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버리자고 잊어버리자고 바다 기슭을 걸어보던 날이 하루 이틀 사흘 여름 가고 가을 가고 조개 줍는 해녀의 무리 사라진 겨울 이 바다에 아~ 아~ 이 바다에 잊어버리자고 잊어버리자고 바다 기슭을 걸어보던 날이 하루 이틀 사흘
잊어버리자고 잊어버리자고 앞산 기슭을 걸어보던 날이 나흘 닷새 엿새 여름 가고 가을 가고 나물 캐는 처녀의 무리 사라진 겨울 이 산에 아~ 아~ 이 산에 잊어버리자고 잊어버리자고 앞산 기슭을 걸어보던 날이 나흘 닷새 엿새
1949년 첫 시집 <버리고 싶은 유산>을 시작으로 53권의 창작시집을 출간할 정도로 성실하고 활발한 활동을 한 조병화 시인은 인생의 본질에 대한 광범위한 문제를 쉬운 일상의 언어로 표현함으로써 많은 독자와 솔직한 대화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현대시가 난해하고 안 팔린다는 통념을 무너뜨린 시인이다. 그림에도 일가를 이루어 15차례 개인전을 갖기도 한, 계관시인 조병화의 시를 가곡으로 들어본다. 조병화 시인 자신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노래한 시 <추억>(노래, 백남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