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의 <안데르센 동화>, 호프만의 <호두까끼 인형과 쥐 임금 (1월 20일)
안데르센 [Andersen, Hans Christian, 1805.4.2 ~ 1875.8.4] 덴마크의 동화작가. 국적 : 덴마크 활동분야 : 문학 출생지 : 덴마크 코펜하겐시 오덴세 주요저서 : 《인어 공주》,《미운 오리새끼》,《벌거숭이 임금님》 코펜하겐 근처 오덴세 출생.
가난한 양화점의 아들로 아버지는 문학을 좋아하여 어린 아들에게 《아라비안 나이트》나 극작가 호르베아의 작품 등을 들려주었으며, 어머니는 루터교의 신앙을 교육하였다. 소년 안데르센은 아버지로부터 시적 재능을, 할머니로부터 공상(空想)을, 어머니로부터 신앙심을 받으면서 성장하였다. 15세 때 배우가 되려고 무일푼 단신(單身)으로 코펜하겐으로 갔으나, 피나는 노력의 보람도 없이 목적을 이룰 수 없었다. 몇 번인가 절망의 늪에 빠졌지만, 당시 유망한 정치가이며 안데르센의 평생 은인인 요나스콜린의 도움으로 슬라겔세와 헬싱고르의 라틴어 학교에서 공부하고, 마침내 코펜하겐의 대학을 졸업하였다. 대학시절부터 시작(詩作)에 뜻을 두어 일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었다. 1833년 이탈리아 여행의 인상과 체험을 바탕으로 창작한 즉흥시인 Improvisatoren》(1835)이 독일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그의 문명이 유럽 전체에 퍼졌다. 같은 해에 내놓은 최초의 《동화집》은 동화작가로서의 생애의 출발점이 되었으며, 그 후 매년 크리스마스에는 《안데르센 동화집》이 크리스마스 트리와 함께 각 가정에서 기다리는 선물로 등장하게 되었다. 동화 창작은 1870년경까지 계속하여 모두 130편 이상에 달한다. 안데르센 동화의 특색은 그의 서정적인 정서와 아름다운 환상의 세계, 그리고 따스한 휴머니즘에 있다. 《인어 공주》 《미운 오리새끼》 《벌거숭이 임금님》 등 아동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수많은 걸작 동화를 남겼다.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며 대부분의 생애를 해외여행으로 보냈다. 그가 가장 즐겨 체류하던 나라는 독일과 이탈리아였으며, 교우범위도 매우 광범위하여 국내외의 시인 ·문학자 ·미술가는 물론 왕후(王侯)와 저명한 정치가에까지 미쳤다. 그 가운데서도 그에게 가장 깊은 정신적 영향을 준 것은 ‘스웨덴의 나이팅게일’이라 불리는 제니 린더와의 교제였다. 두 사람 사이의 우정은 연애까지는 진전되지 않은 채 안데르센으로 하여금 깊은 체념에 빠지게 하였다. 《즉흥시인》에 이어 내놓은 《가난한 바이올리니스트 Kun en Spillemand》(1837) 《그림 없는 그림책 Billedbog uden Billeder》(1840)은 그의 많은 작품 중 오늘날까지도 세계적으로 널리 애독되는 명작들이다. 1846년 안데르센은 독일어판 전집을 내기 위하여 자서전 《나의 생애 이야기》를 썼으며, 1855년에 증보하여 상하 2권으로 완성하였는데, 자전문학사상(自傳文學史上)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1867년에는 고향 오덴세의 명예시민으로 추대되어 전국민의 축하를 받았다. 1870년대 초부터 건강이 나빠져 즐기던 여행도 할 수 없게 되었으며, 1875년 8월 친구인 멜피얼가(家)의 별장에서 죽었다. 그의 장례일에는 덴마크 전국민이 복상(服喪)하였고, 국왕 ·왕비도 장례에 참석하였다. 1995년 기독교한국루터회가 뽑은 ‘세계를 빛낸 10인의 루터란’의 한 사람이다.
즉흥시인 [卽興詩人, Improvisatoren] 덴마크의 작가 H.C.안데르센의 장편소설. 저자 : H.C.안데르센 장르 : 장편소설 발표 : 1835년 1835년 작품. 작자는 1833년 해 봄에 실연의 상처를 씻기 위해 제2차 외유를 떠나는데, 그해 가을부터 다음해 봄까지 이탈리아에서 보내게 된다. 그는 그곳의 아름다운 자연과 소박한 서민생활에 감동을 받고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무대는 이탈리아로 되었지만 역경에서 자란 청년의 시와 사랑, 그리고 유랑 이야기에는 작자의 체험이 담겨 있다. 작자 자신도 '이 소설에는 나의 체험 이외의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할 정도이다. 로마 체재 중에 쓰기 시작하여 귀국 후에 완성하였는데 출판되자 작자의 이름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로마에서 태어난 안토니오는 마차 사고로 어머니를 잃고 고아가 되는데, 타고난 즉흥시의 재능을 유일한 미끼로 청춘의 방황을 거듭하며 아름다운 가수 아눈차타를 둘러싸고 친구 베르나르와 결투를 벌이는 등 파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최후에는 베네치아시장의 조카딸인 청순하고 아름다운 마리아를 만나 행복한 생활로 들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부활제의 법석 속에서 아눈차타와 마음을 통하는 장면, 마지막 부분의 변두리 극장에서 몰락한 그녀를 만나는 장면 등이 작품에서 절정을 이루는 부분인데 로마·나폴리·베네치아 그리고 캄파니아의 황야 등을 배경으로 괴롭고 아름다운 청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림 없는 그림책 [Billedbog uden Billeder] 덴마크의 작가 안데르센(1805~1875)의 단편 동화집. 구분 : 동화 저자 : 안데르센 가난한 화가가 고향을 떠나, 대도시의 다락방에서 쓸쓸하게 살고 있는 어느 날 밤, 창문을 열고 정든 달이 떠 있는 것을 보고 위안을 받는다. 달은 그때부터 밤마다 화가를 찾아와 창문을 통해서 본 일들을 이야기해 주고, 화가는 그 이야기를 적는다. 이러한 구성으로 33밤[夜]의 짧은 스케치와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초판(1840년까지)은 20밤까지, 재판은 31밤까지 수록되어 있으며, 제3판부터 지금과 같은 내용이 되었다. 제재는 인도 ·스웨덴 ·이탈리아 ·핀란드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에서 구한 것이며, 산문시풍의 짧은 이야기 속에 인생을 음영 짙게 그리기도 하고,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을 스케치하였다. 연작(連作)의 단편집으로, 제3 ·9 ·10 ·16밤 등에는 인생비평이 들어 있고, 제2 ·17 ·31 ·33밤 등은 동화의 정수로 평가되고 있다.
성냥팔이 소녀
섣달 그믐날의 추운 거리를 한 굶주린 성냥팔이 소녀가 모자도 없이 맨발로 걷고 있었다. 성냥은 한 갑도 팔지 못하고 집에 돌아갈 수도 없는 소녀는 건물 벽에 기대어 주저앉고는 곱은 손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성냥 한 개비를 그었다. 빨갛게 타오르는 불꽃 속에서 온갖 환상이 소녀 앞에 나타난다. 첫번째 성냥은 큰 난로가 되고, 이어서 맛있는 음식이 차려진 식탁, 그리고 예쁜 크리스마스 트리가 나타나는데, 크리스마스의 트리에 달린 불빛은 높은 하늘로 올라가 밝은 별이 되었다. 그 불빛 속에 할머니가 나타나자 소녀는 그 행복한 곳으로 데려가 달라고 부탁한다. 소녀는 할머니를 계속 머물러 있게 하기 위해 남은 성냥을 몽땅 써버린다. 그러자 사방은 밝아지고 소녀는 할머니에게 안긴 채 하늘 높이 춤을 추며 올라간다. 추운 밤이 지나고 날이 밝자 소녀는 미소를 띤 채 죽어 있었다. 그러나 소녀가 어떤 아름다운 것을 보았는지, 얼마나 축복을 받으며 할머니와 함께 즐거운 새해를 맞이하였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빈곤하게 소녀 시절을 보낸 작자의 어머니를 생각하며 쓴 작품이라고 한다. 성냥불 속에 나타나는 광경은 작자의 공상에 의한 것이지만 영원한 생명에 대한 신앙과 연관된 것으로 해석된다.
미운 오리새끼
유난히 크고 보기 싫게 태어난 오리새끼 한 마리가 다른 오리들에게 구박을 받고 키워주던 농가를 뛰쳐나오는데, 숲속의 작은 새들도 상대해 주지 않는다. 어떤 할머니네 집에 들어가 살게 되지만 그 집에서도 고양이와 닭이 못살게 구는 바람에 거리를 방황한다. 얼음으로 뒤덮인 고생스러운 겨울도 지나고 봄이 왔을 때 오리새끼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공중을 날 수 있게 된다. 오리새끼는 사실은 훌륭한 백조의 새끼였으며, 자신이 처한 괴롭고 슬픈 시절을 꿋꿋하게 견뎌내 되찾은 행복을 결코 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누리게 된다. 작자 자신의 자전적 동화로 알려져 있는 이 동화는 설사 자신의 작품이 세상에서 환영을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조용히 참고 견디어야 한다는 반성론과 상통하는 것으로 이러한 생활 태도는 모든 사람에게 통한다.
빨간 구두
가난하지만 아름다운 처녀가 그 미모 때문에 부잣집 미망인의 양녀가 되어, 아름다운 빨간 구두를 얻어 신는다. 그 신을 신으면 어쩐 일인지 춤을 추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데 양모의 장례식날에도 무도회에 나가 춤을 춘다. 그런데 신이 벗겨지지 않아 가시밭길과 돌밭 위를 춤을 추며 지나간다. 결국에는 구두를 신은 채 발목을 자른 다음 죄를 뉘우치고 경건한 생애를 보내며 겨우 구원을 받는다는 이야기이다. 허영심 때문에 빚어진 죄를 혹독하게 징벌하는 그리스도교적인 색채가 짙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디즈니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다.
