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눈빛이 스치자 두 무릎이 꺾였다. 꺾인 무릎 사이로 찬바람이 일고, 땡볕처럼 차오르던 숨결은 턱에 닿기도 전에 얼어붙었다. 애초부터 다른 길은 없었다. 한 번 입질에 그의 눈빛이 물빛 따라 막막해졌으니, 한 생애가 지나가고 있음을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