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에 소리님이 올린 눈쌓인 서해랑길 사진을 보는순간부터 가슴이 싱숭생숭했다.
하루종일 걷는 소리님따라 걸을 자신은 없는데...
싱숭생숭을 잠재우지 못하고 '무식하면용감한스탈'대로 금요일 아침일찍 일단 출발!
운전하며 가는동안 도로 양옆 산의 희끗희끗한 눈을 보는 순간 가슴이 마구 뛰기 시작한다.
'그래 떠나길 잘했어'
3시간 넘게 달려 서해랑길 37코스중 일부인 전남 영광군 염산면 두우리 어디쯤엔가 도착하니
깨발랄 아기강쥐들이 격하게 반겨주네~
(고민하다 왔는데..고맙다 반겨줘서 ㅎㅎ)
바람이 불어서 단디 무장하고 소리님을 기다리며 해파랑길 리본을 처음 발견!
가만 생각하니 오고계신 소리님쪽으로 가면 될것을...
괜히 기다리다 시간보내고 깨달은 시점부터 역방향으로 걸어간다.
드뎌 멀리 오고 계신 소리님 발견!
8월에설악에서 만나고, 9월에상주에서 만나고, 12월에는 영광!
(영광에서 다시만나니 영광입니다 ㅎㅎ)
대파밭이 어찌나 이쁜지 ㅎ
언제만나도 반겨주시니 소리님도 어찌나 이쁜지 ㅎ
서해를 옆에 끼고 걸으니 햐~~~
가슴이 뻥!
요렇게 이쁜 다리도 맹글어놓고 서해랑길 칭찬해~~
풍력발전단지가 어마무시 많았다!
시흥갯골이 생각나는 이런길을 걷다보면
싱숭생숭..갈팡질팡.. 올까말까.. 망설이던 내마음에 평화를 가져다 준다!
소리님은 37코스를 완주하셨고, 나는 37코스 끄트머리에서 3시간 반을 걸음.
늦게오셔서 36코스 칠산타워부터 혼자 걷던 소소행님까지 만나서 셋이서 따뜻한 동태탕으로 첫날 저녁을 먹고
숙소로 들어가 꿀잠~
둘째날 아침, 식당앞 풍경!
눈이와서 기분이 업업!!
아침일찍 문여는 식당이 없어서 아침밥 먹기 힘든데 어제 저녁먹은 식당에 부탁해서
8시조금넘어 우렁된장찌개로 맛있는 아침식사~
걷다보면 밥을 못먹기 일쑤라 밥은 봤을때 다 먹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한그릇 싹다 비우다 ㅎㅎ
어제 끝난 시점 37코스종점이자 38코스시작점부터 걷기 시작!
10시부터 걷기시작 했는데 눈오고 바람 완전 시베리아벌판을 걷는 느낌이다
(시베리아 안가봐도 느낌 아니까 ㅋㅋ)
눈을 뜨지 못할 정도였는데도 이런경험 언제하겠느냐며 셋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씩씩하게 걸었다.
바람이 바람이...제주바람과 싸워도 이길만큼 거세게 불어재낀다
바람맞으며 즐겁게 걷는중~
(바람아~~아~아~ 멈추....~ 멈추던지 말던지~ㅋㅋ)
이런길 걸을때는 그냥 좋다~
이유가 필요없다~
갈까말까 망설일때는 가는게 정답 ㅎㅎ
하늘도 이쁘고, 풍차도 이쁘고, 겨울산도 이쁘고, 겨울도 이쁘고, 우리도 이쁘고 ㅎㅎ
아침을 든든히 먹었기에 점심은 빵으로 간단하게 먹고 38코스를 완주함.
39코스중 어려운길 산길 시작!
눈쌓여 조심조심...
오르고 올라 이런 풍경도 보고!
다올랐다 싶으면 다시 오르막..
또 오르막..내려가다가 다시 오르막..하...
봉수대까지 죽을힘을 다해 올랐는데 또 오르막이 있었음!!!
"소리님, 저 다시는 서해랑길 걸으러 못올것 같아요..너무 힘들어요 ㅠㅠ"
이나이에 엄살도 부림....(죄송합니다..철딱서니가 너무 없어서..)
