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일은 우리의 숙명
(문선명 총재 북경 도착 담화문)
문선명 선생은 북한 정부의 초청으로 평양을 방문,
김일성 주석과 회담 등 7일 간의 방북 일정을 마친 뒤 돌아오는 길에
1991년 12월 7일 북경에 도착하여 담화문을 발표하였다.
선생께서 발표한 담화문의 전문을 싣는다.
북한을 다녀오면서
나는 이번에 내 아내와 더불어 북한 정부의 초청을 받아 평양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내가 북한을 마지막으로 떠난 1950년 12월부터 만 40년 하고 11개월만에 있게 된 역사적 기회였습니다.
나는 북한에 대해 한이 많다면 누구보다도 많은 사람입니다. 나는 종교지도자요, 또한 나의 일관된 반공의 신념 때문에 북한 현정부로부터 이루 말할 수 없는 핍박을 당한 사람입니다.
나는 이루 형용할 수 없는 고문을 당하였으며, 근 3년의 흥남감옥 생활에서 많은 죄수들이 죽어 나가는 것을 본 사람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내가 오늘날 건재한 것은 하나의 놀라운 기적이며, 오직 하나님의 특별하신 가호와 은사 때문이었습니다.
참사랑으로 입성
그러나 이번에 나는 통일교회 창시자로서 참사랑의 정신으로 북한에 다녀왔습니다. 참사랑이란 ‘사랑하지 못할 것까지도 사랑하는 정신’입니다. 그러기에 예수께서도 ‘내 원수를 사랑하라’하신 것이 아닙니까?
평양에 들어가는 나의 심정은 가을 하늘과 같이 맑았습니다. 나는 원수의 집에 가는 아니라, 내 고향 내 형제의 집에 가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서로 용서하고, 서로 사랑하고, 서로 단결하자”나의 필생의 신조를 가지고 북한 땅을 밟았습니다.
나의 승공사상은 살리는 사상
나는 지난 40년의 동서 냉전시대에 세계 어느 누구부다 철저한 반공주의자요, 또 국제승공연합의 창시자로 일생을 승공 투쟁에 바쳐온 것은 온 세계가 주지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나의 승공사상은 공산주의자를 죽이는 사상이 아니고, 그들을 살리는 사랑, 곧 인류구원의 사상이라는 점입니다.
나는 베를린 장벽의 붕괴 이후, 공산국가가 무너지는 즉시 그들에게 새 가치관을 교육하여 그 나라들을 살리는 게 전력을 다해 왔습니다.
소련과 동구, 신생 민주주의 국가들의 정치인, 지성인, 교수, 대학생들이 나의 초청으로 수천 명이나 미국에 오고, 일본에 와서 민주주의를 배우고, 나의 하나님주의와 두익사상(頭翼思想)에 감명받고 돌아가, 스스로 자기 나라를 살리는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냉전시대의 종언과 더불어 찾아온 평화의 운세를 세계적으로 확산시키고자 세계평화연합을 창설하여 국제적 평화 운동을 주고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나의 신념의 소산입니다.
이산가족을 위한 나의 노력
나는 북한에서 헤어졌던 내 가족들과 상봉하는 순간, 기쁨과 동시에 가슴이 미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남과 북으로 갈라져 오늘도 상봉의 기쁨을 갖지 못하는 수많은 우리 동포들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그중에 많은 사람들이 영원히 그 기회를 갖지 못하고 사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생각할 때, 우리 민족의 분단과 이산의 비극은 하루속히 종결되어야 한다는 뼈아픈 각성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번 김 주석과의 회담에서 본인은 남북이산가족 상호 방문 문제를 풀어나가도록 노력해 주기를 요청합니다.
경제 개발 지원제의
그러나 공산주의 문제를 해결하고 세계평화를 이룩하는 일은 단지 이념적 대결이나 교육만으로는 달성될 수 없다고 믿습니다. 그 세계를 살리는 일에는 경제적 지원도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북한을 보는 시각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 다른 것은 남의 나라가 아니라 내 동족 내 나라, 나와 핏줄을 같이한 형제자매라는 점입니다. 피는 물보다 진합니다. 나는 북한 2천만 동포를 내 형제자매로서 사랑합니다. 뜨겁게 그들을 사랑합니다. 그러나 이 민족의 숙원, 조국 통일은 정치・경제・군사적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보다도 선행되어야 할 기본 조건이 있습니다. 참사랑을 원동력으로 한 정치・경제・군사 문제의 관계 개선이 통일의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또 참사랑이란 부모의 사랑과 같은 무조건의 사랑입니다.
그리고 이웃을 위하여 내 생명을 초개와 같이 버릴 수 있는 희생정신이 곧 참사랑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북한과의 경제협력 및 교류를 넓히고, 경제 개발 사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전쟁만은 안 된다.
나는 이번에 평양에 ‘평화의 사도’로서 입성했습니다.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한반도에서 다시는 동족끼리의 전쟁을 자초해서는 안 되겠다는 굳은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뜻에서 요즈음 미국 조야에서 말하는 핵시설 공습론은 지극히 위험한 발상입니다. 북한은 이라크가 아닙니다. 이것은 전면 전쟁을 일으킬 것이 분명하며, 그 가공할 결과는 그 아무도 예측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 미국은 한국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에 지극히 신중하기를 바랍니다.
나는 북한과의 핵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상호 존중하는 진정한 대화를 통하여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그 대화의 길을 열고자 평양에 간 것입니다. 그리고 대화의 길을 열고 돌아왔습니다.
이번이 나의 방북 성과가 대한민국 정부와 북한 당국자 간의 발전적인 대화와 교류를 증진시켜 나가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심정에서 북한을 방문했고, 이제 그것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조국 통일은 우리의 숙명
오늘날 우리의 과제는 조국 통일입니다. 이는 우리의 숙명이요, 우리가 생애를 바쳐 이룩하여야 할 필생의 성업입니다. 나는 지금까지 하나님의 뜻에 따라 통일의 성업을 이루는 일념에서 살아왔고, 나의 나머지 일생도 오직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일념에서 살아갈 것입니다.
통일을 염원하는 남북한 7천만 겨레 모두는 이제 갈등과 투쟁을 종식시키고, 화해와 사랑으로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일에 거족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총칼을 녹여 쟁기와 보습을 만들 때가 지금이라고 생각하며, 통일조국의 밝은 신세기를 맞이할 준비를 서두릅시다.
1991년 12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