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네에서 외과의사셨던 선배께서는 은퇴하신후에도 오랫동안 이동네를 떠나지 않으시면서
"난 이사 안가요. 좋은 의사들이 이동네 많거든.."
하셨었다.
그런데 몇년후 그 부부는
"내가 아는 의사들이 대부분 늙어 죽어서 더이상 누가 좋은 의사인지 모르겠네"
하시면서 아들이 사는 샌프란시스코로 이사를 가셨다.
우리가 25년전 이동네 이사올 때는 50대 초반이라
40-50대 좋은 의사들이 많았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시어머니, 친정엄마, 남편 모두 오랫동안
혈압약 조절등으로 심장 전문의인 Dr. 비소그나노한테 다녔었는데
이분은 MIT 공대를 졸업하시고 뉴욕주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끝내시고
다시 의과대학을 졸업하시고 이 동네 의과대학 교수로 계시면서
심장분야에서는 미국에서 아주 저명한 분이시다
얼마나 겸손하고 착하신 분인지
내가 어느날 시어머니, 친정엄마 두분을 동시에 모시고 갔었는데
시어머니께서는 그분께
다리, 어깨, 허리를 손으로 가르키면서 아프시다(관절염)고..
한국말로 한참 하소연을 하셨는데
이 의사가 한국말 못알아 들으면서도
시어머님 손을 붙잡고 고개를 끄덕이며 오래동안 이야기를 들어 드렸다.
시어머님 하소연이 끝나니까
친정엄마가 자기도 하소연 하시려는걸 내가
"엄마 하지마세요. 이분은 심장전문의 에요"하고
단호히 말렸더니 엄마가
집에 오시면서 "네 시어머니는 오랫동안 의사하고 이야기를 하시게 하고
나는 왜 못하게 했느냐고" 섭섭해 하셨었다.
의사가 워낙 착하시니, 시어머니 긴 하소연을 들어 드렸지만
우리 엄마까지 그러면 바쁜 의사가 얼마나 곤란하실까 해서 말린건데...
친정엄마와 시어머니를 같이 모시니 이런게 어려웠다
시어머니께는 어려워서 차마 말씀을 못드려도
엄마는 가깝다고 생각해서 "하지 마세요" 했는데
엄마는 내가 시어머니만 잘 해 드리고 자기는 차별한다고 섭섭해 하셨다.
그런데 이 분이 몇년전 미시건 대학으로 떠나시면서
남편한테 새 심장의사를 소개해 주셨다.
남편이 새 의사를 만나 봤는데, 아주 젊은 경험이 적은 의사라
떠나신 이 닥터 비소그나노가 얼마나 아쉬운지 모르겠다
이외에도 엄마 척추수술을 해 주신 분은 오래전 이동네를 떠나셨고
이번에 엄마 다리 부러지셨을때 전에 무릎수술 해 주신 Dr. Kates를 찾았더니
몇년전 이곳을 떠나셨던걸 몰랐었다
우리가 이동네 50대 초반에 왔을때는 40-50대 좋은 의사들이 많았다.
우리가 이제 77살, 80살이 되니 우리 의사들도 70대, 80대가 되니
하나 둘씩 떠나고 있다
우리가 오랫동안 다니던 피부과 의사 Dr. Presser는 며칠전 3월말에 여기를 떠난다고
연락이 왔다. 자기가 하던 피부과 병원은 이동네 종합병원에 넘겨서, 그곳에서 의사들이 나와 진료를 본다고...
또 엄마가 요즈음 가래가 심해서 오래전 기침이 심할때 다니던 폐 전문가, 닥터 케일리한테
남편이 모시고 갔더니
"아~ 6년전 오셨던 환자군요." 반가워 하더니 우리 남편한테
"그 동안 정말 잘 돌보아 드렸네요"
"가래는 몸을 보호하느라 생기는데
젊은 사람들은 가래를 뱉으면 되지만, 우리 엄마는 뱉으실 능력이 없으니
빼 드려야 한다"면서 간호원을 집에 보내 가래를 기계에 연결된 튜브로 빼는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런데 이 닥터 켈리도 6월에 이동네을 떠난다고 하고...
새로 의사를 정해야 하는데, 경험이 많은 의사들은 새 환자를 받지 않고
경험이 적은 새내기 의사들 한테 가야 하는데, 걱정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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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있고 친절한 의사가 최고인데
청이님은 그 동안 좋은 분들을 만나 오셨네요
앞으로도 좋은 의사를 만나시길 바라요
전에 저희 엄마가 오래 다녔던 교회에서 어느날 뒤에 앉아서 보니, 교인들도 나도(엄마) 다 같이 늙어가네...하던 말씀이 기억이 나네요. 연세가 드시고 그동안 일 열심히 하셨으니 은퇴후 의 삶을 누리셔야 하겠지요~
좋은 의사 만나시길 바랍니다~
네.저희도 30여년 살던 뉴져지를 떠나
버지니아로 이사를 왔더니
의사를 새로 찾는 일이 참 어렵네요.
청이님 내외분께서는 거의 25년이상 사시던 곳에서
어떤 의사가 좋은 의사인지 잘아시고 사셨을텐데,
그 의사들도 나이가 드니 그 동네를 떠나시는군요.
저희도 저희에게 좋은 의사를 거리도 멀지 않는 곳에서
찾았지만 다 좋지는 않아요.
혹시 청이님 어디로 이사를 하시더라도
좋은 의사를 찾으실수 있으실 거예요.
두분께서 리서치를 잘하시고,
또 결정을 신중하게 잘하셔서 좋은 의사를 칮으실테니까요.
한국서는 최고의 대학병원을 단숨에 저렴한 수가에 만날수있어서 행운같아요
박대통령시대에 이좋은 국민보험을 시작했는데 세계에서 가장좋은 제도라하네요
그대신 의사면담이 3ㅡ5 분밖에안돼서 아쉽지요
동네 어머님도 가정내 병원수준으로 최고의 케어를하시니 존경스럽습니다
연로하신 어머님뿐만 아니라
청이님, 박사님께서 의사 문의할 일이 있으실텐데,
실력좋은 주치의들이 떠나고
다시 새 의사를 정하시려면 고민이 많겠습니다.
Dr. 비소그나노님은 그렇게 실력도 좋으신데 인상이 좋으신것처럼 친절하시네요.
좋은 의사 만나는것은 크나큰 행운인것 같습니다.
다음에 이사가시거든 좋은 의사선생님 만나게 되시길.
우리가 살면서 우스개 소리로
좋은 의사, 자동차 메카닉, 변호사를 알고 지내면 사는 것이 편하다라고 하는데
그동안 다양한 분야에 실력도 좋고 인성도 좋은 의사분들이 하나 둘씩 은퇴해서 멀리 떠나신다니
제가 다 섭섭하네요.
30년간 저희 가족의 주치의도 작년 말에 은퇴를 하시고 빅토리아로 가셨는데
여전히 아쉽고 섭섭하기만 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의사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할텐데
실력과 인성을 갖추신 분들과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