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클 제998-999차 제7기 신곡 천국편 제7곡(22-23) 2024-6-08~2024-6-15)
신곡(The Divine Comedy)
천국편(Paradiso) 제7곡 수성천(水星天)
베아트리체의 강론(贖罪論)
강사: 김용동 선생
1. 제 7 곡의 개요
1.황제의 퇴장과 베아트리체의 등장(1-18)
2.단테의 첫 질문에 대한 답변(19-51)
3.단테의 두 번 째 질문에 대한 답변(52-120)
4.단테의 세 번 째 질문에 대한 답변(121-148)
2. 줄거리
둘째 수성천(水星天:Mercury)에는 현세에서 명예를 높이려고 선행을 베푼 혼들이 살고 있다. 강론을 마친 뒤 유스티니아누스(Justinian)는 그 반려(伴侶)들과 라틴어 찬송을 부르며 총알의 불티들처럼 홀연히 자취를 감춘다. 그들이 물러가고 난 후에, 단테는 속죄(贖罪)에 대하여 의문을 품는다. ‘어떻게 의로운 복수가 바르게 보복(報復)당할 수 있는가? (How just vengeance can justly be avenged). 아담의 죄는 형벌을 받았다. 이것을 죄에 대한 하나님의 복수라고 했다. 이 복수는 바르게 집행되었다. 예수를 죽음에 넘긴 유대인의 죄는 기원 70년에 티투스에 의하여 바르게 앙갚음이 되었다. 베아트리체는 단테의 마음을 읽어내고 의문을 풀어 나간다. 십자가 대속의 죽음은 그의 인성(人性)의 측면에서는 바른 형벌(刑罰)이 되었다. 그러나 그의 신성(神性)의 측면에서 볼 때 형벌(刑罰)은 신성모독(神性冒瀆)이며 불의(不義)하다고 했다. 첫 번 째 의문을 해결하자 두 번 째 의문이 일어난다. 그것은 중세 스콜라철학의 창시자, 켄터베리 대주교였던 성 안셀무스(St .Anselm 1033-1109)의 ’왜, 신은 인간이 되었는가(Cur Deus homo)? 에 대한 화두(話頭)이기도 하다. 하나님은 구원을 위해서 왜 십자가 처형이란 방식을 택했는가? 베아트리체는 그 방법이 가장 값진 길이었기 때문이라고 답변한다. 하나님께 범죄한 인간은 그 어떤 것으로도 결코 그 죄를 갚을 수 없었다. 영원한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므로 십자가의 구속(救贖) 만이 인간이 하나님께 나갈 수 있는 유일의 길 이었다고 말한다.
하나님의 구원을 성취하는 길은 두 가지인데 그 하나는 자비(慈悲)의 길이요 다른 하나의 길은 공의(公義)의 길이다. 아들을 보내주심으로 하나님 자신의 자비를 나타내셨고, 수난과 죽음을 통하여 하나님의 공의를 나타내 보여주셨다. 베아트리체는 단테가 세 번 째 질문할 것에 대비하여 말한다.
그것은 어찌하여 하나님이 기초원소(基礎元素-물, 공기, 불, 흙)라고 직접 만드신 것이 영원하지 못하고 부패하는가? 이것은 그녀가 앞서 말한 것과 상치(相馳)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물질을 창조하셨지만, 그 형상(形狀)은 제2의 원인에 의하여 부여되었다. 그래서 이것들은 소멸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육신과 혼은 하나님이 호흡을 불어넣어 창조하셨으며, 이 때문에 항상 주를 찾고 동경하는 것이다. 영과 혼은 하나님에 의하여 직접 지음을 받았으므로 썩지 않는다. 이 사실은 최후심판(最後審判)에 따른 몸의 부활(復活)을 불가피 하게한다.
3. 내용분해
1) 황제의 퇴장과 베아트리체의 등장(1~18행)
유스티니아누스의 혼과 그 동료들이 라틴어와 히브리어가 섞인 노래와 춤을 추며 사라지자 (1~9행), 베아트리체가 제7곡의 서곡을 준비 한다(10~18행). 두 겹 빛(twin lights fused,4행)은 지상에서의 법률수여자 및 황제의 역할을 나타낸 것인지 천상에서의 밝음과 복됨인지 불확실하다. 단테는 천국의 혼들을 빛으로 표현한다. 베아트리체 앞에서 작아진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유스티니아누스의 말이 의문으로 남아 있는데 그녀 앞에서 말을 꺼내지도 못하고 고개 만 숙이고 있다. 도가니(17행, 연옥27곡 46~57행을 참조)는 연옥 최종의 대지 지상낙원에 들어가기 전에 불도가니를 통과해야했다. 베르길리우스가 맞은편에 베아트리체의 미소가 기다리고 있다고 격려해 주었다. 그 때의 미소를 다시 보이며 의문을 풀어주기 시작한다.
