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시 노래]
김세중(울산 삼신초 학부모)
저 하늘 위엔 뭐가 있을까
우선, 어린이시 회보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까닭부터 밝혀야겠다. 교회에서 만나 알게 된 이준식 선생님이 어느 날 서윤이 엄마한테 부탁을 했다. 어린이시 회보를 서윤이 엄마한테 보여주면서 어린이시 노래를 좀 만들어 달라고. 서윤이 엄마가 피아노를 전공했기 때문에 이준식 선생님이 어렵지 않게 부탁을 했다고 한다. 서윤이가 이제 갓 초등학교에 입학했으니까 서윤이가 노랫말을 만들고 거기에 곡을 입히면 더 좋겠다는 이준식 선생님 말을 들었을 때 서윤이 엄마는 서윤이가 일곱 살 때 만든 노래가 있다면서 아빠하고 상의해 보고 노래를 보내겠다고 했다. 어린이시 회보도 처음 보지만 이렇게 글까지 쓰게 될 줄은 몰랐다. 사실 글 쓰는 게 더 어려웠다.
나는 학창시절에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 노래 부르는 것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작곡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잘 하지는 못하지만 간단한 멜로디를 듣고 악보에 옮길 정도의 수준이다. 지금도 교회 중창단에서 활동하면서 늘 노래를 부른다. 음악과 떨어져 살아본 일이 없는 나한테 어린이시 노래라는 말이 처음에는 생소하게 들렸다. 하지만 서윤이를 생각하니까 아, 서윤이가 흥얼거리던 노래를 내가 악보로 만든 게 바로 어린이시 노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윤이가 일곱 살 때였다. 서윤이가 어느 날 차를 타고 가다가 이렇게 물었다.
“아빠, 저기 하늘 위에는 뭐가 있어요?”
“서윤이는 하늘에 어떤 것들이 있는 것 같아?”
“음…해님도 있고, 달님도 있고, 구름도 많이 있고, 밤에는 반짝반짝 별도 보이고…”
“그래 서윤아, 하늘 위에는 저렇게 많은 것들이 있어.”
내 머리 위에 있던 달이 한참을 가고 나서도 그대로 머리 위에 있는 걸 보면서 서윤이는 하늘 위에 있는 것들이 우리 차를 따라온다고 생각했다. 낮에는 해님과 구름이 따라오고, 밤에는 달님과 별들이 따라온다고 생각한 것이다.
<저 하늘위엔 뭐가 있을까>는 서윤이가 멜로디를 붙여 부르는 걸 듣고 내가 악보로 그려준 곡이다. 서윤이가 흥얼거리는 소리가 너무 좋아서 나는 악보만 그려준 것 밖에 없다. 나는 악보를 그리고 엄마가 피아노를 치고 서윤이가 노래를 부르고. 안타깝게도그 뒤로 서윤이는 이렇게 흥얼거리지 않았다. 서윤이가 자유롭게 흥얼거리기만 하면 나는 언제든지 악보를 그릴 준비가 되어 있다. 서윤이가 학교에서나 집에서 시를 쓰고 그 시를 노랫말로 해서 노래를 만드는 것도 서윤이한테 큰 선물이 될 것 같다. 지금은 이 악보 하나 밖에 없지만 앞으로 서윤이 악보집을 만들어 주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아직 우리 말 문법이 익숙하지 않은 시기에 흥얼거리던 거라 맞춤법이나 어법이 맞지 않은 것도 있지만, 아이의 언어로 부르던 것이라 고치지 않고 그대로 가사로 옮겨 담아 아이의 느낌을 표현했다. 이 노래가 여러 사람한테 소개 된다니 부끄럽기도 하지만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서 선뜻 회보에 내 놓는다. 5월에는 또 어떤 어린이시 노래가 나올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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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하늘 위엔 뭐가 있을까.m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