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 성장 스토리 #1 (10/24 홍성대회 후기)

[고기덮밥(이정우)]

통영에서의 생애 첫 완주의 기쁨을 누리는 동안 어느새 한주가 훌쩍 지나갔다.
홍성대회를 신청했던건... 기록의 욕심도... 2주 연속 완주의 욕심도 아니었다. ㅋㅋ
태풍, 지진, 쓰나미 등의 혹시 모를 천재지변으로 인해 첫대회에서 완주하지 못하게 되면 내년까지 그 맛을 못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일종의 불안감(?) 이었던 것 같았다.

첫 목표를 이루고 나서 사실 고민했었다.
5개월 된 아들녀석(클럽 활동을 시작한때가 100일 즈음 이었다는...ㅎㅎ)과 항상 아이와 씨름하는 와이프를 뒤로한채 또다시 집을 나서야 할 것인지... 그렇게 고민은 계속됐고, 수요일 정모에 나가게 된 것이다.
자신감은 술(?)에서, 분위기(?)에서 나오는 것일까..? ㅋㅋ
여기저기서 완주의 축하인사에 그만 "도전~~!" 이란 말이 그만 튀어나오게 된 것이다. 이런...
게다가 홍성 근처에 결혼식이 있어 잠깐 들리겠다는 물총과 송일국을 보러 가시겠다는 프랜드님... 함께 가자고 한다. 뱉은 말에 약속을 했으니... 이제는 어떻게 와이프한테 얘기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했다. ^^

여기서 잠깐... 사실 정모때 술을 어찌나 많이(내 기준으로는...) 마셨는지 그날의 상처란...ㅎㅎ
손에 잡고있는... 그리도 갈구했던 완주패... 정모후기 댓글에도 달았지만 헤어지고 집에 도착하기까지 2시간의 잃어버린 시간속에 함께 묻히고 말았다는... (아~ 놔~ 어느 화장실에 두고 온겨...ㅠㅠ)
3차로 갔던 곳이 시크릿(Secret) 이란 곳이었는데... (주머니에 시크릿 화장실 키(key)가 있었어서 이름은 정확히 알고 있다는...ㅋㅋ)
혹시 거기에 두고 온 것은 아닐까??? 114에 물어 번호를 알아내어 전화를 걸어보니... 전화받으시는 분은 내가 들고나갔던 쇼핑백의 색깔까지도 기억하고 있었다는... '음... 분명 들고 나갔음이야...'
다음날 퇴근길에 차를 타고 잊혀진 기억을 더듬어 걸어갈 수 있는 동선을 그대로 밟으며 갈만한 곳을 찾았지만... 소득은 없었다는...
암튼 이 글을 총무님께서 읽으신다면 완주패 만드는 곳 전화번호좀 부탁드릴께요... ㅎㅎ 똑같은 놈으로 하나 더 파고 싶다는... (물론 자비로 해야 합니닷~)
하나 더 통영에서 경기복을 받을때 초심님 바지도 받았는데, 그만 완주패와 함께 사라졌다는...

(아.. 놔~~)
초심님께 전화했지만 자세하게는 말씀 못드렸다는... 아이언스타에 재주문 넣어서 그래도 다음주면 나온다고 하네요... 이글을 보신다면 정말 죄송하다는...
그래도 다시 돌릴 수 있는 일들이니, 다음에는 조심해야겠다고 맘먹고 힘차게 다음 목표를 향해 힘차게 달리겠습니닷 ^^

그렇게 목요일은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금요일은 본가(남양주시)에 가서 하루를 보내고...
홍성대회 대비해서 운동을 하고 싶었는데... 한주일이 후딱 지나가고 말았다.

그렇게 토요일이 됐다.
거리상으로는 남양주에서 출발해도 160km 정도이니 1박은 안해도 될 듯 했다.
남양주시에서 2시에 출발~ 분당 집에 들려 대회 준비물을 모두 챙기고 나서 출발~
대회 전날인데도 프랜드님은 분위기를 느껴보고싶다고 하셔서 산본에도 들렸다. 다행히도 홍성까지 가는 길에 산본이 있었어서 일정에 차질은 없었다.
가는 길에 프랜드님이 술로 인해 우울했던 얘기들을 많이 들려주셨는데, 자꾸 엊그제의 기억어 떠올라서 아주 뜨끔뜨끔 했다.

