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산리 대숲
이한성
1
산달이 가까워지면 아랫배 트는 산모처럼
대나무도 장마철엔 물배 불러 터진다는
어머니 우스갯소리가 마냥 그리워지는 밤
2
피가 나게 살 비비는 댓잎소리 수상하다
사그락, 삭, 사그락 한 음보 높은 소리
어둠이 묽어질 무렵 비가 든다, 후두둑
텃새는 떼로 모여 묵은 댓살 쪼아대다
신新 죽의 잎을 물고 넘어 와 새집 짓고
간밤이 흘린 바람은, 어지럽게 뒹굴고
- 《정형시학》 2023.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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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어산리 대숲 / 이한성
김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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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17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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