있다
인간의 마음 속에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고 모순적으로 보이는 면면들이 공존할 수 있다
☞ 지나치게 보잘것없는 사람도, 지나치게 추한 사람도 없다_ 게오르크 뷔히너
사소한 몸짓에 관심 기울이기
상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는 것은 상대를 함부로 재단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상대에 대한 판단 유보는 타인과의 소통을 방해하는 경쟁심이라는 장애물을 제거해준다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모든 것이 우리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
타인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을 헤아려보는 것은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기 위한 훈련이다
사소한 몸짓, 헤아릴 수 없는 것들에 관심을 기울이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낯선 누군가를 마주했을 때 그를 천천히 관찰하고, 판단을 유보하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경청하고, 그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야말로 타인을 존중하는 일의 시작이다
나에게 관대한 만큼 타인에게도 관대하기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은 관심을 가질 때에야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낸다
나의 잘못에 관대했던 만큼 타인의 잘못에 얼마나 냉정하고 무자비했던가
5장. 눈에 띄지 않는 사람들을 바라보기
능력주의라는 폭군
신자유주의는 더욱 치열해질 뿐인 경쟁을 부추기고, 사람들을 분열시키며, 연대를 훼손하는 능력주의를 불러올 뿐이다
능력주의라는 폭군은 불안의 폭군, 자만심의 폭군이기도 하다
특별함을 떠받쳐주는 평범함
평범함 없이 어떻게 특별함이 존재할 수 있겠는가. 타고난 재능과 상위 문화는 평범함이라는 조연 덕에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
평범함은 특별함이 존재하기 위한 첫 번째 필요조건이다. 상위 문화는 그것을 기반으로 한다
평범한 것들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려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들을 아름답게 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런 삶의 태도를 선택하는 건 온전히 각자의 몫이다
높은 것과 낮은 것
순수한 영혼에 대한 열망과 모든 현실적 감정을 거부한 나의 태도는 일상의 만족으로 가는 길을 막는 걸림돌처럼 나를 평범하여 찬란한 삶으로부터 멀어지게 했다
☞ 카이사르의 생애가 우리네 인생보다 더 많은 교훈을 주는 것은 아니다. 황제의 삶이든 민중의 삶이든, 온갖 인생사에 부딪히는 한낱 삶일 뿐이다_ 몽테뉴
6장. 노동이 예술이 될 때
우리가 잘 모르는 노동의 가치
타인에 대한 배려와 책임감을 갖고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데 있어 장인 정신에서 요구되는 헌신만큼 좋은 스승은 없다
뛰어난 개인이 세상을 바꾼다는 말
보다 미묘한 세계에 속해 있는 사소한 몸짓을 포착하기 위해 시야를 넓힐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의 의식에 정신적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영웅들이 누리는 영광의 토대를 마련해준, 그저 평범하게 보이는 사람들의 역할을 헤아릴 수 있어야 한다
각자가 자기중심적 판단에서 벗어나 사회적 존엄성을 인식하고 고양해야 한다
세상에 하찮은 일은 없다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은 나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내면의 공허와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마음 사이에 불안하고 병적인 연결고리가 존재한다
7장.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하찮은가
육체노동자는 왜 덜 존중받는가
* 스노비즘(snobbism)_ 고상한 척하거나 자랑하고 허세부리는 것
같은 장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다른 규칙이 적용될 때, 자존감이 쉽사리 무너진다
☞ 평범한 것들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려면 높은 것과 낮은 것,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수롭지 않은 삶에도 경의를 표할 것
대수롭지 않은 삶을 조명하는 것이 문학의 역할이다
8장. 타인의 가치를 속단하지 않기 위한 공감적 상상력
사람을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기
타인에 대한 섣부른 판단은 복잡한 윤리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안일한 선택이다. 우리가 타인을 섣불리 판단할 때, 타인은 통제되기 쉽고 우리가 책임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평면적인 인물로 전락한다
모든 인간이 타인을 위해 멈춰 서서 그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완벽주의자들은 완벽하지 않은 것에도 존재하는 가치를 보지 못한다
사람이 먼저다. 선해지자. 그가 누구이건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자
