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삶의 동거

사람꽃   폭풍지나고 난그 해 여름 들녘을 거닐다가 만난찢어지고 꺽이고 쓰러졌다가는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것같은 꽃들 가운데힘겹게 일어나 웃으며 마중하는 꽃을 보고 반가웠어요  더디 나가고 욕심이랄 것 ..

먼지의 혼   강남역 전철안어디서 날아와 방황하는 누구인가  이리저리 떠 밀려기력 잃은 존재자들 곁에서키 낮은 자의 서러움만큼 슬픈 낯의 사람들이 든다하나 둘붐비는 틈을 타 뉘게서 털림당한 미세먼지들인가..

사유의 사잇길에서   일기 한 줄 쓰다가잠 못들고 나를 잃었다어디다 두고 온 것인가누구에게 이끌림당하여 인륜을 잃었는가속절없이 밤을 지새우는그 날은 시 한 편의 문을 닫고 마실을 간다  시인의 속성이 있..

숨겨진 언어   낙엽앉아노는 벤치에서허공을 응시하는 침묵의 의미를미처 모르고 지나온 세월시인의 눈은 맑고 언어는 아름답다는 낭설그 맑은 눈과 아름다운 언어로는늘 외톨이가 되어버리는 세상단 한마디로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