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말이 없었다 ~ 박만엽
침묵한다고 해서
서로 하고 싶은 말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눈빛을 마주하기가 어색했을 뿐
수도 없는 상상의 나래를 펴고
반항이 깃든 결백을 쏟아 붓고 있었던 것이다
침묵하면 할수록
오해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을
몰랐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침묵했던 이유는
사라진 믿음과 증명할 수 없는 결백이
서로 뼈아픈 설움의 응어리가 되어
목 언저리와 가슴속에 깊이 박혀
말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JUL/18/2010)
***
僕たちは何も言わなかった。
朴晩葉
沈黙するからといって
お互いに言いたいことが
なかったわけではない
目を合わせるのがぎこちなかっただけで
数えきれない想像の翼を広げて
反抗の残る潔白をそそいでいたのである
沈黙すればするほど
誤解が大きくなる可能性があるということを
知らなかったわけでもない
しかし沈黙した理由は
消えた信頼と証明できない潔白が
互いに痛切な悲しみの痼りとなって
襟元と胸元に深く食い込んで
口がきけないからだった
첫댓글 * 오묘한 입장에 드셧나봐요
그럼요 - 침묵한다고 의사가 없던건 아니죠
침묵 또한 의사표시의 한가지 방법이라는데 -
고요한 이 과정을 지나야 결백을 만난다면
그리해야 함니다
밝혀질때 까지 '오해' 받는일 이해 해야죠
침묵의 예술성을 믿을께요 ..
늘 감사해요 .. 고맙습니다.
우린 말이 없었다 ~ 박만엽
침묵한다고 해서
서로 하고 싶은 말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눈빛을 마주하기가 어색했을 뿐
수도 없는 상상의 나래를 펴고
반항이 깃든 결백을 쏟아 붓고 있었던 것이다
침묵하면 할수록
오해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을
몰랐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침묵했던 이유는
사라진 믿음과 증명할 수 없는 결백이
서로 뼈아픈 설움의 응어리가 되어
목 언저리와 가슴속에 깊이 박혀
말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JUL/18/2010)
파란하늘 ( 2010/07/23 )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오랜만에 만난
시인님의 시가 다소 무거워
읽고 또 읽어 보며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전혜린
독일 유학후 대학교수로 생활하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저자의 자서전적 에세이집.
홀로 걸어온 길, 마지 막 편지, 독일로 가는 길, 나에게 옮겨준 반항적 낙인, 집시처럼,
나의 딸 정화에게 등 자신의 생활 주변을 소재로 한 글들이다.
전설이나 신화 속으로 사라져 가는 사람이 있다.전혜린,그도 그중의 한 사람이다.
그의 의식이,그의 언어가 집요하게 떠밀고 가는 순간의 지속,그것이 바로 그녀가 우리에게 남겨준 가장 귀한 선물이다.
그는 오늘의 침묵에 이르기 위하여 언제나 말을 했고 언제나 노상에 있었다.
당신은 이제 알 것이다. 그가 도달한 침묵의 값을.그리고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문학평론가/이화여대 석학교수 이어령
검은 머플러,우수에 서린 무서운 눈동자로 그 탈카롭고도 매혹적인 에스프리를 쉴새 없이 발하던 전혜린
그의 말은 하나의 음악이요 한편의 시였다
-작고 작가 이봉구
@운영자mod
저자소개
전혜린
1934년 1월 1일 (일요일) 평안남도 순천에서 출생했다. 경기 여중·고 졸업.
1952년 서울대 법과대학 입학하고 1955년 서울대 법대 재학중 독일로 유학을 갔다.
1959년 뮌헨대 독문과 졸업후 귀국, 서울대 법대·이화여대 강사·성균관대 교수를 지냈다.
1965년 1월 10일,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경기도 안양시 조남리 선산에 잠들어 있다.
@운영자mod
번역서로는「어떤 미소」(F·사강, 1956),「한 소녀의 걸어온 길」(E·슈나벨, 1958),「압록강은 흐른다」(이미륵, 1959),
「파비안」(E·케스트너, 1960),「생(生)의 한 가운데」(루이제 린저, 1961),「에밀리에」(H·게스턴, 1963),
「그래도 인간은 산다」(W·막시모프, 1963),「태양 병(病)」(H·노바크, 1965)가 있고,
저서로는 유고집「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수필집, 1966),「이 모든 괴로움을 또 다시」(일기·서간집, 1968)가 있다.
저자의 다른 책
이 모든 괴로움을 또 다시 - 민서출판사| 2002.01
압록강은 흐른다(사르비아총서 301) - 범우사| 2000.07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 민서출판사| 2002.01
@운영자mod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전혜린
책 머리에 소개된 3편의 글 중,,, 이어령님 것만 소개합니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이어령
나의 언니 전혜린 / 전채린
전혜린, 그가 걸어간 길
@운영자mod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이 어령
전설이나 신화 속으로 사라져가는 사람들이 있다. 전혜린---
그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어둠이 깔리는 박명(薄明)의 층계(層階)위에서 그 여자는 기다리듯이 서있다.
그에게 다가가는 이는 그 여자가 얼마나 낯설은 얼굴 속에서 놀라움의 눈을 뜨는 가를 볼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우리들에게 영원한 <손님>인 것이다.
