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6일 (금)
책방 이름을 '구슬꿰는실'로 했습니다.
사회복지전문서점 '구슬꿰는실'을 연 이유는 세 가지로 생각했습니다.
생각이 나아간 데까지 적어놓습니다.
함께 읽기
작가와 독자의 구분이 사라진 시대.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사업에는 순서가 있지요. 누구의 독자가 먼저입니다.
2004년부터 진행한 '사회사업 책 모임'을 꾸준히 이어갑니다.
모일 때마다 장소 구하느라 애를 먹었는데, 이제 편안합니다.
함께 쓰기
먹었으면 뒷간에 갑니다. 순환이 되어야 건강하게 성장합니다.
열심히 읽었으면 글로 비워냅니다.
읽기가 채우기라면, 쓰기는 비우기.
채우기만 하면 병 납니다.
또한, 쓰는 가운데 돌아보고, 볼아보며 일해야 사회사업 바르게 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생각했습니다.
또 하나는 만나기, 모이기 정도인데,
나중에 써보겠습니다.
3월 9일 (월)
아내도 휴가를 내고, 승용차 가득 짐을 싣고 책방으로 왔습니다.
승용차 가득 짐을 실었기에 앉을 자리가 없습니다. 혼자 지하철로 이동했습니다.
아침에 앞서 지내던 이들이 떠나고 빈 공간에 들어가 청소했습니다.
감개무량. 꿈인가 생신가. 마음 먹고 일사천리로 이뤄졌습니다.
쓸고 닦고 나르고, 이것저것 구매하고. 하루가 금방 저뭅니다.
인터넷 신청하고, 도시가스 신청했습니다.
3월 10일 (화)
사업자 신청하러 세무서 다녀왔습니다. 헛걸음.
앞선 이들이 사업자를 옮기지 않았습니다.
같은 주소에 두 사업자가 있을 수 없답니다.
부동산에 연락해 재촉했습니다. 내일 다시 찾기로 했습니다.
책방에 돌아와,
페이트 벗겨진 곳 칠했습니다.
커튼 봉과 커튼을 사서 현관에 설치.
길에서 주워온 폐목으로 작은 나무 탁자 만들었고 책꽂이도 만들었습니다.
근처 처형 가게에서 빌려온 전동드릴 있으니 무엇이든 만들 수 있겠습니다.
3월 11일 (수)
책방 가는 아침 출근길.
자유활동가로 지내다 다시 출근 길이라니.
고생을 사서 합니다.
책방 근처에서 나무 선반 주워왔습니다.
수리하고 닦았더니 쓸만 합니다.
자전거를 타고 마포세무서로 가서 사업자등록증을 받았습니다.
간이과제자, 업종: 도소매, 종목: 서적, 신문 및 잡지류 소매업
온라인으로 책장을 구매했습니다.
책장이 빨리 와야 책을 정리할텐데, 배송이 일주일이나 걸린답니다.
사양하고 사양했으나, 김미경 선생님이 비용을 보냈습니다.
통장에 돈을 보낸 뒤 연락하셨으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시율과 아린이 맛있는 것 사주실 돈 아껴서...
그 비용으로 큰 탁자와 의자 세트를 구매했습니다.
귀한 돈이라 신중하게, 저렴하면서도 책방과 어울릴 만한 것으로 보고 또 봤습니다.
3월 12일 (목)
온라인에서 책방 관련 글 몇 편을 읽었는데,
하나같이 월세 내며 '버티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책방이 꿈이었다고.
우리 현장에도 이런 책방 하나 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100만 명이 넘는 조직이라는데, 전문서점 하나 없다니.
미술책방, 추리소설책방, 고양이책방, 소설책방, 역사책방, 과학책방, 스페인책방, 여행책방, 식물책방...
찾아보니 없는 책방이 없습니다.
사회복지, 사회사업 책방은?
