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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정보
물빛시동인
 
 
 

다녀가신 흔적 남겨주세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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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 위의 잠 (나희..
    목련(정정지)   20.11.18

    저 지붕 아래 제비집 너무도 작아갓 태어난 새끼들만으로 가득 차고어미는 둥지를 날개로 덮은 채 간신히 잠들었습니다바로 그 옆에 누가 박아 놓았을까요, 못 하나그 못이 아니었다면아비는 어디서 밤을 지냈을까요못 위에 앉아 밤새 꾸벅거리는 제비를눈이 뜨겁도록 올려다봅니다종암동 버스정류장, 흙바람은 불어오고..

  • 사과를 깎으면서 ..
    목련(정정지)   20.09.03

    깨물어보면 안다. 말로는 할 수 없는 그것, 꼼짝없이 견디던 겨울의칼바람과 쓰린 상처를 핥아주던 봄날의 따뜻한 햇살, 귀를 찢는 천둥에 하르르 몸을 떨던 어린 잎새들, 허리를 적시던 빗물과 목덜미를 간질이던 애벌레의 감촉, 땡볕을 가려주던 구름과 놀빛 속으로 날아가던곤줄박이 행적..., 그 모든 기억을 모..

  • 우리 시대의 더위..
    목련(정정지)   20.06.13

    우리 시대의 더위는 갈 곳이 없다백화점에서 쫓겨난 더위가,식당가 커피숍 사우나 지하상가에서 문전 박대당한 더위가,은행가 의사당 법원 도청 시청 군청 동사무소 관공서에서 내몰린 더위가,교회와 성당과 절에서 부정당한 더위가,버스 전동차 기차 승용차에서 거절당한 더위가,극장 도서관에서 거부당한 더위가,학교..

  • 오월 (피천득)
    목련(정정지)   20.05.07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지다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오월은 모란의 달이다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전나무의 비늘잎도 연한 살결 같이 보드랍다스물 한 살 나이였던 오월불현듯 밤차를 타고 피서지에 간 일이 있다해변가에 엎..

  • 구들목 (박남규)
    목련(정정지)   20.04.04

    검정 이불 껍데기는 광목이었다무명 솜이 따뜻하게 속을 채우고 있었지온 식구가 그 이불 하나로 덮었으니 방바닥만큼 넓었다차가워지는 겨울이면이불은 방바닥 온기를 지키느라낮에도 바닥을 품고 있었다아랫목은 뚜껑 덮인 밥그릇이 온기를 안고 숨어있었다오포 소리가 날즈음, 밥알 거죽에 거뭇한 줄이 있는 보리밥 ..

  • 봄날 피고 진 꽃에..
    목련(정정지)   20.03.02

    나의 어머니에게도 추억이 있다는 걸참으로 오래 되어서야 느꼈습니다마당에 앉아 봄나물을 다듬으시면서구슬픈 콧노래로 들려오는 하얀 찔레꽃나의 어머니에게도 그리운 어머니가 계시다는 걸참으로 뒤늦게야 알았습니다잠시 고개를 갸우뚱하시며 부르는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손은 나물을 다듬으시지만 마음은 저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