만나는 자리에서 그는 항시 떠날 준비를 한다. 그러나 서서히 친근해지는 그 어둠 속에서
불꽃처럼 무엇인가를 향하여 타고 있는 그의 눈은 모든 의미를 말하려고 한다.
@운영자mod
그는 끊임없이 말한다.
그는 모든 얼굴을 향하여 정면으로 질문한다.
그는 이미 [손님]이 아니며 낯설지 않다.
어둠은 경이(驚異)로 열리고 그의 목소리는 당신의 가슴 속에서
아늑하게 울리며 긴 여운을 남긴다.
아니다.
그의 목소리는 나직나직하게, 그러나 그 속에는 걸잡을 수 없는 분류를 담고 있다.
그의 내부에서 끈덕진 열을 뿜으며, 모든 습관의 예복과 미지근한 생의 소도구들을
불태워버리는 그 광기로써 그는 당신을, 아니 자시자신을 보석과 같은 순간의 빛 속으로 해방한다.
그의 의식이, 그의 언어가 집요하게 떠밀고 가는 순간의 지속-그것이 바로 그녀가 우리에게
남겨 준 가장 귀한 선물이다.
@운영자mod
그는 끊임없이 동요하며 아무 곳에도 머물지 않는다.
우리는 그가 보도 위에서 먼 곳을 향하여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남몰래 훔쳐 보았다.
그의 눈은 쉬지 않고 인식을 향하여 손짓을 하고 있었다.
그는 세계를 보고 왔다. 그래서 그는 서울의 거리에서도,뮌헨의 카페 앞에서도 [손님]이었다.
그리하여 여자는 행복하기를 거부했다.
그 여자는 짧은 생애를 가득한 긴장 속에서 살기 위하여 끊임없는 욕망을 불태웠다.
그리하여 그 여자는 누구보다도 가난했다.
@운영자mod
그는 하나의 활화산이었다. 이 토지에 살고간 서른 두해, 자기의 생을 완전하게 산 여자였다.
가짜가 아닌 생이었다. 생을 열심히 진지하게 살았다. 정말로 유일한 여자였다.
그는 오늘의 침묵에 이르기 위하여 언제나 말을 했고 언제나 노상에 있었다.
당신은 이제 알 것이다.
그가 도달한 침묵의 값을.
그리고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파란하늘 ( 2010/07/25 )
젊은 시절 전혜린에 빠져 실존을 실존철학에 빠져
삶을 고되게 살던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해주는 시인님의 시를 접하고
한창 헤매이는 쉰 세대가 우스워
귓가에 음악을 곁에 두고
달과 별이 있는 밤하늘과의 대화로 해결해 보려
매일 밤 산책을 하며 더위를 이열치열로...
전혜린을 암울하게 했던 뮌헨의 거리를 밝게 느끼며 다녀본
10여년전을 다시 떠올리게 도우미님은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를
어쨌든 사는 동안 침묵의 값을 고마와 하는 날이 많지 않기를 바라며
도우미님은 제 편입니까? 적입니까?
Doumi ( 2010/07/26 )
에효 단지 펌하여 올렸뿐인데여...
저는 언니 편입니다요 ㅋ
我らは何も言わなかった
沈黙するとして
互に言いたい言などが
無かったんじゃない
目を合わせることがぎこちなかったばかり
数えきれぬほど想像を逞しゅうし、
手向かい含んだ潔白を吐き出してたのである
沈黙すればするほど
思い違いがさらに増すことを
知らぬにもあらず
けれど沈黙した理由は
消えた信頼と証できぬ潔白が
互に身に染みる悲しみが凝り、
首と奥底深く刺さった所為
言えなかっただけなのである
우린 말이 없었다
我(われ)らは何(なに)も言(い)わなかった
침묵한다고 해서
沈黙(ちんもく)するとして
서로 하고 싶은 말들이
互(たがい)に言(い)いたい言(こと)などが
없었던 것은 아니다
無(な)かったんじゃない
눈빛을 마주하기가 어색했을 뿐
目(め)を合(あ)わせることがぎこちなかったばかり
수도 없는 상상의 나래를 펴고
数(かぞ)えきれぬほど想像(そうぞう)を逞(たくま)しゅうし、
반항이 깃든 결백을 쏟아 붓고 있었던 것이다
手向(てむ)かい含(ふく)んだ潔白(けっぱく)を吐(は)き出(だ)してたのである
침묵하면 할수록
沈黙(ちんもく)すればするほど
오해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을
思(おも)い違(ちが)いがさらに増(ま)すことを
몰랐던 것도 아니다
知(し)らぬにもあらず
하지만 침묵했던 이유는
けれど沈黙(ちんもく)した理由(わけ)は
사라진 믿음과 증명할 수 없는 결백이
消(き)えた信頼(しんらい)と証(あかし)できぬ潔白(けっぱく)が
서로 뼈아픈 설움의 응어리가 되어
互(たがい)に身(み)に染(し)みる悲(かな)しみが凝(しこ)り、
목 언저리와 가슴속에 깊이 박혀
首(くび)と奥底(おくそこ)深(ぶか)く刺(さ)さった所為(せい)
말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言(い)えなかっただけなので
말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言(い)えなかっただけなのであ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