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 생각: 3,000원의 실체! ◈
두어 달 전부터 일반 봉투에 3,000원이 담겨 제단에 올라오는 헌금이 있었다.
난 매주 올려진 헌금을 책상 앞에 놓고 보일 때마다 간절히 기도한다. 이름이 있으면 올린 그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무명의 헌금은 주님께서 알고 계시기에 그 또한 간절하게 기도한다. 목사로 살면서부터 이어진 나의 진심을 담은 루틴이니 그냥 좋다.
기도하면서 교우들 삶의 면면을 이해하게 되고, 처지와 형편을 공감할 수 있으니 책상 앞에 있는 헌금 봉투는 내게 하나님의 것을, 하나님처럼 성별 하는 사람들을 위한 나의 목회 철학이기도 하다.
그런 내게 두어 달 전부터 매주 3,000원을 봉투에 담아 올리는 사람이 있다. 누굴까? 와 왜 3,000원일까? 의 궁금함이 더해져 흥미마저 느끼게 되었다.
부 교역자 시절, 한 교우께서 결혼식으로 주일을 본교회에서 지킬 수 없으니 대신 헌금을 올려달라며 수요예배 시간 전에 가져온 적이 있었다. ‘51,000원!’
그때 왜 51,000원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 일이 있고 한참 후에 난 그 교우에게 51,000원의 이유를 물었고. 그는 담담하게 이유를 말해 주었다.
“제가 올해 51세거든요. 지금까지 살게 하신 하나님께 올리는 생일 감사 예물입니다. 매번 한 살에 10,000원의 헌금을 올리게 해달라고 주님께 기도하는데 삶이 그렇지 못하네요...”
난 그 순간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멍했다. 한 살에 1,000원의 헌금! 그래서 드린 51,000원의 헌금!
난 그때부터 생일 헌금을 그분처럼 드린다. 기도도 그분처럼 한다. “한 살에 10,000원! 10만 원이면 더 좋고요...”
올해 나의 생일 헌금은 65,000원이다. 내년엔 하나님께 인상을 요청할 것이다.
지난주 계수위원이 내게 3,000원의 실체를 알려주셨다. 3,000원의 주인공이 ‘두루님임을!’
아! 두루님은 매 주일 카페에서 아주 숙련된 동작으로 한몫을 한다. 매니저는 그런 두루님에게 30,000원의 알바비를 지급하고, 두루님은 그것에서 1/10을 떼어 감사를 올린 것이다.
우리 교회에는 감동을 전달하는 교우들이 많은데, 두루님도 그중의 한 사람이다.
두루! 김주명이란 이름은 내가 그를 품에 안고 지은 이름이다. 周明(두루 주, 밝을 명)
세상을 두루두루 밝게 비치는 사람으로 살라는 염원을 담았다.
주명이는 지금 3,000원의 헌금으로 들꽃을 두루두루 비치는 중이다. 그리고 주명이는 매달 최소 3천만 원을 십일조로 드리는 그리스도인으로 살게 될 것이고, 그때까지 난 꼭 두 눈 부릅뜨고 살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