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올해 한국나이로 100세 이시다.
엄마는 24시간 누워 계신다. 말씀도 못하시고...
남편이 3시간에 한번씩 기저귀 갈아 드리는데 내가 옆에서 돕는다.
(나는 힘이 없어서 혼자 못한다)
나는 자주 기저귀 갈면서 엄마한테 이얘기, 저얘기.. 해드리고.. 물어보기도 하면
남편이 엄마대신 대답하고.. 그러다 둘이서 깔깔 웃고...
이럴때 엄마는 우리를 쳐다는 보시는데... 이야기를 들으시는지...
우리를 알아 보시는지도 모르겠다.
대소변 깨끗이 닦아 드리고
새 기저귀를 갈아 들이면서
"엄마 뽀송 뽀송.. 기분이 좋으세요?"
묻기도 하고...
하루 3끼 튜브로 음식을 넣어 드리고.. 2번 물을 넣어 드리고...
그리고 매일 샤우어를 시켜 드렸는데. 나도 이제 80살이니 너무 힘들어
한달 전부터는 일주일에 두번, 그리고 지난주에는 3일에 한번 샤우어를 시켜 드렸다.
엄마 샤우어를 시키고 새옷 갈아 입히면, 내가 상쾌해 져서
"엄마 시원하세요?" 물어보는데
엄마는 묵묵부답이시다.
나는 또 자주 엄마를 안아 드리고
뽀뽀를 해 드리는데
엄마가 사랑받는걸 아시는지 모르겠다.
엄마는 15년전에 주치의가 호스피스로 보내라고 했었다.
나한테 "너는 왜 너의 어머니를 호스피스에 보내 돌아가시게 하지않고
저렇게 고통을 받게 하느냐?"라고 했는데...
우리 엄마는 고통스러워 하시지 않아서.. 진통제(타이레놀)도 드시지 않는데..
나는 반박도 못하고 듣고만 있었다.
2017년(93세이실때) 엄마가 갑자기 심하게 아프셨는데
담낭용종 (polyps of gallbladder) 수술을 받으셔야 했었는데
주치의가
"너희 어머니는 나이가 많아서 수술하면 안돼고 또
어떤 의사도 수술하려 하지 않을 꺼다" 했다.
남편은 엄마를 그냥 돌아가시게 할 수 없다고
주치의 모르게 수술할 의사를 알아 봤다.
마침 수술을 잘 한다고 소문난 중국계 의사를 찾게 되어
엄마 수술을 부탁했더니 흔쾌히 허락을 했다.
엄마 수술하는걸 주치의가 방해를 할 까봐, 알리지 않다가
주치의한테는 수술하기 하루전에 통보만 했더니
주치의가 펄펄 뛰면서
"그게 얼마나 너희 엄마같은 나이많은 사람한테 힘든 수술인줄 아느냐?"
메세지를 보냈었다.
게다가 한국에 사는 친구남편이 담낭용종 제거 수술을 받았는데
배에서 수술후 나는피 고름이 멈추지 않아 1년이나 병원에 있다가,
집에 오셨는데, 3년이 지났는데도 피고름이 멈추지 않고 나온다고...
(친구 남편은 이 수술땜에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돌아가셨다)
우리 주치의의 의견과 친구남편 이야기를 듣고
엄마 수술에 절망 적이었었는데
그래도 수술을 진행 했었다.
목사님이 오셔서 기도도 해주시고.. 남동생과 올캐도 오고...
엄마는 사람들 틈에서 기분이 좋으셨는데
막상 의료진이 수술실로 모시고 들어가니.. 겁을 내시고 새파랗게 질리셨었다
엄마를 보면서 나는 "의사 말대로 그냥 두고 진통제나 드리고 편안히 돌아가시게 할껄..
괜히 수술을 시켜 고생하고 돌아가시나" 문득 후회가 됐었다
수술은 2시간이나 걸렸었는데
수술끝나고 나오면서 간호사가 남편한데
"너희 정말 실력있는 좋은 의사를 만난줄 알아라"
했다 한다.
엄마가 나이가 많아 피부가 얇아서
꼬매지도 못하고 불로 지져 간신히 수술부분을 봉합했다고 하는데
엄마는 이틑날 퇴원하시고 집에 오셨는데
3-4일이 지나니 바로 깨끗히 피고름이 멈추었다.
엄마는 수술후 7년이나 더 사시고 있고
2년(?)전에는 맹장수술을 같은 의사가 해 주었다.
엄마가 98세 이신데도 아무 군말없이 수술을 해 주었다
그의사가 너무나 고마워서
우리는 그분이 속해있는 병원에 매년 donation을 하고 있다.
요즈음은 엄마가 편챦으셔서 병원 응급실에 모시고 가면
호스피스로 보내라고..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내 보낸다.
그래서 엄마 편챦으셔도 그냥 집에서 진통제, 기침약이나 드리고
우리가 처방없이 구할 수 있는 약이나 드린다.
여기서 보면 호스피스에 보내진 분들은 대략 1주일 안에
돌아가시는것 같은데
엄마를 "이제는 세상 떠나시게 해 주세요"
이렇게 차마 호스피스로 보내지는 못하겠다.
그런데 나는 때때로 엄마가 이렇게 라도 살아계시기를 원하시는지...
