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해치백 디자인의 새 교과서! 폭스바겐 ID.2all 실제로 보니
최지욱입력 2023. 3. 20. 16:39
폭스바겐이 지난 주, 신형 전기차 ID.2all을 최초 공개했다. 폭스바겐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새로운 디자인 언어와 소형차답지 않은 공간 활용성으로 무장했다. 전동화 전략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ID.2all을 독일 함부르크 공개 현장에서 직접 만나봤다.
글 신동빈 기자 (nicestlife@gmail.com)
사진 폭스바겐, 신동빈 기자
이번에 공개된 ID.2all은 2025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 폭스바겐이 2026년까지 내놓을 신형 전기차 10종 가운데 하나로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폭스바겐 전기차’(electric Volkswagen for everyone)를 표방한다. 시작가격 2만 5천 유로(3,500만 원)라는 꽤 놀라운 가격표를 일찌감치 받았다.
특히 폭스바겐은 이 차를 통해 '사랑받는 폭스바겐'을 만들겠다는 각별한 의지를 드러낸다. 폭스바겐 브랜드 CEO 토마스 셰퍼는 ‘LOVE BRAND’라는 슬로건을 유독 강조했다. 또한 그는 “ID. 2all은 우리가 브랜드를 어떠한 방향으로 이끌어갈지를 보여주는 모델”이라며 “폭스바겐은 고객과 좀 더 가까워지고, 환상적인 디자인과 결합한 최고의 기술력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폭스바겐 새 디자인 언어 제시
ID.2all은 정말 잘 생겼다. 차가 처음 모습을 드러내자 수많은 기자들이 연신 탄성을 내뱉으며 감탄했다. 특히 측면 비례가 더 손댈 곳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 지금까지 해치백 디자인 교과서를 골프가 썼다면 전동화 시대에는 그 역할을 ID.2all가 맡을지도 모른다.
폭스바겐이 이번 행사에서 가장 강조한 영역은 디자인이다. ID.2all은 폭스바겐 디자인 기조를 새로 제시하는 모델로 ‘안정성(stability), 호감도(likeability), 열정(enthusiasm)’이라는 3개의 축으로 구성된 주요 특징을 고스란히 담았다.
폭스바겐은 '골프처럼 넓고, 폴로처럼 합리작인 차'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다만 사이즈는 경차를 제외하면 국내 시장에서 가장 작은 축에 속한다. ID.2all은 길이 4,050mm로 현대 베뉴보다 10mm 길다. 폭은 약 42mm 넓고 높이는 55mm 낮다.
소형차에서 매우 드문 20인치 휠은 완성도 높은 옆모습을 위한 토대다. 바퀴를 앞뒤로 최대한 붙여 범퍼 오버행을 짧게 만들고, 두툼한 C필러, 볼륨감 살린 펜더와 조화를 이룬다. 덕분에 앞뒤 어느 쪽에서 봐도 차가 단단해 보인다.
핵심은 1세대 골프에서 시작된 C필러 디자인이다. 폭스바겐 디자이너들은 역대 골프의 옆모습을 모아놓고 더 완성도 높은 형상을 빚었다. 흔히 ID.3를 골프의 계보를 잇는 모델로로 생각하지만 C필러 만큼은 ID.2all가 적통이다.
전면부는 불필요한 면변화를 최대한 절제했다. 대신 면발광 LED의 조형적 재미를 추구하며 담백하면서도 인상적인 디자인을 완성했다. 금속 느낌 패널을 함께 집어넣어 전기차다운 사이버틱한 이미지까지 챙겼다.
기존 폭스바겐 디자인 흔적이 남아있는 앞모습과 달리 뒷모습은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한다. 좌우를 가로지르는 일자형 리어램프를 깔고 그 위에 2점식 브레이크등을 올렸다. 범퍼 하단 디퓨저 느낌을 낸 형상으로 스포티한 맛도 보탰다.
면 정리가 잘된 A필러
측면 창문 몰딩
세심한 디테일은 ID.2all 디자안을 완성하는 요소다. 자동차에서 면과 선이 교차하는 지점을 유심히 살펴보면 브랜드의 디자인 실력을 알 수 있다. 먼저 A필러와 보닛, 펜더가 만나는 지점은 근거 없는 선이 생기지 않도록 매우 치밀하게 정리했다. 측면 유리창과 도어 패널 경계는 흔히 쓰는 크롬 몰딩 대신 검은 유광 플라스틱으로 처리해 옆모습이 꽤 깔끔해졌다.
차분한 인테리어 속 스포티함
이날 무대에 오른 차는 폭스바겐 폴로에 ID.2all 외장 디자인만 입한 쇼카 단 한 대로 실내 디자인은 실물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미지를 통해 드러난 인테리어는 하체가 든든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전반적으로 매우 차분했다.
D컷으로 만든 스티어링 휠은 인테리어 분위기와 완전히 다르다. 과거 스포츠카처럼 림을 운전대 중심축보다 앞쪽으로 한참 튀어나오게 만들어 운전재미를 잃지 않으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기어레버는 ID.4와 달리 다이얼식으로 바뀌어 전통적인 변속레버 자리로 돌아왔다.
대시보드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해 기계식 버튼을 최소화 했다. 다만 열선과 에어컨 온도조절 버튼, 오디오 볼륨 조절부는 남겨둬 운전중 직관적 조작이 가능하게 했다. 계기판 스크린과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는 다른 모델과 다르게 큼직하게 만들어 시인성 좋다.
트렁크는 상당히 넓다. 기본 용량은 무려 490L, 2열을 접으면 1,330L까지 늘어난다. 1열 동승석을 접을수도 있고, 2열 시트를 등받이쪽으로 접어 시트 아래 공간을 쓸 수도 있다. 이 같이 넓은 공간은 ID.2all가 MEB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전륜구동이기에 가능했다. 전기차는 보통 발진 시 접지력 향상을 위해 후륜구동인 경우가 많은데, ID.2all은 차체가 작은 만큼 실내 공간 확보를 위해 구동계를 모두 앞쪽에 배치했다.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얼마?
ID.2all은 WLTP 1회 충전 주행거리가 450km다. 방전상태에서 80%까지 급속 충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0분에 불과하다. 아직 배터리 용량이나 제조사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 같은 주행거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NCM계열 파우치형 베터리를 채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국내 기업의 주력으로 만든다.
최고출력은 222마력이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에 걸리는 시간은 7초다. 가속만 놓고 보면 골프 GTI와 비슷하다. 이 외에도 더 똑똑해진 ADAS 기능을 담은 트래블 어시스트, IQ라이트는 핵심 사양을 빠짐 없이 담았다.
폭스바겐의 공격적인 전동화 전략
폭스바겐은 2030년 전체 승용차 라인업의 80%를 전기차로 채울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6년까지 새로운 전기차 10종을 출시한다. 올해는 2세대 ID.3와 허리를 25cm 늘린 7인승 ID.버즈 롱휠베이스, 플래그십 세단 ID.7이 시장에 나올 예정이며, 2026년에는 소형 전기 SUV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ID.2all은 2025년 유럽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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