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어진 김에 누워간다고, 코로나 피병 온김에 실컷 하는 농장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며칠 동안 호미 들고 괭이 들고 지냈더니 둘다 온몸이 뻐근.
일만 하고 놀줄 모르는 사람은 신빈곤층이라며 오늘부터는 다른 곳으로 꽃놀이 가기로 했다.
자동차로 시숙댁 갈때면 개울 건너 이 마을에 눈길이 가곤 했다. 몇집 안되는 작은 마을인데 골짜기 윗쪽으로 새 건물 들어서는 모습이 보이고, 제일 뒷쪽 높은 산의 북쪽 면은 우리 농장에서 바라보는 남쪽 면이다.
다리를 건너니 왼쪽에 유리문 달린 정자가 있다. 신발 한켤레가 놓여 있어 살그머니 들여다보니 할머니 한 분이 계셔서 문을 열고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오데서 왔능교. 네에 저기 윗마을...
어째 혼자 계시냐니까, 사람이 없다고 하신다.
어디할것 없이 사람이 너무 없는 시골마을...
텔레비전, 냉장고, 전기포트 등 간단히 해 먹을 조리도구까지 갖춰진 내부를 살피며
경치가 참 좋다하니, 장마때 여기 있음 배 탄거 같다는 할머니 말씀. 정말 그렇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할머니와 인사하고 골짜기 따라 길을 잡았다.
멧돼지 경고 안내문을 보고, 산골짝 마을이라 밤마실 가다가 골목에서 멧돼지 만날것 같다고 고개 주억거렸다.
큰은행나무가 사천왕처럼 선 길가 작은 암자 마당엔 머위가 지천으로 올라올뿐 사람 기척 하나 없고
올라가다 보니 이런 안내문 붙은 길가 산소도 좀 재밌다.
"여기가 부모님 산소인데 올때마다 개똥 치우게 돼서 기분 언잖다...당신이라면 안 그렇겠느냐"
그런 내용이었다.^^ 개똥 처리는 견공 주인의 기본 매너일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