두번째 전망대였나...지친와중에도 서해뻘의 장관에 넋을 잃어보고.
미끄러운 눈길끝의 작은길로(아래는절벽) 내려가시는 소리님을 보면서 무서워서 내다리가 후들후들...
(나무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다른길로 내려감)
얼마나 많은 길들에서 이런 험난한 여정을 보내셨을까...
작은거인 소리님의 길고 긴 여정을 나는 짐작도 못하겠다.
(그저 존경밖에는 할수있는게 없다!)
두시간 반동안 힘든산행을 마치고 마지막 산에서 내려가기 직전!
날다람쥐처럼 가볍게 다니는 소소행님 인증샷!
(소리님도 놀랍고 소소행님도 놀랍고....그 와중에 내가 어떻게 끼어서 걷는지 모름 ㅋㅋ)
걷는 끝지점에 미리 갖다놓은 케이투~
(반갑다야 엉엉...나 많이 힘들었쪄 ㅠㅠ)
법성포에 숙소가 많아 그쪽으로 이동하여 둘째날 저녁을 굴비정식으로 든든히 먹었다.
(굴비구이는 늦게나와 먹느라 사진이 없...ㅋ)
셋째날 아침,
어제 식당서 아침먹고 출발하니 시작시간이 10시가 넘기에 오늘은 시간절약하려고
각자 원하는 컵라면으로 아침 해결~
컵라면 먹고 창문을 열어보니
대~~~박!!!
미쳤다!!!
밤새 눈이 이렇게나 많이 오다니!!!
준비하고 나가니 온통 새하얀 세상으로 변신!
하얀왕국에서 우리셋은 감격의 도가니탕 끓이는중 ㅎㅎ
(이사진찍을때도 눈이 내리고 있었음)
굴비들아~
너희들도 감격해서 그러고 있는거지 ㅎㅎㅎ
어제 미친듯이 불던 바람은 사라졌고
고요한 아침에 온통 눈과 우리뿐~
이뻐서 이뻐서...눈에서 눈을 못떼고 있다ㅎㅎ
앞으로 봐도 이런세상~
뒤로 봐도 이런세상~
그속에 행복한 우리들~
아!
이런순간을 꿈꾸었었다....
그 꿈이 이루어지다니!
'소리님 감사합니다'
어제는 산에서 힘들다고 질질짜더니 오늘은 이런풍경을 보면서 감동감동감동(*100)
(나무의 가벼움에 소리님 얼마나 한탄스러우셨을까 ㅋㅋ)
너무 이뻐서 걸어서 지나가기도 아깝다...
여기를 봐도 환상..
저기를 봐도 환상..
철딱서니없고 입가벼운 나무향기의 입이 귀에 걸렸다ㅎㅎ
(입이 가벼우면 귀쪽으로 돌아감 ㅋ)
멀리 보이는 영광대교!
지금 우리는 차도 모텔에 놔두고 역으로 39코스를 걷는중이다.
(나중일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발이 푹푹빠지는 길을 젊고 이쁘고 힘센(?) 소소행님이 앞서서 씩씩하게 가고 있다.
(어제 산길에서 나를 뒤에서 밀어줄때 우리아들보다 힘세다고 느낌 ㅋㅋ)
미치도록 아름답다!
이럴려고 이렇게 추운겨울이 있는거였어 엉엉엉~~(감격의 눈물)
한발한발 천국의 계단을 오르는 느낌이다.
어쩌자고 어쩌자고...(계속 감격중...)
그저 영광....여기를 걸을수 있다는게..
소리님이 뒤에서 찍어준 사진!
(이 사진은 프린트해서 우리집가보로 간직해야겠다..또이런날이 올런지 모르니..ㅎ)
한발 한발 걸을때마다 변하는 풍경에 넋을 잃는중.. 1
한발 한발 걸을때마다 변하는 풍경에 넋을 잃는중.. 2
뒤에서 묵묵히 걸어오시는 소리님~
힘든 계단을 다 올라와서 뒤돌아본 풍경...
