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시승] 폭스바겐 골프 GTI VS 토요타 GR86
유일한 기자입력 2023. 5. 27. 08:31
진짜 운전 재미있기로 소문 난 두 녀석을 호출했다. 일본에서 온 녀석은 자연흡기 박서 엔진에 후륜구동, 그리고 수동변속기를 갖췄다.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아이템은 다 가지고 있다. 또 다른 녀석은 독일에서 왔다. 전통을 자랑하며 한 때 고성능 전륜구동의 상징이기도 했다. 두 대 모두 접근하기 쉬운 가격이지만 펀드라이빙은 슈퍼카 못지않다. 아니 그보다 더 즐거울 수 있다.
글 | 안진욱, 유일한 사진 | 최재혁
폭스바겐 골프 GTI VS 토요타 GR86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EXTERIOR
글 | 유일한
두 모델 다 외형은 일찍이 잘 관찰해 두었다. 그런데도 다시 만나니 신기함이 가득이다. 왜 그럴까 잘 생각해 보면, 일반도로에서 보기가 쉽지 않아서(!) 그렇다는 결론이 나오고 만다. 그래도 GR86은 흔하게 볼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
시간을 내서 서킷에 가면 된다. 그렇다면 골프 GTI는? 뭐 시간을 좀 들이면 일반도로에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흔하게 보기는 힘들 것이다. 애초에 그렇게 대중적으로 많이 판매하려고 만든 차도 아니고 말이다.
폭스바겐 골프 GTI VS 토요타 GR86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어쨌든 GR86은 정말 낮다. 얼마나 낮은가 묻는다면, 뒤에서 다가오는 SUV의 헤드램프 불빛이 그대로 눈에 들어올 정도다. 게다가 작다. 4명이 탑승하는 자동차지만 길이는 불과 4.2m를 약간 넘기는 정도다. 스포츠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보닛이 굉장히 길고 그 뒤로 아주 약간의 객석을 빼놓았다.
A필러 거의 바로 뒤부터 라인이 부드럽게 떨어지는데, 그래도 실용성을 조금 챙기려는 것인지 트렁크 라인은 조금 빼놓았다. 그리고 평범하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반발할 분들도 있겠지만, 스포츠카라는 것을 알고 봐서 멋진 것이지 그 콩깍지를 벗기고서 순수하게 보고 있으면 평범하다.
폭스바겐 골프 GTI VS 토요타 GR86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삼각형에 가깝도록 단정한 형태로 다듬은 헤드램프와 후면을 심플하게 장식하는 테일램프가 그것을 대변한다. 대신 그 성능을 자랑하려는 것인지 앞 범퍼 하단에 거대한 그릴이 있다. 그릴은 다수의 육각형을 갖고 있는데, 자세히 보면 오른쪽 하단에 뾰족한 장식이 튀어나왔다.
GR의 G자를 형상화한 것이다. 디자인에 실망했을 때는 GR86의 본질을 살릴 수 있는 곳을 바라보면 된다. 거대한 바퀴를 담는 휠하우스와 폭을 넓히기 위해 부풀어 오른 근육질의 펜더를 바라보면, 스포츠카의 기분이 물씬 느껴질 것이다. 차체가 작아서 그런지 휠과 타이어가 굉장히 크게 느껴진다.
이전 모델인 GT86이 꽤 작은 크기의 휠과 타이어를 장착했기에 더욱더 그렇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른다. 측면 하단을 장식하는 사이드 스커트도 스포츠카 분위기를 내도록 만든다.테일램프를 아주 간결하게 다듬어서 그런지, 테일램프 안에는 브레이크 램프와 방향지시등만 있다.
후진등은 뒤 범퍼 아래에 위치한다. 범퍼 좌우에 크게 자리 잡은 머플러가 인상적이다. 그만큼 이전보다는 확실히 출력이 늘어났다는 신호를 주고 있다. 엔진 배기량이 이전의 2.0ℓ에서 2.4ℓ로 늘어났으니, 출력이 상승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도 보닛 높이를 이 정도로 억제할 수 있는 것이니, 괴물 같은 자동차를 만들었다는 게 딱 맞을지도 모른다.
