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와 대못 ~ 박만엽
집 뒤뜰 In-ground Pool의 테두리 널빤지를
집고 나오다가 가시가 아들 녀석의 검지에 박혔다
빛살보다 더 가늘어 보이는 가시를 뽑으려고
내가 어디 있는지 훑어 내려갈 때마다 녀석은
비명을 지르며 가시를 건드리지 말라는 뜻인지
원망스런 눈초리로 나를 쳐다본다
미국이란 나라가 나무가 많은 탓인지 이렇게
수영장 테두리까지 나무로 처리한 것이
야속하기도 하였지만 널빤지는 죽어서까지
자기의 건재함을 알린다고 생각하니 섬뜩했다
나의 分身과도 같은 녀석의 검지에 박힌 가시는
내 가슴 어디엔가 에도 가시가 꽂혀 있었다
벌써 15년이 흘렀나 보다
그런 겁쟁이 녀석이 이라크 파병단에
학도병이 되다시피 하여 파견되어 있다
검지에 박힌 미세한 가시는 손톱깎이와 핀셋을
이용하여 제거는 하였지만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하는 전쟁터에서 위험하지 않은
병원에서 근무하니 아비 보고 걱정하지 말라고
보내온 짤막한 이메일 한 통의 위로와는 아랑곳없이
내 가슴에 잊혀가는 가시 대신 큰 대못이 하나 박혔다.
(FEB/07/2009)
첫댓글 * 아드님 잘 생기셧어요
얼마나 든든 하실까
효심이 가득찬 얼굴 임니다
늘 감사해요 ..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