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탑/참솔 김춘자
우리 집 화단 속에 돌 탑이 있다
그가 인도 여행에서
제주 여행에서
강의 차 출장 간 지방에서 수집한 수석은
그가 떠난 후 화단 한 구석에 쌓아 놓았다
그가 남겨 놓은 것은
수석 외에도 박사 모자, 입던 양복, 서예 작품,
함께 한 가족사진은 장농 속에서 잠자고 있다
수석은 화단 구석 벤자민이 자라는 옆에
돌크기대로 탑을 쌓고
벤자민 잎 새는 연 푸른 속살을 드러내더니 가지가 돌 탑에 엉켜 위로 뻗는다
햇살 가득한 날
시상이 떠오르지 않을 때
돌 탑 옆에 가면
잿빛 색깔의 점잖은 제일 밑바닥 인도 수석이
그를 대신해 말할 것 같다
너무 조급해 하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