다행히 경주 '오늘은책방'이 하나 있습니다. 이준하 원지윤 선생님, 고마워요.
오늘은책방에 이어 사회사업 책방 2호. 수도권 1호점!
그런 자부심으로 바닥을 솔로 박박 문질렀습니다.
책방 앞길이 상당히 지저분합니다.
큰맘 먹고 골목길 청소.
큰 길, 구청에서 가지치기가 한창입니다.
잘라 놓은 가지 하나 주워와 화장실과 개수대 커튼 봉으로 놓았더니 근사합니다.
3월 13일 (금)
친구 최 관장이 책방에 왔습니다.
둘러보더니, 책상 하나 사준답니다.
마침, 오늘 센터 물품 구매하러 이케아에 간다고,
이케아 온라인 몰에서 골라 놓으라고 했습니다.
적당한 것 하나 이야기하니, 관장을 뭘로 보냐며 더 비싼 것 고르랍니다.
친구가 좋구나~
누가 버린 피아노 의자 주워다가 고치고 수리하고 칠했더니 근사합니다.
공부모임 때 책상 위를 비출
레일등 하나 주문했습니다.
3월 14일 (토)
아내가 차로 짐을 또 날라주었습니다.
책이 한 가득.
푸른복지 책도 도착.
양원석 선생님께 부탁하여 푸른복지 도서를 받았습니다.
당분간은 편안하게 직접 주문해 받고 판매합니다.
자리잡으면 정식으로 거래명세서를 주고받겠다 했고,
양원석 선생님도 그렇게 하자 하셨습니다.
종류별로 주문하여 15상자 340권이 도착했습니다.
택배 기사님이 이 공간에서 전에 있던 분들과도 잘 알고 지냈다며
택배 보낼 일 있으면 연락달라셨습니다. 명함을 받아놓았습니다.
택배 배송비, 한 상자에 3천원*15상자, '4만5천 원'을 푸른복지에 입금했습니다.
온종일 책 정리.
분명 어제 골목을 청소했건만,
오늘은 족발 먹다 남은 것까지, 거리가 어지럽습니다. 마음도 어지러워요.
재활용 버리면서 빗자루 들고나가 청소했습니다.
3월 16일 (월)
사업자 통장 만들려고 우체국에 갔는데, 신분증을 두고왔습니다.
분명히 챙겼는데...
책방 옆 공사장에서 폐목을 얻어왔습니다.
화분 받침대를 만들었습니다.
3월 17일 (화)
사업자 통장을 만들었습니다.
어제는 만들 수 있다고 했는데, 오늘은 다른 분이 주거지 성북에서는 안 되고
사업장이 있는 마포에 가야한다고.
아니..
분명 어제는 된다고 하셨다고 목소리를 높이려는 찰라,
옆에 다른 분이 만들 수 있다고.
어렵게 사업자 통장을 만들었습니다.
거래 실적이 없기에, 1일 이체 한도가 30만 원입니다.
책모임 형님에게 물어보니 다들 그렇게 시작한다고 합니다.
세금계산서 발행 실적이 열 건 정도 쌓이고 이것저것 영업이 되는 모습을 서류로 증명하면
한도가 풀린답니다.
아차, 통장은 만들었는데 직불카드와 인터넷뱅킹을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또 가야하네요.
12차 순례단이 간판 만들 돈을 보냈습니다.
이번에도 권대익 선생님이 바람을 넣었을 겁니다.
회비를 모아 순례단 서로 가깝게 지내는 데 쓰면 좋겠다고 늘 이야기했는데, 말을 듣지 않습니다.
그 돈으로 간판 하나는 괜찮은 것을 주문했고, 또 하나는 글자만 주문했습니다.
글자만 주문한 것은 지난 주 영흥도(북스북스 모임) 새샘에서 가져온 나무판자에 붙였는데 그럴듯합니다.
정식 주문한 간판도 근사합니다. 순례단 덕입니다. 복을 받았습니다.
