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문대21

귀곡 선생박두흥 앞산으로 갔다. 가을도 끝 무렵이다. 낙엽이 쌓인 산길을 걷는다. 발에 밟혀 바스러지는 마른 나뭇잎 소리가 산속의 고요한 아침을 깨운다. 멀리 여행을 갔다오너라 한 달 정도 운동을 못 한 탓인지 몸이 전과 같지 않았다. 다시 산행을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이곳을 찾았다. 마지막으로 여기 왔..

손가락 장단이경대 1) 오늘도 어르신은 눈을 감고 있다. 다섯 손가락을 접었다 폈다 하면서 음악에 따라 리듬을 맞춘다. 노래가 끝날 때까지 장단이 이어진다. 2) 이 곳에 봉사활동을 시작한 지 오 개월째다. 매월 첫째 주 금요일에 왔으니 다섯 번째 어르신들을 만나고 있다. 노인 주간 보호센터. 대체로 경증..

아파트 감사.hwp아파트 감사 이명호1) 여행용 캐리어 지퍼를 열고 안의 내용물을 찬찬히 살폈다. 갑 티슈, 종이컵, A4용지, 커피포트, 커피믹스, 물, 필기구···. 한 번 더 하나하나 살펴보고 부족한 것은 다시 채워 넣었다. 노트북 가방을 왼손에 들고 오른손으론 방금 챙긴 캐리어를 끌고 사무실을 나섰다. 2)..

실 수.hwp 실 수 서영숙1. TV에서 연기자들이 드라마 촬영 도중 실수한 장면만 모아서 보여준다. 본인은 물론 보는 사람들이 모두 재미있어 하며 많이 웃는다. 애교스러운 실수는 때로 타인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