폭스바겐 골프 GTI VS 토요타 GR86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그러면 이제 위치를 옮겨서 골프 GTI 차례다. GR86을 보고 있다가 골프 GTI로 시선을 옮기니, 조금 전에 평범한 차라고 말했던 것이 미안해진다. 골프 GTI야 말로 전면 헤드램프와 그릴을 통과하는 붉은 띠, 그리고 GTI 엠블럼과 거대한 휠타이어를 제외하면 진짜 평범한 해치백이다.
뭐 해치백이라는 게 이렇게 생길 수밖에 없는 일이긴 하지만, 이것을 '짜릿함을 주는 고성능을 품은 모델'이라고 보려면 속칭 '뇌이징'이라는 것을 거쳐야 한다. 전면 하단에 거대한 육각형 메시 그릴이 있는 것은 정말 좋은데,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 국내 버전만 해당하는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X자로 엇갈리는 형태의 5구 안개등이 없다. 밤에도 멋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쉬운 이야기가 될 것이다.
폭스바겐 골프 GTI VS 토요타 GR86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후면은 두 개의 거대한 머플러와 함께 디퓨저가 제대로 자리 잡고 있고, 테일게이트 상단에 있는 리어 윙도 일반 모델보다는 강조되어 있어 고성능 모델임을 알아볼 수 있는 기준이 된다. 국내에 수입되는 골프 GTI는 본래 옵션으로 제공되는 19인치 에들레이드 알루미늄 휠을 기본으로 장착한다.
그 안에 GTI 전용 레드 브레이크 캘리퍼도 빛나고 있으니, 고성능 모델에 탑승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절로 드는 것이다. 본디 골프가 갖고 있던 굵으면서도 독특한 형태의 C필러 형상과 이러한 소소한 요소들이 어우러져, 평범한 해치백을 달릴 줄 아는 핫해치로 보이도록 만든다. 물론 아는 사람만이 볼 수 있고 알아챌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폭스바겐 골프 GTI VS 토요타 GR86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INTERIOR
글 | 유일한
GR86의 실내는 오래된 냄새가 난다. 물론 코를 자극하는 냄새가 난다는 것은 아니지만, 디자인만 보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도 한 세대 전의 토요타 모델의 느낌이 나고, 심지어 크루즈 컨트롤 제어 레버도 그대로 있다.
그래도 이전보다 터치스크린이 좀 커지고 애플 카플레이가 지원된다는 것으로 현대적인 자동차의 느낌이 난다. 아, 여기서 현대적이라는 것은 이전 모델인 GT86과 비교했을 때의 이야기다.
만약 그래서 실망했다면, 조금 그 기분을 누그러뜨려 보자. 만약 스포츠카 특유의 자세를 알고 있다면, 운전석에 앉는 순간부터 환희가 다가올 것이다. GR86의 운전석 그리고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이 '친절한 스포츠카 그 자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낮은 자세도 인상적이지만 그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이 손에 잡히는 정도 그리고 빠른 변속을 위해 기어를 조작하는 위치,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기는 위치가 절묘하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폭스바겐 골프 GTI VS 토요타 GR86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GR86은 페달 자체가 절묘하다. 일단 조작 감각부터 이야기하면, 발을 아래로 내려서 조작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 뻗는 느낌으로 조작해야 한다.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지만 금방 익숙해지며, 이 재미에 빠지면 오히려 다른 차들을 조작하기 힘들어질지도 모른다.
그런 소소한 면에 만족하다 보면 운전석과 조수석은 의외로 편안하다는 것도 느껴진다. 대신 뒷좌석은 절대로 좋다고 할 수 없다. 4인승이라고 하지만 약간의 여유를 둔 2인승 자동차가 더 맞겠다.
