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歸鄕- 정순영
낭독-이의선
나 이제는 돌아가리.
연초록 짙어가는 보드라운 강바람에
세월의 머릿결 날리는 동무들이
정겨운 우정友情 한 입 가득 머금고 반기는
고향 강촌으로 돌아가리.
아직, 지리산 계곡에 얼음이 녹기 전에
꽃샘추위 속에서
매화가 피어 온 마을에 향기를 퍼뜨린다더니
어느새 사립에 홍매실이 주저리 열렸다는
맑게 씻은 아침의 동네
나 이제는 돌아가리.
노을 지는 가벼운 홑이불 어둠자락 덮고 잠이들면
어느새 눈을 부비는 상큼한 여명
창가엔 푸닥거리며 조잘대는 산새 들새 물새들의
경쾌한 노래 출렁이는
황토길 맨발이 좋은 하동으로 돌아가리.
향촌鄕村을 감아도는 섬진강의 물안개 속에
첨벙대는 다정한 개구쟁이 눈짓으로
손을 내미는 동무들
못 다 나눈 정담情談산채山菜 맛나게 무쳐
막걸리 사발 들이키는 어깨동무
나 이제는 돌아가리.
돌아가, 풀꽃 같은 그 동무들과
가슴 부비며 살고지고
맑은 물 깊은 산에 이제는 살고지고.
첫댓글 아 참 좋은 글입니다
낭송시로는 끝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