5시까지인 공식연습에 잠깐이라도 몸을 풀어야 겠다고 생각했으나... 꽉~ 막혀버린 서해안고속도로에 6시부터 있는 경기설명회에도 늦을까 걱정이었다.
도중에 물총에게도 전화가 왔다. 결혼식 끝나고 올라오는 길이었는데 여러사람들과 함께 오느길이라 들르지는 못한다고... 대회도 한번은 봐야한다고 오고싶어 했었는데... 말렸다... 연습을 많이 못한터라 오히려 부회장님과 연습하는게 좋겠다고 했었는데... 했는지 모르겠다.

암튼 딱 6시에 백야장군 생가에 도착했고 경기설명회를 들을 수 있었다. 통영대회 설명회처럼 실내를 생각했었는데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인지 야외에서 마이크로 간단하게 설명했다.
사이클 구간은 위험구간 거의 없고 양호하다는... 단지 런이 3바퀴인데 오르막이 있어 조금 힘들 수 있다고... 대체로 양호한 것 같았다.
단, 바꿈터는 킹코스와 같이 두개란다. 예전 정모때 우보님께서 말씀하셨던게 그때 생각이 났다.
마라톤화는 바꿈터에 미리 갔다놔야 한단다. '아놔~ 지금 신고 있는게 마라톤화인데...' 아~놔~~
내일 좀 일찍 와서 제2바꿈터를 들려야 할 것인가... 아님 신고있던걸 벗어놓고 갈 것인가~
아침에는 어케될지 몰라서 신고있던 신발을 벗었다. 차에는 오로지 클릿 신발이 있을 뿐이었다.
이후로 딸깍딸깍거리는 신발을 신고 휴게소 화장실도 갔고 식당도 가서 밥도 먹었다.

바꿈터에서 뛰어나올때를 대비한 연습을 하는걸로 위안을 삼았다.

 자동차 악셀이나 브레이크 밟을때 약간 걸리는 느낌이... 슬리퍼 신을때보다도 신경이 더 쓰였다.

올라가는 길도 좀 막혀서 10시쯤에 남양주에 도착~ 동창들 모임에 잠깐 들렀다가 12시쯤 잠이 들었다.

전날 준비물을 모두 챙겨왔기에 곧바로 홍성으로 향했다. 물론 프랜드님과 함께 홍성으로 향했다.
6시... 대회(+송일국)를 보기위해 이른아침에 나오시는 것도 힘드셨을텐데 옆에서 얘기도 해주시고 먹을것도 주시니 넘 감사했다.

드디어 홍성방조제 도착~
선수들은 150명(?) 쯤으로 통영대회와 비교했을때 바꿈터도 한줄로 아담한게 오늘은 왠지 좋은 성적도 낼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살짝 있었다. ^^
송일국이 공개적으로 참가하겠다고 해서인지 일본인 팬들도 많았고 방송국 차량도 보여 작은 규모의 대회임에도 분위기는 매우 활기찼다.

바꿈터에 사이클을 거치하고 나서 장비를 살피던 중 튜브 교체용품중 C02는 있는데 펌프가 없다는 걸 알았다.
사실 중간에 펑크나면 기권할 수는 있겠지만 20km 이상 떨어져 있는 제2바꿈터는 걸어가야 한다는거.
맘 같아서는 집에서 들고 온 팔뚝길이 만한 펌프를 메달고 싶었다.

슈트를 입고 선크림을 발랐다. 지난번 대회때 팔에 선크림을 바른터라 넘버링 자국이 하나도 안남아 아쉬웠던걸 상기하면서 얼굴에만 살짝~

 분명 기온은 지난주보다 낮았는데도 불구하고 마스크나 버선을 신은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몇몇이 있긴 했는데 두개를 동시에 한사람은 나밖에 없었던것 같다.
누군가 '수온이 외기보다 따뜻해서 버선 신으면 더 안나갈텐데'라고 일러준다.

또 누군가는 '버선을 사고 싶었는데, 도움은 되는것 같냐?'고 묻는다. 그냥 입수할때 굴껍데기가 많았어서 '발이 따가울까봐요'라고 했다.ㅋ

수영 시작~ 통영대회 수모가 백색이어서 내 연령대 수모는 항상 백색인가 보다 했는데... 모든 선수 수모가 같은색이었다~ 동호인 선수들은 모두 함께 출발했다. 몸싸움을 피하려 일부러 뒤에서 출발했다.

