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창작강의 - (398) 시 합평의 실제 2 - ⑩ 김주희의 ‘쓸쓸한 봄’/ 한남대 평생교육원 교수 안현심
시 합평의 실제 2
Daum카페 https://cafe.daum.net/sixty/ 쓸쓸한 봄이겠습니다
⑩ 김주희의 ‘쓸쓸한 봄’
<원작>
쓸쓸한 봄/ 김주희
봄은 왔는데,
봄은 왔는데,
산수유가 축포를 터뜨리고
선홍빛 홍매화가 고결함을 뿜어도,
활짝 핀 벚꽃이 사열하며 반기고
노란개나리 무리지어 난을 치듯 유혹해도,
제아무리, 목련꽃이 전등불까지 켜들고
단아함과 눈부심을 자랑해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몰고 온,
사회적 거리두기가
울적한 마음에 꽃잎이 분분히 날려와도,
발걸음도 서러워지는
쓸쓸한 이 봄,
<합평작>
쓸쓸한 봄/ 김주희
산수유가 축포를 터뜨리고 홍매화가 고결함을 뽐내도, 활짝 핀 벚꽃이 반기고 노란 개나리 무리지어 유혹해도, 목련꽃이 전등불 켜들고 눈부심을 자랑해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몰고 온
사회적 거리두기
발걸음도 서러워지는
쓸쓸한 날들이다
봄은 왔는데,
봄은 왔는데,
<시작노트>
코로나19로 인해
집과 직장만 오가고 있는데,
꽃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저마다의 때를 알고 잘도 피어나고 있습니다.
꽃과 함께 들떠서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하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져온 쓸쓸한 상황을
시로서 형상화해보고 싶었습니다.
교수님, 온라인 수업이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한 명 한 명의 합평 내용이 시를 공부하는 이에겐
반드시 섭취해야 할 필수영양제 같습니다.
<합평노트>
삶이 힘들 때 뜻밖에 자연에서 위로를 받을 때가 많지요.
사람에게서 위로를 못 느끼고 자연에 의지한다는 것은 많이 외로워서라고 생각합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보며 욕심을 내려놓기도 하고,
하늘에 닿을 듯 높은 산을 보고 겸손을 배우기도 합니다.
우선, 제1연을 마지막으로 보냈습니다.
주제를 전반에 제시하는 것보다 마지막으로 보냄으로써 결론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봄이 온 상황은 산문형식으로 바꾸면서 제1연으로 몰았습니다.
제1연이 비대해지면서 꽃피는 상황을 더욱 무게감 있게 각인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3연에서 ‘울적한 마음에 꽃잎이 분분히 날려와도’라는 표현은
진부한 반복에 불과하기 때문에 삭제합니다.
이렇게 수정해놓고 보니 참 좋지요?
시가 변모해가는 모습을 보는 기쁨이 클 줄 압니다.
자신의 시를 반복해서 수정해보세요.
그랬을 때, 좋은 시를 만나는 재미는 당신의 것입니다.
< ‘안현심의 시창작 강의노트(안현심, 도서출판 지혜, 2021)’에서 옮겨 적음. (2022.12.14. 화룡이) >
[출처] 시창작강의 - (398) 시 합평의 실제 2 - ⑩ 김주희의 ‘쓸쓸한 봄’/ 한남대 평생교육원 교수 안현심|작성자 화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