인어 공주
깊은 바닷속에 인어의 궁전이 있는데, 왕에게는 6명의 공주가 있었다. 공주들은 15세가 되면 바다 위로 떠오르는 것을 허락 받는다. 마음씨 착한 막내 공주가 바다 위에 떠올랐을 때, 배에 타고 있던 인간의 왕자를 보고 마음이 끌린다. 폭풍이 불어 배가 가라앉았을 때 인어 공주는 필사적으로 왕자를 구하지만 실신해 있던 왕자는 그 사실을 모른다. 공주는 마녀의 도움으로 아름다운 목소리를 잃은 대신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여 왕자의 성으로 따라가 시녀가 된다. 그러나 왕자는 인어 공주를 생명의 은인인 줄도 모르고 이웃 나라 왕녀와 결혼을 한다. 왕자의 사랑을 받지 못한 인어 공주는 인간도 될 수 없고 인어로 되돌아갈 수도 없게 되자 바다에 몸을 던지고, 그 넋은 정령(精靈)처럼 하늘로 솟아오른다. 문장과 정경이 아름답고 사랑의 관념의 통일성과 엄숙성으로 인해 특히 우수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안데르센 자서전- 내 인생의 동화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은 내 힘이 된다”고 했다는데, 이 말에 담긴 의지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를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1805~1875)의 삶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미운 오리새끼> <인어공주> <성냥팔이 소녀>와 같은 수많은 걸작으로 세계 어린이들의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인상을 남긴 이 아동문학의 거장은 커다란 불운의 해일을 뚫고 행운의 인도를 받아 명성의 안식처에 도달한 사람이다. 그는 어떤 난관에도 굴복하지 않고 예술가로서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절벽과도 같은 삶의 조건을 돌파한 사람이었다.
<안데르센 자서전내 인생의 동화>는 주인공이 겪은 운명의 극단적인 두 모습, 곧 모든 것을 짓누르는 압도적인 불운과 간절한 염원이 불러온 행운이 거세게 부딪쳐 이루어내는 삶의 드라마를 펼쳐 보여주는 책이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참회록>, 루소의 <고백록>, 괴테의 <시와 진실> 등과 함께 서양의 5대 자서전 가운데 하나로도 꼽히는 이 방대한 자서전은 명성의 날개 노릇을 했던 아름다운 작품들이 끔찍한 고통과 멸시가 빚어낸 것임을 알려주는 창조자의 내면에 관한 기록이기도 하다. 그의 글들은 어린이를 위해 쓴 것들이었지만, 그보다 먼저 작가의 내부에 들끓는 분노와 복수심의 문학적 승화였다. 그러니까 이 자서전은 자신이 쓴 작품들에 대한 일종의 주석인셈이다.
안데르센은 콤플렉스 덩어리였다. 그것은 그의 출신성분과 성장과정이 남긴 정신적 생채기에서 비롯했다. 가난 구두수선공이었던 아버지, 남의 집 빨래 일을 하던 어머니 밑에서 태어나 자란 공간을 그는 이렇게 묘사한다. “우리 가족의 방은 구두를 만드는 작업대와 어른 침대와 내가 쓰는 아기 침대만으로도 가득 찼다.” 그 아기 침대라는 것도 이웃 백작이 죽을 때 쓰고 버린 관으로 만든 것이었다. 궁핍의 냄새가 코를 찌르는 방에서 어린 안데르센은 인형옷을 만들어 입히는 놀이를 하며 자랐다. 세상의 폭풍우로부터 가족을 지켜주기에 너무 허약했던 아버지마저 11살 아이를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다.
천민 출신에 굴곡진 성장고국에서 쏟아진 천대·멸시‥분노와 복수의 문학적 승화아동문학 거장 내면의 기록
안데르센은 노래를 잘했다. 고운 목소리로 노래하면 사람들이 칭찬했다. 그는 이 구렁텅이 같은 삶에서 벗어나는 길은 오페라 가수나 배우가 되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 14살 안데르센은 수도 코펜하겐으로 떠났다. 무작정 상경이었다. 그러나 그를 기다리는 것은 더 절박한 굶주림과 소외감이었다. 극장 문을 기웃거렸지만, 배움이 없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나는 너무도 큰 상처를 입었다. 비통하게 울었다.” 그때 그에게 행운의 여신이 미소를 지었다. 왕립 극장 감독이었고, 평생의 후원자였던 요나스 콜린의 도움으로 문법학교에 입학한다.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그는 대학까지 마친다. 그리고 작가로서 성공의 계단을 하나씩 밟고 올라간다.
그러나 가시밭길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덴마크 문단의 비평가들은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작품을 낼 때마다 이런 저런 이유를 붙여 혹평하고 냉소하고 폄훼했다. 출신성분이 비천한 그를 상류사회의 교양인들은 문학이라는 고상한 세계에 들여놓을 생각이 없었다. 그의 명성은 오히려 바깥에서 높아졌다. 독일과 스웨덴과 영국에서 그를 알아본 것이다. 그는 자기 땅에서 이방인이었다.
그가 덴마크를 떠나 29차례나 유럽 여행을 한 것도 이런 냉대와 무관치 않다. 그는 평생을 바깥을 돌며 살았다. 그리하여 이 책은 여러 여행기의 묶음이라고 해도 좋을 책이 됐다. 그 여행들을 통해 그는 문학적 원료를 얻었고, 그것을 자신의 서러운 기억들로 발효시켰다. 그의 작품은 슬픔과 비감으로 얼얼한 기억의 투사였고, 자신의 천출을 손가락질하는 문단에 대한 복수였다. 그는 여자들의 사랑도 받지 못해 평생 독신으로 지냈는데 <인어공주>는 그 실연의 아픔을 되씹는 작품이고, 어릴 적 동냥을 하러 다녔던 어머니는 <성냥팔이 소녀>로 나타났으며, <미운 오리새끼>의 백조가 된 오리는 비웃음 속에서도 끈질긴 노력으로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 그 자신이었다.
안데르센은 인생의 후반기에 세 번에 걸쳐 자서전을 썼다. 그 세 편을 하나로 묶은 것이 이 책이다. 머릿말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내 인생은 멋진 이야기다. …그 어떤 착한 요정이 나를 지켜주고 안내했다 하더라도 지금보다 더 신나는 인생을 살지는 못했을 것이다.” 끝이 좋으면 모든 것이 좋은 법이다.
안데르센에대한 자료입니다....성장과정의 혹독한 비판으로 오늘날 입지를 굳힌모양입니다.
제목 : 안데르센, 덴마크 Odense의 방 하나 짜리 집에서 태어나다.
분류 : 인물
지역 : 국외
◀ 위대한 동화의 아버지, H.C. Andersen(1805-1875)
덴마크의 한스 크리스티앙 안데르센은 전 세계 문학에서 불멸의 작가 중 한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동화는 그 이전에 어느 누구도 쓰지 못했던 것이었다. 'The Steadfast Tin soldier', 'The Snow Queen', 'The Swineherd' 'The Nightingale' 등은 전 세계 거의 모든 언어로 번역되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랑을 받았다.
안데르센은 1805년 4월 2일 덴마크 odense의 방 하나 짜리 집에서 태어났다.(누구나 방문할 수 있다) 그는 가난했고 아버지는 제화공이었고 어머니는 세탁부였다. 안데르센은 다른 아이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그 대신에 집에서 인형 옷 만드는 것을 즐겼다. 그는 약간의 기간을 제외하고는 그의 대부분의 시간을 교과서를 읽거나 책을 읽기보다는 이야기를 공상하는데 보냈다. 그러나 그는 큰소리로 책을 읽는 이웃의 소년들로부터 교과 내용의 약간을 들으면 쉽게 이해하고 기억할 줄 알았다. 그는 발레 댄서, acrobats, 판토마임 등을 하는 사람들과 즐겨 어울려 놀았다. 그래서 그의 어머니는 그를 처음에는 담배업자나 결국 재단사가의 도제가 되기를 원했다. 안데르센은 이러한 직업들이 그의 적성에 맞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의 유일한 관심은 영화, 책, 그리고 이야기였다. 14세 때 그는 Copenhagen에 가기로 결정했고 거기서 그의 미래를 찾았다.
3년간 궁핍한 생활을 지냈다. 안데르센은 변성기가 오기 전까지 성가대에서 노래를 부르며 약간의 돈을 벌었다. 그는 연기나 발레를 하려고 했으나 그의 부끄러움을 타는 성격은 이런 직업을 갖는 것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집으로 귀향할 수 있는 일은 생기지 않았고 그는 실패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마침내 17세 때 안데르센은 Royal Theater의 무대감독인 Chancellor Jonas Collin의 눈에 띄게 되었고 그는 안데르센이 재능을 갖고 있음을 알았다. 그는 안데르센의 교육을 위해 왕으로부터 돈을 조달했고 그리고 그를 코펜하겐 근처의 학교로 보냈다. 그의 선생은 냉혹한 사람이었고 안데르센을 가혹하게 다뤘다. 그는 작가가 되기를 원하는 안데르센을 조롱하는 데 기쁨을 느꼈다. 콜린은 결국 그를 코펜하겐에서 개인 가정교사를 두고 가르쳤다. 나이 23세인 1828년 안데르센은 코펜하겐 대학 입학시험에 합격했다. 안데르센의 저술 활동은 1829년에 Danish에서 출판으로 시작되었다. 1883년 왕은 그에게 여행을 할 수 있는 돈을 지원해 주었고 그는 자기가 사랑하는 이탈리아를 비롯해 독일, 프랑스, 스위스를 16개월 동안 다닐 수 있었다.
그의 작업은 시, 대본, 소설, 그리고 그의 여행에서 겪었던 깊은 인상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있었다. 1835년 안데르센 'Fairy Tales for Children' - four short stories를 출판했다. 그의 작품을 읽은 사람은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즐겨 읽고 감동했다. 60세가 되어서야 집을 가질 수 있었다. 그는 평생 168편의 동화를 출판했다.
많은 이들은 이야기한다. 안데르센은 평생 어느 것도, 어느 누구도 사랑하지 않았다고. 그에게는 진정한 친구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그가 한 작업으로 이야기한다. 그는 결혼도 하지 않았고 자신의 아이도 없었지만 어린이의 본성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었던 위대한 작가였다.