타인에 대한 판단을 유보할 수 있어야 한다. 성급한 판단을 삼가고 타인의 고통과 개개의 욕구를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다움을 지키기 위해서는 타인에게 귀를 기울이고, 말하기 보다는 듣고, 판단하기 보다는 관찰해야 한다
누구에게라도 쓸 수 있는 평범하다는 말은 타인을 열등하다고 판단하면서 자신은 우월감을 느끼려는 지나치게 성의 없는 표현이다
성급한 판단을 자제하고 폭넓은 시각을 가지고 차가운 시선에 온기를 담아보라
☞ 삶은 돌연한 사건과 우연한 만남의 연속으로, 우리는 훗날 돌아볼 때에야 비로소 그 모든 일들이 특별했음을 깨닫는다
탁월함과 평범함 사이의 경계 허물기
타인을 성급하게 단정 짓는 태도를 버리는 것은 관용을 향한 첫걸음이다
보잘것없다고 여기는 타인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 외면당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어리석음과 지혜, 약함과 강함을 섣불리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타인에게 숨겨진 무한한 가능성의 아주 작은 단편만 볼 수 있을 뿐이다
9장. 완벽에의 열망을 포기하는 것에 대하여
보통 사람들의 품위
인간됨의 본질은 완벽을 추구하지 않는 것이고, 때로는 신의를 위해 기꺼이 죄를 저지르는 것이며, 우애의 관계를 불가능하게 만들 정도로 금욕주의를 강요하지 않는 것이고, 결국엔 생에 패배하여 부서질 각오가 되어 있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의 품위는 완벽한 무언가가 아니라 일종의 중용이다. 이는 직관과 결단의 결과로, 과시적인 영웅주의를 단호하게 거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품위 있는 삶에는 실패가 포함되어 있게 마련이다
품위 있는 사회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고 행복만이 가득한 유토피아가 아니라, 삶의 이상을 강요하지 않고 이미 존재하는 관습과 평범한 삶의 형태, 심지어 사소하고 불완전한 것들까지 존중하는 사회다
대립하지 않고 더불어 생각하는 자세
타인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깊은 울림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소음을 잠재우고 타인과 비교하기를 멈추어라. 상처에도 자만에도 휘둘리지 않고 이성에 따라 사물을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10장. 명예에는 이면이 있고, 성공에는 쓰라림이 있다
조지 엘리엇이 주목한 것
타인의 말을 다른 방식으로 듣고 무엇보다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감동시키는지에 특별한 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의 헤아릴 수 없는 영향력은 비록 역사적 의미가 없다고 해도 평가나 판단의 영역을 뛰어넘어 널리 확산된다
그렇게 쉽게 전파되고 지속적인 선행을 펼치는 이들은 자신의 장점보다 다른 사람들의 장점에서 더 큰 관심을 갖는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성숙한 인물들은 대개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의 성취를 굳이 드러내지 않고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며 보다 충만한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것이 평범해 보이는 이들의 비범함이다
타인의 판단에 기대는 것이 우리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그들이 과정에 관심을 갖기보다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는 데 더 집중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떻게 타인의 판단에 의존하지 않을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가 무엇에 의존하고 있는가를 아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우리를 형성하고 파괴하는 속박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천부적으로 주어진 우리의 재능에 관심을 쏟는다면, 하찮은 평범함이란 있을 수 없다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함이 우리를 더 나은 방향으로 데려갈 때, 우리의 타고난 본성은 우리의 세계를 확장한다
☞ 평범한 삶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용기를 준다
소소한 열망이 탁월함이 될 때
지루하고 소소한 일상을 기꺼이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은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우리의 노력이 우리를 만든다. 우리가 걸어온 길만이 우리를 규정할 수 있다
일상을 충만하게 산다는 것
영광에 따라올 수밖에 없는 고통을 피하려면 중용을 예찬하며 극단을 멀리해야 한다
마음에 준비가 된 영혼은 불행 속에서도 행복을 구하고, 번영 속에서도 불행을 염려한다. 본능적인 과시욕을 자제하려면 용기와 멸철한 정신이 필요하다
☞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삶을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한다
성공에 대해 초연할 수 있는가
일상의 아주 사소한 배려의 행위가 악에 맞서는 신성한 싸움의 일부일 뿐 아니라 세상을 보호하고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일조한다
우리는 언제나 목표를 좇는다. 그러나 경쟁심에 이끌리기보다 신념을 갖고, 무언가를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열망을 갖고 목표를 향해 가보는 것은 어떨까?
