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6월 28일 금요일
[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 기념일 ]
[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 전야 미사 ]
[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 전야 미사 ]
베드로 사도는 이스라엘 갈릴래아 호수에 인접한 벳사이다 출신으로, 본디 이름은 시몬이다. 동생 안드레아와 함께 어부 생활을 하다가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예수님께서는 그의 이름을 베드로(반석)로 바꾸시고, 그를 사도단의 으뜸으로 세우셨다. 복음서에 소개되는 베드로 사도의 모습은 소박하고 단순하다. 예수님을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라고 고백하여 칭찬받기도 하고, 예수님의 수난을 반대하다가 심한 꾸중을 듣기도 하였다. 로마교구의 첫 주교며 첫 교황이기도 한 베드로 사도는 67년 무렵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하였다.
바오로 사도는 열두 제자와는 달리, 비교적 늦게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그는 본디 그리스도교를 열성적으로 박해하던 사람이었다. 그리스도인들을 체포하려고 다마스쿠스로 가던 길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체험하고서 회심하여 그리스도의 사도가 되었다. 바오로 사도는 이방인들이 사는 여러 지역에 교회를 세웠으며, 그곳 공동체들에 보낸 많은 서간이 오늘날 『성경』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 전승에 따르면, 67년 무렵 로마에서 참수되었다.
<이 미사는 6월 28일 저녁, 대축일 제1 저녁 기도 앞이나 뒤에 드린다.>
입당송
주님, 사도 베드로와 민족들의 스승 바오로가 저희에게 당신 법을 가르쳤나이다.
본기도
주 하느님, 복된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의 복음 선포로 주님 교회에 신앙의 기초를 놓으셨으니 그들의 전구로 저희를 도우시어 저희가 영원한 구원의 길을 걷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3,1-10
그 무렵 1 베드로와 요한이 오후 세 시 기도 시간에 성전으로 올라가는데, 2 모태에서부터 불구자였던 사람 하나가 들려 왔다.
성전에 들어가는 이들에게 자선을 청할 수 있도록, 사람들이 그를 날마다 ‘아름다운 문’이라고 하는 성전 문 곁에 들어다 놓았던 것이다. 3 그가 성전에 들어가려는 베드로와 요한을 보고 자선을 청하였다.
4 베드로는 요한과 함께 그를 유심히 바라보고 나서, “우리를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5 그가 무엇인가를 얻으리라고 기대하며 그들을 쳐다보는데, 6 베드로가 말하였다.
“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 7 그러면서 그의 오른손을 잡아 일으켰다.
그러자 그가 즉시 발과 발목이 튼튼해져서 8 벌떡 일어나 걸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성전으로 들어가면서, 걷기도 하고 껑충껑충 뛰기도 하고 하느님을 찬미하기도 하였다.
9 온 백성은 그가 걷기도 하고 하느님을 찬미하기도 하는 것을 보고, 10 또 그가 성전의 ‘아름다운 문’ 곁에 앉아 자선을 청하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그에게 일어난 일로 경탄하고 경악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9(18),2-3.4-5ㄱㄴ(◎ 5ㄱ)
◎ 그 소리 온 누리에 퍼져 나가네.
○ 하늘은 하느님의 영광을 말하고, 창공은 그분의 솜씨를 알리네. 낮은 낮에게 말을 건네고, 밤은 밤에게 앎을 전하네. ◎
○ 말도 없고 이야기도 없으며,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지만, 그 소리 온 누리에 퍼져 나가고, 그 말은 땅끝까지 번져 나가네. ◎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어머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나를 따로 뽑으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갈라티아서 말씀입니다. 1,11-20
11 형제 여러분, 여러분에게 분명히 밝혀 둡니다. 내가 전한 복음은 사람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다. 12 그 복음은 내가 어떤 사람에게서 받은 것도 아니고 배운 것도 아닙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통하여 받은 것입니다.
13 내가 한때 유다교에 있을 적에 나의 행실이 어떠하였는지 여러분은 이미 들었습니다. 나는 하느님의 교회를 몹시 박해하며 아예 없애 버리려고 하였습니다. 14 유다교를 신봉하는 일에서도 동족인 내 또래의 많은 사람들보다 앞서 있었고, 내 조상들의 전통을 지키는 일에도 훨씬 더 열심이었습니다.