근데... 출발후 얼마 지나지 않아 오히려 일찍 출발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거원... 마치 혼자 수영하는 것 같았다.
전에는 뒤에서도 눌러주고 밀어준 덕분에 좀더 힘을 냈던것 같은데... 가뜩이나 수영에서 좀 느리다 보니 앞사람과이 차이는 점점 커지는 듯 했다.
두바퀴 중 한바퀴를 거의 다 돌았을때 쯤(?)... 누군가 힘차게 치고나가는게 아닌가... 엘리트 선수들...
후~ 런도 아닌데 한바퀴를 돌기도 전에 바닷물을 나가버리다니... ㅠㅠ
그렇게 외로운 나와의 싸움이 시작됐다.

두바퀴째... 힘겹게 팔을 젓고 있는데 누군가 옆으로 여유롭게 지나갔는데, 아마도 이목구비가 뚜렸한걸로 봐서는 송일국이 아닌가 싶었다.
내 오른편에서 평영으로 가고있어서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자유형으로 가고있는 나보다도 빨랐다. 이런...

텅빈 바다를 뒤로한채 바꿈터로 향했다. 로버님의 말씀이 생각났다. 나와보니 바꿈터가 텅 비어있다는... ㅎㅎ
이거~원... 경쟁자들이 있고 해야 좀더 빨리가기 위해 바꿈터까지 뛰어서라도 갈텐데... 힘은 좀 있었지만 혼자뛰어갈려니 좀 민망했다는..
바꿈터에서 슈트를 벗을때쯤 남아있는 사일클은 한... 다섯대(?) 정도 ㅋㅋ

 정신이 없었던지 나중에 물품백을 확인해보니 수경이 없더라... 이런...
똑같은걸로 여분의 한개를 준비했었는데... 두번밖에 착용하지 않았는데... 좀 아까웠다.
전주에 하이에나님께서 통영에 두고오신 바람막이도 생각이났고... 암튼 홍성 어딘가에는 있을 내 수경이었다.

슈트를 벗는 중에도 진행요원들이 물품백을 결승점에 옮겨놓기 위해 정리를 하고 있었다.
시간은 40분쯤 지났던것 같은데... '오늘은 분명 내공이 깊은 고수들만 왔나 보다' 생각했다 ^^

사이클 시작~ 편도 6km를 먼저 두바퀴를 도는 코스로, 잠깐동안은 많은 사람들 속에 섞여서 사이클을 탔다. 하지만 두바퀴째에는 휑~ 했다는...

 이상하게 속도계가 먹통이었다. 죽어라 밟아도 당췌~ 내가 얼마로 가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ㅋㅋ 한참을 돌다가 보니까 원인을 알았는데, 속도계 부품중 프레임에 붙은건 오른쪽... 바퀴에 붙은건 왼쪽이었다.

그때부터 좌우가 없는 바퀴지만 왠지 거꾸로 끼워졌단 생각에 중력(?)의 힘도 두배가 된 것만 같았다.

그래도 위안이 됐던건 내 뒤로 오는 몇 안되는 사람들... ㅎㅎ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이대로... 멈출수는 없었다. (어째튼 제2바꿈터까지는 가야한다는...ㅋㅋ)
최선을 다해서 힘을 냈다. 그래서인지 한참을 가서였지만 안보이던 사람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주로 언덕에서 많이 만났다. 그래도 훈련하면서 익혔던 댄싱으로 몇몇을 추월할 수 있었다.
그중에는 뒤에 'KOR' 쓰여진 져지를 입은 송일국도 있었다.
사람이 많지 않았던 터에 '안녕하세요~'라고 할뻔했다. 대신 '파이팅'이라고 외치고 추월~ ㅎㅎ

결승점에 가까운 제2바꿈터에 도착했을때는 통영때보다도 더 많은 갤러리들이 있었던것 같다. (송일국 효과인가?)
프랜드 님도 '화이팅'을 외쳐주시고 사진도 찍어주셨다. 그래도 송일국보다 먼저 들어와서 다행이다.. ㅋㅋ

런 시작~ 그래도 좀 자신있는 종목이라고 힘껏 달릴준비를 했는데... 처음부터 헉~ 언덕이었다.
처음 2km까지는 차오르는 숨때문에... 참 많이 힘들었다. 그 이후에는 그래도 안정~~ㅎㅎ
런이 물론 힘들긴 하지만 그래서인지 추월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았던것 같다.
특이한 몸짓이나 모습(?)으로 기억에 남는 선수들이 있는데, 분명 통영대회때 본 사람이 여럿 있었던것 같아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했다.
런은 3바퀴... 이번엔 유턴하는곳마다 삑~ 거리던 전자칩 인식기가 대신 사람들이 일일이 배번을 체크했다.

