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사월이 하도 불러대서 나선 첫나들이개여울가 산도화 연분홍 치마 자락열폭에 반해 버렸어봇물이 터졌다 과수원이 즐비한 별빛로 양옆으로물 오른 봄나무 가지마다 봉긋봉긋꽃잎이 수선거리다입소문 퍼뜨리다 꽃가지 봉글봉글 한솎음 추스러도봄햇살에 수북..
강아지풀 / 일손이 모자라서 내버러 둔 푸새밭이강생이 꼬리들이 왁시글 득시글거리이다인기척 나는 쪽으로 고개를 내민다 살랑바람 한 자락 지날칠 때마다복슬 강아지 설래설래 꼬리 짓이다오요요 따라 나서는 연두빛 꼬리를 손등에 올러 놓고 간지럼을 태우다콧김만 닿아도 온..
자운영 너는 땅심을 돕는 바닥힘을 품고 있다 산나물 향취로 잆맛을 돋구지요 꽃피기 전에 풀씨라 부르곤 했어 어린 새순을 봄나물로 먹고 자란 농부의 딸들은 들판에 번져가는 보라 빛 꽃이 필 때면 아버지가 그립다 토끼같은 자식이 풀씨나물즐겨 먹다밭고랑 채소같은 감수성이 너를 닮아 현호색..
꽃댕강의 아침소식 겨우 눈 뜨고 눈꼽 비비며 운동장을 구보하다 잠을 깨운 건 교정 화단에 핀 꽃댕강 하얀 꽃이다 눈개비에 또렷히 좁쌀처럼 작아도 댕강댕강 따다가 한 솥 가득 꽃을 앉혀 꽃덮밥을 만들어 배달 온 아침 도시락 까먹듯이 눈독에 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