Andersen은 1875년 8월 4일 눈을 감았다. 우리 나라에서는 『성냥팔이 소녀』,『미운 오리새끼』,『빨간 장화』,『눈의 여왕』등은 수많은 어린이와 성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외국 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힌 안데르센은 '즉흥시인', '인어공주' 등을 발표하여 유명해졌다. 어느 날 안데르센은 유명한 사람의 집에 초대받아 아름다운 연못을 산책하고 있었다. 연못에서는 아름다운 백조들이 노닐고 있었다. '정말 아름답고 품위가 있는 새로구나' 이렇게 감탄하고 있을 때 저쪽에서 새끼 백조가 헤엄쳐 오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기품 있는 어미 백조에 비해 새끼 백조는 너무나 어설프고 볼품이 없었다. '저 못난 새끼 백조가 이렇게 의젓한 어미백조가 되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으랴. 마치 나의 모습 같구나.' 그 동안 자신이 겪었던 수많은 방황과 어려운 시절이 생각났다. 꺽이지 않은 용기 덕분에 만나게 된 콜린과 그의 도움.... 그것들이 없었더라면 그의 글재주는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연못가에서 느꼈던 일을 글감으로 하여 '미운 오리새끼'를 발표하였다. 그는 그 후 더욱 유명해졌으나 항상 겸손하였으며 어려울 때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안데르센의 생가는 그의 탄생 100주년(1905년) 때부터 기념관으로 개조하여 본격적으로 관광객을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안에는 안데르센이 생전에 사용했던 책상과 우산, 가방 등 일반 생활용품들이 그 옛날 그 자리에 고스란히 놓여있고, 일기장, '인어공주' 등의 동화 원고 등이 진열되어 있다. 여기저기 흩어졌던 안데르센의 자료들도 모두 이곳으로 옮겨다 놓은 탓인지 자료들이 무척 많다. 또한, 기념관 뒤쪽 정원에는 연못을 만들어 오리들을 풀어놓았는데 그 모습이 안데르센의 '미운 오리 새끼'를 연상하게 해 무척 인상적이다.
이 기념관을 어린이는 물론이고 어른을 합쳐 연 평균 10만여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다고 한다.
호프만 [Hoffmann, Ernst Theodor Amadeus, 1776.1.24 ~ 1822.6.25]
독일 후기의 낭만파 소설가.
본명 : 빌헬름
국적 : 독일
활동분야 : 문학
출생지 : 동(東)프로이센의 쾨니히스베르크(지금의 러시아 연방 트베리州)
주요저서 : 《칼로풍(風)의 환상편(幻想篇)》(1814∼1815)
동(東)프로이센의 쾨니히스베르크(지금의 러시아 연방 트베리州)에서 출생하였다. 본명인 빌헬름을 아마데우스로 고칠 만큼 모차르트에 매료되었다. 음악에 대한 재질이 뛰어났으며, 음악평론가로 또 작곡가 겸 지휘자로도 일가(一家)를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그림에 대한 재질도 함께 지녔던 다면적(多面的)인 예술가이다. 푸케의 《운디네》를 작곡한 오페라는 베버의 《오베론》이 나올 때까지 인기 오페라였다. 쾨니히스베르크대학교에서 법률학을 공부하고, 1814년 베를린 대심원 판사가 된 뒤 낮에는 공직(公職)에서, 밤에는 술집에서 시인들과 함께 문학이나 음악을 논하는 이중생활을 계속하였다. 그 중에는 괴기분방(怪奇奔放)한 환상을 자아내고 요기(妖氣)·기지·풍자를 많이 담은 여러 단편과 몇몇 장편을 써서, 발자크·보들레르·포·도스토예프스키·바그너 등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주요작품으로 중단편집 《칼로풍(風)의 환상편(幻想篇)》(1814∼1815) 중의 예술동화(藝術童話)인 〈황금 단지〉나, 음악을 가르쳐 준 제자에 대한 실연(失戀)을 다룬 음악소설 《클라이슬레리아나》 《돈 후안》, 단편집 《야곡집(夜曲集)》(1817) 중의 〈사귀(砂鬼)〉와 〈세습령(世襲領)〉, 《제라피온 동인집(同人集)》(1819∼1821) 중의 〈스큐데리양(孃)〉, 걸작장편 《악마의 묘약(妙藥)》(1815∼1816) 《호두까기와 쥐 임금》(1819) 《부란빌러 공주》(1820) 《벼룩의 우두머리》(1822), 미완의 자서전적 대작 《수코양이 무르의 인생관》(1819∼1821) 등이 있다.
[호프만]
한 때 아시모프 로봇물의 영향도 있고 해서, 아이작 아시모프나 카렐 차페크 이전에 로봇을 본격적으로 다룬 작품이 또 없을까 찾아다녔던 적이 있었다. 물론 척박하기 짝이 없는 우리나라의 SF 인프라를 생각하면 무모한 짓이었지만, 나름대로 뜻밖의 수확도 조금 있었으니 덕택에 E. T. A. 호프만의 [모래 사나이]를 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글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본래 [모래 사나이]에 등장하는 인간형 로봇 '올림피아'를 소개하고 싶은 욕심에서였다. 아니, 어쩌면 [모래 사나이]는 호프만이라는 낮선 작가에 심취하게 되었던 계기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른다 - 호프만의 작품 중 처음 읽었던 [모래 사나이]에서 바로 로봇이 등장하는 바람에, 다른 작품에도 같은 예가 있지나 않을까 기대를 품고 우리말로 나온 그의 모든 작품들을 까뒤집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E. T. A. 호프만은 여러 장르문학의 시조로 지목되는 에드가 앨런 포의 선배 격이라는 정도의 평을 넘어, 마땅히 진정한 의미에서 장르문학의 창시자라는 찬사가 바쳐져야 한다고 믿는다. 그의 문학세계는 눈앞에 펼쳐진 현실보다는 인간의 심연 깊숙이 자리한 환상과 몽상의 세계에 발을 담그고 있으며, 리얼리즘 문학과 완전히 궤를 달리하는 신천지를 향하여 전진하고 있었다. 호프만의 작품들은 오늘날 읽어도 아주 세련된 느낌을 주고, 어떤 현대소설보다도 실험성이 강하며 예술적 완성도를 잃지 않고 있다.
흔히 다재다능하다는 팔방미인형 인간들일수록 오히려 시원치 않게 풀리는 경우가 많다. 사람이 한 가지 일에만 평생을 바쳐 매진해도 제대로 된 결과를 얻기가 쉽지 않은 마당에, 조금씩 조금씩 여러 분야에 걸쳐 재주를 타고난 사람은 한 가지에 집중하지 못하고 계속 이리저리 방황을 거듭하다가 실패한 인생을 사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작가 에른스트 테오도르 아마데우스 호프만(E. T. A. Hoffmann)이야말로 다재다능이라는 말에 꼭 어울리는 사람일 것이다. (그의 본명은 에른스트 테오도르 빌헬름 호프만인데,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를 너무나 경애한 나머지 스스로 자신의 이름 중 빌헬름을 버리고 아마데우스를 집어넣었다.) E. T. A. 호프만은 낮에는 건실하고 완전무결한 사법관으로서 근무하면서도, 밤만 되면 술집을 점령하고 앉아 광기 어린 행동과 독설을 서슴지 않으며 창작에 열을 올렸다. 그에게 있어 창작이란 문학활동에 국한되지 않았고, 음악과 미술, 오페라의 작곡과 연출에까지 모든 예술 영역을 모두 포괄하고 있었으니…….
이렇게 여러 분야에 걸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천재적인 재능을 과시한 호프만은 과연 자신의 재주에 걸맞는 행복한 삶을 살았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의 작품 속에서 구할 수 있다. 심연에서 우러러 나오는 삶과 죽음에 대한 공포, 언제나 작품의 주요 테마가 되는 분열된 인간의 내면 세계, 환상과 현실의 모티브가 씨줄과 날줄처럼 정교하게 엇갈려 짜여지는 구성……. 그가 작품 속에서 내세우는 주인공들은 다재다능한 젊은 학생인 경우가 많다. 호프만이 평생을 두고 괴로운 삶을 살아야 했던 것은 그의 뛰어난 여러 가지 재능들이 한꺼번에 분출되지 못하고 뒤엉켜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호프만은 처음에 음악으로 입신하고자 했지만 실패했고, 그림과 삽화로 돈을 벌어보려 했지만 이 역시 신통치 않았다. 차선책으로 극장에서 연출을 담당하면서 살아가려 했지만 거듭된 좌절만 경험했을 뿐이었다. 다행히도 호프만은 젊은 시절 열심히 공부하여 사법시험에 제대로 합격해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법관직을 수행하는 동안에는 안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 호프만은 타고난 예술가였지만 먹고살기 위해 법관이 되어야만 했다. 이런 분열상은 호프만의 삶과 영혼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져 놓았고, 정신적 분열과 알콜 중독을 동반하여 그의 요절의 한 원인이 되었다. 그렇지만 덕택에 다른 누구보다 인간의 어두운 일면을 날카롭게 꿰뚫어 볼 수 있게 되었으니, 결국 독특한 개성이 묻어나는 수작들을 양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모래 사나이 (Sandmann)]
[모래 사나이]는 호프만의 대표작이라 불러 마땅한 작품이다. 작가 자신은 [금항아리]를 최고작으로 생각하였고, 평론가들은 장편 [악마의 묘약]을 대표작으로 꼽는 경우가 많지만……. [모래 사나이]는 빈틈없이 짜여진 이야기 구조 속에 인간의 분열된 내면 세계를 잘 보여주고 있고,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면서 결국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더욱 심화시키는 극적 장치로 '올림피아'라는 로봇마저 등장한다...! 재미있고, 당혹스럽고, 무서우면서도 강렬한 여운이 남는다. 작가 호프만은 의식의 분열만 다루는 게 아니라, 고도의 비유와 풍자 속에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것들을 합치시키기도 한다.
