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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개 마을 (강기원..
    헤라   14.08.29

    북해도에선 안개를 담은 캔을 판다 안개를 마신 자들의 눈동자 입, 코에서 안개가 흘러나온다 안개의 수심 안개의 취기 안개의 맛 안개와 미열은 같은 온도다 모자이크 처리되는 삶같은 안개 안개는 슬픈 허밍처럼 떠돈다 안개의 족속들은 비밀이 양식이다 귓속말로도 나누어 먹지 않는다 당신은 안개 마을에 살고..

  • 마 리베르테
    30이현곤   14.05.29

    마 리베르테 / 박정대 일단 담배를 피워 물 것 무한대로 연장되는 아침햇살을 볼 것 환등기 불빛을 조절하고 커피 물을 끓일 것 음악은 그것으로 끝 스웨터의 체온으로 차가운 상상을 덥힐 것무릎엔 무릎 담요 잠들지 않고재잘대는 상념엔 수면 양말 커튼을 살짝 걷고 하늘의 채널을 맞출 것 피부에 상영되는 필름은 ..

  • 고흐의 편지
    신준범   14.03.12

    오랫동안 경제적 지원을 해준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고흐의 편지“너의 짐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지기를, 될 수 있으면 아주 많이 가벼워지기를 바란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에겐 우리가 써버린 돈을 다시 벌 수 있는 수단이 전혀 없다. 그림이 팔리지 않는 걸. 그러나 언젠가는 내 그림이 물감 값과 생활비보다 더 많은..

  • 그 후
    신준범   14.02.18

    -정일근사람 떠나고 침대 방향 바꾸었다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뿐이불과 베개 새것으로 바꾸고벽으로 놓던 흰머리 창가로 두고 잔다밤새 은현리 바람에 유리창 덜컹거리지만나는 그 소리가 있어 잠들고그 소리에 잠깬다, 빈방에서적막 깊어 아무 소리 들을 수 없다면나는 무덤에 갇힌 미라였을 것이다, 내가내 손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