2) 옳은 복수가 바르게 앙갚음되어졌는가?(19~51행)
아담의 죄에 대한 원수풀이가 십자가 처형에서 유대인을 통해서 옳게 집행되었다면, 그 다음 왜 예루살렘 멸망으로 또 유대인은 복수를 당하게 되었는가? 이것이 단테의 의문이었다. 하나님이 직접 창조하셨으니 아담과 해와는 사람에게서 '나지 않았던 그 사람(아담)'이다. 아담의 죄로 인류가 ‘저 아래(지상)’ 세상에서 병들어 있을 때 그리스도의 성육신의 불가피 했음을 설명한다(19~30행). 31~33행은 하나님이 육화(肉化)된 예수의 인성에 신성을 취하게 된 것을 말한다. 순수하게 지음 받았던 아담의 불순종으로 낙원에서 추방을 당하게 되었다(34~39). 십자가의 죽음은 인성의 측면에서 볼 때 의롭게 형벌을 갚는 길이었다. 그러므로 옳게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신성의 측면에서 볼 때 이 이상의 신성모독이 없다고 말한다(40~45행). 신성에 형벌을 가했기 때문이다. 십자가 형벌을 통해서 인류의 죄가 청산되어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했다. 유대인은 나쁜 동기에서 걸림돌이 되어 있었던 예수를 제거했으니 기뻐했다(행2:28).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지진이 일어났고, 구원이 이루어졌다. 인류에게 닫혔던 하늘나라의 문이 열렸다(46~48행).유대인이 그리스도 처형으로 하나님의 뜻을 사실상 이루었을 찌라도 유대인은 죄를 범했고 그들의 동기는 악했다. 티투스를 통한 예루살렘 멸망은 의로운 복수가 공정하게 앙갚음 된 것이다(49~51행). 베아트리체는 25~50행의 설명으로 19~20행의 질문에 대한 해답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한다(49~51행).
3) 하나님은 왜 사람이 되셨는가?(52~120행)
①하나님은 인류구원을 위해 왜 십자가라는 극단적 방편을 사용하셨을까? 이것이 단테의 둘 째 번 질문 이였다. 베아트리체의 설명을 들어보자. 하나님의 결정은 사랑을 체험하지 못한 사람의 눈에는 감추어져있다. 십자가의 사건은 누구의 눈에도 드러나는 표적(標的,mark)이나 그 뜻은 사람에게 감추어 있었기에 이 길이 가장 적합했다고 말한다(52~63행).
②그녀는 인류타락의 사실을 설명하려고 먼저 창조의 일을 말한다. 천사, 인간 그리고 천구(天球)등은 하나님이 직접 지으셨기에 불멸하며, 하나님이 인(stamp)을 치셔서 그 흔적이 영원하다. 창조의 제1원인은 하나님이고 제2원인은 천체와 제원소(諸元素)이다. 인간은 직접 하나님의 지음을 받았기에 자유롭다. 그러므로 제2원인에 종속되지 않는다. 천체와 제원소는 하나님에게 근접할수록 더욱 그를 기쁘게 했고, 만물을 비추는 하나님의 빛은 자기 형상을 더 닮은 것 속에 더 빛난다. 인간은 불멸성, 자유의지 그리고 하나님 닮음의 특권(gifts)을 누렸으므로 죄가 이 중 하나만이라도 탈취해 갔다면, 그 흠집 낸 자리는 하나님의 은혜로만 구원받을 수밖에 없었다. 인류는 조상 아담의 원죄(原罪)에 동참함으로써 불사(不死) 및 자유를 상실하고 낙원에서 멀어졌다(64~87행).
③범죄 후 하나님과 벌어진 틈(여울)을 건너가는 방법은 두 가지 이였다. 이 중의 하나는 하나님의 긍휼(矜恤)로 용서(容恕) 받는 길이요, 또 다른 하나는 나의 선행(善行)으로 죄를 갚는 길이다. 베아트리체는 섭리의 심연(深淵)을 깊이 들여다보라고 권한다. 인간은 제 힘만으로는 스스로 낮추고 복종한다 해도 치올랐던 죄를 용서받을 수 없었다. 아담의 반역은 하나님의 도움 없이는 결코 속량 받을 수 없었다(88~102행).