주인공 나타니엘은 어린 시절 눈알을 뽑는 모래 사나이의 전설을 확인하려다가 코펠리우스에 의해 눈알이 뽑힐 뻔하고, 아버지마저 불행하게 변사하고 말았다고 믿는다. 모래 남자에 대한 공포와 증오가 뭉쳐져서 영혼에 큰 상처를 남기고, 장성한 뒤에 현명하고 청순한 클라라와 결혼을 약속하지만 근본적인 상처는 전혀 치유되지 않은 상태이다. 그녀를 고향에 두고 공부하러 G시에서 나온 나타니엘은 어릴 적의 모래 사나이를 연상시키는 코폴라와 조우하면서 또다시 공포에 사로잡히고, 정신적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 와중에 언제나 창 밖만 바라다보는 영혼이 없는 기계 인형 올림피아와 눈이 마주친 나타니엘은 그녀를 사람으로 착각하여 연모하게 되고, 시팔란차니 교수가 자신의 로봇이 완벽하게 사람과 같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주최한 무도회에서 완전히 사랑의 포로가 되어 버린다. 급기야 나타니엘은 로봇과의 결혼을 결심하기에 이르지만, 시팔란차니 교수와 코폴라가 기계 인형을 놓고 서로 자신의 소유라고 싸우다가 올림피아가 눈알이 뽑힌 채 운반되어 가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한다. 나타니엘은 눈구멍이 휑뎅하니 비어있는 올림피아를 보고서 그녀가 로봇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눈빛으로 사랑을 전하던 올림피아의 눈알이 마구 굴러다니는 것을 보고 극도의 공포에 사로잡혀 제정신을 잃고 미쳐버린다…….
감정이 없는 로봇 올림피아와 이에 대비되는 정숙하고 현명한 아가씨 클라라의 모습 속에서, 차분히 관찰하면 교묘하게 짜여져 있는 풍자와 아이러니를 목도할 수 있다. 클라라는 주어진 틀에 맞추어 평온한 삶을 살아가기를 원하는 인간이고, 이러한 삶의 태도는 결국 로봇 올림피아와 다를 바 없다. 능동적인 변화를 요구하지 않는 인간은 로봇보다 하등 나을 게 없다는 통렬한 풍자인 셈이다. 여기서 조금 관점을 달리하면, 기계 인형 올림피아 그 자체가 아이러니의 온상임이 발견되기도 한다. 사람이 사람의 모습을 본 떠 만든 인형의 모습 속에는 말없이 사람의 행동을 응시하는 기분 나쁜 이미지가 도사리고 있고, 기계 인형 올림피아는 더할 나위 없이 피동적이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이에 반해 언제나 조신한 모습으로 나타니엘을 기다리는 소극적인 클라라의 이미지 속에는 여유와 포근함마저 감돈다. 어쩌면 작가는 고개를 돌리고 눈길을 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인간적인 느낌을 준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모래 사나이]의 주인공 나타니엘이 미쳐 날뛰다가 탑에서 추락하여 머리가 깨져 죽고 만다는 결말은 비극적이라기보다 차라리 자조적이다. 호프만의 거의 모든 작품 속에 담겨있는 메시지이기도 하지만, 호프만은 자신의 다양한 예술적 재능에도 불구하고 법관으로 밥벌이를 해야만 했던 이중생활과 이로 인해 촉발된 내면 세계의 분열에 크게 괴로워하고 있었던 듯 하다. 언제 미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호프만의 영혼을 극한 상황으로 몰아넣었고, 작가는 십 여 년에 불과한 짧은 기간동안 마치 쫓기듯 써 내려가면서 방대한 작품을 생산하였다. 호프만은 자신의 어두운 내면을 유감없이 작품 속에 투사하여 독특한 문학세계를 구현할 수 있었다. 특히 인간 심리에 대한 그의 관심을 토대로 잘 어우러진 모습으로 다가오는 공포는 그의 작품들을 장르 소설의 선구가 삼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비록 너무 많이 글을 남발한 결과 당연히 작품별로 질적 편차가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었고, 작가에 대한 평가는 여러 가지로 엇갈리게 되는 결과를 낳았지만.... 이 역시 호프만이라는 내면이 분열된 사람의 작품에 대한 평가라는 점에서 나름대로 어울리는 아이러니가 아닐까?
[스퀴데리 양(Das Fr ulein von Scuderi)]
에드거 알랜 포가 E. T. A. 호프만의 문학세계를 하나의 전범으로 삼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포의 문학적 업적이 근대적 의미의 단편문학을 완성했다는 것과 공포, SF, 추리 등 여러 장르문학을 창시했다는 데 집중되어진다면, 호프만은 확실히 이 모든 영역에서 포의 선배격으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장르 문학의 뿌리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포를 알아야 하고, 포를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호프만의 작품들을 집고 넘어가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세계 최초의 추리문학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스퀴데리 양]을 앞에 두고, 호프만을 단순히 공포작가 정도로 생각했던 것이 얼마나 큰 오해였던가 다시 한 번 깊이 깨닫게 된다. 흔히 포의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 (1841)]이 추리소설의 시초로 지목되곤 하지만, 이보다 20여년 앞선 호프만의 [스퀴데리 양 (1818)] 역시 최초의 추리소설로 보아도 손색이 없는 수작이다.
여러 장르문학의 탄생은 고전주의 예술 운동이 퇴조하고 낭만주의로 넘어가게 되는 과정과 무관하지 않다. 19세기 초반 이러한 경향이 가장 극명하게 나타난 곳은 바로 독일이었고, 특히 문학과 음악, 양대 예술 분야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예를 들어 베토벤은 누구보다 개성적인 예술세계를 창조하면서 낭만주의 음악에로의 문을 열어 놓았지만, 최종적으로 그는 고전주의 음악을 완성한 사람으로 평가되고 있다. 괴테와 쉴러는 [베르테르의 슬픔]과 [군도]로 낭만주의 경향의 선봉이 되고서도 평생 균형 잡힌 그리스적인 예술세계를 동경하였고, 결국 고전주의 문학을 완성하고서 세상을 떠났다. 자기 스스로를 '낭만주의적 인간'으로 생각했던 E. T. A. 호프만의 등장과 그에 의해 선보이기 시작한 여러 장르문학들은 당연히 이러한 경향과 일맥 상통하고 있으며, 그의 문학 세계는 에드거 알랜 포와 보들레르, 고골리 등에게 아주 강한 영향을 끼치면서 근대 문학으로의 징검다리가 된다.
[스퀴데리 양]은 현대 추리소설의 기본 구조와 아주 유사한 면이 많다. 수수께끼의 살인 사건이 잇달아 일어나 사건이 미궁에 빠져간다는 기본 줄거리서부터, 분명한 힌트가 계속 나열되면서도 범인의 존재가 교묘히 은폐되는 트릭, 범인을 쫓는 법관이 논리적으로 사건의 전말을 추리해 나가는 대목 등은 의심할 여지없이 추리문학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전형적인 모습들이 아닐 수 없다. 호프만은 분명히 의도적으로 이런 추리적 기법을 사용함으로써 작품의 긴장감을 높이여가고 있고, 독자에게 퀴즈를 풀 듯 작가와 두뇌 싸움을 벌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렇지만 모든 의혹과 엉킨 실타래가 등장인물의 회고담 하나로 단번에 풀어져 버리는 것이나, 그리 중요해 보이지 않는 로맨스를 필요 이상으로 부각시켜 작품 전체의 박력과 비극적인 분위기를 희석시키고 있는 것 등은 이 작품이 아직 근대 소설이 되지 못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추리소설로서의 가치를 떠나서, [스퀴데리 양]을 뜯어보면 다른 여러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우선 한 보석 세공인이 자신의 노고가 담긴 예술적으로 세공된 보석들을 다시 찾아오기 위하여 연쇄 살인을 벌인다는 이야기 골격은 그 자체만으로도 전율을 불러일으키며, 줄거리를 풀어나가는 이야기 전개와 여러 가지 암시적 효과들도 읽는 이의 공포심을 유발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포의 [어셔가의 몰락]에서처럼 공포의 미학을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추리적 긴장감 위에 공포가 더해져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독자에게 주는 심적 파동은 상당히 강렬한 것이 되어 간다.
보석 세공인 카르딜락의 보석에 대한 욕심은 단순한 물욕이 아니라 자신의 손길을 거친 예술품에 대한 집착이고, 이 순수한 집착은 카르딜락의 영혼을 악으로 물들여 결국 파멸을 가져온다. 이는 지나친 순수함은 곧 편협함이고, 편협한 영혼은 전혀 아름답지 않으며 오로지 비극만을 불러온다는 호프만의 가치관을 그대로 드러낸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호프만은 자신의 삶 자체가 그러했기에 인간의 이중성을 테마로 많은 작품을 썼고, 이중적인 인간을 공격하거나 흥미의 대상으로 삼기보다 그 원인을 파헤치는데 힘을 기울이곤 했다. [모래 사나이]에서는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정신 분열을 일으킨 이중인간을 다루고 있고, [스퀴데리 양]에서는 지나친 장인정신으로 인하여 기술자이자 살인자로 살아가게 된 이중인간을 다루고 있다. 호프만은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을 공포스러운 이미지 아래 형상화하는데 특출난 재능을 발휘하였으며, 이러한 분열된 인간상에 대한 탐구는 [악마의 묘약]에서 최고조를 이루게 된다.
사실 [스퀴데리 양]과 비슷한 줄거리를 같고 있는 현대 소설로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가 있다. 아니, 가만히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파트리크 쥐스킨트가 E. T. A. 호프만으로부터 얼마간 영향을 받았다기보다, 아예 작정을 하고 [스퀴데리 양]과 똑같은 테마로 소설을 쓴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갖게 된다. [향수]는 향수 제조와 냄새에 대하여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장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주인공이 최고의 향수를 만들어야 한다는 집착으로 일말의 양심의 가책도 없이 연쇄 살인을 벌인다는 골격을 갖고 있다. [향수]의 주인공 그르누이는 물욕이나 인간적인 타락과는 무관한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이지만, '최고의 향기'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사악한 행위라도 가차없이 저지르는 이중성을 보여준다. 또한 [향수]와 [스퀴데리 양]은 둘 다 이러한 엽기적인 살인극의 무대로 프랑스를 택하고 있으며, 독자에게 전율과 공포를 선사한다는 작품성격까지 빼다 박은 듯이 똑같다.
