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많이 아픈 밤/함민복(1962~)
하늘에 신세 많이 지고 살았습니다
푸른 바다는 상한 눈동자 쾌히 담가 주었습니다
산이 늘 정신을 기대어주었습니다
태양은 낙타가 되어 몸을 옮겨주었습니다
흙은 갖은 음식을 차려주었습니다
바람은 귓속 산에 나무를 심어주었습니다
달은 늘 가슴에 어미 피를 순환시켜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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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난한 한 시인의 병을 치유하기 위해
하늘과 산과 땅, 태양과 달과 바람, 온 우주의 치료
법은 단 하나, 자연의 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
내 보이는 것, 시인의 투병도 단 하나, 자연의 순
수한 본성을 그대로 몸과 마음에 담아 스스로를
정화시키는 것.
김기택
첫댓글 하늘에 신세 많이 지고 살았습니다 / 오늘 아침 신문에서 보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