수평대향 엔진에서 영감을 얻은 계기판은 시동을 걸면 수평대향 특유의 동작과 함께 가운데에서 글자가 회전하는 애니메이션을 보여준다. 그래도 이곳에는 디지털을 풍부하게 넣은 셈이다.
그런데 한 가지 거슬리는 게 있다. 디지털임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재생했을 때, 한글이 깨져서 나온다. 그리고 일본어는 안 깨지고 제대로 나온다. 이런 데서 일본차라고 강조하다니! 아 그리고 쓸데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컵홀더는 센터 콘솔에 있는 것보다는 도어에 있는 게 더 쓰기 쉽다.
폭스바겐 골프 GTI VS 토요타 GR86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그 상태에서 골프 GTI로 이동하면, 해치백이 아니라 고급 세단을 탄 느낌까지도 난다. 아마도 실내가 꽤 넉넉해서 그럴 것이다. 물론 이 크기가 대형 세단이 비견할 바는 아니지만, 순간적으로는 그렇게 느낀다는 것이니 태클은 그만 걸어주기 바란다.
디지털 계기판과 다양한 기능을 담은 인포테인먼트 화면 그리고 버튼 수를 극단적으로 줄인 센터페시아를 보고 있으면, 최신 자동차에 올라탔다는 기분이 바로 든다. 어쨌든 일반 골프를 기반으로 GTI로 다듬은 것이지만, 다른 점이 일부 존재한다.
제일 먼저 스티어링 휠에 새겨진 붉은색과 GTI 로고가 있고, 계기판에 등장하는 붉은색 바탕이 있다. 계기판 화면은 바꿀 수 있는데, 달리고 있다는 느낌을 바로 받고 싶다면 회전계를 중앙에 두고 속도를 숫자로 표시하는 모드를 추천한다.
폭스바겐 골프 GTI VS 토요타 GR86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스티어링 휠 스위치가 물리 버튼이 아니라 터치 방식으로 다듬어졌는데, 익숙해지면 조작이 생각보다 편하다. 헤드레스트 일체형의 1열 시트는 버킷 형태를 잘 살린다는 느낌이다. 옆에서는 색상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하는데, 필자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물론 GTI의 상징과도 같은 타탄 체크무늬 시트를 보고 그런 것이겠지만, 천이라서 국내에서는 환영을 못 받을 것이다. 열선은 기본이고 통풍 시트까지 들어가 있으니 편안함이 배가된다.
2열 시트는 넉넉하지는 않아도 성인이 탑승해서 불편함은 없는 수준이고, 트렁크도 필요충분한 수준으로 확보되어 있다. 변속 레버는 아주 작게 돌출되어 있는데, 조작한다는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는 이런 방식이라도 남겨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에어컨 온도조절 등을 담당하는 터치패널이다.
낮에는 보고서 조작할 수 있지만, 밤이 되어도 이곳에 불이 들어오지 않으니 조작이 조금 힘들다. 주행 모드를 두 번이나 조작하는 것도 마음에 안 든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있는 주행 모드 버튼을 누른 뒤 모니터에서 변경하는 번잡함을 거쳐야 한다.
폭스바겐 골프 GTI VS 토요타 GR86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PERFORMANCE
글 | 안진욱
모델명만 들어도 설레는 두 대가 있다. 긴말 필요 없다. 바로 달려보자. 먼저 타고 있는 차는 토요타 GR86이다. 수평대향 4기통 2.4ℓ 자연흡기 엔진이 박혀 있다. 최고출력 231마력, 최대토크 25.5kg·m의 힘을 생산한다. 이전 세대에 비해 배기량이 살짝 커졌지만 제법 체감이 된다.
터보 차보다 펀치력은 못 하지만 엔진회전수를 높게 사용하면서 출력으로 밀어내는 느낌이 훌륭하다. 이 정도 파워면 난 만족한다. 고속에서도 힘은 달리지 않는다. 규정 속도를 지키다 선행 차를 쉽게 추월할 수 있다.