3월 18일 (수)
돈을 버는 일은 돈을 쓰지 않는 일.
책방에 음악이 빠질 수 없지만, 스피커 사는 것도 아깝습니다.
집에 쓰던 것을 가져왔습니다. 아내가 지저분하다고, 책방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폐목 남은 것으로 자르고 못질하여 붙이고, 앞을 떼어낸 뒤 손수건으로 감쌌습니다.
근사합니다.
오늘은책방 이준화 선생 추천으로 카드 단말기 구매.
이준화 선생에게 세무신고, 단말기 사용.. 이것 저것 물어봤습니다. 잘 답해주어 고맙습니다.
원지윤 선생과 아기와 함께 5월에 서울에 온다는데, 그때 책방에 와준다고 했습니다. 기다립니다.
첫댓글 아침에 노틀담복지관 윤은경 선생님 연락. 책방 준비 이야기 기다린다고 하셨습니다.
혼자 보려고 메모장에 적어 놓은 글 대방출.
와~ 이렇게 빨리 공유해주시다니.... 설레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길가의 나뭇가지, 짜투리 나무 조각 하나 하나 귀하게 다가오네요.
선생님 정성이 더해져 그런가봐요.
피아노 의자, 화분받침대 모두 모두 인상적입니다.
왠지 인테리어 전문가의 포스가 느껴지네요^^
책방 준비하는 일상이 참 아름다워요~
응원합니다!!!
@노틀담 윤은경 윤은경 선생님 응원 고맙습니다.
내 건 안 받는다고 두 번이나 거절하더니...
^^
선생님~ 통장에 입금하고 연락을 줬어요. 돌려줄 수도 없었고요.. ^^;
나도 준비 이야기 기다렸는데... 고마워요^^
관장님 저자와 대화, 기억하시죠? ^^
오~~ 책방 구석구석마다 선생님의 정성스런 손길이 있습니다. 예쁩니다. 멋집니다. '사회복지전문서점'...서울에 갈 일 있으면 꼭 가보겠습니다. 궁금했는데 이렇게 알려주시니, 요즘처럼 답답한 시기에 기분 좋은 따뜻함이 생깁니다.
윤주영 원장님~
김포공항에서 그리 멀지 않아요~
출장 오실 때 찾아주세요.
윤주영 원장님 쓰신 글도 책방에 있어요.
'단순, 단단, 단아.. '
지난 번 김세진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신게 생각나네요. 책방 준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신문에서 '실버 라이닝'이란 말을 읽었어요.
불행 속 희망이라고,
관광객이 사라지면서
베네치아 운하가 맑어졌다고 해요.
강의가 줄면서 일이 없어 수입이 없지만,
이런저런 상상할 시간이 늘고
책방에 집중할 수 있어
금세 준비를 마쳤어요.
준비에 돈을 쓰지 않으려 했어요.
새로 구매한 건 회의 책상 하나, 큰 책장 하나. 나머지는 전부 쓰던 것을 고치거나, 주워와 만들었어요.
책방 구할 때 접근성과 함께
조금이라도 갖춘 곳을 찾았아요.
(월세는 마포나 성북이나 종로나 똑같았어요.)
하나하나씩 준비되어가는 책방이야기를 읽으면서 저또한 그 자리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제주에서도 책방 '구슬을 꿰는 실' 응원하겠습니다!
초록 선생님~ 이제 봄이 왔어요. 초록 선생님 계절이 왔습니다!
응원 고맙습니다. 5월 제주 강좌가 있어요. 그때 인사하거나, 초록 선생님 서울 오실 때 꼭 찾아주세요.
영심언니 통해 책방오픈소식을 전해들었네요.
쉽지않은 결정이었을테지만 사회복지전문서점이라 그런지 반갑고 정이 가네요. 많은 복지인들이 소통할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서울가게 되면 꼭 들려보고 싶네요.