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1 / 25 (금) 하늘소 독서실
창백한 조명 아래 듬성듬성 붙어 있다
책상을 끌어안고 책의 숨소리를 읽는다
책 속에 넘어야 할 산들이
차곡차곡 접혀 있다
책갈피 사이사이 보리수 그늘 냄새
책 속에 길이 있을까 활자를 따라간다
한곳에 오래 앉아 점점
굳어가는 등딱지
칸막이마다 구호들이 어둠을 견딘다
더듬이를 세우던 하늘소 하나가
차가운 침낭 속에서
우화를 꿈꾸고
하늘이 보이지 않는 하늘소 독서실에
수백 권 문제집을 몇 년째 갉아먹던
등 굽은 장수하늘소
어디론가 날아간다
정지윤 시인의 <하늘소 독서실>
친구들의 놀러 나오라는 제안도 마다하고
공부에만 매진하고 있는 학생들,
취업준비생들이 많이 있죠.
불이 환한 독서실에서
꿈을 꾸는 학생들이
언젠가는 장수하늘소가 되어
멀리, 높이 날아가길 바라봅니다.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자유게시판
CB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 하늘소 독서실 / 정지윤
정지윤
추천 0
조회 61
19.07.15 12:00
댓글 2
다음검색
첫댓글 이렇게 대하니 참 새롭고 시조가 빛나네요.
자주 듣지 못 하지만 가끔 불을 끄고 듣는 배미향의 저녘스케치
정지윤 시인님 잘 듣고 갑니다 ^~^ ~~~~~~ 이 화우
저녁 무렵, 지친 마음들을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참 편안한 방송입니다!
제 시조가 먼 곳까지 날아갔네요 ~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