평범함과 비범함은 조화로울 수 있다
평범함과 비범함, 기쁨과 예술, 헌신과 즐거움은 진정으로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것들이다
11장. 구별 짓기를 거부한 프루스트, 체호프, 나이폴
프루스트의 천재들
어지러운 추상화를 볼 때처럼 대상을 다각도로 바라볼 때만 한 인간의 본질에 가까워질 수 있다
우리의 진실은 본질적이든 피상적이든 항상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한 인간의 전부가 아니다. 우리의 첫 인상이 결코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 수 없다
누군가를 알고 싶다면 그에게 덧씌워진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모호하거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평범한 사람을 바라보는 소설의 힘
험담과 섣부른 평가는 세상을 내부자와 외부자로 이분하는 태도에 불과하다. 우리는 모호한 부분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 전체보다는 부분에 집중한다
흑백논리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세상을 바라볼 때, 우리는 판단에 더욱 신중해질 것이고 모호한 부분을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독서의 경이로움은 동일시와 해리라는 특별한 양면적 체험을 가능하게 한다는 데 있다. 소설에는 우리의 경험을 확장시키는 함아 았다
☞ 삶은 결코 완벽하지 않고, 그저 도달할 수 있는 목표를 향해 나아갈 뿐이며, 이는 기쁨과 성취감의 원천이 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평범함 속에서 특별함 찾기
더 큰 야망을 추구하도록 부추기는 것은 결국 두려움이다. 모든 문제는 성공에 대한 과시가 아니라 다른 이들의 눈에 띄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과소평가되고 결코 인정받지 못하는 중요한 행위는 평범하고 그만하면 괜찮은 것이다
비범함이 한 인간의 가장 훌륭한 부분을 이끌어내는 것은 물론이고 타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때, 문학은 평범함을 비범함으로 바꾸는 힘을 보여준다
☞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는 평범함 속에서 특별함을 찾아내는 것, 자작나무의 어린 새순이 흔들리는 것에 애정을 갖는 것이다
12장. 우리 각자에게 숨어 있는 비범함을 위하여
익명 뒤에 숨은 정체성
익명성의 선택은 평범하고 그만하면 갠찮다는 마음을 실현하는 또 다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평범하고 그만하면 괜찮다는 개념은 결과가 아닌 과정에, 그리고 삶에 대한 평가가 아닌 삶 자체에 반영된다
익명성의 선택은 겉모습이나 외부적 요인에 상관없이 나만의 고유한 세계관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는 것과 나를 드러내지 않으면 누구도 나를 알아봐주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이 동시에 내포되어 있다
실패도 삶의 일부다
우리가 경험한 삶과 경험해보지 못한 삶을 비교하는 이유는 경험해보지 못한 삶이 훨씬 더 나았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무자비하게 비판하는 또 다른 자아에게 지배당하고 있다. 그렇게 될 수 있었던 나와 현재의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는 내면의 목소리는 삶을 피폐하게 한다
될 수 있었던 것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면 현실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고 실패와 좌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실패 역시 삶의 일부라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자기 과시와 덧없는 영광을 포기하는 것쯤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오만한 판단의 속박에서 벗어난 평범하고 그만하면 괜찮다는 마음의 선각자들은 타인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고통을 타인의 드러나지 않은 재능을 알아보는 기쁨으로 승화시켰다. 그들은 섣부른 판단에 의한 가혹한 구별짓기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epilogue
우리가 맞춰가야 하는 삶의 퍼즐조각들은 모욕과 수치, 자기만족이나 자존심에 상처받는 순간들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2024. 06.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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