[금항아리(Der golden Topf)]
호프만이 평생 자기 최고의 작품이라 여겼던 [금항아리]는 그의 여타 작품들과는 달리 공포적 분위기가 전혀 없는 깔끔한 판타지이다. 물론 '현대의 동화'라는 부제가 말해주는 것처럼 [금항아리]는 분명히 동화적 구조로 이루어져 있지만, 호프만이 이런 형식의 소설을 쓰게 된 것에는 약간의 설명이 뒤따를 필요가 있다.
E. T. A. 호프만은 평생 아주 많은 분량의 동화를 썼다. 그렇지만 그의 동화들은 단 한 번도 독립된 형태의 동화집으로 간행된 예가 없었고, 독자들도 그의 동화를 어린이를 위한 작품이라기보다 애초부터 어른을 위한 것으로 인정하였다는 특이성을 갖는다. 오늘날까지 호프만의 동화라면 [호두까기 인형]만이 어린이들에게 읽혀지고 있고, 실제로 [금항아리]를 비롯하여 [벼룩의 우두머리], [브람뷜라 왕녀] 등의 경우 지독한 풍자성향, 환상과 현실의 혼란스러운 묘사 등으로 인하여 어린이가 이해하기엔 무리가 있다. 호프만의 동화는 어린이를 위한 것이라기보다 그 자체의 예술적 완성도를 지향한 작품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이러한 '예술 동화'라는 형식은 독일 낭만주의 문학의 일관된 흐름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전래 동화를 수집하여 여기에 예술성을 부여한 그림 형제 역시 호프만과 동시대에 확약한 낭만주의 문인이긴 하지만, 본래 낭만주의 시대를 풍미한 진정한 의미의 '예술 동화'란 민담에서 취재하지 않고 작가가 독자적으로 써 내려간 창작동화들을 일컫는다. '예술 동화'의 장르를 앞장서 개척한 루드비히 티크(Ludwig Tieck)의 [금발의 에크베르트]를 비롯하여, 호프만의 친구이자 문학적 동지였던 푸케(Fouque)의 [운디네]가 그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으며, 호프만도 여기에 해당하는 작품들을 평생 일관된 태도로 창작하였던 것이다. (푸케의 [운디네]는 호프만이 직접 오페라로 작곡하였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금항아리]는 [모래 사나이]와 마찬가지로 한 젊은 대학생이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분열을 일으켜 방황하게 된다는 테마를 다루고 있다. 두 작품 모두 똑같은 테마를 가지고 쓰여진 것이라 할 수 있겠지만, 작품의 주제나 그 기착지를 살펴보면 하늘과 땅처럼 큰 간극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모래 사나이]에서는 주인공이 분열된 정신세계로 인하여 비참한 종말을 맞이하게 되지만, [금항아리]에서는 주인공이 아예 현실을 포기하고 환상 속에 함몰해 버림으로써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는 해피엔딩을 보여주고 있다. [모래 사나이]에서는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작품 전체를 지배하는데 반하여, [금항아리]에서는 아름다운 환상의 세계에 대한 동경심이 주조를 이룬다. 결론적으로 [모래 사나이]는 명백한 비극이고, [금항아리]는 명백한 희극이다.
심지어 [금항아리]에서는 주인공 안젤무스 청년이 환상세계에서의 숭고한 삶과 현실세계에서의 안락한 삶 사이에서 고뇌하는 모습조차 다분히 희극적으로 처리되어 있다. 특히 세속적인 안락을 상징하는 다정다감한 베로니카 아가씨가 시종일관 안젤무스 청년에게 사랑을 바치다가도 그가 추밀 고문관이 될 가능성이 사라지자 사랑의 맹세를 철회해 버리는 것이나, 안젤무스가 환상 속에서 애타게 쫓아다니는 세르펜티나가 전통적으로 사악함의 상징으로 되어있는 뱀으로 등장하는 것 등은 대단히 풍자적으로 다가온다.
호두까기인형 [胡-人形, Nutcracker]
러시아의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의 발레음악.
작곡 : 차이코프스키
종류 : 발레음악
구성 : 2막 3장
제작연도 : 1891∼1892년
2막 3장. 1891∼1892년에 작곡, 1892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이는 독일의 작가 E.T.A.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와 쥐의 임금님》(1819)을 대본으로 하여 쓴 것으로 소녀 클라라가 크리스마스에 호두까기인형을 선물로 받았는데 그 인형이 꿈 속에서 쥐의 대군을 퇴치하고 아름다운 왕자로 변하여 클라라를 과자의 나라로 안내한다는 환상적인 이야기로 되었다. 1934년 영국의 로열발레단에 의해 상연된 후 유럽에서도 자주 상연된다.
또 이 발레음악을 작곡자 자신이 편곡한 같은 이름의 2종의 관현악모음곡도 있으며 그 중 제1모음곡이 특히 유명하다. 제1모음곡은 3부(3악장)로 되었는데, 제1부는 경쾌한 작은 서곡, 제2부는 개성적 무곡으로 〈행진곡〉 〈별사탕의 춤〉 등의 6곡으로 이루어졌으며 제3부는 〈꽃의 왈츠〉로 끝나고 있다. 한국에서는 1948년 서울발레단에 의하여 초연되었다.
호두까기인형 (The Nutcracker)
*작곡: 표트르 차이코프스키 (Pyotr Tchaikovsky)
*안무: 마리우스 프티파(Marius Petipa), 레프 이바노프(Lev Ivanov)
*줄거리
1막.
1장. 크리스마스 파티가 벌어지고 있는 가정 / 클라라의 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가 벌어지고
있다. 이 집안의 자녀인 클라라(또는 마리)는 대부인 드로셀메이어에게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받는데 그것을 탐낸 오빠 프리츠와 다투다가 호두까기 인형이 망가진다. 슬퍼하는
클라라(또는 마리)에게 드로셀메이어는 호두까기인형을 고쳐주겠다고 달래주고 어른들은
아이들은 재우러 보낸다.
2장. 어두운 거실 / 한밤중에 클라라(또는 마리)는 자신의 호두까기인형이 걱정되어 아래층으로
내려온다. 그런데 생쥐들이 인형들을 갉아먹으러 나타나고 호두까기인형은 장난감들을
지휘해서 생쥐들과 전쟁을 벌인다. 호두까기인형과 쥐왕의 결투 때 클라라(또는 마리)가
슬리퍼를 던져 쥐왕을 죽임으로 인형들이 승리를 거두고 호두까기인형은 왕자로 변해
클라라(또는 마리)를 과자의 궁전으로 데려가겠다고 제의한다. 과자의 궁전으로 가는 길에 눈의
여왕을 만나고 눈송이들과 춤을 추면서 여행을 시작한다.
2막 과자의 궁전 / 요정들이 왕자와 클라라(또는 마리)를 환영한다. 2막은 일종의
디베르티스망으로 초코렛이 추는 스페인춤, 커피가 추는 인도춤, 차가 추는 중국춤, 풀피리가
추는 프랑스춤 등 각국의 민속춤을 보여준다. 유명한 장미꽃의 왈츠가 나온 후 마지막으로
사탕요정과 왕자의 2인무가 피날레로 나온다.(이 춤은 발레단에 따라서 사탕과자 요정과 그녀의
기사, 혹은 왕자와 클라라의 춤이 될 때도 있다)
에필로그 / 유모에 의해 잠이 깬 클라라(또는 마리)는 지난밤 즐거운 꿈을 생각하며 크리스마스
아침을 맞는다.
*작품해설
이 작품의 초연 안무자는 마리우스 프티파와 그의 조수였던 레프 이바노프이다.
오늘날「호두까기인형」은 프티파와 이바노프의 원전을 바탕으로
그리가로비치판(볼쇼이발레), 바이노넨판(키로프발레), 발란신판(뉴욕시티발레),
누레예프판(파리오페라발레), 바리시니코프판(아메리칸발레시어터), 라이트판(영국로열발레)
등 유명한 개정판만 12개 이상이 된다.
안무가에 따라 대본의 내용이나 등장 인물들의 설정이 다른데 초연안무와 가장 큰 차이점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1934년 키로프 발레(구 러시아황실발레단)에서 소개된 바이노넨 판이다.
프티파-이바노프판과 바이노넨판의 큰 차이점은 2막에 '요정'이 있느냐 없느냐이다. 이는 즉
환상적(요정이 있다)이냐 사실적(요정이 없다)이냐를 뜻한다. 프티파-이바노프 판에는 요정이
등장하여 어린 클라라가 이 요정을 춤을 감상하는 식으로 구성함으로써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면을 강조한다. 반면에 바이노넨판에는 요정을 없애고 대신 클라라가 꿈속에서
성인이 되어 1막 '눈의 요정'이나 2막 사탕요정의 춤을 직접 추는 것으로 바꾸어서 '사실감'을
높였다.
독일어문학 제20집
에·테·아· 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와 쥐의 왕」에 나타난 현실과 환상의 관계 권 진 숙 (대구가톨릭대)
I. 서 론
에·테·아· 호프만 E.T.A. Hoffmann은 낭만주의 작가이다. 그런데 호프만은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낭만주의자로 간주된다. 그래서 낭만주의 작가로서 호프만의 위치에 대한 평가에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한편으로 호프만은 낭만주의를 실현했다는 높은 평가를 받았고, 또 다른 한편으론 작가 정신조차 없다는 악평을 받았다.
) Vgl. ebd.
호프만에 대한 평가가 이렇듯 상반될 지라도 의견일치를 보이는 견해가 있다. 그것은 바로 호프만이 \'환상적인 것의 작가 Dichter des Phantastischen\'라는 것이며, 이러한 호프만의 특징은 다소간의 차이는 있지만 그의 전 작품에 관통하는 점이기도 하다.
호프만이 창작한 작품이 노벨레이든, 소설이든, 동화이든 간에 그 속에는 거의 예외 없이 환상적인 세계가 존재하므로, 호프만에게 있어서 환상적인 것은 그만큼 다양한 형식을 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만큼 다양한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예컨대 「개 베르간차의 최근 운명에 대한 소식에서의 환상은 파로디적이며, 「클라인 차헤스 Klein Zaches」에서의 환상은 유머적-아이러니적이며, 「섣달 그믐날 밤의 모험 Abenteuer der Silvesternacht」에서의 환상은 마적이며, 「브람빌라 공주 Prinzessin Brambilla」에서의 환상은 신화적이며, 「신부 선출 Brautwahl」에서의 환상은 유희적이며, 『고양이 무르의 인생관 Lebensansichten des Katers Murr』에서의 환상은 그로테스크하며, 「모래 인간 Der Sandmann」에서의 환상은 마적이다.
