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상하다 요즈음 들어 뭐가 그렇게 사고 싶은지 마치 철부지 십대인 마냥 중고물품을 검색하거나 중고 가게에 들러 이리저리 둘러 보는게 요즘 내가 여가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다참 착한 아내 이기쁨 선교사는 매번 군말 없이 날 따라 다니며 그 잡쓰레기 같은 중고 물건을 뒤져 하나에 백원, 오백원하는 물건들을 보물이라고 환호하면 다 사준다. 그바람에 요즘 방은 쓰레기장인지 구닥다리 중고터가 되어버리고 있다.
매번 사는게 싸구려 중고라서 그렇지 아마 비싼 놈이라도 하나 들고 "나 이거 살거야" 하면 아내에게 한대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내게 요즘 약간 가격대가 비싼 물품 하나가 꼿혔다 세상 사람들은 이걸 지름신이 강림하셨다고 한다...
에비.... 목사가 지름신이 강림하셨다고 하면 큰일 나니 그냥 물건 하나에 삘이 꼿힌거로 표현 하련다...
삘이 꼿힌게 바로 다름 아닌 기타 앰프... 앰프중 명품으로 소문난 브랜드 인 마셜Marshall 사의 앰프가 욕심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오십을 바라보는 내 나이에 누군들 안그럴까 ... 다들 뭔가 하나씩 갖고 싶은게 있을텐데... 그게 내겐 이번에 앰프였다
그래서 몇 달전 부터 중고가게와 인터넷 장터를 거의 매일 검색을 했던 것 같다..
참 감사하게도 남아공은 중고 물건이 잘 통용되는 사회다.. 버림없이 중고 장터를 통해 필요한 사람들에게 물물 교환이나 캐시 바이어들에게 사고 파는 시스템이 선진국이다... 웃긴건 워낙 공짜가 없는 곳이라 .. 우리가 그냥 버릴 병이나 사탕박스, 잼을 담았던 병 하나도 백원 이백원에 거래가 가능하다...
이걸 누가 사나 할지 모르겠지만 여긴 그걸 사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주시해서 본 결과 누군가가 마셜앰프를 헐값에 내놓겠다는 광고를 보고 저녁에 허겁지겁 달려 갔다... 이유는 여기선 바로 안사면 내일엔 이미 팔렸다...
저녁 늦게 달려간 집은 왠 백인 노부부가 사시는 집이었는데 할아버지가 록 음악을 무척 좋아하시고 기타 치시는걸 워낙 좋아하셔서 금년 초 즈음에 마셜을 구입하셨는데 얼마전 중풍이 오셔서 수전증도 계시고 귀도 안들리고 하셔서 할 수 없이 앰프를 헐값에 내놓을 수 밖에 없다고 하셨다.
테스트를 위해 기타를 가져오라고 하셨기에 준비해간 일렉 기타를 앰프에 꼿고 소리 테스트를 해보니 역시 마셜 답게 톤이 좋은게 참 싸게 구입하는 것 같아 약 십만원 조금 넘게 지불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그 앰프를 얼마나 아끼셨는지 내가 가져간 기타로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쳐보게 해달라고 말씀하셔서
드렸더니 그 떨리는 손으로 그분이 좋아하시는 곡 몇 곡을 연주해 보여 주셨다.
70이 넘으셨을 만한 분이 록 연주를 하시는 모습에 감동도 있었지만 마지막 연주라는 그분의 앰프에 대한 아쉬움이 얼마나
내게도 다가왔는지 ... 내손에 들려 나가는 앰프를 계속 바라보시며 아쉬워하시는 모습이 지금까지 선하다....
찬양인도자로 늘 악기를 간직해야 하는...그래서 앰프도 필요하고 이런 저런 악기도 욕심을 낼 수 밖에 없는 나에게도
언젠가 하나님을 마지막으로 찬양 할 수밖에 없는 건강의 적신호가 온다면
얼마나 마음이 메어질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현지 교회에서 찬양리더자로 섬기기도 하고 때로는 뒤에서 반주자로 남의 인도를 받쳐주는 역활을 하는 사역자로...
한때는 인도자로 세움을 받기전에는 뒤에서 연주만 하는 내 모습이 너무 싫을 때가 있었다
그냥 '딴따라' 라는 느낌이 싫었고 무대 뒷편에서 악기 연주하는 모습이 처량해보이기도 하고.... 뭐하나 싶기도 하고
한동안은 기타는 다시 치지 말아야지 했다가 ... 벌을 받은건지 집 차고 문을 닫다가 손가락을 찌어서 잘릴번한 사고를 냈다
손이 이만큼 부풀고 손가락 마디가 피를 보이자 " 벌받았나" 싶었는데 바로 그 주... 같은 단체 선교사님 한분이 참 좋은 찬양이라고 가지고 오신 곡이 ' 나는 하나님의 딴따라' 였으니 집에서 그날 저녁 들으며 눈물이 났다....
이러다 진짜 기타 못치면 어떻하나?? 하고 말이다
가운데 손가락 에 대일밴드로 감고 기타를 치는데 그 손가락을 치켜 세우니 마치 영어로 xxx you하는 싸인이 되었다...
병원비가 비싼 이곳에서 병원도 못가고 속으로 울며 주여~ 만 했으니
세월이 참 많이 가도록 그 손가락이 시리고 통증이 와서 고생했는데 이젠 다 완쾌가 되었는지 시림은 없어졌다.
그 아픔, 통증 가운데에서도 대일밴드로 휘감고 당장 그 주부터 찬양팀 베이스 연주를 했으니 난 참 지혜로운 사람인가 보다
혼나고 바로 회계하고 돌아 왔으니 말이다...
난 현지 이곳에서 많은 분들이 만능탈랜트를 소유했다고 칭찬을 많이 해주신다
기타도 베이스도 키보드나 피아노도, 드럼도 뭐 하나 미움 안받고 소화해 내니 교회에서 특정 연주자가 개인적인 문제로 빠질땐 언제든 땜빵이 가능한 뮤지션이니 싫어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뭐 잘하는 건 아니고 그분들 입장에서 봐서는 못하는것보단 나으니 말이다 ..ㅋㅋ
내가 악기를 잘 다룬다고 자랑하려는 글은 아니고 ... 목사가 성경보고 말씀을 전해야 하는데 악기만 다루고 있으니 그래도
이렇게 선교지에서 막강하게 쓰임받으니 이보다 더 감사가 어디있을까....
건강이 주어진 그날까지 하나님 앞에서 열심을 다해 주신 달란트 잘 활용하려 한다.
할아버지 처럼 그 날이 와 내 악기를 다 파는 순간이 온다면 아쉬움보단 기쁨으로 ...그리고 감사함과 웃음으로 내려놓고 싶다...
당장 이번주 내가 찬양인도다... 거기다 아는 목사님이 곡 두곡 편곡을 부탁해 오셨고...아이들과도 녹음을 위해 또 녹음 준비를 해야 하는 지금 ... 감사하다... 벅차게 감사 할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