혹은 이렇게 살려니 차라리 죽는게 낫다 생각하시는지...
모르겠다.
100세에 돌아가신 우리 큰아버님은 본인이 의사이신데
마지막에는 온통 기계에 매달려 연명을 하셨는데
동생에 의하면 큰아버지가 뵙기에 너무 끔찍하고 안됐다고...
편안히 돌아가시게 하지않고 너무 고생을 하다 돌아가시게 했다고..
했는데
막상 사촌들의 말에 의하면
"아버지가 그렇게 해 달라고 부탁을 하셨었다"
큰아버지께서는 고통스럽더라도 이승에 조금이라도 더 계시고 싶어 하셨던것 같다.
다음은 14년전 sfusa님이 동아일보에 내신 글이다.
sfusa 2010-01-21
90세를 하루남겨두고 10년전 돌아가신 우리 친정엄니....
"늙은이 값 한 여름 보신탕 개값 만도 못한 세상이 왔다" 며
스 스로 낮추시면서...
"손주는 내손주나 남의 손주나 다 예쁜데 내손주는 더예쁘고...
늙은이는 내늙은이나 남의 늙은이나 다 보기 싫은데
내늙은이는 더 보기 싫은 세상이 됐어..."
"나 데리러 오고가다가 젊은 사람 교통사고 나면 절대 안된다...
내 정신에 다녀야 계속 잘 돌아 다닌다
자식들하테 의존하면 왕복 오고가고 네품을 팔아야 되므로
결국엔 데릴러 오는것을 싫어 하게 돼서
방구석에만 앉아 있게된다.."
이렇게 명언만 남기시며
87세까지 지하철, 대중교통 ,버스, 택시 모조리 혼자 타고 다니시기에
모두들 건강과 낙천적 성격을 부러워 하면서 윤길동이라 불러 드렸는데..
노인정 효도관광 가셨다가 살짝 중풍으로 쓰지시고 가벼운 치매까지 와서
결혼 20년된 우리 남편 보시면 내 처녀시절로 아셨는지
" 그래 부모님은 다 살아 계신가?"
" 엄마! 우리 시부모님 몇년전에 다 돌아 가셨잖아!"
"그래도 양부모님이 살아 계셔야 좋은데..."
와병중 어느날 엄마가 정신이 맑은듯해서
"엄마 이렇게 누워서 오줌똥 싸도 더 살고 싶어?
아니면 하늘나라가서 20년전 죽은 아버지 빨리 보고 싶어?"
"이세상에 죽고 싶은 사람 누가 있냐?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저승보다 좋다는데..."
엄마! 이제 우리 친정 동네 개똥밭 다 없어지고 아파트 들어섰어~~
굴러 다닐 밭이 없어서 미리 가신거야?
첫댓글 전에 잠깐 아는 동생때문에 만나서 차 한잔 마신 분이 계셨는데요
그당시 그분이 61세 셨고,98세 되신 치매어머니를 모시고 있는데,너무너무 힘드시다고 하셨어요
본인이 막내딸인데
어머니가 막내딸만 찾아서,할수없이 착한 남편이 모시자 해서 모시는데
요양원 보낼 시기를 놓쳐서,모시고 있다는 말이 생각이 나네요
98세 되신 어머니를 이제와서 요양원으로 모시면,돌아가시게 하는거라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24시간 너무 힘드시다고..
그때 잠깐 동네에 나와서 저희랑 한시간 커피마시고 대화하는게,저희는 시간을 뺏는거 같아 죄송했는데(어머니 주무시는 시간에 나오신거더라구요)
본인은 숨통이 트일 정도로 너무 고맙다고 하셔서,안타까왔어요.
청이님 어머님도
표현을 못하셔서 그렇지 저렇게 계시는거 원치 않으실꺼예요
사람의 목숨은 하나님 주관인데,
얼른 천국으로 가시길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소중한 생명을
어떻게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지 모를때가 있어요.
살아 있는 날동안 내 스스로 화장실도 가고 ,먹고, 입고 ,그렇게 살다가
밤새 자다가 돌아가신 분이 계시다면 호상이라고 하던데
정말 그럴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우리골목에 사는 에빌린(89세)이 지금 혼수상태라고 합니다.
불과 10일전에 개끌고 산책나온 에빌린을 보았거든요.
그런데 온몸에 암세포가 퍼져서 어떻게 치료할수도 없다네요.
그런데 엠블런스가 와서 에빌린을 들것에 실어 병원에
데려 가려던 지난 주일에까지 정신이 온전했던 에빌린이
자기남편이 아프다고 동네사람들에게 말해서 다들 그런줄 알았어요.
그런데 에빌린이 암말기 환자더라고요.두뇌와 심장에는 암세포가 전이가 안되었다는데...
어제 한 동네주민이 보낸 이메일에 Evelyn's conditions is critical.이라고 하더라고요.
우리의 생명을 우리맘대로 주장할수는 없지만
우리의 생명을 살아 있도록 연장시킬수 있다면
어떻게 그것을 끊어낼수가 있을까요?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우리의 어머니가 살아 계신 모습을
뵈는 것만으로 어머니를 모실수 있는 분이 얼머나 될까요?
청이님 내외분 대단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