동화가 호프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중심적인 창작활동으로 여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그의 많은 동화들이 환상이라는 주제로 연구되었지만, 호프만의 중·단편집인 『제라피온의 형제들 Die Serapionsbruder』에 수록되어있는 동화 「호두까기와 쥐의 왕 Nusknacker und Mausekonig」은 그의 다른 동화들과는 달리 커다란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 동화 또한 호프만의 환상적 작품의 연구에 있어서 중요하므로 이 동화 속에 들어 있는 환상적인 것을 연구하는 것은 호프만의 작품 속에 묘사된 환상적인 것의 특징을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다. 그래서 여기서는 동화 「호두까기와 쥐의 왕」을 중심으로 그 속에 묘사된 현실 세계와 환상 세계간의 이동 과정을 작품 내재적으로 분석하여 현실과 환상의 관계를 밝힘으로써 환상적인 것의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Ⅱ. 일상적 세계로 스며든 환상
1. 현실 세계에서 환상 세계로의 이동
「호두까기와 쥐의 왕」의 줄거리는 공의인 슈탈바움 Stahlbaum의 집에서 시작된다. 줄거리가 시작되는 장소인 슈탈바움의 집은 일반시민의 일상적인 환경이며, 바로 '우리의 인접한 이웃이다. 줄거리가 시작되는 시간은 크리스마스 이브이며, 이 동화 줄거리의 출발점은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이 동화가 줄거리 진행의 시간, 장소, 출발점을 이렇게 상세히 기술함으로써, 이 동화에서 벌어질 사건의 토대가 현실이라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 이러한 동화의 시작부분에서 독자는 19세기초 베를린의 시민 가정에서 펼쳐지는 현실 속으로 들어온 듯한 느낌을 가진다.
이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인물들도 상세히 묘사된다. 마리 Marie와 프리츠 Fritz는 슈탈바움의 자식들인데,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다린다. 프리츠는 장난감군인을 가지고 싶어하는 등 현실적인 것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마리는 환상에 잠기기를 좋아하는 성향이 있는 소녀이다. 그래서 그녀는 아름다운 현실의 세계, 즉 동화와 같은 환상적인 세계에 대한 소망을 품고 있다.
대부 드로셀마이어가 내게 아름다운 정원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안에는 커다란 호수가 있는데, 여기에서 금목걸이를 두른 아주 멋있는 백조들이 헤엄을 치며 아주 예쁜 노래를 부른다. 그러면 작은 소녀는 정원에서 호수가로 다가가서 백조들을 불러 그들에게 달콤한 마르치판을 먹이로 준다.
마리의 소망 속에서 동화적 환상이 발견되는데, 이러한 마리의 성향은 프리츠의 성향과 대조되면서 명백한 대비를 이룬다. 더욱이 마리가 위와 같은 자신의 소망을 이야기하자, 프리츠가 백조는 마르치판을 먹지 못한다고 말하면서 마리를 현실 속으로 되돌아오게 한다.
시민 가정에서 보여지는 크리스마스의 장면도 상세히 묘사된다. 특히 크리스마스의 분위기에 맞게 장식되어있는 방은 눈앞에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런데 이런 현실적인 장면은 밤에 일어나는 환상적인 사건들과 명백한 대립을 이룬다. 바로 이 현실적인 방 한 가운데에서 경이로운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마리가 막 잠자리에 들려는 순간,
「...」 그 때 사방에서, 난로 뒤에서, 의자 뒤에서, 장롱 뒤에서 조용히 소근대고, 속삭이고, 바스락거리기 시작했다.
캄캄한 방에서 이런 비밀스러운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방안에 위치한 물건들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벽시계가 덜덜 소리를 내면서 시를 읊기 시작하고, 고정된 장식으로 벽시계 위에 놓여져 있는 부엉이가 날개를 내린다. 방안에 놓여있는 물건들에서 일어나는 이 같은 환상적 변화들의 빈도가 점점 더 높아지게 되자, 마리는 이러한 환상적인 변화들을 경험하게 되고, 이 때 약간의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그녀는 이런 환상적인 사건들에 매혹된다. 한밤에 일어나는 환상적인 것이 한 무리의 쥐 떼가 등장하면서 현실적인 것을 완전히 압도하게 된다. 이 쥐 떼를 이끄는 우두머리는 7개의 머리를 가진 환상적인 인물이다.
「...」 그녀의 발 바로 앞에서 그것이 지하의 힘에 의해 추진력을 받은 듯 모래와 석회와 부서진 벽돌을 튀겨내었고, 7개의 밝게 빛나는 왕관을 쓴 7개의 쥐 머리가 아주 소름끼치게 쉿 소리와 함께 삐삐거리며 바닥으로부터 모습을 드러냈다.
환상적인 일들이 마리의 인형장롱에서도 서서히 일어난다. 마리의 철금이 저절로 울리기 시작하고, 마리가 저녁때에 장롱에 정리해 넣어 놓은 인형들이 분주하게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자신들이 살아있음을 증명해 보여준다. 결국 마리의 호두까기는 쥐 떼를 상대로 한 전투를 위해 인형장롱 속에 들어있는 모든 인형들에게 자신을 따를 것을 요구하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여기서 호두까기와 쥐의 왕은 서로 대립되는 세력이다. 이 같은 대립이 일반적으로 거의 모든 동화에서 확인되는 특징이듯이, 여기서도 서로 대립되는 두 개의 세력이 환상적 모티브로 등장하고
) 동화에서 인물, 사물, 행위 등을 묘사할 때 양극화의 경향이 있는데, 이런 양극화의 경향을 대립의 법칙 Gesetz des Gegensatzes이라 부른다. 이 대립의 법칙에 따라 상반되는 인물이나 개념들이 대립된다. 이 두 개의 세력은 선과 악을 대변하면서 명확히 구분되어진다. 이러한 두 세력의 구분은 전투 장면에서 더욱 분명하게 보여진다. 악한 세력은 단조로운 군대를 구성하고 있으면서 쥐 떼를 거느리는 쥐의 왕에 의해 구체화되는 반면에, 선한 세력은 아주 다양한 군대를 구성하고 있으면서 마리를 포함하여 호두까기와 인형들에 의해 구체화된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악한 세력인 쥐의 왕은 선한 세력을 공격하게된다.
이 두 세력의 등장과 활동으로 인해 소설의 동화적인 특성은 더욱 강화되며, 그 절정은 호프만의 시적 상상력이 마음껏 발휘된 쥐의 왕의 편과 호두까기의 편 사이에서 벌어지는 전투 장면이다.
「...」 호두까기
다채로운 구성을 보이고 있는 이 전투 장면은 또한 밤베르크 Bamberg 시절 극장활동의 영향으로 간주된다. 자신의 편을 배치하면서 야전사령관으로서 손색이 없음을 보여주는 호두까기, 행군을 알리는 고수인형 그리고 장군으로 행동하는 판탈론 인형이 싸움터의 한 쪽 진영을 형성한다. 이제 모든 장난감군인들은 더 이상 목재로 된 인형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존재가 되어 경기병 및 기마병과 함께 군대를 형성한다. 호프만이 인형들과 동물들에게 인간의 특성을 부여함으로써 환상적인 것이 현실적인 특징으로 채워지고, 현실적인 것이 환상적인 특징으로 채워지게 된다. 이런 방법으로 이 두 영역의 경계가 흐려지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은 전투에 투입되는 무기들에서도 확인된다. 자세히 살펴보면 전투에 사용되는 무기들은 현실 세계에서 나온 것들이다. 즉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것들이 무기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특히 중무장한 포병부대가 쥐들에게 손상을 많이 입혔는데, 이 포병부대는 「...」 줄기차게 후추과자 포탄을 쥐들에게 쏘아 대었다. 「...」 쥐들은 그 수가 점점 더 늘어났고, 작은 은색 알약 탄환을 「...」 유리 장롱 안까지 발사했다.
이 두 진영 사이에서 벌어지는 전투에서 마침내 쥐들이 인형들의 머리를 물어 뜯어내는 전술을 사용하자 승리는 쥐들의 편으로 기우는 듯했다. 이렇게 되자 이 모든 환상적인 사건들에 매혹되어 지켜만 보던 마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호두까기에게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지 모른다는 걱정에 휩싸여 호두까기와 쥐의 왕의 전투에 개입하면서 행동을 하게 된다.
마리는 더 이상 어찌할 바를 몰라 자기 왼쪽 신발을 잡고 두텁게 에워싸인 쥐의 왕을 향해 힘껏 던졌다. 그 순간 모든 것이 흩날려 날아간 것 같았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환상적인 사건들을 방관자의 입장에서 구경만 하고 있던 마리가 마침내 행동함으로써 크리스마스 이브의 환상적인 사건들이 종결되게 된다.
호두까기와 쥐의 왕 사이에서 벌어지는 전투의 장면들은 환상적이지만, 이 환상적인 장면들은 아주 강한 구상성을 지니고 독자의 눈앞에 그려지고 있다. 왜냐하면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장면들이 아주 상세하고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있기 때문이다.
2. 환상 세계에서 현실 세계로의 이동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호두까기와 쥐의 왕 사이에서 벌어지는 전투는 전형적인 동화적 장면으?關? 선한 ?섭째? 악한 세력 사이의 싸움이다. 이 전투에서 마리가 체험하게 된 환상적인 사건들은 마리가 호두까기의 편을 들어 쥐의 왕에게 신발을 던짐으로써 종결되게 된다. 그런데 이 전투에서 마리는 부상을 입게 되는데, 의사의 말에 따르면 그것은 창상열이다. 이런 상태에서 마리가 다시 현실적인 환경, 즉 가족의 환경 속으로 돌아옴으로써, 그녀뿐만 아니라 독자도 시민의 일상적 세계 속으로 이동하게 된다.
마리가 깊은 죽음의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자기 침대에 누워있고, 태양은 얼음이 덮인 창을 통해 방 안으로 밝게 비쳤다. 그녀 바로 곁에 낯선 한 남자가 앉아있었는데, 그녀는 그 남자가 벤델슈테른 의사라는 사실을 금방 알게되었다.
