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1일(물날) 추분 9일째
저기 저 산 절로 푸르고
저기 저 물 절로 흐르고
우리네 인생 또한
절로 흘러 푸른 바다 사랑이어라.
- 관옥 이현주<공空>중에서
아침 향연네를 나서는데, 노란 은행이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은행도 잠시 머물던 나무를 떠나 자기가 왔던 곳으로 가려나 봅니다. 그런 은행을 보고 있자니 하루가 산뜻해집니다. 미루나무아래 있던 개 친구들 나를 보고 짖어댑니다. 개밥을 챙겨주고 공양간 가는 쪽 계단을 올라갔더니 목화꽃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침마다 동네 한 바퀴를 걷는데, 오늘은 댕댕이가 와서 함께 걸었습니다. 강민이가 댕댕이 옆에 붙어 고질라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나는 붉게 익어가는 대추에게 한 눈을 팔고 걸었습니다. 감이 노릇노릇, 달덩이 같아 보기 좋습니다. 코스모스도 맘껏 피었습니다.
구랑실가족 아침열기, 비어 있는 진우 자리를 보니 허전합니다. 뉴질랜드에 가서 혜진이도 만나고 즐거운 시간 보내고 오기를 마음 모았습니다. 오후에는 씨앗부터 열매까지 메주콩 고르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아이들과 감을 나눠 먹었습니다. 이렇게 감 한 조각도 서로 다투지 않고 나눠 먹는 그런 아이들이 되기를 바라며 하루를 마무리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