15 그러나 어머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나를 따로 뽑으시어 당신의 은총으로 부르신 하느님께서 기꺼이 마음을 정하시어, 16 내가 당신의 아드님을 다른 민족들에게 전할 수 있도록 그분을 내 안에 계시해 주셨습니다. 그때에 나는 어떠한 사람과도 바로 상의하지 않았습니다. 17 나보다 먼저 사도가 된 이들을 찾아 예루살렘에 올라가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아라비아로 갔다가 다시 다마스쿠스로 돌아갔습니다.
18 그러고 나서 삼 년 뒤에 나는 케파를 만나려고 예루살렘에 올라가, 보름 동안 그와 함께 지냈습니다. 19 그러나 다른 사도는 아무도 만나 보지 않았습니다. 주님의 형제 야고보만 보았을 뿐입니다. 20 내가 여러분에게 쓰는 이 글은 하느님 앞에서 말합니다만 거짓이 아닙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환호송
요한 21,17 참조
◎ 알렐루야.
○ 주님, 당신은 모든 것을 아시나이다. 제가 당신을 사랑하는 줄을 아시나이다.
◎ 알렐루야.
복음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15-19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그들과 함께 아침을 드신 다음, 15 시몬 베드로에게 물으셨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이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가 “예,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16 예수님께서 다시 두 번째로 베드로에게 물으셨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가 “예,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
17 예수님께서 세 번째로 베드로에게 물으셨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세 번이나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시므로 슬퍼하며 대답하였다.
“주님, 주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십니다.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는 알고 계십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 18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네가 젊었을 때에는 스스로 허리띠를 매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다. 그러나 늙어서는 네가 두 팔을 벌리면 다른 이들이 너에게 허리띠를 매어 주고서, 네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데려갈 것이다.” 19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어, 베드로가 어떠한 죽음으로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할 것인지 가리키신 것이다.
이렇게 이르신 다음에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복된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의 대축일을 지내며 이 예물을 주님께 바치오니 저희 공로로는 얻지 못하는 구원의 영광을 주님의 자비로 받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베드로와 바오로의 사명>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주님께서는 저희가 복된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의 대축일을 지내며 기뻐하게 하셨으니 베드로는 신앙 고백의 모범이 되고 바오로는 신앙의 내용을 밝히 깨우쳐 주었으며 베드로는 이스라엘의 남은 후손들로 첫 교회를 세우고 바오로는 이민족들의 스승이 되었나이다.
두 사도는 이렇듯 서로 다른 방법으로 모든 민족들을 그리스도의 한 가족으로 모아 함께 그리스도인들의 존경을 받으며 같은 승리의 월계관으로 결합되었나이다.
그러므로 모든 천사와 성인과 함께 저희도 주님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요한 21,15.17 참조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이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 주님, 당신은 모든 것을 아시나이다. 주님, 제가 당신을 사랑하는 줄을 아시나이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천상 성사로 저희에게 힘을 주시어 사도들이 가르친 진리를 굳건히 지키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양 떼를 맡기시는 장면에서 베드로와 당신 양 떼에 대한 주님의 깊은 사랑을 느낍니다. 특히 베드로에게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세 번이나 물으시는 따뜻한 모습은 커다란 감동을 줍니다.
베드로에게 당신에 대한 사랑 고백을 세 번이나 되풀이하신 것은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한 베드로의 죄책감과 부끄러움을 덜어 주시려는 배려입니다. 주님을 떠나보낸 슬픔, 그분의 죽음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 그분을 끝까지 따르겠다는 자신의 맹세를 지키지 못하여 부끄러움에 짓눌린 베드로가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기를 바라시는 주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용서하시고 당신께 돌아올 기회를 주십니다. 그러한 기회를 얻은 사람 안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납니다. 주님의 사랑과 용서는 베드로를 새로운 사람으로 바꾸어 놓습니다.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충실한 사도가 됩니다. 사도행전에서 전하는 베드로는 두려움에 도망을 치던 지난날의 베드로가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도 기회를 주십니다. 잘못과 실수를 저질러도 몇 번이고 용서하시고 끊임없이 사랑하십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깊은 용서와 사랑 체험은 우리를 변화시키는 기적을 일으킵니다. 그리스도께서 베드로에게 일으키신 기적은 우리에게도 일어날 것입니다. 또한 우리도 다른 이에게 이 기적을 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용서와 신뢰로 다른 이를 변화시키는 것이 우리가 주님께 받은 은총이며, 다른 이에게 베풀 수 있는 선물입니다.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최정훈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