우와!! 미친다 미쳐ㅎㅎ
우리가 건너갈 영광대교가 코앞~
서해랑길 깃발마저 이쁘다ㅎㅎ
(서해랑길 깃발 매단 관계자분 감사합니다)
영광군 백수읍 백수해안도로~
드라이브코스로도 유명한곳에 눈까지 오니 풍경 말해무엇..
눈쌓인 영광대교를 걸어서 건너고 있다.
영광대교를 지나 걷다가 발견한 제설차~
(아침일찍 수고가 많으십니다..감사합니다ㅎ)
계속 39코스를 역방향으로 걷는중..
(걸어온 영광대교가 멀리 보인다)
잠깐 돌아보세요..찰칵!!
안성에서 출발할때는 이런풍경을 볼수 있을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어쩌자고 이렇게 이뻐서 ...심장이 두근반 세근반~
(그래서 심장이 6근이라는 속설이...이건 아닌가벼 ㅋㅋ)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얀세상속으로 걸어가는 내가 자랑스럽다!
원래는 저 데크길로 걷는건데 눈이 많이 쌓여서 데크길은 그냥 구경하며 걷는다.
(데크야 이렇게 이뻐도 되는것이냐ㅋ.. 너무 좋아서 아무것에나 말을 건다 ㅋㅋ)
어제 끝난지점까지 차로가서 걸어오려고 했는데
눈오면 버스도 안다니고, 택시는 부르는게 값이라길래
우리는 그냥 법성포부터 어제 거기까지 걸어가는중이다.
(대책없는 세사람...대책없이 행복하다 ㅎㅎㅎ)
오른쪽에 계속 이런풍경...계속 감동중...
오구오구 이쁘다~
오구오구 잘했다~
(나무가 나무에게 말거는중 ㅋ)
(하얀)눈덕분에 (내)눈이 너무 호강하는날~
여기서 좀 쉬어가기로 한다.
난간에 쌓인 눈을 던지며 놀고 있으니 소소행님이 순간포착ㅎㅎ
소리님은 어제 마지막 걸은곳까지 빈틈없이 걸어갔다 오신다고 혼자가시고..
소소행님은 천사의 날개 사진찍으러 저끝에 가시고..
(나는 바닥 보이는길 무서워서 못걸음...)
두분에 비해 골골한 몸을 추스리느라 눈치우고 의자에 잠시 앉아있는중이다.
소리님혼자 저끝까지 걸어갔다 오신다고 가신곳 혹시나 보이려나 고개빼고 쳐다보는중...
카페 '셀브르'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며 창밖 풍경~
좋구나~~ㅎㅎ
역으로 걸어 서해랑길 39코스 어제남은길 완주후 택시불러 39코스종점이자 40코스시작점에서 추억의 인증샷!
(내얼굴은 어디갔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ㅋㅋ)
****************
이렇게 소리님 서해랑길 걸으시는곳에 잠시 합류하여 꿈같이 이쁜 겨울왕국을 맛보고 왔습니다.
산길못걸어 민폐, 코골아 민폐, 편식해서 민폐...가지가지 다하는 나무향기 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저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고 함께 있어 더 즐겁다 해주신
소리님과 소소행님, 깊이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꿈을 이루었네요 ㅎ 손시려울건데 사진은 이렇개 많이나.
산길 자주 가서 연습하면 잘 걸을 수 있어요.
그냥 서해랑길 따라 걸으러 갔다가 눈이 그렇게나 많이 와서
환상적인 겨울왕국 구경하고 왔어요.
산길은 저한테는 아직 극복이 안되네요..
멋집니다~~^^
감사합니다~~ㅎ
멋진 여행기 단숨에 읽어 내렸네요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었겠죠?ㅎㅎ
자연을 맘껏 누리며
아름다운 도보여행 함께 하면서 느꼈던
행복한 순간순간 감동입니다
둘째날 바람이 심하게 불면서 눈까지 내려서 진짜
혼자였으면 포기하고 안걸었을거에요.
함께였기에 힘이 났고 나혼자 힘든게 아니니까
그 거친순간도 견디어 낸것 같아요..