이로써 시민적-현실적 세계와 동화적-환상적 세계가 강하게 대립되고, 이 대립성이 두 세계가 병존하고 있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 이 두 세계가 피상적으로는 서로 독립되어있는 듯 하나, 좀 더 상세히 관찰해 보면 이 둘을 연결시키는 끈을 볼 수 있다.
첫째로, 이 두 세계를 연결해 주는 끈은 바로 환상이 일상의 현실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이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환상적 사건과 현실적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가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와 결부되어 동화의 사건들에 등장하는 가정용품들은 이중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이는 낮의 기능과 밤의 기능이라는 서로 다른 기능이 동시에 부여되었기 때문이다. 이 가정용품들이 낮에는 무생물체로서 자신들의 기능에 따라 인간에게 봉사하는 반면에, 밤에는 생명체로서 환상적 세계에서 행동의 주체가 된다. 벽시계는 낮에 인간에게 시각을 알려주는 기능만을 하지만, 밤에는 덜덜 소리를 내면서 살아있다는 표시를 하며 환상적인 사건에 시작을 알리는 신호를 준다. 이로써 벽시계는 밤의 동화적 세계의 구성요소가 된다. 이 같은 이중의 기능은 유리장롱에 있는 모든 인형들에게도 부여되는데, 이 인형들은 낮 동안에 아이들의 장난감으로서의 기능을 하지만 밤에는 용감하게 싸우는 군대로서 그 기능을 수행한다. 호두까기의 군대와 쥐의 왕의 군대가 사용하는 무기들도 환상 세계와 현실 세계를 연결하는 구실을 한다. 말하자면 이 무기들은 현실의 세계에서 나온 것들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이 사실 이외에도 환상 세계와 현실 세계를 연결시키는 끈은 현실의 영역에서 나온 물건들이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프리츠가 호두까기를 거칠게 다루어 호두까기가 다치게 되자 마리는 호두까기를 사랑스럽게 돌보면서 호두까기의 머리에 끈을 하나 매는데, 이 끈이 마리와 호두까기 사이의 결속력에 대한 상징이 된다. 이러한 결속력은 구체적인 행위를 통해 표현되는데, 우리는 밤에 생명체로 변한 호두까기로부터 호두까기가 마리를 아주 좋아하고 마리에게 고마워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쥐 떼와의 전투에서 호두까기가 위기에 몰리자 마리가 호두까기를 돕는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셋째로, 환상 세계와 현실 세계를 연결해 주는 또 하나의 끈은 쥐의 왕의 왕관 7개이다. 호두까기가 쥐의 왕과의 전투에서 승리했다는 표시로 마리에게 이 왕관을 선물하는데, 비록 이 왕관이 환상적 사건이 일어난 밤에 마리에게 주어졌을지라도, 모든 경이와 환상이 사라진 낮에도 이 왕관은 보여진다.
3. 현실 세계에서 환상 세계로의 재이동
크리스마스 이브에 환상적인 경이가 일어났는데, 이는 갑작스러운 변화들에 의해 예고되었다. 이러한 변화들의 빈도가 점점 증가하면서 마침내 경이로운 일들이 연이어 일어난다. 마리가 병에서 치유되고 난 후 \'다른 세계 die andere Welt\'를 다시 한번 체험하게 된다. 마리가 유리장롱 옆에 서 있을 때,
「...」 나즈막한 한숨이 유리장롱을 통해 나오는 것 같았다. 이 한숨에 의해 장롱유리는 거의 들리지는 않았지만, 아주 기분 좋게 울렸다. 마치 작은 종소리가 노래하는 듯했다: '귀여운 마리아 - 나의 수호천사 - 나는 너의 것이 될 거야 - 나의 마리아.'
또 다시 \'다른 세계\'와의 만남이 이렇게 시작되는데, 이 동화에서 환상의 절정은 인형나라 Puppenreich이다. 호두까기가 마리에게 나타나 쥐 떼를 물리치는 데에 성공했다고 보고하면서 그 증거로 쥐의 왕이 썼던 7개의 금관을 그녀에게 보여준다. 결국 동화 속의 악한 세력은 제거되고, 호두까기가 인형나라의 왕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환상의 절정은 이 인형나라의 묘사에서 펼쳐진다. 이 인형나라는 환상의 세계인데, 이 환상 세계로 가는 길의 출발점은 현실의 환경이다. 인형나라로 가는 길은 바로 슈탈바움의 집 한가운데에서 시작하는데, 그 출발점은 현관에 있는 옷장 속이다.
이와 같이 두 개의 서로 다른 차원의 세계가 존재함에도 주인공에게는 이 두 세계 사이의 왕래가 불가능하지 않고 문제없이 이루어진다. 이런 현상을 일차원성 Eindimensionalitat이라 부르며, 전통적인 동화에는 일반적으로 확인된다 특히 그림형제의 동화 「닳아빠진 구두 Die zertanzten Schuhe」에서 환상 세계로 가는 출발점이 침대이다. 12명의 공주가 침대를 두드리자 입구가 보이고, 이 입구를 통해 환상
여기서 이제 마리의 꿈속에서만 존재하던 경치가 펼쳐진다. 마리는 호두까기와 함께 사탕초원을 거쳐 아몬드문과 건포도문을 통과한다. 크리스마스숲으로부터 아주 달콤한 냄새가 새어나오는데, 거기에는 오렌지 냇물이 있고, 이 냇물은 대단한 향기를 내뿜는다. 뿐만 아니라 레몬주스강이 있고, 꿀강이 있고, 아몬드 밀크로션 호수도 있다. 인형나라에 있는 도시들도 달콤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이 도시들의 이름은 후추케이크시 Pfefferkuchenheim, 사탕시 Bonbonhausen, 캔디시 Konfektburg이다. 이 같은 달콤한 도시들과 경치들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장미호수에서 마리는 가장 큰 즐거움을 갖게되는데, 마리는 여기가 자신의 커다란 소망이 실현된 곳으로 여긴다.
점점 더 커다란 호수로 펼쳐지는 이 우아한 물위에 아주 멋있는 은백색의 백조가 금목걸이를 하고 헤엄을 치며 서로 경쟁하듯이 아주 예쁜 노래를 불렀는데, 이것에 맞추어 다이아몬드 물고기가 쾌활한 춤을 추듯이 장미물결로부터 떠올랐다 내려앉았다.
인형나라는 이렇듯 환상적이다. 환상적인 인형나라의 묘사는 비유적일 뿐만 아니라, 시각적, 청각적, 미각적, 후각적으로 그 모습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는 묘사이다. 시각적으로 사용된 색은 흰색과 금색인데, 이 색은 동화적이다. 이 뿐만 아니라 물고기가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졌으며 호수는 장미로 채워졌는데, 이는 독자의 눈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청각적으로 백조들의 아름다운 노래 소리는 독자의 귀를 자극한다. 또한 캔디시의 집들이 설탕으로 만들어졌으며, 분수대에는 맛있는 크림이 넘치고 있는데, 이는 독자의 미각을 자극한다. 오렌지 냇물과 레몬주스강에서 대단한 향기가 나도록 함으로써 독자의 후각 또한 자극을 받는다. 이처럼 현실적인 것과 환상적인 것을 병렬적으로 다채롭게 연결시키는 것이 호프만의 동화적 환상의 특징이다. 이 같은 비유적-환상적 묘사는 호프만의 화가적 재능에서 나왔을 뿐만 아니라, 다채롭고 마적인 동화극을 만든 이태리 작가 고찌 Carlo Gozzi의 영향이기도 하다.
4. 동화적 결말
인형나라에서 환상적인 경험을 한 마리는 다시 친숙한 일상의 환경, 즉 슈탈바움의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 환경 속에서 동화의 줄거리는 끝나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호프만의 동화는 환상적인 것을 묘사하고 난 후 항상 다시 일상의 삶 속으로 돌아와서 줄거리를 마무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호두까기와 쥐의 왕」의 종결부는 현실의 영역에 머물러있지 않고 동화적·환상적인 영역으로 넘어간다. 마리가 인형나라에서 환상적인 것을 경험하고 난 후에 현실의 세계로 돌아왔지만, 동경적인 꿈을 꾸며 인형나라에서 경험한 행복한 기억들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마리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환상적인 것이 시작된 인형 유리장롱 앞에 서서 비애에 가득 차게된다.
「...」 그리고 꿈속에 잠겨 호두까기를 바라보았다. 그 때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이런 말을 내뱉었다: '아, 드로셀마이어씨, 당신이 실제로 살아있기만 하다면 나는 피를리파트 공주처럼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
마리의 이 말이 줄거리의 동화적 전환의 계기가 된다. 그래서 '「...」 그 순간 마리가 의식을 잃고 의자에서 내려앉을 정도의 폭음과 충격이 발생했다. 「...」
여기서 순간적으로 변화가 자동적으로 일어나게 되는데, 이 변화 속에서 이제 나무로 된 호두까기는 대부 드로셀마이어의 잘 생긴 조카이며, 마리에게 구혼을 하고 결국 결혼을 하게 된다. 이로써 이 동화는 동화적으로 결말을 맺게 된다.
일년 후 그는 금으로 된 말과 은으로 된 말이 끄는 마차로 그녀를 데려갔다. 진주와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가장 멋있는 형상들 22,000개가 결혼식에서 춤을 추었다. 그 때 마리는 어디서나 반짝이는 크리스마스숲과 들여다보이는 마르치판성, 간단히 말해서 아주 멋있고 경이로운 것들이 보이는 나라의 여왕이어야 한다 「...」
Ⅲ. 호프만의 현실동화
호프만이 환상의 작가로 간주되는 것은 그의 동화 때문이다.
동화는 환상적인 것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형식으로서 시간과 공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환상적이고 경이로운 사건들을 내용으로 담을 수 있다. 동화의 세계에서는 현실 세계에서 적용되는 법칙들이 유효성을 거의 가지지 못한다. 이러한 현상은 동화의 필수품으로 여겨지는 경이 Wunder와 변신 Verwandlung에서 확연히 관찰된다. 동화에서 줄거리를 촉진시키는 모티브의 구실을 하는 경이와 변신과 같은 급작스러운 변화의 상황이 환상적인 것의 본질적인 특징으로 간주된다.
