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漢字)를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

[농월]

한자(漢字)를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

필자는 대인관계(對人關係)에서 글을 쓸 일이 있을 때는 한자(漢字)만은 안 쓴다.

우리나이에는 한자(漢字)가 한글이나 영자(英字)보다 훨씬 자연스럽다.

우리세대는 특별히 한자공부를 안 해도 신문이나 사회 여러 분야에서 한자를 많이 사용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자연히 습득(習得)할 기회가 있었다.

내가 한자를 사용안하는 이유는 약 20년 전인가 강남구(지금의 서초구) 어느 동사무소에서 무슨 확인서(確認書)서인가 영수증(領收證)을 쓰면서 한자를 섞어 썼는데 동사무소 직원이 읽지를 못하고 나보고 무슨내용인지 되묻는 것이다.

영수증이나 확인서 정도 내용의 한자는 별로 어려운 글자들이 아니다.

내가 오히려 민망하여 그때부터 생각하기를

“남이 알아보지 못하는 글을 쓰서는 안 되겠다” 고 생각하고

그이후로 대외적으로는 토를 달지 않은 한자(漢字)를 쓰지 않고 있다.

얼마 전 일간신문에 서울 어느 고등학교 국사시간에 선생님이

조선시대 “사림(士林)의 대두(擡頭)”라는 내용을 가르치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학생들이 “대두(擡頭)가 뭐예요” 하고 묻는 것이다.

사림(士林)이란 조선 중기에 지방의 중소(中小) 지주(地主) 출신 지식인들의 신흥(新興) 권력세력(權力勢力)을 말하는데 이에 대한 것을 가르치려는데

대두(擡頭)를 모른다는 것이다.

대두(擡頭)란 대(擡-들대) 두(頭-머리두)의 글자로 “고개를 든다” 는 뜻이다.

즉 신흥 집권세력인 사림(士林)들이 “권력의 머리를 든다”는 의미다.

대두(擡頭)는 어려운 글자나 의미가 아니다.

글자만 알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단어(單語)다.

고등학교는 높은 교육단계이기 때문에 이정도 한자는 쉽게 알아야 한다.

학생들이 대두(擡頭)를 모르니 본내용인 사림(士林)은 재쳐두고 대두(擡頭) 설명에 시간을 보냈다는 우스운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난다.

웃을 일이 아니고 부끄러운 일이다.

필자는 취미겸 상식을 갖고자 한의학(韓醫學)에 대한 독서를 하고 있다.

태평로 교보문고에 여러 책들이 많으므로 간혹 들린다.

10년 전인가 그때는 매일 교보문고에 살다시피 할 때였는데 혼자 생각하기를

“한의학 책이 있는 코너”에 모이는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한의과대학 학생들이므로 이 학생들과 친하면 학생들은 한의학에 대한 체계적인 커리큘럼(curriculum)으로 공부하므로 의문되는 것을 물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접근을 하여 말을 걸었다.

내 생각은 적중(的中)했다.

서울에 이름 있는 한의과대학의 학생들이 많았다.

그런데 한의학의 중요한 서적인 황제내경의 소문이나 영추, 상한론, 편작심서, 동의보감, 방약합편, 향약집성방, 본초학, 방제학. 진단학 사암침법, 경혈학, 침구대성, 동의수세보원, 음양오행, 오장지색등에 대하여 물으면 질문 내용은 아는데 한자(漢字)실력이 뒤따르지 못하여 내 질문에 대한 학문적인 대답을 못하는 것이었다.

관련된 책을 펴놓고 대화를 나누면 오히려 나에게 묻는 것이었다.

그 학생들이 한결같은 대답은 “한자(漢字) 때문에 공부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다음에 한의사가 될 학생들로서 이것은 보통일이 아니다.

한의학 의서(醫書)중에 필자가 제목만 정리한 책이 중국이 약 150종류가 넘는데 한국은17종류에 불과하다.

한의사는 반드시 중국의서를 읽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동의보감(東醫寶鑑)도 독자적인 의서가 아니고 중국의서를 저본(底本)으로 삼은 것이며 약재 책인 본초(本草)도 전부 중국의 본초강목(本草綱目)을 기본으로 한 것이다.

그리고 환자의 진단과 처방도 금원사대가(金元四大家)인 유완소(劉完素)

장종정(張從正) 이고(李杲) 주진형(朱震亨)의 학술과 장중경(張仲景)의 상한론(傷寒論)과 편작(扁鵲)의 맥진법(脈診法)에 근원을 두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한글도 중요하고 영어도 중요하다.

그러나 한문을 모르고서는 중국이나 일본의 선진학문의 중요한 책을 읽을 수가 없다.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깊은 학문을 연구 할 수 있겠는가?

서양의 역사를 공부하려면 영어와 라틴어가 필요하고 지중해문화와 오리엔트문화를 알려면 그리스 로마신화와 성경을 알아야 하는 것처럼

동양의 역사는 인도와 중국이 필수이므로 산스크리트어와 한자를 알아야 한다.

최소한도 기본적인 한자(漢字)는 알아야 중국책이나 일본책을 읽을 수 있다.

한글만으로는 말 소통정도는 되지만 절대로 수준 높은 학문은 접할 수 없다.

한글속에도 전부 한문의 뜻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영어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도 한글과 한문을 잘 알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참 우스운 것은 기독교는 자기 종교외의 다른 종교는 전부 부정하고 있다.

그런데 목사의 설교나 외골수 기독교인을 자처하는 사람들도 불교 유교 도가의 용어를 아무 의미도 모르고 사용하고 있다.

