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에 커다란 동그라미를 쳐 놓고 25일을 눈이 빠져라 기다렸다.
내 이제 '미당'을 드디어 가는 날이구나 하고. 시간은 며칠 안 남았는데 어찌 '밥상 식구들' 미동도 않는다.
그러자 혜신님 글 올라오고 26일 3시 유동초등학교로 오면 콜롬비아 팀을 볼 수 있을거라한다.
님도 보고 뽕도 따리라던 김칫국 부터 마시고있었던 나는 울상이되었다. 엥? '미당'근처엔 얼씬도 못한대.
길담 손님들에, 무용팀에, 동네 풍물팀들에, 발 디딜 틈이 없다는거다.
아 그렇겠구나. '미당'이 그렇게 크고 웅장하지만 실상 위로 더 크게 높이 치솟아 발 디딜 자리가 없기도 하겠다.
퇴근한 남편에게 '나 미당 못가게 생겼어' 했더니 그 절절한 기다림을 익히 알고있었던 남편은 무조건 가라고 한다.
'그러면 안되 밥상 식구들 한테 배신 때리면 안되 혼자만 살짝 가면 내가 밉겠지'
그러면 일요일날 내려갔다가 그날 올라올까.
아니야 서울에서 전시장도 돌아다니고 영화도 보고 알차게 보내야지.
일주일 후면 내 아트클아스의 최대 년중행사 '할로윈 파티& 작품전'도 다가오는데 준비해야 할 것도
많은데 내 마음 하나 띄었다가 바닥에 내리는게 뭐 그리 어려울까 싶어 조용히 접기도 했다.
그런데 자꾸만 당진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가을이라 멋있을거야. 홍성에선 달걀님도 오신다던데. 이 가을에 모두들 얼굴한번 진짜 보고싶다.
오락 가락하던 내 마음은 은영씨의 전화 한통화에 날개를 단다.
매곡당에서 밤을 새자는거다. 어차피 당진팀들도 25일엔 '미당'에 못 간다며 우리끼리 물망초랑 앵두님이랑
합류하여 밤새 수다떨고 .........거참 달콤한 유혹이다.
여름 휴가철에 '호랑이들이 득실거린다 했는데' 나 이참에 가을 호랑이 함 되볼까?
랜보님이랑 고속버스에 올라 당진으로 향한다. 차창에 스치는 빗줄기 곧 만나 볼 얼굴들 마음은 들뜬다.
이 해방감 .집밖을 나서면 무섭게 밀려오는 해방감. 은영씨는 저녁밥상을 준비하느라 골몰해져있을 시간에
두 아짐마들은 호젓한 여행기분에 휩싸여있다.
드디어 도착한 은영씨네 마당.
멍멍이들이 반긴다. 뒤이어 나타난 천방지축 귀여운 두 녀석들 , 사랑을 듬뿍받으며 책도많이 읽고 자연속에서
맘껏 자란 아이들의 진수를 보여준다. 그림선생이 왔다고 저녁내내 그림만 그리던 진짜 귀여운 녀석들.
가득차려진 저녁식탁 낯선 아줌마들 사이에서 근엄 하시면서도 따뜻하게 아내의 손님들을 정성들여 맞이 해 주시던
남편님께 감사드립니다.
어느날 갑자기 수다상이 차려지면 초침은 급격히 돌아가고 무슨이야기들로 이 귀한 밤을 보내야하나 맘은 급해진다.
기억에 남을 대화, 평상시와는 다른 특별한 감흥들을 누려야하는데 '불빛'님이 챙겨오신 '시'도 있었다 하두만
네 다섯명이 한마디씩 하다가 보니 시간은 새벽을 향하여 줄다름질치고, 은영씨의 반쯤 감겨진 눈,제일 먼저 퇴장당하고
그다음 열심히 듣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츌디님도 들어가서자요'한다 그리하여 퇴장 .
아침이 왔다. 이제 꽉 찬 하루가 두 팔을 활짝 벌려있다.
기쁨으로 뵙고 감사하는 맘으로 먹고 멋진 하루이길......그리하여 멋진 하루가 마무리지어졌다.
이제 이 중요한 말 한마디 '고백성사' 를 하고 글을 닫아야지.