그러고 나니 다음날 그런 겨울왕국선물이 반겨주었지 머에요 ㅎ
우와~나도 거기 갔어야 하는데~~~ 진짜 세분 다 브라보
눈덕분에 귀한구경 많이 했어요.
제주의 멋진 풍경들 많이 담아오세요~
우아
감탄 감탄입니다
풍경에도감탄 걷는 모습에도 감탄
글에도 감탄
부러울수밖에요
넘 잘하셨어요
뭐든시작이 반 맞네요
글도 길고 사진도 많지만
내년, 후년 어쩌면 십년뒤에는 이글을 보면서
추억을 뒤새김질 할수 있겠다싶어서
읽는분들 힘들겠지만 자세히 써놨어요.
저의 기록으로도 꼭 남겨놓고 싶은 순간들이었어요.
눈덕분에 제 눈이 호강하고 온날이었어요~
오아 가만이 앉자서 서해랑길
함께 걸었네요
호남지역에 내린 눈속에서
좋아하시는 모습 보기만해도
덩달아 뿌듯 합니다
설경 너무 멋집니다
갈까말까 망설이다 갔는데
그런 겨울풍경이 맞이해줄줄 몰랐어요.
올겨울 눈이란 눈은 다 보고 온 기분입니다.
늘 감사합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12.2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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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여행 멋진 풍경 꿈같은 사진으로 보고갑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저런 설경을 본건 너무 오랜만이라
환상속에 들어갔다 온 기분입니다.
우와
눈경치 최고!!!
그림만 봐도 가슴이 벅차오르네요
내가 못 하눈거 하는 사람이
젤 존경스러움
얼떨결에 갔다가 저렇게 눈이 많이와서
고생은 했지만 눈구경은 원없이 하고 왔어요~
등치는 커다란게 하는 짓은 애기같아서 더 귀엽고 이뿌더만요 ㅎㅎ
쫑알쫑알 얘기도 잼나고..
요런 아우들이 있어서
행복했다우
다음 길에도 시간 맞으면 함께하길요
산 없는 코스로...
42코스 외에 근처 코스는 산이 없던데...ㅎ
제가 등치만 컸지...진짜 철이 없지요 ㅎ
조금만 힘들어도 삭히지 못하고 입밖으로 내뱉으니요.
오를때마다 산은 제게 너무 힘들고 느려서
어느모임이든 산은 피하게 되더라고요..
42코스외에 산이 없다니 정말 다행이어요.
시간되는만큼 또 함께할께요^^
늘 두손모아 감사드립니다()
나무향기님의 솔직 담백한 후기 넘 재미 있어요 ㅎ
나중헤 후기 보면서 그때가 많이 생각 날거 같아요
겨울왕국에 다녀온 느낌여요.
몇년뒤에 다시 이 사진들 보면 완전 추억돋을거 같아요,
힘든산행때 뒤에서 밀어줘서 고마웠어요.
어찌그리 체력이 좋고 착하고 이쁜지..감동입니다 ㅎㅎ
가을에 걸었던 곳이네요
백수해안도로 데크길 유명하다고~
세분 또 추억을 만드셨네요~~
그냥 걸어도 멋진곳인데
눈이와서 더 멋졌어요.
잊지못할 영화한편 찍고 온 기분이어요~
@나무향기(안성) 그러게요~~
걍 걸어도 멋진곳인데
눈이 왔으니 더 환상적이죠
거기다 좋은 사람들과
걸으니 더더욱~~
그저 부럽기만해요 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집에서 눈으로 즐기시는 것도 좋아요
늘 건강하세요
설경이 너무 아름다워요 ~~
사진과 글을 읽고나니 같이 서해랑길 완주한 기분이네요~^^
너무 멋진여행 다녀오셨네요~^^
저도 설경덕분에 겨울왕국에 다녀온 느낌이어요
제가 갔었는데도 꿈만 같네요 ㅎ
이리뛰고 저리뛰고 했쥬ㅎ???
정산도 그자리 있었음
집나간 망아지처럼 날뛰었을겁니다요 ㅎ
멋진 사진.
행복한 글.
즐감하고 갑니다요~^~
걷는속도를 낼수없었어요
설경에 감탄하느라요
저순간에 제가 있었다는것이 꿈만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