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기] 군산... 아련한 추억의 도시.

[오갱]

저기 어디쯤 정원이 스쿠터를 타고 달려올 것 같습니다.

모퉁이를 돌면 다림이 땀을 훔치며 주차단속을 하고 있을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온다는 소식을 못들었는지 정원도, 다림도, 정숙이나 지원이...

그 아무도 마중나와주지 않은 군산답사. ^^;;




모두 잠든 일요일 이른 새벽.

제가 운영하고 있는 팔월의 크리스마스 카페 "에크" 회원들과 시작했습니다. *^ㅡ^*





다들 어찌나 설레였던지 잠을 제대로 못자고 나왔더군요.

집이 먼 분들은 혹시나 늦을까 긴장을 하셔서 그런지

다들 일찍 나오셨는데 집합장소에서 집에 제일 가까웠던 제가 그만

십오분이나 늦어버렸네요. 하하.... 어찌나 민망하던지. -_-;;



나르시스님은 결국 사정이 있으셔서 함께 하지 못하셨구요,

아침 일곱시 이십분. 습관성기억상실증, 머라할지, 나유, ms, 허브, 오갱..

이렇게 여섯명이 서울을 출발했습니다. ^^



이른 시간이라 차도 거의 없고, 베스트 드라이버를 모신 탓에(-_-;)

두 시간만에 군산에 닿았는데

배고픈것도 잊고 월명동부터 찾았더랬지요.

그만큼 마음이 급했던거겠지요?! *^^*



이번 답사일행중 저와 ms님은 작년 이맘때 다녀오고, 이번이 두번째였는데요.

그때와는 또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좀 더 정돈된 느낌으로 익숙하게 다가온 월명동 거리.



군산서초등학교에 들어서자마자 운동장 한 바퀴. ^^

그네도 타보고, 철봉앞에도 서보며

많이 달라진 교정의 모습에 약간은 실망감을 감추기 힘들었지만

곧 근처에 있는 월명공원을 찾아 다섯명의 여자가 수다스러워졌었답니다.



여기여기여기.. 그래 이 자리 어디쯤에 다림이 앉아있었지

정원이 당면을 들고 있었어.

너 거기서 뭐하니.. 그렇게 물었었는데.



아아... 아아......

월명공원 울타리에 걸터앉아 햄버거를 먹던 다림의 모습을 떠올리며 한바탕 웃음을 지었지요.



공원언덕을 조금 올라가보니 아주 예쁜 산길도 있더군요.

팔월의 크리스마스 장면에 나왔던 장소는 아니지만

우거진 숲과 구불구불 예쁘게 꾸며진 산책로를 따라 걷기도 하고.

철구와 정원이 술 마시고 걷던 배경으로 보이던 오뚜기수퍼에도 들어가보았습니다. ^^

또...

초등학교의 조회소리가 들리던 정원의 집은 어디쯤 있을까 추측해보며

약간 골목안에 있는 집. 마당이 조금 넓은 집. 마루가 있는 집. 대문이 철문인 집..등

나름대로 설득력있는 조건들을 걸어놓고 동네를 기웃거리기도 했지요.




그리고 똘레랑스님이 전주에서 도착하실 시간에 맞춰 시외버스 터미널로 다시 이동.

(똘레랑스님은 오늘 새벽에 갑자기 메세지를 주셔서 군산에서 직접 만나뵙기로 한 회원이시지요. ^^)

시외버스터미널로 향하는 길에 군산시내를 구석구석 살피며

정원이 버스를 타며 지나갈때 보이던 간판을 찾아보기도 하고,

군산역과 군산항도 둘러보았답니다.


오전 열 한시. 똘레랑스님 드디어 합류~! ^^

못보신 똘레랑스님을 위해 다시한번 월명공원으로 출동.

서초등학교에 안내해드렸더니 대뜸 던지신 말씀.



"아니~ 이.. 운동장이 생각보다 훨씬 쪼그맣네요~!"

"(일동)네?!"

"이렇게 쪼그만한 운동장을 돌게 어딨다고 정원은 그렇게 헥헥거렸대요~~"

"어머.. 정원은 그때 아팠잖아요~~~~!!!"



하하하하하하.....

이렇게 어색함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기억을 더듬으며 다같이 초원사진관을 찾아나섰습니다.

이 골목 어때?! 여기 이쯤 아닐까..하며 걷다가



정원과 다림이 첫번째 데이트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며

귀신얘길 하다 팔짱끼고 걷던 골목을 찾아냈구요.



그리고 초원사진관 자리. 금방 찾을 수 있었습니다.

셔터가 내려진 사진관자리.

다림이 정원을 만나기 위해 예쁘게 꾸미고 달려와 사진관 모퉁이에서

후아..하고 심호흡을 하고 돌아서던 담벼락.

주차단속원 효정과 다림이 월명공원에서 햄버거를 먹을 수 밖에 없게 만들었던 진미식당.