혜신님의 리더십, 그 많은 일정 음식 총괄하여 척척 처리하시고.
물망초님의 끝없는 희생정신 두 말 해서 뭣하리요.
오고싶었으나 참여하지 못한 '밥상식구들에 대한 배려'이신지 좌우지간 나는 그토록 그리워하던 '미당'을 발치에 두고도
얼씬도 못했다. 얼마나 공정한 리더다운 처사이신지.
고백하노니! 함께하시지 못하여 조금이라도 서운하신 밥상맴버들이 시여.
혜신님은 진짜,편애하지않는 진정한 우리의 까페대장님임을 '고백성사' 합니다.
그리고 우리끼리 살짝 다녀와서 미안함을 '고백성사'합니다.
그 짧은 영어로 보랏빛 코트로 종횡무진 휘젓고 다녀 좀은 불편했었지요. 제가 교회에서 맡은 역할이
한국에 익숙하지않은 외국인을 따뜻하게 안내하고 커피 빵 준비하고 그런거다보니,
어디 데려다 놓아도 낯선이들에게 친절<?>을 베푸는게 오버화 되어있답니다.
아뭏든 또다른 만남 새로운 경험 모두들이 반가웠어요.
첫댓글 보라빛 코트가 바베큐 불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옷주인도 아닌 제가 얼마나 마음 졸였는지 모르시죠? 거기다가 스카프는 더더군다나..........암튼 구멍난데는 없는거죠~서로가 함께한자리 정말 즐거웠습니다.^^*
버스안에서 쎄무코트에 배인 숯불고기 연기내음이 술~~술~~~났었지요.
촛불 켜고 알수 없는 과일주 마시며 끝없이 떠들던 우리들의 수다는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는 푸근한 시간이었씀다. 알고보니 생리증후군으로 억제할 수 없는 제 치부를 다 드러냈더군요....15년 투쟁기....![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수다![짱](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44.gif)
렌보에게 놀라셨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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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생리증후군으루다...끄덕끄덕^^
다음엔 다 생리주간에 만나요! 솔직하게 까발리자고요~~ ㅎㅎㅎ
15년의 투쟁기인줄 알았는데 남편분이 오시고, 15년의 애정기로 바뀌었는데요. 어찌된겁니까. !! 두분 모두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멋을 품고 계신걸요. 저희 부부도 분발해야겠습니다. 너무 행복한 시간이였어요. ~~
그 과일주 맛 잊을 수 없을듯.
츄르디님처럼 화사하고 우아한 호랑이가 또 있을까요? 언제든 환영입니다. 우리 준서는 엄마가 뿔났다에 나오는 장미희 닮았다고~~그 우아함의 극치가~~ㅎㅎ
살만 빼면 된다고 했던가~?ㅋㅋ 준서랑 준하는 '비만'이라는 어휘가 여자를 괴롭히는 방법이란 걸 터득한 것 같더라구요~ 당해주지 말아야쥐~~ㅎㅎㅎ
아! 또 앞으로 우아하게 살아갈려면 장난아니넹. 서울서는 코뿔소마냥 이리뛰고 저리뛰다가 당진 갈때면 '카멜레온'처럼 우아한 버젼으로 색깔을 변신 시켜야되니........
그 우아함은 정말~~ 누가 보아도 예술가이시구나했을 거에요. 그렇게 멋지고, 재주도 많으셨던 츄르디님 감동입니다.!!! 춤이면 춤, 피아노면 피아노, 그림이면 그림, 말투에서도 느껴지는 그 우아한 포스는 ~~ 고향이 어디신지 꼭 여쭈고 싶었는데 ㅋㅋㅋ 외국생활때문인가요? 하여튼 그 목소리와 말투 저도 좀 닮고 싶었답니다. 그 열정 어린나이에 굳어버린 제 몸에도 좀~~ 부어주세요.
앵두님은 차분하시고 유순해 보이는데 제가 놀랐답니다. 아이 하나에 젊은 부부 ,서울에는 '깍쟁이' 들이 제법있는데 앵두님 커플은 깊고 맑고 순~~~해 보여서 넘 편안했어요. 민호도 의젓하니 예쁘구요. 고향요? 저~~~기 경상도 하늘아래 첫동네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