유일신(唯一神-기독교는 사실 유일신이 아니다)을 믿는 사람들이 말은 타종교의 말을 쓰고 있으면서 본인은 모르고 있는 것이다.

다 한자(漢字)를 모르는 탓이다.

또 웃기는 것은 공사장에 가면 예외 없이 한글로 “비산 먼지” 라는 팻말이나

현수막을 볼 수 있다.

이말이 무슨 말인지 몇 사람이나 알 수 있을까?

공사장 인부가 아니면 10명중 7명 이상은 무슨 말인지 모를 것이다.

“날비(飛) 흩을산(散)” =비산 먼지는 “먼지가 날라 흩어진다”는 뜻이다.

그냥 한글로 “먼지가 날으는곳” “먼지가 일어나는 곳이니 주의” 라고 쓰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을 왜 어려운 단어를 쓰는 것일까?

“비산(飛散)먼지” 라고 쓰면 그나마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수학 책에서 예각(銳角) 둔각(鈍角) 이 있다.

예각(銳角)은 직각보다 작은 각으로 0° 보다는 크고 90° 보다는 작은 각이다.

둔각(鈍角)은 1직각(直角)보다 크고 2직각(直角)보다 작은 각 곧, 90° 이상(以上) 180° 이하(以下)의 각을 말한다.

위의 예를 보더라도 같은 것을 배울 때 한자를 아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은 이해 속도나 받아들이는 감각에서 차이가 날수 밖에 없다.

한자(漢字)를 모르면 어려운 학문에 대한 사고의 깊이가 얕고 근본(根本)을 모르기 때문에 구체적이지 못하다.

한자(漢字)를 모르면 고사성어(故事成語)하나도 제대로 의미를 모르고 그냥 외워서 아는 정도다.

한글만 알고서는 어떻게 수천 년을 내려온 동양의 역사와 첨단문화를 알 수 있겠는가.

우선 책을 읽어야 되는데 책을 읽자면 한자를 알아야 될 것이 아닌가?

예를들어 부처님의 법어(法語)가 기록된 세계적인 보배인 국보 32호 해인사 대장경판(海印寺大藏經板)인 고려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은 구마라집(鳩摩羅集)의 구역(舊譯) 정본(正本)이다.

사계(斯界)의 가장 정밀한 판본으로 통용되고 있다는 일본의 대정대장경(大正大藏經)도 바로 우리의 고려대장경을 저본(底本)으로 한 것이다.

이런 천하의 보배인 경전(經典)도 한자를 모르면 읽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모든 분야의 최고의 학자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사람들은 모두 한자 실력이 대단한 사람들이다.

동양권에 사는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기본적인 한자(漢字)를 알아야 간단한 한문(漢文)이라도 읽을 수 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한자는 옛날 노인이나 구세대가 사용하는 문자로 생각하고 영어를 잘해야 이시대의 지식인이라 생각하는 분위기는 개탄할 노릇이다.

지금 일본은 일본문자(ひらがな、カタカナ)자체가 한자에 근원을 두고 있으면서 상용한자(常用漢字)를 늘려 약 2500자를 학교에서

가르친다고 하며 컴퓨터 시대를 맞아 오히려 한자를 더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한글이 자랑스러운 한민족의 문자이고 우리 모두 소중히 여겨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어의 상당수 어휘(語彙)가 한자어이고 한글만으로 표기했을 때 이해하기 어렵거나 동음이의어(同音異議語)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도 학생들에게 최소한 상용한자(常用漢字)로서

2500~3000자 정도는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내 주장이다.

대학을 나와도 조부(祖父)의 함자(銜字)는 고사하고 자기 부모의 이름을 한자(漢字)로 쓸 줄 아는 자식이 몇 명이나 되는지 짐작으로도 알 수 있다.

-농월-

[민들레]

요즈음 영어를 공부하기 위하여
세계화의 대열에서 영어를 못하면 낙오자가 될까봐,
강남에서 영어회화 배우는데 1달 수업료가 150만원~200만원이란다.
도대체 남편들 월급 갖이고 끈임없는 아이들 학구열을 어찌할 수 있을까?
일찌기 아예 서울을 떠나서 기러기 아빠들 만들고,
요즈음 향학열이 잘못 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든다.
이제 중국은 일본을 가볍게 따돌리며 경제대국 2위로 발돋음하였다.
당당하게 미국과 어깨를 겨루고 있다.
시야를 멀리 바라본다면,
중국과 가까이,
한문과 가까이 힐때가 되었다고 본다.

[고운초]

농월 형님, 민들레님 좋은 글에 눈이 번뜩합니다.
정말 배우는 것이 끝이 없는 것 같아요.
한문, 영어 그리고 우리말도 배워야지요. 호호호, 하하하~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뒤떨어지지나 않나 노심초사 걱정하고 있는 아이 엄마들..
정말 할 일 많습니다. 부지런히 벌어서 내 아이 잘가르쳐야 어깨가 조금은 으쓱해지니까
배우고 싶어하는 우리 나라 주부, 학생들 모두 정신은 바로 차립시다
이른 아침 밝은 해를 바라보면서 이 글을 쓰게 되니 마음은 후련합니다. 운초 청소하구 나갑니다
아참 농월 형님 대공원 나들이 잘하셨죠? 카페에 사진이 도착되지 않았어요.^^^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운초

[곤원]

제가 중문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중국보다 한국이 번체자가 잘 유지 되고 있어요 중국은 인구도 많고 문맹이 많아서 간화자를 많이 씁니다 어떤 간화자를 보면 번체자와 아무 관계없이 줄여 놓은것 보면 기가 찹니다.한국에 학술도서 90% 이상이 한자로 되어 있는데 앞으로 死藏 될까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