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창작강의 - (459) 시 합평의 실제 4 - ⑩ 김주희의 ‘사진으로 詩 쓰는 남자’/ 한남대 평생교육원 교수 안현심
시 합평의 실제 4
네이버블로그/ 예술을 두드리다. 디카시(詩) 배우기
⑩ 김주희의 ‘사진으로 詩 쓰는 남자’
< 원작 >
사진으로 詩 쓰는 남자/ 김주희
그의 렌즈 속에는
접사의 은유도, 함축의 詩로 보인다
극적인 긴장감과 공감각이 비처럼 내리자,
감각심상이 싯구를 젓가락질 한다
앵글(의) 돌리는 멈춤 순 안에 철학이
잠방대다 내려앉자, 삶의 정서가 물레질 한다
색체심상을 포착한 피사체가 프레임에 들어와
안겨버리자, 그는 카타르시스를 잣는다
< 합평작 >
사진으로 詩 쓰는 남자/ 김주희
그의 렌즈 속에는
접사의 은유도 시로 보인다
긴장감과 공감각이 비처럼 내리면
심상이 시구를 젓가락질한다
앵글의 멈춤과 호흡에
얼굴이 잠방대다 내려앉으면
삶의 애환이 물레질한다
피사체가 프레임에 안길 때
카타르시스를 잣는다
< 시작노트 >
해질녘
붉은 하늘과 초저녁 달빛 조화의 청색이 뒤섞여
오묘한 빛깔의 풍경을 낳은 사진을 보고
공감각 시어를 낚았다고 느꼈습니다.
신나게 썼는데 의도한 대로 전달이 될는지 모르겠습니다.
< 합평노트 >
원시종합예술을 보면, 제사장은 하늘에 제사지낼 때 주술을 외우고 춤을 추며 의식을 치렀습니다.
원시종합예술이 분화되어 주술의 내용은 시가 되고,
리듬과 곡조는 노래가 되고, 독특한 행위는 춤이 되었습니다.
시와 사진, 시와 그림, 시와 노래, 시와 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들은 원래 한 봉우리에서 분화된 또 다른 ‘나’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시에서 한 폭의 그림을 연상하고, 그림을 보며 시를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장의 사진에서 영감을 받아 시를 쓰는 경우를 실제로 많이 보았습니다.
이러한 견지에서 「사진으로 시 쓰는 남자」는 문학의 당위성을 획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작품의 문제점은 전문용어가 많이 도입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함축”, “극적”, “감각심상”, “철학”, “색체심상”, “프레임” 등이 그것입니다.
사진을 설명하려다보니 그랬을 것이라고 짐작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이 어휘들을 대체할 수 있는 언어는 충분히 존재합니다.
다만, 그것을 찾아내기가 어려울 뿐입니다.
< ‘안현심의 시창작 강의노트(안현심, 도서출판 지혜, 2021)’에서 옮겨 적음. (2023. 7. 8. 화룡이) >
[출처] 시창작강의 - (459) 시 합평의 실제 4 - ⑩ 김주희의 ‘사진으로 詩 쓰는 남자’/ 한남대 평생교육원 교수 안현심|작성자 화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