그래서 동화는 '평상시 어디에서나 현실에 의해 제약받는 환상이 마음껏 펼쳐질 수 있는 놀이터이다. 바로 이러한 동화의 특성으로 인해 호프만을 포함한 낭만주의자들은 동화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호프만은 자신의 동화 「호두까기와 쥐의 왕」에서 아주 환상적인 일들이 일어나도록 했다. 그런데 바로 이 때문에 이 동화는 발표되자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호프만의 동화는 호두까기와 쥐의 왕의 전투를 묘사한다. 이 동화에서 묘사된 모든 미친 짓들을 저자가 어떻게 생각해 냈는지에 대해서는 그 이외에 어떤 사람도 대답해 줄 수 없을 것이다: 아마도 아주 강한 열병과 허구가 그를 도왔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오랫동안 퍼져 있던 동화에 대한 견해, 즉 동화가 환상의 소산물이라는 견해에서 나왔다. 그러나 구비동화가 뤼티 Max Luthi에 의해 정교한 문학 형식으로 인정을 받은 이후로 호프만의 동화를 모범적인 예술동화의 형식으로 보는 견해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호프만의 동화는 환상의 자의적 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창작물이 아니라 특별한 묘사 양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호프만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물론 환상적인 것이 「...」 일상의 삶 속으로 과감히 들어오도록 하려는 착상은 정말이지 대담한 일이며, 내가 아는 한, 아직 어떤 독일 작가에 의해서도 이 정도로 사용되지는 못했다.
말하자면, 호프만은 환상적인 것을 현실 속으로 끌어들여 와서 동화를 의식적으로 새로이 형상화하려 했고, 이것이 호프만의 동화에 있어서 주목할 만한 것이다. 「호두까기와 쥐의 왕」이 수록되어있는 『제라피온의 형제들』에서 테오도어 Theodor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보통 동화로 불려지는 모든 것을 동양으로 옮겨놓는 것이 일반적이고 통례였다.「...」 내 생각에는 더 높은 영역으로 올라가는 데에 필요한 야곱의 사닥다리의 토대는 삶 속에 고정되어있어야만 하며, 각자가 뒤따라 올라갈 수 있어야 한다. 각자가 점점 더 높이 기어올라 환상적인 마법의 나라에 도달하게 되면, 이 마법의 나라가 또한 자신의 삶에 속하고, 원래 자신의 삶의 아주 장려한 부분이라고 믿을 것이다.
「호두까기와 쥐의 왕」은 이러한 원칙에 의해 구성되었으며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래서 그의 동화는 현실동화로 불려진다.
Ⅳ. 슈베르트의 자연철학 사상과의 관계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호두까기와 쥐의 왕」에서 사건들이 일어나는 영역은 이중의 영역이다. 하나는 현실 세계, 즉 이성의 법칙이 최상위 원칙으로 유효성을 갖는 일상의 환경이며, 이 세계의 대변자들은 환상이 없고, 자기 만족적이며 이성적인 \'속물들\'이다. 이런 세계이외에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하는데, 이 세계는 보다 더 높은, 초자연적인 그리고 비이성적인 세계이다. 이 세계에서는 경이, 즉 환상적인 것이 유효성을 갖는다. 이 환상적인 세계는 이성적·현실적인 세계처럼 실재하지만 모든 인간들에게 그 출입이 허용되어있지는 않다. 깨끗한 마음을 갖고 있는 인간만이, 느끼는 심성을 가진 인간만이, 환상적인 것에 대한 감을 갖고 있는 인간만이 그리고 환상적인 것이 실제로 유효성을 갖는 더 높은 세계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는 인간만이 보다 더 높은 삶에 대해 알고 이를 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파이글 Feigl은 환상 세계의 '내적 현실을 이야기한다. 환상 세계는 '인간이 그 실재를 의심할 수 없을 정도로 믿을 만한 것이다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세계를 믿는 만큼 이성적으로 파악할 수 없는 세계를 믿는 사람은 경이의 세계로 들어가도 된다. 마리가 이런 인간이기 때문에 꿈 꾸어온 인형나라에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탈만 Thalmann에 의하면 이 인형나라는 '어린이-아틀란티스 Kinder-Atlantis' 인데, 「황금단지 Der goldene Topf」에서 안젤무스 Anselmus가 조화의 나라인 아틀란티스로 들어갈 수 있기 위해 수많은 싸움과 시험들을 통과해야 하는 것처럼 인형나라는 어린이의 단계에서의 아틀란티스로 불려질 수 있다. 이 두 동화의 기본사상은 동일하다. 즉, 현실적 일상으로부터의 구제, 즉 초자연적인 세계로의 진입이 호프만의 동화의 핵심을 이룬다. 아틀란티스이든 인형나라이든 간에 주인공은 자신의 마음을 충만시키는 조화의 나라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있다. 여기서 동경 Sehnsucht은 현실 세계로부터의 구제로, 즉 환상의 나라로의 진입으로 이어진다. 더 높은 세계는 '진실의 세계로도 불려진다. '여기의 시민이 되는 것이 인간의 최상의 가능성이다. 여기에는 영원한 것이 지배한다.
동경을 통해 조화로운 삶의 영역에 접근하려는 호프만 사상의 토대는 자연철학 Naturphilosophie 사상, 특히 슈베르트 Gotthilf Heinrich Schubert의 사상이다. 슈베르트의 사상을 접하면서 호프만은 더 높은 세계가 현세적인 것 속에 내재해 있고, 더 높은 세계가 일상적인 대상들을 통해 비춰진다고 믿었다. 슈베르트는 인류의 역사가 3단계의 시기로 발전한다고 믿었는데, 이 3-시기-이론이 호프만에게 영향을 주었다. 슈베르트에 따르면 제 1시기는 인류의 원상태이며, 이 시기에는 삶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었고, 지식과 지혜는 인간들의 것이었다. 그러나 제 2시기에는 신으로부터의 이반, 이기심 그리고 자기 의지와 이성을 통해 이 조화가 파괴되었다. 슈베르트에 따르면 조화가 파괴된 이 시기가 낭만주의 인간의 현 위치인데, 낭만주의 인간은 더 높은 인식의 능력을 거의 잃어버렸다. 하지만 조화로운 영역은 현세적인 것들 뒤에 숨어있다. 그런데 슈베르트는 더 높은 세계가 일상의 현상들을 열화로 가득 채우는 특정의 순간들이 있다고 보고, 이 순간들을 '우주적 순간들 kosmische Momente' 이라 부른다. 이런 순간들은 보다 더 강한 외적 삶이 억제되어야만 보다 더 약한 내적 삶이 발전될 수 있기 때문에 수동적인 상황에서 발생한다.
슈베르트에 따르면 문학, 자연 그리고 특히 꿈이 신적인 것이 계시되는 상황들인데,
인간의 덧없는 총명과 이기적인 의도가 이런 신적인 것의 계시를 방해한다. 제 3시기는 아직 오지 않았고 미래에 올 시기이다. 이 시기는 제 2시기의 대상들을 다시 해체하여 제 1시기에서처럼 조화로운 시대를 불러온다.
주인공 마리의 예가 앞에서 증명해 보여주듯이 슈베르트의 사상이 호프만 동화의 토대가 되었다. 슈베르트의 3-시기-이론을 호프만은 「황금단지 Der goldene Topf」에서도 받아들였다. 안젤무스를 받아들인 나라 아틀란티스는 제 3시기에 해당하는데, 슈베르트에 따르면 이 아틀란티스는 다시 획득된 조화의 나라이다. 「호두까기와 쥐의 왕」에서는 인형나라가 제 3시기에 상응한다. 「호두까기와 쥐의 왕」에서는 이 같은 사상이 상징력을 갖고 있는 그림들에 의해 구체적으로 보여진다. 말하자면, 호프만의 동화는 '관념적인 것의 구체화 Versinnlichung des Geistigen' 이다.
Ⅴ. 결론
에·테·아· 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와 쥐의 왕」에서는 동화적-환상적 세계가 가장 잘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환상적인 것은 동시에 현실적인 것과 밀접한 연관성을 맺고 있는데, 이는 환상적 세계가 현실로부터 동떨어진 단순한 미적 세계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성을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구비동화의 형식과 다른 점일 뿐만 아니라
, 괴테 Goethe , 노발리스 Novalis 의 예술동화와도 다른 점이다. 호프만의 동화현실은 이원론적이다. 이런 이원론적 동화의 세계가 전통적인 동화의 세계와는 구별될지라도 호프만 작품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원론적 현실 이외에도 전통적 동화와는 다른 몇몇 특징들이 언급되었다. 전통적인 동화와는 달리 호프만의 작품에서 장소와 시간이 정확하게 언급될 뿐만 아니라 등장인물이 개성화된다. 비록 전통적인 동화와는 다른 특징들을 호프만의 작품이 지니고 있다하더라도 호프만의 작품에 동화적 특징이 있다는 것을 부인해서는 안 된다. 예술동화는 \'예술문학 Kunstpoesie\'이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보면 호프만의 동화는 예술동화의 본질에 속한다. 구비동화가 구비전승에 의해 창작자의 개인적인 특징들을 잃어버린 반면, 예술동화는 작가 개인의 상상에서 나왔기 때문에 작가 개인의 특별한 특징들을 간직하고 있다. '예술동화는 작가의 개성의 표현이다. 원형과 다른 모든 것들은 작가의 개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래서 호프만의 동화가 전통적인 동화의 형식과 다른 것은 작가 호프만의 개인적인 문제성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호프만은 이 세상에 대한 불만 그리고 모든 부조화가 없어지는 보다 더 높은 세계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는데, 호프만의 동화는 이런 이원론적 태도에서 나왔다. 호프만에게 있어서 현실은 구제의 길로 가는 도중에 방해되는 어두운 반대극이고, 행복은 이런 현실의 극복을 통해 열리기 때문에 현실의 영역이 호프만의 동화에 속하게 된다. 그래서 동화적이지 못한 특징으로 간주되는 정확한 장소와 시간의 언급이 필요한 이유는 환상적인 모든 것이 펼쳐질 수 있는 현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