3단에서 힘이 강해 실용적이다. 과거에도 말했지만 GR86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페달 감각이다. 힐앤토가 정말 쉽게 된다. 최신 수동 차에 있는 오토 레브매칭 기능이 GR86에는 없다. 모두 알다시피 처음 타는 차에서 힐앤토가 쉽게 되지 않는다.
브레이크 페달의 답력과 가속 페달의 응답성 모두 적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GR86은 이상하리만큼 힐앤토 적응 시간이 짧다. 특히 브레이크 페달의 스트로크와 답력이 기가 막히다. 또한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페달 사이 간격도 최적이다. 반면 변속 감각이 그리 좋은지는 모르겠다.
변속할 때 금속이 아닌 플라스틱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느낌? 정확하게 형용하기 힘들지만 변속 느낌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물론 시승차 컨디션이 좋지 못해 그럴 수도 있다. 서스펜션은 정말 마음에 든다. 자세를 위한 것이 아니라면 애프터마켓 코일오버 제품이 필요 없을 정도다.
승차감도 확보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자세가 무너지지 않는다. 댐퍼와 스프링 조합은 최고다. 좌우 롤링도 심하지 않아 코너도 민첩하게 돌 수 있다. 코너링 성향은 뉴트럴이다. 시승차에는 미쉐린 PS5가 끼워져 있었는데 그립이 좋아 의도하지 않으면 뒤가 날아가지 않았다. 촬영 당시 비가 조금 내렸는데 반가웠다.
주행안정화장치를 해제한 후 코너를 살짝 타봤다. 뒤가 날아가는 리듬이 느긋해 카운터스티어를 잡기 수월하다. 휠베이스가 짧지만 서스펜션 세팅이 예민하지 않아 운전하기 쉽다.
폭스바겐 골프 GTI VS 토요타 GR86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폭스바겐 골프 GTI VS 토요타 GR86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이제 더 운전하기 쉬운 차로 바꿔 탄다. 골프 GTI다. 과거 5세대 골프 GTI는 슈퍼카 취급을 받았다. 200마력 정도에 듀얼 클러치 변속기로 공도를 찢어버렸다. 세월이 흘러 8세대 골프 GTI를 탔다. 여전히 4기통 2.0ℓ 터보 엔진을 품고 있다.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7.8kg·m의 힘을 생산하고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통해 앞바퀴를 굴린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2초다. 공차중량은 1493kg으로 1285kg의 GR86보다 200kg 정도 더 무겁다. GR86을 타다가 바로 골프 GTI를 타니 무겁다는 느낌도 들지만 차가 큰 것처럼 느껴진다.
절대 무겁고 큰 차가 아님에도 이렇다. 차에 약간의 속도가 붙으면 이 생각은 사라진다. 재미 있는 것은 GR86에 비해 골프 GTI는 고급 차처럼 느껴진다. 신기하다. 뭔가 야무진 친구를 만난 것 같다.
폭스바겐 골프 GTI VS 토요타 GR86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섀시가 강한 게 스티어링 휠과 시트로 전해진다. 전자식 가변 댐퍼가 달려있는데 의외로 모드에 따라 변화의 폭이 크다. 댐퍼의 압력을 최대한으로 키우면 방지턱에서 점프를 하고 최소한으로 낮추면 세단처럼 부드럽게 넘어간다.
보통 이 정도 급의 차에서는 볼 수 없는 값비싼 튜닝을 해 놨다. 이 훌륭한 서스펜션 덕분에 코너에서도 자신감이 넘친다. 전륜구동에 앞이 무겁지만 진입이 산뜻하다. 토크스티어가 느껴지는 부분은 아쉽지만 그 외에는 전륜구동이라서 갖는 피해가 전혀 없다. 오히려 보통 운전자라면 GR86보다 더 빠르고 재미있게 탈 수 있다.