④이리하여 하나님은 공의와 긍휼의 두 가지 길로 사람을 완전한 삶으로 회복하셔야만 했다(103~105행). 최후의 심판 날과 창조의 첫 날의 순서를 바꾸어 쓴 것은 ‘회고와 예언의’ 뜻(Mark Musa,p91)이 있다고 한다. 구원사업은 인류사에 전무후무한 사건이라는 뜻이다. 하나님 자신(예수)을 주심으로 공의의 요구가 충족되었고 죄 용서를 하심으로 긍휼의 요구도 만족되었다. 공의 없는 용서와 용서 없는 공의는 참구원이 될 수 없었다. 싸구려 구원이 되지 않게 하시려고 아들 자신의 희생이 필수 요건이 되어야 했고, 누구에게나 값없는 구원이 되게 하려고 믿기만 하라고 하셨다. 십자가의 도는 이 두 길이 만나는 점(crossing point) 이 되었다. 그가 사람으로 오지 않았다면(빌2:7) 기타의 모든 방법은 등가적 보상(等價的報償)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용서(forgive)의 영어는 위해서(for)와 주심(give)의 합성어이다. 우리를 위해서 예수님을 보내어 주지 않았다면 결코 용서는 이루어질 수 없었던 것이다(103~120행). 우리에게는 선물이고 하나님 편에서는 엄청난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어찌 죄를 가볍게 여길 수 있으랴!
4) 세 번 째 질문(121~148행)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자연은 불, 물, 공기 그리고 땅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믿었다. 이것을 4원소설이라 한다. 이것들이 세계를 구성한다. 단테는 의문을 갖는다. 4원소와 그것들로 파생된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부터 나왔다면 왜 만물은 영원하지 못하고 썩는가? 이 사실은 앞서 베아트리체가 말한 것과(67~72행) 모순되는 것이 아닌가(121~129행)?
베아트리체는 하나님의 직접 지은 피조물(천사및 인간) 과, 기타 만물을 구별했다. 전자는 무한하고 후자는 유한하다. 그래서 전자는 썩지 아니하고 후자는 썩는다(천국2곡,112~38행참조). 물, 불, 공기, 흙 등은 직접 하나님의 피조물이긴 하나 실제에 있어서 창조된 힘들(천사,별)로부터 형체를 부여 받았다. 각종 동식물의 혼은 잠세복합(潛勢複合:potential complex)을 지닌 원질(原質)에서 나왔고, 원질은 별들의 빛과 그것들의 움직임에서 나왔다.
그러나 인간에게 하나님은 혼을 불어 넣으시고 하나님을 사모하게 했다. 이상의 설명을 미루어 영적 몸을 지닌 부활은 필연의 결과이다(130~148행). 인간의 혼과 몸은 하나님의 직접적인 창조물 이므로 불멸의 것이다. 비록 한 때 죽음으로 영육이 분리되었으나 마지막 부활의 날에 육체는 다시 살아나 영원히 죽지 않는다.
4. 결론과 소감
천국 6곡에서 단테는 로마사에 관여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논했다. 7곡은 스콜라 신학의 창시자인 안셀무스(1033~1109)의 ‘신이 왜 인간이 되었는가?’ 라는 책에 기초한 단테의 시적으로 표현한 속죄론(贖罪論)이다. 단테가 복음을 어떻게 이해했는가를 엿볼 수 있었다. 구원성취의 과정에서 하나님의 마음이라는 심연을 들여다본다. 어떻게 된 구원인데 이 과정을 이해할수록 크리스챤은 엄숙해질 수밖에 없다. 값없이 거저주시는 구원, 용서를 너무 강조하다 보면 값싼 복음으로 전락될 수 있다. 한편 중세의 스콜라 신학이 너무 합리적으로 신앙을 설명하려는 나머지 예수를 인성과 신성으로 나누어 놓고 인성의 측면에서 그의 희생적 죽음은 정당하나 신성의 측면에서 불의하다는 논의는 설득력이 있으나 속죄론을 너무 해부한 감이 든다.
2007. 7. 13 다시 씀, 2017. 8. 18 3차 수정. 홍응표 씀
<참고도서>
1.矢內原忠雄 講義/神曲(天國篇)/1970/みすず書房/p162~181
2.Mark Musa/Paradiso/penguine books/1986/p82~92 555
3.Dorothy L Sayers/Paradiso/penguine books/1975/p107~114
4.Singleton/Paradiso/Princeton university press/1975/p71~81
5.Longfellow Trans/Paradiso/Internet Address Http://cafe.daum.net/dante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