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아름다운 그 여인에게 - 느림보 거북이/글
낭독-이의선
하늘이 점점 검어지고
장대비가 퍼붓고 있습니다.
창문에 붙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 물방울들에게는
가혹할 만큼
장대비가 훑고 지나가는
그런 날입니다
어쩌면 이 흐린 날씨는
내 가슴속의
답답한 것과 같고
무엇인가 풀어내야 할 듯
습한 그런 감정이
쓸고 가는 그런 아침입니다.
견딜 수 없는
조급함에
커피 한잔을 타 놓고서
나 스스로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내 가슴은
커피를 받아들인 후에
긴 호흡을 내 쉬며
나직이 혼자 말로
이렇게 내뱉습니다.
" 오늘은 그 사람과
꼭 커피를 마셨으면"
아마도
나 자신의 마음속에는
감출 수 없는 그 사람
그리움이 많이도
베여 있었나 봅니다.
그 사람 못 봐
옹알이하던
여름 비는 더.. 더
억수같이 쏟아집니다
따뜻한 미소를 가진
아름다운
그 사람이 그리워집니다
" 이 비가 차라리
먼 곳의 아름다운
그 사람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후드득후드득
내리는 장대비에
촉촉이 젖어가는 창문 밖
아스팔트를 바라보며
식은 찻잔을
입술에 붙여 보고.
외로운 날
내 마음도 비에 젖고
나무 끝에 매달린
푸르른 잎새들도
고개를 숙인 채 나처럼
젖어 외로움에 우는 듯
그 안에 움츠린
새도 짝 없어 울고
숨긴 그리움을
담아놓은 내 심장은
용량보다 제 멋대로 커져
용트림을 합니다.
홀로 쓸쓸하게
빗물을 토해 내 듯
그렇게.. 보고 싶어
미칠 것 같다고 말입니다.
커피보다 진하고
빗물보다 여운이 넘실대는
어여쁘고 아름다운
그 사람이
먼저인 듯 오늘은..
- 거북이 -
카페 게시글
[이의선]의 좋은 낭독
비 오는 날.아름다운 그 여인에게 - 느림보 거북이/글
이의선
추천 2
조회 9
24.07.25 00:0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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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시가 장마철에 느끼는 감정을 이야기 하셨네요
비오는 날 그대와 커피를 마시고 싶다
축축한 날씨에 혼자 있기 적적하지요
나는 지인과 커피집에서 몇시간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