내가 92번이었는데... 한 20미터 전에 '52번... 아.. 아니 92번 입니다~' 이렇게...
마지막 바퀴를 돌아올때는... '안녕히 가세요~~' 라고 하기도 하고, 기계보담 친절했던것 같다. ㅎㅎ

그렇게 마지막 결승점에 골인~
매번 드는 생각이지만 한창 뛰는 도중에는 '내가 이걸 왜하지...'라는 생각이지만, 역시 골인의 맛의 그걸 잊게 할만큼 상쾌했다. 물론 기록은 '3시간 16초~'
시작할때는 내심 기록에 욕심이 있었던건 사실이지만... 수영을 마치고 나오는 순간부터는 정말 뛰고있다는 것 자체를 즐길 수 있었던것 같다.
완주에 大 만족~~

난 물과 바나나로 배를 채우고 있는동안 프랜드님은 송일국 팬클럽 회원분들과 얘기중이셨다.
프랜드님이 팬미팅을 기다리시는 동안 차안에서 완전 정신없이 잠들었던것 같다. 완전 숙면~ ㅎㅎ

사진찍어주시느라 정말 고생하셨었는데, 서둘러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에 프랜드님은 싸인과 맛있는 점심도 양보하셔서 넘~ 죄송했다. 휴게소에서 백반으로 대신했다는...

이렇게 해서 생애 두번째이자 2주연속 이었던 홍성대회를 무사히 완주하게 됐다... 야호~ ㅋㅋ

 집에 돌아와서는 넘버링한 부위가 선명하게 자국이 남아있을걸 기대하며 샤워를 했다.
 전주에 보니 판박이가 잘 떨어지지 않아 지우기 위해 애를먹었던 걸 기억하니... 번뜩이는 생각~ 매직블럭~!
그걸 쓰면 훌러덩 아주 잘 벗겨질것 같았다.

한참을 매직블럭하고 씨름 한 결과... 완전 패.. 흑 ㅠㅠ
판박이는 안벗겨지고... 애꿎은 살만 빨갛게 변해버렸다. (완전 쓰라림...) 한쪽 팔만 했기에 그나마 다행이었다.
선크림은 안발랐지만 햇볕이 강하지 않아 반대쪽도 자국은 완전 희미했다.
그래도 울긋불긋하지만 매직블럭이 지나간 자리는 매우 선명했다는... ㅎㅎ

이번에도 쓰다보니 짧지 않은 글이 된것 같다.

끝으로 사진찍어주시느라 고생하신 프랜드님, 대회에 관심가져주신 부회장님과 물총 등 많은 분들께 정말 감사했습니다.

[물질하는총각]

아~~부럽기도하고... 멋있기도하고...
이건 뭐..~ 부러우면 지는거라했거늘... ㅋㅋㅋ ㅊㅋㅊㅋㅊㅋ~~^__________^;;

[회춘박두]

완주패 잃어버린 분들 더 계실꺼야요....^^

[블루샤크(이상호)]

연타석 완주 축하하고....!!!
잃어버린 소중한 추억 빠른시일에 찾았으면 하는 바램이네...

[쟁이]

나으 전처를 그대로 밟으시네 그려...나도 첫 완주패 잃어버렸다는..ㅋㅋ 잘 찾아봐요~~! 난 택시에 두고 내려서리..
암튼 완주 축하~~!!!

[도름박질]

어허!!! 아니 우째다가 첫 완주패를!!! 많이 쓰라리겠구나...

[왕꼼꼼]

그날 통화할때는 그냥 잘 완주 한 걸로 알았는데 사연이 많았군요. 어쨋든 어깨에 훈장이 하나씩 더 늘어난 것을 축하해요~

[friend]

벌써 그날이 훌쩍 지나갔네요 자세한 후기 잘 읽고 갑니다 다시 그날이 돌아온 느낌이네요~ 완주 또한번 축하드리고 술을 적당히 ㅋㅋㅋㅋ

[업슴(이한용)]

잘 읽었습니다. 근데 정모 뒷풀이가 3차까지... 3종 티내시느라 3차까지 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