일반인들 중에서 드리프트를 할 줄 아는 이들이 몇이나 될까? 물론 차 특성상 GR 86의 오너 중 몇은 잘하겠지만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아니다. 그렇다면 후륜구동이 갖는 운전 재미를 어떻게 느낀다는 것인가! 없다. 글과 영상으로만 차를 접한다면 후륜구동이 전륜구동보다 코너링 퍼포먼스가 더 좋고 운전 재미도 낫다고 생각한다.
이는 운전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것이기에 우리들에게는 전륜구동이라 해서 무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골프 GTI가 그렇다. 장담하자면 일반인들은 골프 GTI로 코너를 타는 것이 더 즐거울 것이다.
게다가 직선 주로에서 훨씬 화끈하게 달릴 수 있다. 출력은 비슷하지만 터빈과 듀얼 클러치 변속기로 시원하게 치고 나간다. 변속 속도는 듀얼 클러치치고는 그리 빠르지 않다. 아마도 내구성 때문에 소프트한 로직을 삽입한 것으로 추측한다.
결론을 내자면 둘 다 재미있다. 드리프트를 할 줄 알고 힐앤토가 하고 싶어 죽겠다면 GR 86으로 가야하고 만약 둘 중 하나라도 아니라면 골프 GTI를 추천한다. 혹은 JDM에 환상이 있다면 GR86으로 가야 할 것이다.
안진욱 기자의 선택
나의 선택은 토요타 GR86이다. 요즘 보기 힘든 아이템으로 가득 차 있다. 수평대향 엔진은 포르쉐나 스바루에서나 볼 수 있다. 포르쉐는 비싸고 스바루는 수입되지 않는다. 여기에 자연흡기 타입이며 뒷바퀴를 굴리고 결정적으로 수동변속기만이 존재한다.
즉 도로에 보이는 모든 GR86은 수동변속기라는 것이다. 일본차에 딱히 로망이 없는 편인데 GR86은 운전이 즐겁다. 내 운전 재미의 기준은 촬영 후 늦은 밤에 차를 끌고 밖으로 다시 나가는지에 따른다. GR86은 매너리즘에 빠진 나를 지하 주차장으로 끌어당겼다. 한적한 도로에서 괜히 유턴을 계속하고 싶은 매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유일한 기자의 선택
선택을 뭐로 해야 할까 꽤 망설였다. 사실 필자는 과거 골프 GTI의 오너였고, 지금은 오래된 JDM 한 대를 갖고 있다. 그러니까 과거의 차들이 훌륭하게 성장해 대결을 벌이는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 시점에서 과연 무엇을 선택할까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골프 GTI의 손을 들어주기로 했다. GR86이 좋은 차인 것은 분명하지만, 오래 함께해야 한다면 골프 GTI가 더 월등할 것이기 때문이다. 짜릿함과 함께 실용성도 빼놓을 수 없는 어느 마니아의 비겁한 선택인 것이다.
SPECIFICATION_TOYOTA GR86
길이×너비×높이 4265×1775×1310mm | 휠베이스 2575mm
공차중량 1285kg | 엔진형식 F4, 가솔린 | 배기량 2387cc
최고출력 231ps | 최대토크 25.5kg·m | 변속기 6단 수동
구동방식 RWD | 0→시속 100km - | 최고속력 -
연비 9.5km/ℓ | 가격 4630만 원
SPECIFICATION_VOLKSWAGEN GOLF GTI
길이×너비×높이 4290×1790×1445mm | 휠베이스 2636mm
공차중량 1493kg | 엔진형식 I4 터보, 가솔린 | 배기량 1984cc
최고출력 245ps | 최대토크 37.8kg·m | 변속기 7단 듀얼 클러치
구동방식 FWD | 0→시속 100km 6.2초 | 최고속력 시속 250km
연비 11.5km/ℓ | 가격 4509만 원
자동차 전문 잡지 <모터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