멀리서... 유리창 너머로 다림을 쫓던 정원이 앉아있던 그 카페.

하나하나... 짚어가며 탄성을 내질렀지요.



그리고 진미식당에 자리를 잡은 일행.

진미식당의 싸고 맛있고 인심좋은 밥을 맛있게 먹고,

주인 아저씨께 촬영당시의 상황이나 배우들의 모습, 성격들에 대해서도 전해들을 수 있었는데요.

저희가 팔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를 돌아보러 왔다고 말씀드리니

사진관이 원래 개인 주차장이었고, 어떻게 사진관으로 변모했던건지.

사진관 앞의 나무는 언제 베인건지,

촬영기간내내 밥을 먹으러 왔던 심은하씨가 얼마나 소탈했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들려주셨어요.



진미식당을 나와 아쉬운 마음에 동네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더 볼 수 있는 곳은 없을까 찾아다녀보았지만

오늘 답사에선 거기까지였습니다. 더는 발견할 수 없었거든요... ^^;

하지만 덕분에 군산의 아기자기한 집들과 시내풍경을 자연스럽게 많이 접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군산까지 내려온 김에 촬영지외에도

어딘가 주변에 좀 더 돌아볼 곳이 있지 않을까 한참을 찾다가

똘레랑스님의 추천으로 익산에 있는 금산사를 찾아나섰는데요.

익산에 도착하고 나서야 금산사는 익산이 아니라 김제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답니다. 하하..

잠시 모두들 착각을 했던거지요.

그래서 결국

애매한 시간때문에 똘레랑스님과는 익산에서 아쉬운 작별을 하고요.

저희는 다시 군산으로 돌아와 서해안고속도로를 통해 서울로 왔습니다.



서울에 올라올때는 하행선에서 워낙 빨리 달렸기때문인지

훨씬 차가 많이 막히는 기분이었지만

다행히..이번에도 베스트 드라이버(-_-;;) 습관성님의 실력(???)으로

세시간 반만에 서울에 도착했답니다.



이른 아침에 출발하여 장거리를 운전하느라 고생하신 습관성님,

그리고 함께 한 멤버들 모두 많이 지쳤지만

신천에서 간단히 맥주로 뒷풀이를 했구요,

시월애님과 wee님이 뒷풀이에 함께 하셔서

자칫 피로에 지쳐 무거워질 수 있었던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답니다. ^ㅡ^




하하...

오늘 답사 저와 함께한 다른분들은 어떻게 느끼셨는지 모르겠네요.

군산. 다들 한번쯤 가보고 싶었던 팔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

시간이 많이 흐르고, 임시로 지어졌던 시설들이 많아

눈에 보이는 흔적들은 많이 바랬지만

정원과 다림이 걸었을법한 거리들.

(비록 스크린에 보여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거리거리를 걸으며

잠시 정원이 되어보고, 다림이 되어보고, 철구가 되어보고,

정원의 아버지..그의 가족, 따뜻한 이웃도 되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어요.



어딘가에서 정원의 향기가, 다림의 웃음소리가

느껴질 것처럼 짜릿한 하루였습니다.


이 다음에도 전 또 갈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금보다 더 흔적을 찾기 힘들어지겠지만

언제고 기회를 만들어서 그 거리를 다시 한번 걸어보고 싶네요.

다음엔 초원사진관 여러분들도 함께 하셨으면 좋겠네요.

제가 확실한 가이드 해드릴께요... ^^



오갱의 이번 답사에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던 분들.

답사 사진은 에크자료실에 올려질겁니다.

(다른분들 카메라로 찍어서 제가 못올리거든요. ^^:)

에크에 들어가서... 보시고 아쉬움 달래셨으면 하구요,

다음엔 초원사진관 여러분들도 꼭 함께 가셨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히든님 말씀대로 이 다음에 우리가 돈 많~~이 벌면

초원 사진관 꼭 다시 지어요!!! ^^

때가 되면 팔월의 크리스마스 매니아들의 힘을 보여줍시다 여러분!!! ㅎㅎ

[heathen]

이 글 보니 갔다 온 것 같아요..^^ 담에 가이드 부탁 드릴께요..^^ 낼이 에크 생일이죠..^^

[오갱]

히든님.. 자정을 넘겼는걸요.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에요~ ^^ 그리고 월요일인데 출근하셔야죠~ 어서 주무세요 ^^ 헤헤...감사합니다.

[午睡]

와~~~오갱님...좋은곳 다녀오셨군여. 넘 좋았겠당. 저도 요번 여럼 휴가때 서해안을 여행해 볼까...합니다.

[정원]

너무나도 자세한 기행문이네요... 정말 안가봐도 조금은 알것 같네요. ^^;;;;

[arata]

군산에 있으면서 아직 가보지 못했네요.....시간이 되면 꼭 들려봐야 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