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 돌샘/이길옥 - 주인의 발걸음 소리에 길들여진 푸성귀들이 쫑긋 귀를 세운다. 후각이 발달한 뿌리들은 삼태기에 담긴 퇴비의 역한 냄새로 건강을 검진하고 흙도 영양이 풍부해야 한다는 주인의 말에 씨앗의 껍질을 벗은 어린싹이 고개를 끄덕인다. 생명력 질긴 잡초의 억척을 캐낸..
-오리나무 옆구리- - 시 : 돌샘/이길옥 - 오리나무 밑동이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봄과 겨울이 심한 다툼 탓이다. 밀고 당기는 틈에 끼어 어느 편에도 들 수 없어 눈치를 들고 발만 동동 굴린다. 사이라는 경계가 애매모호해 섣부른 결정을 내리지 못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