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 돈키호테
송경숙
중갑기병처럼 챙이 작은 모자와 팔토시 선글라스를 준비하고
힘차게 내달렸지
동 루이스 다리 아래 도우루 강 주변 마을에 도착하자 흥분하기 시작했어 이쪽으로 서 봐라 저쪽으로 서 봐라 연신 카메라로 찍고 감탄사를 연발하며 동영상을 찍었어 툭툭이를 타고 빠베가 깔린 리스본 골목길을 달릴 때는 춤을 추기 시작했고 세비야 성당에서는 관 속에 있는 콜럼버스를 깨워 항해를 떠나겠다고 자꾸 사라지는 거야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말야 누에보 다리에서는 기타를 치고 있을 둘시네아를 찾겠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뛰어다니다 모자를 잃어버렸고 마드리드에서 사라고사로 이동하던 중 밀짚모자를 사서 쓰더니 풍차를 향해 돌진하듯 사진을 찍었어 어디서 흘린지 모르게 팔토시 마저 사라졌지 예수님의 탄생과 수난을 스테인드글라스 빛으로 이야기하는 성가족 성당에서는 눈이 멀어버린 듯 했어 가방 잘 챙기라며 잔소리하는 애인마저 못 알아봤으니까
독일과 홍콩을 통해 돌아온 왕국
너덜거리는 몸 라면 한 그릇으로 추스르다
선글라스마저 흘려버렸지
여왕님을 배알하던 날
산초는 별일 없었냐는 물음에
안전하게 손 꼭 잡고 다녔다며
허풍스럽게 웃어 댔어
첫댓글 팔토시 마저 --팔토시마저 (붙이기)
눈이 멀어버린 듯 했어 --듯했어(붙이기)
안전하게 손 꼭 잡고 다녔다며---*좀 더 허풍스러운 표현이 필요함
허풍스럽게 웃어 댔어 ---*앞의 행을 바꾼다음 다시 고민(돈키호테는 결코 허풍스럽게 웃지 않음, 새침떼기 박사니까....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